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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

제윤경 | 책담 | 2015년 08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3 리뷰 14건 | 판매지수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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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502g | 135*210*30mm
ISBN13 9791170280064
ISBN10 117028006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추천의 글 약탈자에 맞선 통렬한 외침에 응원을 보내며_유종일
서문 모두가 빚으로부터 해방되는 그 날을 꿈꾸며

1장 빚, 왜 나만의 문제가 아닌가
가난할수록 불평등을 옹호하는 사회
왜 승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가
승자는 가난한 사람 때문에 손해 보지 않는다
당신의 빚이 탕감되었습니다!
한국의 롤링주빌리를 시작하다
빚, 하면 생각나는 모럴 해저드
가난한 연체자의 삶은 이렇게 무너진다
불법 추심과 스톡홀름 증후군
누구나 채무자가 될 수 있는 사회

2장 대부업과 신용카드: 빚 권하는 사회의 두 기둥

국가가 뿌린 돈은 어떻게 폭탄이 되는가
빚도 자산이라더니 알고 보면 무덤이다
돈이 필요해? 빚님의 유혹
돈뭉치가 날아다니고 ‘억억’거리는 광고
너무나도 간단한 대부업체 등록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라민 은행
가난한 사람에게 왜 돈을 빌려주는가
거절할 수 없는 카드사의 미친 친절
신용카드를 위한 나라
외상 거절이 불법인 나라
호모 컨슈머리쿠스에서 호모 익스펙트롤까지
인간 통제와 퇴출의 최고 병기, 신용카드

3장 금융제도: 1대 99, 법은 누구의 편인가

왜 금융의 문턱이 낮아야 하는가
주식회사 국민행복기금은 꽤 남는 장사다
사라진 대선 공약을 찾습니다
금융은 사회적 비전에 투자해야 한다
돈놀이하기 알맞은 금융제도
대부업체 편에 선 금융위원회
기본권보다 재산권을 더 중시하는 제도
대출은 어떻게 환상을 불러일으키는가
‘채무자 모럴 해저드’라고 몰아붙이는 금융권

4장 독촉: 추심은 어떻게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가

못 갚는 것도 서러운데 ‘먹튀’가 웬 말인가
도덕적 해이는 금융사에 해당하는 논리다
아들 같은 놈한테 뜨거운 맛 좀 볼래요?
아이 앞에서 죄인 취급을 당하다
10년 전 독촉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10년 전 보증 채무도 추심 대상이다
법망을 피해 망신을 주는 교활한 추심
딸에게 대신 갚으라고 협박하다
노예 문서처럼 팔려 다니는 채권
신용회복 신청에도 그치지 않는 추심
배우자 회생 중 보증인인 아내도 추심하다
남편은 사라졌지만 빚 독촉은 계속된다
직장 생활을 위협하는 빚 독촉
채무자를 괴롭히는 것이 추심의 목적인가

5장 빚, 갚지 않을 수 있다

헐값에 빚을 사서 거액을 챙기는 대박 사업
약탈적인 너무나 약탈적인 금융시장
집요한 추심으로 얻은 놀라운 영업이익
누구를 위해 법은 존재하는가
채권자를 위해 진화하는 법률
채무자를 ‘사람’으로 보는 구제 프로그램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빚이 사라진 채무자,‘더 살고 싶어졌다’
금융복지 상담사, 불법 추심을 잡아내다
초등학생을 파산 면책시키는 괴로움
죽은 빚을 살려내 추심하는 국민행복기금
평범한 하루라는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

