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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 앵무새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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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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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7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976쪽 | 크기확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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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욱동
서강대학교 문과 대학 인문학부 교수로 그동안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서구 문학 이론을 국내에 소개하고 그 이론을 토대로 우리 문학 작품과 문화 현상을 새롭게 읽어 내어 주목을 받아 왔다. 『번역과 한국의 근대』, 『은유와 환유』, 『문학 생태학을 위하여』, 『이문열』, 『[광장]을 읽는 일곱 가지 방법』,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등 50여 권의 저서가 있다. 역서로는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등이 있다.
역자 : 공진호
뉴욕 시립 대학 CUNY에서 영문학과 창작을 전공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면서 번역 및 출판 기획을 하고 있다. 번역 현장에서의 기쁨과 고뇌를 생생히 기록하는 활동과 번역 이론의 동향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스콧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에드거 앨런 포우의 『에드거 앨런 포우 시선: 꿈속의 꿈』, 이디스 그로스먼의 『번역 예찬: 번역가의 삶과 매혹이 담긴 강의 노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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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아빠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 끝으로 걸어가셨습니다. 등나무 덩굴을 살펴보신 뒤 다시 내게로 걸어오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간단한 요령 한 가지만 배운다면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어.」 아빠가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네?」
「말하자면 그 사람 살갗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다니는 거지.」 --- p.64~65

「사람들이 그 사람을 변호해선 안 된다고 하는데 왜 하시는 거예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읍내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고, 이 군을 대표해서 주 의회에 나갈 수 없고, 너랑 네 오빠에게 어떤 일을 하지 말라고 다시는 말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야.」
「아빠가 그 사람을 변호하시지 않으면, 오빠랑 저랑 이제 더 아빠 말씀을 안 들어도 괜찮다는 거예요?」
「그런 셈이지.」
「어째서요?」
「내가 너희들에게 내 말을 들으라고 두 번 다시 말할 수 없기 때문이야. 스카웃, 단순히 변호사라는 직업의 성격으로 보면 모든 변호사는 말이다, 적어도 평생에 한 번은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을 맡기 마련이란다. 내겐 지금 이 사건이 바로 그래. 이 문제에 관해 어쩌면 학교에서 기분 나쁜 말을 듣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나를 위해 한 가지만 약속해 주렴. 고개를 높이 들고 주먹을 내려놓는 거다. 누가 뭐래도 화내지 않도록 해라. 어디 한번 머리로써 싸우도록 해봐……. 배우기 쉽지는 않겠지만 그건 좋은 일이란다.」
「아빠, 우리가 이길까요?」
「아니.」
「그렇다면 왜 ─」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하기도 전에 이기려는 노력도 하지 말아야 할 까닭은 없으니까.」 --- p.148~149

우리들에게 공기총을 사주셨을 때 아빠는 총 쏘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으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잭 삼촌이 기본적인 사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삼촌 말씀에 따르면 아빠는 총에 관심이 없으시다는 거였지요. 어느 날 아빠가 젬 오빠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난 네가 뒷마당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구나.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되겠지. 맞힐 수만 있다면 쏘고 싶은 만큼 어치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라.」
어떤 것을 하면 죄가 된다고 아빠가 말씀하시는 걸 들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디 아줌마에게 여쭤 봤습니다.
「너희 아빠 말씀이 옳아.」 아줌마가 말씀하셨습니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 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 p.173~174
파수꾼

