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06년 05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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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2쪽 | 530g | 153*224*30mm |
ISBN13 | 9788991071308 |
ISBN10 | 8991071309 |
출간일 | 2006년 05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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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2쪽 | 530g | 153*224*30mm |
ISBN13 | 9788991071308 |
ISBN10 | 8991071309 |
전설적 포토저널리스트이자 세계적 보도사진 에이전시 매그넘(MAGNUM)의 창시자인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를 담은 책이다. 카파는 모두 다섯 차례의 전쟁, 즉 스페인내전, 중일전쟁, 2차대전, 중동전쟁, 인도차이나전쟁을 취재한다. 모든 전장에서 병사보다 더 적진 가까이에 다가가서 촬영하는 행동으로 유명했던 카파는 1954년 41세의 나이로 인도차이나전을 취재하러 갔다가 베트남에서 지뢰를 밟고 폭사하면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철한 기자정신’이라는 뜻의 ‘카파이즘’이란 단어와 함께 보도사진계의 신화로 남았다. 이 책에는 전쟁사진의 백미로 꼽히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사진을 비롯한 카파의 사진 65점이 수록되어 있고 또한 소설을 능가하는 구성 및 내용전개를 통해 ‘카파이즘’의 극치를 보여주는 책이다. |
# 1 1942년 여름 - 운명의 아침 # 2 북대서양 항해기 # 3 적국인에서 종군기자로 # 4 1943년 봄 - 북아프리카 전선 # 5 핑키# 6 시칠리아 작전 # 7 1943년 가을 - 머나먼 로마 # 8 디데이 전야 # 9 1944년 여름 - 결전의 날 # 10 파리로 가는 길 # 11 가자, 아란 계곡으로 # 12 기다리는 연인 # 13 다시 전선으로 # 14 1945년 봄 - 최후의 병사 # 15 굿바이, 굿바이 역자후기 |
필자가 본 로버트 카파의 사진집은 로버트 카파 ROBERT CAPA: The Definitive Collection (Paperback)인데 예스24에는 나오지를 않는다. ㅜ..ㅜ, 아뭏든 위 책을 본 기념으로 한 마디 적는다.
엄청 두꺼운데 엄청 저렴한 사진집. 겨우 5만원도 안된다고? 요즘 웬만한 사진집하면 십수만원 넘는것은 기본인데? ㅎㅎ 아뭏든 카파의 보도사진이 572쪽에 걸쳐서 모두 나와 있다. 책 크기도 크고 사진용지를 사용해서 상당히 무겁다. 펼치면 웬만한 책상은 다 차지함.
이 보도사진집을 보면 알겠지만, 카파의 시선은 거의 대부분 위를 바라보며 찍었다. 사람의 시선과 비슷한 화각은 한 20퍼센트 정도고 나머지는 항상 앉은 자세에서 인물을 바라보며 촬영한 이미지다. 부감법으로 내려다 본 사진은 몇장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Saarland, September 1934, 라는 사진에서는 화면 좌측에 거대한 기계, 아마도 포크레인의 아귀같은 구조물이 크게 걸려있고 그 옆으로는 노동자인 듯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로 위치해있다. 그리고 이것을 앉은 자세에서 앵글을 잡아서 매우 강렬하고 담대한 인상을 남겨주고 있다. 또 하나 필자의 시전을 잡아 끄는 사진은 ''Saint-Quen, Francd, May-June 1936. Sit-in strikers at the Lavalette Construction Company plant' 라는 타이틀이 붙은 사진이다.
한 2미터 남짓한 벽위에 한 남자가 갓난아이를 두손으로 잡고 있으며, 그 아래에서는 또 다른 남자가 그 아이를 받으려고 두 손을 머리위로 올리고 있다. 위에 있는 남자와 갓난쟁이는 매우 즐거운듯 이를 드러내며 웃고있다. 아래에 있는 남자는 뒤통수와 상반신만 보이므로 표정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위에 있는 남자와 아이의 모습으로 미루어 보건데 아래층 남자도 껄껄 웃고있음이 분명하다. 아니? 어쩌면 그런 것이 정말로 보이는 듯도 하다. ㅎㅎ. 아뭏든 이것을 약간 뒤에서 물러나 역시 살짝 올려다 보면서 찍은 이미지다. 올려다 보면서 찍었지만 렌즈의 왜곡이 거의 없어서 왜곡되지는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카파의 스타일이 아닐까 한다.
그가 말하길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라고 했다고 하니 이런 마인드가 그래도 드러나는 것 같다. 여기에는 두가지 뜻이 있는데, 직접적으로 대상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그 하나다. 또 하나는 피사체를 나와 떨어진 어떤 객체로 인식하지 말고 그 안에 같이 뒹굴면서 친해지라는 뜻.