부록 나의 부채상황 진단하기 & 빚 탈출 가이드
- 나는 얼마나, 어떻게 빚지고 있을까
- 유형별 부채상황 진단 결과
- E~G타입은 반드시 알아야 할 대처법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2012년 오큐파이 팀은 운동 일주년 기념으로 롤링주빌리Rolling Jubile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주빌리’는 일정 기간마다 죄를 사해준다는 의미의 기독교 전통이다. 우리나라 말로 ‘희년 운동’이라 번역되는데 부채 탕감과 노예 해방, 토지 반환 등이 롤링주 빌리 운동의 주요 내용이다. 오큐파이 팀은 “교육, 의료, 주거 등 과 같은 삶의 기본적인 요소 때문에 서민들이 빚을 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롤링주빌리 프로젝트는 약탈적 채무 시스템이 우리의 가정과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폭로하고, 시민들이 그 러한 채무 시스템에 빠지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와 동시에 오큐파이 팀은 은행들이 채권을 헐 값에 팔아치우면서도 채권의 2차 시장에서 채무 전체에 대해 독촉받는 서민들은 방치하고 있는 현실을 폭로했다.
오큐파이 팀은 2012년 한화 155억 원가량의 채무를 소각하고 다시 2014년 40억 원가량의 대학생 학자금 빚을 탕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시민단체가 대신 갚아주었다는 말인지, 은행들이 이런 선행을 하도록 했다는 말인지, 이런 운동을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다. 시민단체가 어떻게 155억 원을 마련했는지도 의아한 일이다. 그러나 이 단체가 155억 원가량의 채권을 소각하는 데 들어간 돈은 우리나라 돈으로 7억 원에 불과하다. 대학생 학자금 빚 40억 원을 확보하는 데에는 1억 원의 돈을 사용했다. 이야기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드는가?
이 운동을 이해하려면 우선 채권시장에 대해 알아야 한다. 여기서는 간단히 설명을 하겠다. 금융회사들은 오래 연체된 채권을 보유하거나 직접 연체자를 대상으로 추심하지 않는다. 대개 다른 추심회사에 팔아버린다. 이때 오래 연체된 채권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된다. 그 거래 가격이 미국의 경우 원래 가격의 5퍼센트 미만이다. 이러한 채권 거래의 시장 구조를 이용해 155억 원은 5퍼센트 가격인 7억 원으로, 40억 원 은 2퍼센트도 안 되는 1억 원으로 채권을 매입한 뒤 빚을 탕감할 수 있었다.
---「당신의 빚이 탕감되었습니다!」중에서

이제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대출 광고는 대상을 세부적으로 나눠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다. 여성들에게는 ‘아무도 모르게’라는 콘셉트로, 젊은 직장인에게는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사치’로 다가가며 빚을 부추긴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을 함께해준다는, 대부업체 ‘M사’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는 남편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돈 문제를 끌어안은 주부들에게 그야말로 치명적인 유혹이 아닐 수 없다.
한번 빚을 내고 나면 갚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갚지 못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지를 모르는 젊은층에게도 마찬가지다. 금융회사에 가서 대출을 이용하려니 까다로운 신용평가 절차가 번거롭게 여겨진다. 사회 초년생의 특성상 신용 한도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럴 때 “잠깐 택시 탈 수도 있지 뭐”라는 광고의 유혹은 젊은층의 신용에 대한 인식이 허술한 틈을 파고드는 무서운 전략이다.
---「돈이 필요해? 빚님의 유혹」중에서

“우리는 죽어가는 사람의 마지막 순간에 물을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진심으로 자신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듯이 보였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겨우 죽지 않을 만큼 유지시키고, 결국은 그 사람의 가족과 지인까지 함께 죽도록 만들지 않느냐”는 나의 반문에도 그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여전히 자신들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저신용자에게 천사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것 같았다.
고리대금업을 한다는 따가운 눈총도 아랑곳 않는 이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텔레비전을 통해 아무리 이미지 광고를 해보았자 사회적으로 비아냥거림만 가중될 뿐인데도 스스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황당한 믿음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그것은 알고 보면 대부업법의 시작과 변천과정에서 정부 관료와 정 치인 들이 심어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너무나도 간단한 대부업체 등록」중에서

