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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간 40주년기념 한정본

[ 양장본 ]
리뷰 총점8.3 리뷰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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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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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9쪽 | 690g | 크기확인중
ISBN10 XX0019720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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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다보면, 별하늘에서 마스트가 솟아나서 기기에 선장실이 붙고 갑판이 달린 것 같다. 갑판 어두운 구석을 찾아 반듯이 드러눕는다.새들이 바로 위에 보인다. 새들은 먼 밑바닥에서 이리로 날아오다가 문득 마스트에 걸린 흰 댕기처럼 보인다.대학에서 종로로 나오는 길가에 늘어선 플라타너스 잎사귀는 거의 다 지고, 가지 끝에 드문드문 매달린 나뭇잎새가, 바람이 불면 망설이듯 하늘거리다가, 그제는 선선히 바람에 몸을 맡기고 팔랑개비처럼, 빙글빙글, 떨어져 온다.늦은 가을이, 옷깃을 여미고, 조용히, 한숨을 쉬고 있다. 이명준은, 겨드랑이에 낀 책꾸러미 속에서 대학 신문을 끄집어내어 펼쳐 든다. 그런 글이 실리는, 맨 뒷장에 자기가 보낸 노래가 칸막이로 짜여서 실려 있다.
--- p.62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호는, 흰 페인트로 말숙하게 칠한 삼천 톤의 몸을 떨면서, 물건처럼 빼곡히 들어찬 동중국 바다의 훈김을 헤치며 미끄러져 간다.

석방 포로 이명준은, 오른편에 곧장 갑판으로 통한 사닥다리를 타고 내려가, 배 뒤쪽 난간에 가서, 거기 기대어 선다. 담배를 거내 물고 라이터를 켜댔으나 바람에 이내 꺼지고 하여, 몇 번이나 그르친 끝에,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오른팔로 얼굴을 가리고 간신히 당긴다.

그때다 또 그 눈이다. 배가 떠나고부터 가끔 나타나는 허깨비다. 누군가 엿보고 있다가는, 명춘이 휙 돌아보면, 쑥, 숨어버린다. 헛것인 줄 알게 되고서도 줄곧 멈추지 않는 허깨비다. 이번에는 그 눈은, 뱃간으로 들어가는 문 안쪽에서 이쪽을 지켜보다가, 명준이 고개를 들자 쑥 숨어버린다. 얼굴이 없는 눈이다. 그때마다 그래온 것처럼, 이번에도 잊어서는 안 될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있다가, 문득 무언가를 잊었다는 것을 개달은 느낌이 든다.

무엇인가는 언제나처럼 생각나지 않는다. 실은 아무것도 잊은 것은 없다. 그런 줄을 알면서도 이 느낌은 틀림없이 일어난다. 아주 언짢다. 굵은 밧줄을 한 팔에 걸치고 뱃사람이 지나가면서, 입에 물었던 파이프를 뽑아 명주의 가슴께를 두어 번 치는 시늉을 한 다음, 그 파이프로 선장실을 가리킨다. 명주은 끄덕여 보이면서 바다에 대고 담배를 휙 던지고, 선장실로 가는 사닥다리 쪽으로 걸어간다.
--- p.71
"놀라셨습니까?'
"사실은 그래요. 문간에 오토바이 멎는 소리가 나길래 내다봤더니....."
그녀는 놀랐다는 걸 말을 가지고는 잘 나타내지 못하겠다는 듯 부채를 한바퀴 핑그르르 돌리면서 입맛을 다시는 것처럼 한다.
명준은 수박씨를 손바닥에 뱉으면서 웃어 보인다.
"정말 저희 집으로 오신 거예요?" 명준은 접시에 손을 털어내면서 낯빛을 고친다.
"아닙니다." 그녀의 입술이 하얘진다.
"윤애씨 집으로 온 게 아니구, 윤애씨한테 온 겁니다." 그녀의 얼굴이 이번에는 빨개진다.
명준은 자기가 지금은 허드렛말을 함부로 쏟고 있다고 생각한다.
--- p.116
"놀라셨습니까?'
"사실은 그래요. 문간에 오토바이 멎는 소리가 나길래 내다봤더니....."
그녀는 놀랐다는 걸 말을 가지고는 잘 나타내지 못하겠다는 듯 부채를 한바퀴 핑그르르 돌리면서 입맛을 다시는 것처럼 한다.
명준은 수박씨를 손바닥에 뱉으면서 웃어 보인다.
"정말 저희 집으로 오신 거예요?" 명준은 접시에 손을 털어내면서 낯빛을 고친다.
"아닙니다." 그녀의 입술이 하얘진다.
"윤애씨 집으로 온 게 아니구, 윤애씨한테 온 겁니다." 그녀의 얼굴이 이번에는 빨개진다.
명준은 자기가 지금은 허드렛말을 함부로 쏟고 있다고 생각한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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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집판이 가로쓰기로 바뀌게 되었다. 그 동안 차츰 자리잡아온 가로쓰기의관행에도 맞추고, 새로 나온 표기법에도 맞출 수 있게 된 이번 판이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운 형식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판에서도 몇 군데 내용이 고쳐졌다. 언제나처럼 큰 흐름에는 영향이 없고 그 흐름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게 하려고 하였다.

이 작품의 첫 발표로부터는 30년, 소설 속의 주인공이 세상을 떠난 날로부터는 4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겪은 운명의 성격 탓으로 나는 이 주인공을 잊어버릴 수가 없다. 주인공이 살았던 것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정치적 구조 속에 여전히 필자는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준은 그가 살았던 고장의 모습이 40년 후에 이러리라고 생각하였을까 -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다. 당자가 아니기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아마 현실의 결과보다는 훨씬 낙관적인 전망을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한국 사람이 인생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유보없는 꿈과 희망에 휩싸인 시대를 산 사람이다. 그런 꿈과 희망이 쉽사리 - 적어도 그의 감각만큼은 그렇게 유보없을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알게 된 것이지만, 40년이 지난 다음에 지금 같은 상태라고는 다시금 짐작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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