아버지와 헨리가 나가면서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났고, 진 루이즈는 바닥에 놓인 서류들을 치우러 아버지가 앉아 있던 의자 옆으로 갔다. 서류들을 부분별로 차곡차곡 정리해 소파에 가져다 놓았다. 그런 다음 램프 탁자 위에 쌓인 책들을 정돈하려고 다시 반대쪽으로 가 치우는데 상업용 편지 봉투만 한 소책자가 눈에 띄었다.
소책자 표지에 식인 니그로 그림이 있었다. 그림 위에는 〈흑사병〉이라는 글자가 써 있었다. 저자 이름에는 여러 학위가 따라붙었다. 진 루이즈는 소책자를 펴 들고 아버지 의자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다 읽고 난 뒤 죽은 쥐의 꼬리를 잡듯 소책자의 한 귀퉁이를 잡아 들고 부엌으로 갔다. 그리고 고모 앞에 그것을 디밀었다.
「이게 뭐에요?」 그녀가 말했다.
알렉산드라가 안경 위로 눈을 치켜떴다. 「네 아버지 거야.」
진 루이즈는 쓰레기통 페달을 밟아 뚜껑을 열고 소책자를 버렸다. --- p.144~145

발코니 아래, 거칠거칠한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는 메이콤 군의 쓰레기들이 대부분 다 있었을 뿐 아니라 가장 훌륭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녀는 저쪽 끝을 내려다보았다. 법정과 청중을 나누는 난간 너머 긴 테이블에 아버지와 헨리 클린턴, 그녀가 너무나 잘 아는 몇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한 명 앉아 있었다.
테이블 한쪽 끝에, 거대한 수종과 비슷한 회색 민달팽이 같은 사람은 윌리엄 윌러비가 있었다. 그는 그녀의 아버지 같은 사람들이 경멸하는 모든 것의 정치적 상징이었다. 윌러비는 그와 같은 부류로는 마지막 인물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아버지는 그와는 말도 섞지 않으려 했는데, 그와 한 테이블에……. --- p.150

진 루이즈가 통찰력을 지녔더라면, 그래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고도로 선별적이고 배타적인 세계의 장벽을 꿰뚫어 볼 수 있었더라면,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평생 동안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알아채지 못하고 간과한 시각 장애를 가지고 살아왔다는 것을, 선천적으로 색맹이란 것을. --- p.173

눈이 멀었거나, 그게 내 모습이다. 나는 눈을 뜬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려 한 적이 없다. 얼굴만 살짝 봤을 뿐이다. 완전히 눈이 멀었다, 돌처럼……. 스톤 목사. 스톤 목사는 어제 예배에 파수꾼을 세웠다. 그는 내게 파수꾼을 세워 주었어야 했다. 손을 잡아 이끌어 주고, 매 정시마다 보이는 것을 공표해 주는 파수꾼이 나는 필요하다. 이 사람이 이렇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저것을 의미한다고, 가운데 줄을 긋고 한쪽에는 이런 정의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저런 정의가 있다고,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 줄 파수꾼이 나는 필요하다. 나가서 그들에게 그 모든 스물여섯 해는 누가 장난을 치기에는, 그게 얼마나 재미있든 너무 긴 시간이라고 공표해 줄 파수꾼이 나는 필요하다.
--- p.254~25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앵무새 죽이기