우리의 금융 환경은 미국보다 더 잔인하다. 미국에서는 상환 능력이 안 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약탈적 금융’이라고 비판한다. 못 갚을 줄 알면서 돈을 빌려주는 것은, 다른 식으로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한다. 이러한 비판 의식은 법률에도 반영되어 있다. 주택소유및자산보호법Home Ownership and Equity Protection Act(HOEPA)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법안은 1994년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정된 법안으로,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대출을 ‘약탈적 대출’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저소득층에게 돈을 빌려주는 걸 시혜로 여기고 있지 않는가?
미국이 저소득층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약탈로 규정하는 이유는, 금융이 의무와 책임이 강조되는 사적 계약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우리는 은행 문턱 낮추는 걸 강조하며 금융과 복지를 혼동한다.
---「왜 금융의 문턱이 낮아야 하는가」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실의 2013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8월 말까지 국민행복기금이 매입한 채권의 가격은 평균 애초 채권 가격의 3.72퍼센트였다. 즉 1,000만 원짜리 채권을 37만 2,000원에 샀다는 이야기다. 이것도 국민행복기금이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산 가격이다. 그만큼 부실채권시장에서 오래된 연체 채권은 말 그대로 헐값에 거래된다.
이렇게 채권을 헐값에 매입해, 빚의 절반을 면책해주고 나머지 절반을 10년에 걸쳐 돌려받는 게 국민행복기금의 운영 원리다. 가령 1,000만 원짜리 채권이라면 37만 2,000원에 사서 500만 원을 돌려받는다. 수치상으로만 따지면 10년에 동안 463만 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민행복기금은 부실채권을 저가에 매입해 빚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일부의 오해처럼 세금이 투입된 프로그램이 아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약 사업이지만 공적인 구조로 설계된 프로그램도 아니다. 국민행복기금의 조직 성격은 공기업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사실상 주식회사다.
은행연합회 회장이 이사장직을 역임하고, 주요 주주가 금융권 인사로 구성된 ‘주식회사 국민행복기금’은 사실상 부실채권 시장에서 돈벌이로 운영된다. 약 37만 원에서 사서 최대 700만 원까지 되돌려 받을 수 있으니, 이만한 장사가 또 있을까?
---「주식회사 국민행복기금은 꽤 남는 장사다」중에서

채권추심 과정에서는 애매모호한 협박이 자주 발생한다. 추심원들은 마치 채무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는 것처럼 말한다. “선생님이 잘 모르셔서 그러는데요. 워크아웃이란 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카드사가 최종 워크아웃에 동의해야 법적으로 효력을 갖게 되는데요. 동의를 안 하게 되면 워크아웃은 승인이 나질 않습니다.” 혹은 “법원에 출두하셔서 재산이 없다는 것을 소명하셔야 합니다.”라든가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는 우선 선생님의 모든 소유 재산, 가령 집에 있는 컴퓨터와 같은 동산에도 압류를 진행할 수 있고...”라며 ‘당신이 몰라서 알려준다’는 식으로 친절한 협박을 가한다.
추심원이 친절하게 정보를 주는 듯한 인상을 풍기면 채무자들은 방어하려는 심리가 풀린다. 오히려 추심원에게 약간의 고마움까지 느끼며, 한편으로는 법률적 무지함 때문에 향후 여러 가지 법률적 고초를 겪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 법적 조치와 관련된 용어를 접하면서 자신이 마치 범죄자가 된 듯해 수치심과 죄 책감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추심원들은 고의로 이런 법률적 조치들을 언급한다. 채무자들을 심리적으로 묶어두기 위한 수법이다.
---「신용회복 신청에도 그치지 않는 추심」중에서

상담사는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초등학교 1학년, 5학년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의 진술서를 대신 작성해주고 법원의 파산 면책 신청서를 만들었다. 진술서를 작성하기 위해 찬찬히 들을 수밖에 없던 이 세 가족의 이야기는 눈물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 먹먹한 것이었다.
“저는 아직 어려서 제 이름으로 오는 편지를 보면 반가웠어요. 저에게 빚을 갚으라고 보낸 편지라는 것은 몰랐어요. 아빠가 빚을 남기고 돌아가셔서 우리에게 유산으로 남아 엄마가 힘들어 해요. 엄마는 저를 태권도 학원에 보내셨어요. ‘엄마가 없을 때는 누나가 엄마 대신이라며 누나 말 잘 듣고, 누나와 나를 지키려면 배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제가 공부 열심히 하고 인격도 갖춰서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기대하세요. 그리고 누나만큼만 하라고 하시죠. 저는 한자가 재미있어서 한자 학습지를 하는데 8급 자 격증도 땄어요. 저는 축구선수가 꿈인데, 꼭 그 꿈을 이루어서 엄마도 누나도 지킬 수 있도록 판사님께서 저를 도와주세요.”
---「초등학생을 파산 면책시키는 괴로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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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우리는 빚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유종일 KDI 교수 추천