그리고 올려다보지 않고 그냥 평범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진에서는 'Near Troina, Sicily, August 4-5, 1943. A Sicilian peasant telling an American officer which way the Germans ha gone.' 가 기억난다. 화면 오른쪽에 농부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긴 막대기를 들어 왼쪽을 가리키고 있다. 이 막대기는 가늘고 길어서 화면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 옆에 미군장교가 쪼그려 앉아서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독일군이 어디로 갔지? 미군은 묻고 농부는 대답한다 저~어쪽으로.
“... 이번에는 나도 낙하산병과 똑같은 장비를 갖췄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다른 군인들과 똑같은 군인정신으로 무장하고 싶었다.. 낙하산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곤 왼발을 문 밖으로 내민다는 것과, 이천 이천 삼천을 세야 한다는 것과, 만약 낙하산이 펴지지 않으면 비상 낙하산의 레버를 잡아당겨야 한다는 것 정도였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어땠는지 잘은 모르겠으나 이 정도라면 정말 무대뽀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로버트 카파는 그 신조에 어울리게 적진 한가운데에 떨어지는 공수부대원을 따라 자기 자신도 기꺼이 낙하산을 맨다. 그것도 태어나 한 번도 낙하산을 타보지 않은 채로 말이다.
“카파의 본명은 ‘엔드레 에르노 프리드만’이다. 그는 파리 시절이었던 1936년 로버트 카파로 이름을 바꾼 이후 18년에 걸쳐 스페인내전, 중일전쟁, 2차대전, 이스라엘전쟁, 인도차이나전에 이르기까지 무려 다섯 차례의 전쟁을 취재한다. 그러나 인간 카파가 휴머니스트로, 또 행동주의자로 활동한 주무대는 바로 스페인 내전이다.”
로버트 카파는 꽤나 알려진 종군기자이다. 그가 스페인 내전 당시인 1936년 스페인에서 찍은 ‘어느 인민전선파 병사의 죽음’은 파시즘과 싸운 어느 개인의 죽음의 순간을 절묘하게 기록하면서 아직까지도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가장 위대한 사진 중 하나로 거론된다. 책은 이러한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라고 할 수 있다. 헝가리 국적을 가지고 있어 적국으로 분류된 로버트 카파가 어떤 여정을 거쳐 2차 세계대전의 한가운데에 도달하였고, 또 그가 무엇을 보게 되었는지가 로버트 카파 본인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나는 이지 레드에서 찍은 내 사진이 이번 상륙작전에서 가장 훌륭한 사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암실 조수가 흥분한 탓인지 네거티브를 건조시키는 중에 너무 많은 열을 가하는 바람에 유제가 녹아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내가 찍은 총 106장의 사진 중에서 건진 것은 고작 8장 정도였다. <라이프>는 열을 받아 흐려진 사진 하단에 ‘카파의 손은 몹시 떨리고 있었다’는 설명을 붙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또 한 장의 위대한 전쟁 사진을 찍게 된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유일하게 참가한 사진기자였던 로버트 카파는 해안의 상륙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들과 함께 투입되고, 그곳에서 또 한 장의 사진을 힘겹게 길어 올린다. 현상 과정의 실수로 우연히도 흐릿하게 인화된 한 장의 사진... 오히려 그 흐릿한 해변 속의 떨리는 병사는 전쟁의 한 순간은 기록하는 데 아낌이 없었던 것이다.
“그 나폴리 아이들은 총과 탄환을 훔쳐서 우리가 치운지 고개에 갇혀 헤매고 있던 14일 동안 독일군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다 숨을 거뒀다. 바로 그 아이들의 더러운 발이 내가 유럽에 온 것을, 내가 태어난 유럽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진정으로 환영해준 장본인이었다. 그동안 나폴리에 진입하는 길에서 보았던, 미친 듯이 환호하던 무리의 환영 인사보다 그 아이들의 상처투성이인 발이 더 진실한 것이었다. 환호하던 무리의 대부분은 전쟁 초기에 ‘무솔리니 만세!’를 드높여 외쳤던 이들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로버트 카파는 기계적인 촬영에 임하기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고, 그 사진의 표면 내부에 무엇이 도사라고 있는지 또한 짐작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야말로 로버트 카파가 세기에 남는 전쟁 사진을 남긴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결여된 무지의 보도 사진이 아니라 시대의 올바른 정신이 전제가 되어 있는 전쟁 사진은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훌륭한 시대 정신이 되는 것이다.
세기에 기리 남을 사진 작가 카파! 그가 유명해지는 시점부터 겪어야 했었던 전쟁의 현장을 자세하게 그려낸 이 책은 그가 자의가 아닌 독재자의 손에 의해 적국인이 되면서 부터 시작한다. 그는 백수 생활의 표본 처럼 침대와 전화기 한대 만이 있는 자신의 방에서 돈이나 일자리를 주겠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전화벨은 그의 사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