반세기 넘도록 『앵무새 죽이기』가 끊임없이 읽히고 사랑받는 이유

2001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당시 그 지역의 큰 문제였던 흑인 차별 문제를 해소하면서 시민들에게 독서를 장려하려는 의도로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을 펼쳤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선정 도서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공공 도서관에서는 영어, 스페인어, 폴란드어 등으로 쓰인 『앵무새 죽이기』를 2천 부씩 구입해 산하 도서관 79곳에 배포하였고, 10월 [시카고 도서 주간] 독서 토론에 참여하도록 장려했다. 그 결과 그 당시 시카고의 큰 문제로 자리했던 흑인 차별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에 변화를 이끌어 냈고, 『앵무새 죽이기』는 인간의 편견과 이해, 용서, 인종, 성(性)에 대한 토론의 주제를 이끌 수 있는, 시카고뿐만 아닌 오늘날 세계와 연결된 보편적 주제를 다룬 작품이라는 평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2014년까지 시행된 독서 프로그램 총 2,220개 중 86개의 선정 도서가 되어 [한 도시 한 책] 독서 운동 시작 이래 가장 많이 채택된 도서로 밝혀졌다. 미국 도서관 협회는 [한 도시 한 책] 독서 운동의 선정 도서 기준을 [토론을 촉진하기 위해 강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쟁점, 인물 및 주제를 지닌 책]이라고 밝혔다. [한 도시 한 책] 운동을 제안해 진행했던 낸시 펄은 토론하기 좋은 책의 조건을 네 가지 들었는데, 첫째는 소설의 결말이 모호해야 하며, 둘째는 주인공이 자기 여생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려야 하고, 셋째는 작가가 소설의 이야기 구조에 평범하지 않은 무엇을 시도해야 하며, 넷째는 화자를 신뢰할 수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위의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서도 토론할 만한 주제가 많기에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의 선정 도서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흑인 노예제가 폐지된 지 1백 년이 지나고 21세기 들어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미국에서도, 현재까지 매년 세계를 발칵 뒤집을 만한 이 들려온다. 피부색만으로 우월과 열등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 무차별적인 폭행을 일삼는 것이다. [다름]과 [틀림]의 착오로 빚어진 인권 유린 문제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입장의 차이를 옳고 그름으로 나눠 총을 겨누고 그 인과를 [틀림]에서 기인했노라 정당화하는 식의 가치 판단은, 좁게는 개인과 개인, 넓게는 나라와 나라 간에서 오늘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에서 누군가의 편을 들어 옹호하고 감싸려 하지 않는다. 화자 또한 어린 소녀로 설정되어 작품의 핵심이 되는 사건을 오로지 그 아이의 눈으로 관찰할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결말을 읽은 독자들은 마음속에서 요동치는 외침과 돋아나는 논쟁점을 의식하게 된다.

『앵무새 죽이기』는 독자의 역할을 읽고 감상하는 데 그치는 제삼자로 설정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역할로까지 확장한다. 읽고 느낀 바를 나누면서 얻어지는 새로운 해석과 시야의 확장은 하퍼 리가 『앵무새 죽이기』의 애티커스를 통해 바랐던 이상향, 즉 [잘만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멋지고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는 의미까지 다다른다.

오늘날에 맞게 다듬고 경어체로 고쳐 새롭게 태어난 번역

번역을 맡은 김욱동 교수는 열린책들판 『앵무새 죽이기』 원고를 다듬으며 작품을 거의 새로 번역하다시피 했다. 비유를 들자면, 새로 벽지를 바르고 장판을 간 수준이 아니라 서까래를 갈고 벽을 허무는 등의 공사를 한 셈이다. 10년 넘게 처음 번역한 거의 그대로 시중에 있었기 때문에, 꼼꼼하게 원서를 살펴 번역을 재정비하고 예스러운 표현은 오늘날에 맞게 다듬었다.

앨라배마 주에 세운 가상의 마을 메이콤에서 6살된 소녀 스카웃이 화자 역할을 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앵무새 죽이기』는 성장 소설 형식을 띠고 있다. 따라서 오랜 숙고 끝에 평어체 문장을 경어체 문장으로 바꾸어 독자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서술부가 경어체로 바뀌면서 스카웃의 입을 통해 나올 수 있는 단어와 말투로 고치기도 했다. 더불어 일어난 변화는, 흑인들이 쓰는 말투를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로 고친 것, 법정 용어를 점검한 것, 서양의 도량형을 미터법으로 바꾼 것 등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번역을 다시 살핀 것이다. 독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출판사의 꼼꼼한 원서 대조를 통해 오역이라 판단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수정을 감행했다.

언론평 및 추천사

용기와 신념의 이야기.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공유할 보편의 가치는 무엇인지 말해 주는 작품. - 버락 오바마

놀랍다. 이 성공적인 작품 속에서 하퍼 리가 창조한 인물들은 따뜻하다. - 뉴욕 타임스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라는 희망의 메시지, 그리고 삶 속에서 넘치는 속도와 힘. - 보스턴 헤럴드