99퍼센트를 빚지게 하는 정부와 금융
가계부채 1,200조 원, 하우스푸어 250만 가구, 장기연체자 350만 명, 10명 중 6명이 빚을 진 사회.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우리 사회 구성원 대부분은 빚의 노예로 전락했다. 정부는 빚 내서 집 사고, 빚 내서 소비하라는 부채 주도 성장정책을 유지해왔고, 금융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약탈적 대출을 남발했다. 복지로 풀어야 할 저소득층 문제도 대부업체 등의 금융권 대출을 통해 해결하려 하니, 생활이 빠듯한 사람들은 빚의 악순환으로 더욱 빠져들게 된다. 이러한 부채 중심의 성장 구조는 OECD 국가 중 1위의 자살률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자살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다.
그럼에도 은행과 카드사, 대부업체 등 금융권은 끊임없이 빚을 권한다. 한국 사회를 장악한 주류 언론 미디어 역시 금융권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 금융의 문턱을 낮춰 서민들에게 필요한 급전을 제공해야 한다는 금융 관계자의 주장을 받아 적을 뿐이다. 이와 같은 ‘빚 권하는 사회’의 이면에는 막다른 길에 몰린 서민들에게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금융의 실체가 숨어 있다.

빚을 사고파는 은행과 대부업체의 숨겨진 뒷거래
투자 좀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는 놀라운 이야기가 있다. 은행에서 오래 연체된 빚을 헐값에 사서 채무자에게 원금 100퍼센트 이상을 추심하는 대부업체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에는 은행과 대부업체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은행은 석 달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계속 보유하고 있으면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부실에 따른 위험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두어야 한다. 그래서 은행은 대부업체에 부실채권을 ‘땡처리’로 매각해버린다. 대부업체는 이 부실채권을 3~5퍼센트의 헐값에 사서 원금은 물론 연체이자와 법정 비용까지 청구한다. 원금만 제대로 받아낸다고 해도 90퍼센트 이상을 남기는 대박 사업이 되는 것이다. 2012년 12월 기준으로 은행,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부업체에 넘겨준 채권은 9조 원이 넘는다. 76만여 명의 빚이 부실채권시장에서 거래되었다.
더욱 놀라운 건 오래되어 더 이상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채권소멸시효가 완성된 ‘죽은’ 채권도 거래 대상이라는 것이다. 최근 모 저축은행은 10만여 명의 3조 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매각하려다 금감원으로부터 지적당하기도 했다. 정부가 서민의 빚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출범시킨 국민행복기금까지도 교묘한 방식으로 죽은 채권을 살려내 빚을 갚으라고 종용하고 있다.
빚을 갚고 싶어도 못 갚는 서민들의 고통은 날로 심각해지는데, 정부와 은행, 대부업체는 빚으로 돈놀이를 하고 있는 이 사회를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21세기 대한민국의 추심, 얼마나 더 교활해질 수 있을까?
이 뿐 아니다. 은행과 대부업체는 못 갚을 걸 알면서도 빚을 권한 뒤 약탈적 추심을 일삼는다.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몰락한 상류층 집 안의 압류딱지 세례는 가난한 집 안의 허름한 냉장고나 전기밭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생활고 때문에 빚을 얻었다가 갚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대부업체는 가차 없이 빨간 딱지를 붙인다. 냉장고에는 냉동실과 냉장실의 가운데에, 전기밥통에는 뚜껑과 본체 사이에 정확히 딱지를 붙인다. 냉장고를 열 수 없도록, 밥을 지을 수 없도록.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야만적 추심의 실체다.
이런 극적인 추심 외에 일상에서의 추심 행위도 교활하기 짝이 없다. 하루 세 번 추심 전화가 허용되는 점을 악용해 정확히 하루에 세 번씩 연락을 한다. 그것도 채무자 본인의 직통번호가 아니라 회사 대표번호로 전화를 건다. 관련 법에는 추심원이 타인에게 채무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어서 추심원들이 채무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는 않지만, 우회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한다. 택시 기사로 일하는 채무자에게서는 택시 번호판을 떼어가기도 한다. 이 또한 불법이 아니다. 이처럼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도 금융회사와 추심회사 들은 온갖 ‘창의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채무자를 압박하고 괴롭힐 수 있다. 강력한 추심에 처한 채무자들의 인권은 사실상 방치되어 있고, 그들이 파산을 선고하거나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빚, 무조건 갚으라는 논리는 정당한가?
이처럼 국민을 빚지게 하고, 그 빚으로 금융은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빚을 못 갚으면 약탈적 추심을 자행하는 한국 사회. 그러한 사회에서 무조건 빚을 갚아야 한다는 논리는 과연 정당한가? “빚은 무덤까지 가서라도 갚아야 한다”는 채무자 모럴 해저드 의식은 우리 인식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하지만 이를 주장하기 전에, 우리는 채권자의 도덕성을 먼저 따져 물어야 한다. 빚은 결국 금융사가 영업이익을 거두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권하고 판매한 금융상품이기 때문이다. 금융은 서민에게 급전을 마련해주기 위해 시혜를 베풀 듯 신용을 공급해준 게 아니다.
대형 대부업체 R사는 “바쁠 땐 택시도 탈 수 있지 뭐”라며 빚을 부추기고, M사는 여자들을 위한 ‘아무도 모르게’라는 콘셉트의 광고로 주부들을 유혹한다. 돈이 곤궁한 서민들의 정서를 치밀하게 연구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대로 된 신용 평가도 없이 대출을 남발한다. 이 같은 위험한 영업으로 금융사들은 매년 수조 원씩 영업이익을 올린다.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공적 자금, 세금으로 다시 일어서면 그만이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돈을 얻어다 쓴 채무자들 중에 많은 사람들은 빚을 갚지 못해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제 채권자 모럴 해저드를 물어야 할 때다. 빚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빚에 대한 우리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빚이 아무리 심각해도 채무 조정을 하는 것은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을 하기에 앞서 빚 내서 집 사고, 빚 내서 소비하라고 선동하는 무책임한 금융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먼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 사회 빚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여기에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빚 문제를 정면 돌파한 시민운동이 있다. 바로 미국의 오큐파이 팀이 시작한 롤링주빌리 프로젝트다.