생각, 멜로 드라마, 비판, 웃음... 교묘하고 조심스러우며 전체적으로 솔직 담백하다. - 뉴요커

잊을 수 없다. 생생하다. 품위 있고 설득력 있는 유머와 숭고함이 넘친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미국 시카고 주민들의 삶을 바꿔 놓은 책! 시 당국의 주도로 이 책에 대한 독서 가이드가 제작 배포되었으며, 도서관마다 스터디 그룹이 조직되어 열띤 독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 USA 투데이

하퍼 리는 그녀의 남부 마을에 놀랍도록 평온한 대기를 만들어 냈다. 교묘한 방법으로 충격적인 감정의 용암을 분출시키기 위해.... -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이다. - 오프라 윈프리

첫 작품으로 이렇게 훌륭한 소설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퍼 리는 삶을 포착하는 가장 생생한 감각과 따뜻하고 진솔한 유머를 지닌 작가다. 앵무새 죽이기는 무척 감동적이고 재미있으며 누구나 좋아할 만한 책이다. - 트루먼 커포티

이 작품을 읽는 순간 나는 그녀가 옳았고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고문 제임스 카빌

파수꾼

『앵무새 죽이기』의 전작이자 후속작, 최초이자 최후의 작품
『파수꾼』은 왜 55년 만에 발견되었고 어떻게 쓰였나


1956년 크리스마스 날, 30세의 나이에 하퍼 리는 인생을 바꿔 놓을 선물을 받게 된다. 마이클 브라운이라는 친구가 쓰고 싶은 글을 쓰라며 1년치 생활비를 준 것이다. 1957년 1월부터 6주 동안 모든 원고를 저작권 에이전트에게 준 것으로 보아, 3개월 동안 『파수꾼』의 원고 작업을 본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며, 5월에 개고를 완료하여 J. B. 리핀코트 출판사에 제출했다. 그 후 출판사 편집자 중 하퍼 리를 담당하게 된 테이 호호프 편집자는 『파수꾼』을 읽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 원고가 소설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생생한 이야기였다. 등장인물들도 살아 움직이는 것 같고 입체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진정한 작가의 자질이 번득였다. 하퍼 리는 에세이나 단편소설을 한 편조차 발표해 본 적이 없는데 이 소설은 확실히 아마추어의 작품이 아니었다.

하지만 테이 호호프는 원고를 달리 쓸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아무래도 『파수꾼』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 당시 한창 일어나고 있던 시대 상황의 뜨거운 이슈에 너무 가깝고 직접적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하퍼 리는 테이 호호프의 조언에 따라 어린아이의 일인칭 목소리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 결과 『파수꾼』과는 전혀 다른 『앵무새 죽이기』가 1960년 7월에 탄생했다.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를 출간하고 소설 한 편을 더 쓰고 일단 보류해 두었던 『파수꾼』을 출간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앵무새 죽이기』가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자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고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를 능가하는 작품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은둔을 택했다. 『앵무새 죽이기』 출간 직후 인터뷰를 제외하고는 하퍼 리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고 인터뷰를 요청하는 언론에 [죽어도 싫다]는 글자만 써서 보냈을 뿐이다.

하퍼 리를 세상의 지나친 관심으로부터 보호해 주던 친언니 앨리스 리가 2014년 11월 사망하자, 앨리스가 고용하고 있던 변호사 토냐 카터가 그 보호자 역할을 이어받았다. 토냐 카터는 2014년 8월 말에 하퍼 리의 안전 금고에서 『파수꾼』 원고를 발견했다고 한다. 하퍼 리는 『파수꾼』 출간을 놓고 고민했으나 주변의 의견을 들어 본 끝에 『파수꾼』을 출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앵무새 죽이기』 그리고 20년 후의 이야기 『파수꾼』
한층 성숙해진 목소리로 그려 낸 어른들의 성장 소설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 출간된 이후 40개 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4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한국에서도 2003년 정식 발매 이후 3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1961년 퓰리처상 수상작,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 영국인들이 꼽은 역사상 최고의 소설 1위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 2001년에는 시카고에서 [한 도시 한 책]운동의 도서로 선정되어 당시 그 지역의 큰 문제였던 인종 차별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의식을 바꿔 놓는 데 기여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인종 차별 문제, 인권 유린 문제에 경종을 울린 작품이다. 『파수꾼』도 큰 범주에서 보아 그와 같다. 그러나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진 루이즈가 여섯 살 아이였다면 『파수꾼』은 주인공이 스물여섯 살의 성인이다. 20년의 차이가 있는 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의식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집필 당시 작가의 주변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던 흑인 인권 운동과 백인들의 폭동들이 나오고, 이를 대하는 당시 사람들의 상반된 의견이 작중 인물들에 그대로 스며 있다. 그 밖의 세계사적 사건이나 문학적 인용도 작품을 읽어 내는 데 주요한 혈맥 역할을 한다.