“당신의 빚이 소각되었습니다”
99퍼센트를 위한, 99퍼센트에 의한 빚 탕감 프로젝트, 롤링주빌리!
미국의 오큐파이 운동은 2012년 시민들의 빚 155억 원을 소각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그 여파로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시민들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렸다. 하지만 월가의 금융자본은 건재했다. 시민들의 세금을 퍼부은 구제금융 덕에 간신히 살아남았음에도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보너스를 챙겼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결집하고 저항하기 시작했다. 오큐파이 팀은 2012년 롤링주빌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약탈적 채무 시스템을 폭로하고 서민들을 괴롭히는 악성 채권을 사들려 소각했다. 파산 제도의 문턱을 낮춰 채무자들이 신속하게 파산 및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와 같은 희망의 연대가 한국에서도 결성되기 시작했다. 은행과 대부업체 간의 부실채권 거래 시장에서 좀비처럼 떠도는 채권들을 매입하거나 기부를 받는 방식으로 채권 소각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저자의 희망살림을 비롯하여 시민사회와 종교단체, 성남시와 서울시 등이 동참하여 1차로 792명의 빚 51억 3,000만 원의 채권을 소각했다. 그리고 개별 채무자에게 “당신의 채권을 우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이 빚을 갚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의 빚은 소각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를 받은 이들은 이제 극단적인 죽음 대신 다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기적의 시작이다. 이와 같은 운동은 ‘주빌리은행’을 통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확장될 것이다.

채무자들에게 기적을 일으키는 희망의 연대를 기록하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개개인이 짊어지고 있는 채무자들의 문제를 철저히 그들의 입장에서 함께 풀어가고자 한다. 채무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빚으로부터 생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한국 사회의 금융이 품고 있는 여러 구조적 문제를 파헤친다. 이에 대해 저자 제윤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아주 상식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채무자 구제 운동에 점점 깊이 빠져든다. 어떤 단단한 신념이나 이론, 이념 같은 것들 때문이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돈 때문에 죽거나 좌절하거나 지옥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 금융권의 수익성 때문에 사람들의 인격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는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생각뿐이다.”
저자는 금융의 문제를 폭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채무자들 빚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책에 추천의 말을 보탠 유종일 KDI 교수는 저자를 두고 “어느 학자나 정치가 못지않게 중요한 경제민주화의 전사”라고 치켜세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저자 제윤경이 일으키고 있는 희망의 연대가 빚의 수렁에 빠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지, 그 생생한 현장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시민단체와 저자 제윤경 씨가 제안해서 만든 서울시 금융복지상담센터를 통해 연간 2,000여 명의 채무자들이 빚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상담센터에 찾아온 시민들이 그렇게 오랜 시간 홀로 빚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니 참으로 안타깝고 이제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입니다.
빚 때문에 동반 자살까지 하는 사람들의 뉴스가 끊이지 않는 지금, 이제 빚은 우리 모두 함께 풀어야 할 사회적 과제입니다. 이 책으로 많은 시민들이 가계 빚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공감과 연대의식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빚은 잘 갚는 것이 중요합니다. 빚을 잘 갚는다는 것은 더 높은 이자의 다른 빚으로 갚거나 삶의 존엄을 포기하며 가혹하게 갚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빌린 돈을 잘 갚는다는 것은 형편에 맞게 잘 조절해서 갚는 것입니다. 성남시는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형성되었던 과도한 빚을 전부 청산하고 재정 건전성 1위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성남시 형편에 맞게 채무를 조정하겠다는 ‘모라토리엄 선언’이 전제되었습니다. 이것은 채무자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빚으로 고통 받는 많은 시민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삶의 존엄을 지키면서 빚을 청산하고 새 출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이재명 (성남시장)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약탈적 대출의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금융회사는 책임을 피하고 서민들은 죽어나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어떻게 ‘국민행복시대’가 ‘서민절망시대’가 되어버렸고, ‘국민행복기금’은 ‘은행행복기금’으로 전락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이 책은 악성 채무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가진 자들이 덮어씌운 ‘도덕적 해이’라는 올가미를 벗어던지고 이젠 빚을 그만 갚으라고 권한다.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채무노예 상황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고리로 급전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복지제도로 구원의 손길을 뻗는 나라다운 나라가 되자고 호소한다.
이 책의 저자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는 오랫동안 약탈적 대출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씨름해온, 시궁창 속의 연꽃 같은 존재다. 어느 학자나 정치가 못지않게 중요한 경제민주화의 전사다. 그는 말한다. “나는 아주 상식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채무자 구제 운동에 점점 깊이 빠져든다. 어떤 단단한 신념이나 이론, 이념 같은 것들 때문이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돈 때문에 죽거나 좌절하거나 지옥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 금융권의 수익성 때문에 사람들의 인격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는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생각뿐이다.” 이 평범한 생각은 사실 현대사회의 역사적 진보를 뒷받침한 위대한 생각이며, 단단하고 정교한 이론과 완전히 부합하는 생각이다. 이 평범한 생각이 천대를 받은 결과가 세월호의 비극이고 메르스 사태의 공포다.
많은 이들이, 특히 빚에 시달리는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나는 제윤경 대표의 외침이 더 멀리 더 크게 들리도록 확성기 역할을 해야겠다.
- 유종일 (KDI 교수)

쓰리고 아픈 상처에 오히려 짠 소금을 뿌려대는 세상이다. 맨몸으로 이 잔인한 금융 환경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에 저자 제윤경 씨가 짜안! 하고 나타나 “빚, 갚지 않아도 돼요!”라고 큰 소리로 외치지 않았다면 절망할 뻔했다. 희망의 씨앗이 될 이야기들이다. 지금부터 꼼꼼하게 희망을 키워보자.
김미화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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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a | 2021.09.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 /저자 제윤경/출판 책담/발매 2015.08.21.     우리의 금융 환경은 미국보다 더 잔인하다. 미국에서는 상환 능력이 안 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약탈적 금융'이라고 비판한다. 못 갚을 줄 알면서 돈을 빌려주는 것은, 다른 식으로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한다. 이러한 비판 의식은 법률에도 반영되어 있다. 주택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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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

/저자 제윤경/출판 책담/발매 2015.08.21.