『앵무새 죽이기』와 『파수꾼』은 둘 다 성장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도 같다. 『파수꾼』 속 주인공은 성인이지만 이제 막 어른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진 루이즈에게 아버지는 양심의 파수꾼과 같은 존재였다. 그는 재판에서 흑인을 변호했고,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두를 평등하게 대했다. 그러나 딸은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의 집에서 흑인 비하 일색인 소책자를 보게 된 것이다. 그 순간부터 딸에게 아버지는 증오와 극복의 대상이 된다. 뒤따르는 실망과 분노, 갈등과 대립은 그녀를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시킨다.

흑인 인권 운동의 불길이 번지던 20세기 중엽 미국
있는 그대로 담아 낸 근대 문학의 걸작


하퍼 리가 『파수꾼』을 집필한 1950년대 미국에서는 흑인 인권 운동의 불길이 번지고 있었다. 흑인 노예제가 폐지된 지 1백여 년이 지났는데도 흑인과 백인의 경계는 뚜렷했다. 대중교통 안에서도 흑인과 백인은 함께 앉을 수 없었고, 1954년 [브라운 대 교육 위원회 소송 사건]이 발생한다. 연방 대법원이 공립학교의 인종 분리는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 판결은 연방 정부가 주 정부의 자치권을 짓밟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따라서 인종 분리 교육과 차별에 대한 공격이 가속화되었지만 이에 대한 반발로 인종 분리와 차별이 더 심해지고 흑인에 대한 폭력이 늘어나게 되었다. 1956년에는 [오서린 루시 사건]이 발생한다. 앨라배마 대학교 대학원 과정에 오서린 루시가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입학하자 백인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이 두 사건을 계기로 KKK(큐 클럭스 클랜)단이나 백인 주민 협의회 등 인종 분리주의 단체들이 활동이 활발해졌다.
글쓰기에 관심 있던 젊은 여성, 하퍼 리가 가장 먼저 쓴 책을 통해 보여 주고자 했던 세계는 바로 자기가 속한 세계 그대로였다. 작가의 고향 앨라배마 주는 흑인 인권 운동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했으며 그에 대한 백인들의 반발도 가장 심했던 곳이다. 그곳에서 그 시기에 하퍼 리는 나고 자랐으니, 그녀의 작품 속에서 흑인 인권 문제가 주를 이루는 것은 자연스럽다. 더군다나 하퍼 리의 아버지는 변호사이자 주 의회 의원이었다. 하퍼 리는 아버지를 모델로 하여 애티커스라는 영웅을 만들어 냈고, 『파수꾼』에 이르러 신과 같은 인물인 애티커스에게 도전한다. 자신이 살았던 격동의 시대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하여 하퍼 리는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담아냈다. 정제되지 않은 생생한 날것 그대로의 상태인 『파수꾼』을 보면 작가가 자신이 살던 세상에 대해 얼마나 맹렬히 고민하고 갈등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아직까지도 미국에서는 흑인을 향한 무차별 총기 난사 등 증오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또한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지 못하는 데서 빚어지는 사건들이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도 비일비재하다. 『파수꾼』은 시대에 맞선 개인의 치열한 기록이며, 그 열기는 50년 전 미국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도 식지 않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회원리뷰 (348건) 리뷰 총점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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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리뷰)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생* | 2023.03.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미 오래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작품이다. 진작에 사놓았는데 여즉 읽지 못하다가, 2023년 2월에서야 겨우 읽게 되었다. 주인공은 책 앞표지와 뒷표지에 나온 두 오누이다. 두 오누이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앞표지에 있는 여자이아이다. 젬이라 불리는 스카웃이다. 흑인 인권운동이 일어났던 지역에서 벌어지는 오누이의 눈을 통해 흑과 백에 대한 차별이 심;
리뷰제목