 

 

우리의 금융 환경은 미국보다 더 잔인하다. 미국에서는 상환 능력이 안 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약탈적 금융'이라고 비판한다. 못 갚을 줄 알면서 돈을 빌려주는 것은, 다른 식으로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한다. 이러한 비판 의식은 법률에도 반영되어 있다. 주택소유및자산보호법Home OwnerShip and Equity Protection Act(HOEPA)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법안은 1994년 미국 주택 담보대출 시장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정된 법안으로, 대출자의 상환 노력을 고려하지 않은 대출을 '약탈적 대출'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저소득층에게 돈을 빌려주는 걸 시혜로 여기고 있지 않은가? 미국이 저소득층에게 돈을 빌려주는 걸 시혜로 여기고 있지 않은가? 미국이 저소득층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약탈로 규정하는 이유는, 금융이 의무와 책임이 강조되는 사적 계약이기 대문이다. 그에 반해 우리는 은행 문턱 낮추는 걸 강조하며 금융과 복지를 혼동한다.

 

 

P254~255

대부 업체는 금융회사로부터 부실채권을 헐값에 매입해 채무자에게 원금은 물론이거니와 연체이자와 법정 비용까지 청구할 권리를 갖게 된다. 가령 100만 원짜리 채권이라면 연체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5퍼센트 전후, 5만 원에 매입한 뒤 원금 100만 원과 더불어 연체 이자 및 법정 비용까지 포함해 극단적으로는 1,000만 원 이상도 받아낼 권리가 생긴다. 금융감독원의 201212월 발표에 따르면 은행과 카드, 캐피털 등 여신전문회사와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가 대부 업체에 대출 채권을 넘겨준 고객이 76만 명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9조 원을 넘는다.

 

 

P268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질병이나 사업 실패 등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변수에서 빚이 시작되거나 심화된다는 점이다. 내담자들의 질병, 사업 실패 이야기는 얼핏 그 사람만의 불행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인 안전 부실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불행이다. 좀 더 선진화된 사회는 개인에게 발생하는 통제불능의 불행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맞추고 있다. 의료와 주거, 교육의 복지망이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이런 문제들로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한 시민이 연체자가 되고 빚에 쫓겨 자살을 선택하도록 방치하지 않는다. 또한 실패사 성공의 중요한 밑천이 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동의가 있기에 사업 실패 이후의 새 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수밖에 없다.

 

 

사실 소득을 묶어놓고 부채를 늘려서 민간 소비를 키우는 경제성장 패턴은 신자유주의의 가장 중요한 성장 메커니즘이었다. 가계 부문은 부채로 소비하려 구매력을 유지하고, 금융 부문은 부채 공급을 위해 다양한 대출 상품을 쏟아내면서 성장 동력을 확대하고 부동산과 자산 시장은 투기를 유도하여 저축을 자산 시장으로 유입시켜 성장세를 이룸으로써 지난 20여 년 동안 신자유주의 시대의 대안정기를 누렸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최종적인 붕괴가 바로 아직도 진행 중인 글로벌 금융위기다.

 

결론적으로 소비자 신용의 증가는 금융회사와 기업에는 크게 이익이 되지만 소비자에게는 상처뿐인 영광이다. 소비자 신용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소비자의 파산 증가로 이어진다. 따라서 소비자 신용의 증가를 통해서 금융회사와 기업이 수익을 얻고 국가 경제가 성장하였다면 그로 인한 부담도 소비자만이 아니라 금융회사, 기업, 사회 전체가 나누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소비자 신용의 증가에 따른 이익을 금융회사, 기업, 국가 모두가 누리면서 그에 따른 손해는 소비자들만 부담하하라고 하는 매우 이상한 논리가 판치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도 없고 노후는 비참해질 것이라 믿게 만들었다. 이자율이 낮아 저축하면 손해지만 빚을 내서 투자하면 그것이 지렛대가 되어 부자가 될 것이란 달콤한 거짓말도 끊임없이 들었다. 현금을 쓰면 손해,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혜택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월급날마다 카드 결제액으로 뭉칫돈이 빠져나가 허탈해졌다. 빚을 갚느라 생활비가 부족해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저 빚을 내서 충당하면 된다고 여겼다. 이자가 점점 생활을 조여 오면서 빚이 폭탄으로 변해 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공포에 길들여져 간다. 오로지 빚을 갚기 위한 노동과 시간에 갇혀 자존감과 이타심을 버리기 시작했고 시민 의식은 실종되었다. 내가 아파트 한 채로 벌어들이는 돈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이 지불하는 비용이라는 것쯤은 굳이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여기게 되었다. 서로를 착취하더라도 그저 돈 벌어 나만 부자가 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제윤경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더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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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빛 권라는 사회 빚 못갚을 권리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M********m | 2020.11.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물밖으로?? #빚권하는사회빚못갚을권리책 제목과 표지에서 거의 책의 모든 내용을 말하고 있다. 왜 빚을 빌린 사람의 의무만 있고 빌려준 자의 책임은 없는가... 가계부채가 어마어마하게 늘어가고 있다는데.. 모두에게 '착한 빚' 만 많아지는 착한 자본주의 세상이 되기를. 빚 때문에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은 가능하면 2,3금융권으로 돌려막지 말아요.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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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밖으로?? #빚권하는사회빚못갚을권리