이미 오래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작품이다. 진작에 사놓았는데 여즉 읽지 못하다가, 2023년 2월에서야 겨우 읽게 되었다.

주인공은 책 앞표지와 뒷표지에 나온 두 오누이다. 두 오누이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앞표지에 있는 여자이아이다. 젬이라 불리는 스카웃이다.

흑인 인권운동이 일어났던 지역에서 벌어지는 오누이의 눈을 통해 흑과 백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1930년대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들추어낸다.

백인들의 사회에서 흑인을 변호했던 아버지, 그리고 그로 인해 마을사람들에게 당하는 부당하고 위협적인 일들.

큰 축은 그 사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소녀의 눈을 통해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오누이의 대화가 천진난만하게 펼쳐진다.

1890년에 '짐 크로우 법'이 생기는데, 흑인들은 백인이 사용하는 문으로 출입해서는 안 되고, 식당에서도 같은 방에서 식사를 할 수 없고, 화장실이나 물을 마시는 음료대도 구분해서 사용해야 했다.

같은 하나님을 섬기고 하늘 아래 평등하는 성경 말씀이 있지만 그들은 같은 공간, 같은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없었고, 감옥에서도 같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다 1955년 일을 하고 지친 몸으로 버스에 탄 흑인 여성은 뒤이어 백인이 올라 와 자리를 비키라고 했지만 비키지 않아 체포된다. 그런 여러 사건들이 영향을 미쳐 1960년대에 하러 리는, 성장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이 책을 집필한다.

<앵무새 죽이기>는 앵무새가 다른 새들과 다르게,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로 즐거움을 줄 뿐,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새를 죽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고 죄가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당연히 여기서 앵무새는 흑인들을 가리킨다.

백인들은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흑인을 사사로이 죽였다. 자신들의 죄를 전가시키고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 책은 주인공 소녀인 스카웃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부터 초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는다.

두 오누이는 아빠가 변호하는 흑인의 재판날, 아빠 몰래 재판정에 숨어 들어간다. 동네 사람 모두가 재판정에 가서 배심원 앞에서 증인들의 진술을 들었다.

사람들은 흑인을 변호하는 스카웃의 아버지를 못마땅해했고, 총으로 위협까지 했다. 오누이는 왜 아빠가 굳이 모든 동네사람이 싫어하는 그 일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스카웃, 변호사라는 일의 성격으로 보아 모든 변호사는 말이다. 적어도 평생에 한 번은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건을 맡게 마련이란다. 내겐 지금 이 사건이 바로 그래.

학교에서 이 문제에 관해 기분 나쁜 말을 듣게 될 지도 몰라. 하지만 나를 위해 한 가지만 해주렴.

고개를 높이 들고 주먹을 아래에 내려놓는 거다.

누가 뭐라고 말해도 성을 내지 않도록 해라.

어디 한번 머리를 가지고 싸우우도록 해봐.

...

배우기 쉽지 않겠지만 그건 좋은 거란다."

스카웃의 아빠는 스카웃이 이해하지 못하지만, 정의에 관해서, 정의를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서 스카웃에게 진지하게 설명한다.

스카웃은 묻는다.

"아빠, 우리가 이기게 될까요?"

하지만 아빠는 고개를 흔든다.

질 싸움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스카웃은 이해할 수 없다.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도 해보지 않고 이기려는 노력조차 포기할 까닭은 없어."

(147쪽에서 추려 옮김)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도 해보지 않고 이기려는 노력조차 포기할 까닭은 없어

147쪽

참으로 용기를 주는 경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언제나 어제와 다른 오늘을 시작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어제 실패했다고

오늘 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다가 나랑 비슷한 것을 발견했다.

"우리 아빠는 학교 친구 아빠들이 보통 하는 것들은 하지 않으신다. 사냥도 하지 않으시고, 포커 게임도 하지 않으시고, 낚시도 하지 않으시고, 술도 마시지 않으시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셨다. 그저 거실에 앉아 책만 읽으실 뿐이었다." (172쪽)

스카웃의 아빠는 안하고 못하는 것 투성이처럼 보이지만, 그는 변호사로서 정의를 지키는 일에 앞장 섰다. 그리고 일등 명사수였다. 그는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겸손이 몸에 옷처럼 붙어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음..... 정의를 지키는 것보단 정의와 관련된 책을 읽고, 노년을 걱정하며 소설이든 책방이든 뭐라도 돈 되는 일은 없을까 하여 여기저기 기웃거릴 뿐이다. (음, 비교가 너무 되는구나. 돈 안 되는 일만 기웃거리고 있다는 게 갑자기 팍 느껴진다.)

책을 읽다보면, 세상에 이렇게 멋진 아빠가 있을까 싶다.

"아빠, 아빠가 틀리셨는지도 모르잖아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글쎄,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옳고 아빠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들에겐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 권리가 있고, 따라서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줘야 돼."

(200쪽)

너무 멋지다. 신사란 바로 이런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총을 든 위협 앞에서도 결코 비난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 용기.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새로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낼 때 바로 용기가 있는 거다.

214쪽

(선한리뷰)

이렇게 정의롭고, 사랑으로 가득 찬 책을 읽으면 나도 그렇게 될까.

이 책이 내게 미친 영향이 있다면, 나도 조금은 변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함은, 나를 만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전달될 것이다.

꼭 그렇게 되길.

나도 스카웃의 아버지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비록 세상에선 바보같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그렇게 내면이 멋진 아빠.

마음속으로 존경받는 이 땅의 아버지가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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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앵무새 죽이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3 | 2022.08.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빠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 끝으로 걸어가셨습니다. 등나무 덩굴을 살펴보신 뒤 다시 내게로 걸어오셨습니다.무엇보다도 간단한 요령 한 가지만 배운다면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어. 아빠가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네?말하자면 그 사람 살갗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다니는 거지. _ p.6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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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 끝으로 걸어가셨습니다.
등나무 덩굴을 살펴보신 뒤 다시 내게로 걸어오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간단한 요령 한 가지만 배운다면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어.
아빠가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거야.
네?
말하자면 그 사람 살갗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다니는 거지.
_ p.64-65

??너무 유명한 문장이라 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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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l*******0 | 2022.08.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워낙 유명한 책이라 말이 필요 없지요. 둘째가 읽겠다고 하여 사주었습니다. 초6이 읽기에 처음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첫 몇페이지만 난해하고 뒤로는 수월합니다. 아이가 가지고 다니면서 읽어서 저는 절반정도 읽은 상태인대요. 흑인 인권문제를 다룬 듯 싶습니다. 앵무새 죽이기에 무슨 의미가 들어 있는지.. 절반만 읽어서 살짝 감만 오는대요. 전부 다 읽어보면 느끼는 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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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책이라 말이 필요 없지요. 둘째가 읽겠다고 하여 사주었습니다. 초6이 읽기에 처음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첫 몇페이지만 난해하고 뒤로는 수월합니다. 아이가 가지고 다니면서 읽어서 저는 절반정도 읽은 상태인대요. 흑인 인권문제를 다룬 듯 싶습니다. 앵무새 죽이기에 무슨 의미가 들어 있는지.. 절반만 읽어서 살짝 감만 오는대요. 전부 다 읽어보면 느끼는 바가 많을 듯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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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1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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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여러번 읽고 싶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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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율**사 | 2023.02.05
평점5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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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s*****0 | 2023.02.05
평점5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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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d*****2 |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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