책 제목과 표지에서 거의 책의 모든 내용을 말하고 있다. 왜 빚을 빌린 사람의 의무만 있고 빌려준 자의 책임은 없는가... 가계부채가 어마어마하게 늘어가고 있다는데.. 모두에게 '착한 빚' 만 많아지는 착한 자본주의 세상이 되기를. 빚 때문에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은 가능하면 2,3금융권으로 돌려막지 말아요.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데요.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질병이나 사업 실패 등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변수에서 빚이 시작되거나 심화된다는 점이다. 내담자들의 질병, 사업 실패 이야기는 얼핏 그 사람만의 불행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인 안전 부실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불행이다. 좀 더 선진화된 사회는 개인에게 발생하는 통제 불능의 불행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의료와 주거, 교육의 복지망이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이런 문제들로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한 시민이 연체자가 되고 빚에 쫓겨 자살을 선택하도록 방치하지 않는다. 또한 실패가 성공의 중요한 밑천이 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동의가 있기에 사업 실패 이후의 새 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수 밖에 없다. ....268p

빚을 갚지 못한다는 것은 도덕적 평가에 기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금융사와 소비자 사이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통해 자연스럽게 결정될 문제다. 금융사의 대출은 공적 시혜가 아니다, 따라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을 도덕적으로 죄를 지은 사람인 양 취급하는 사회는 비정상이다. ...... 건강한 시민이라면 오히려 과잉 대출에 분노해야 한다. 공적 자금으로 기사회생한 많은 은행이 건전한 영업을 하지 않고 또 다시 위험한 영업을 하며 세금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 201p

2012년 오큐파이 팀은 운동 일주년 기념으로 롤링주빌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주빌리'는 일정 기간마다 죄를 사해준다는 의미의 기독교 전통이다. 우리나라 말로 '희년 운동' 이라 번역되는데 부채 탕감과 노예 해방, 토지 반환 등이 롤링주빌리 운동의 주요 내용이다. 오큐파이 팀은 "교육, 의료, 주거 등과 같은 삶의 기본적인 요소 때문에 서민들이 빚을 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롤링주빌리 프로젝트는 약탈적 채무 시스템이 우리의 가정과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폭로하고, 시민들이 그러한 채무 시스템에 빠지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 44,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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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t****s | 2020.01.1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빚은  갚아야하는것.빚을 지고 갚지 않는 것은 도둑. 나쁜 사람.개인의 빚을 왜 나라가 갚아줘야 하는가.갚지못할 빚은 빌린사람의 죄이다.등등. 나도 그리 생각했다. 2019년에 있었던 우리은행 DLF인가 파생상품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준다며 팔았고, 해당 상품의 손해가 80%까지 이어지면서 일반 투자자의 피해가 극심했던 사건이 있었다. 그 사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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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갚아야하는것.

빚을 지고 갚지 않는 것은 도둑. 나쁜 사람.

개인의 빚을 왜 나라가 갚아줘야 하는가.

갚지못할 빚은 빌린사람의 죄이다.

등등.

 

나도 그리 생각했다. 2019년에 있었던 우리은행 DLF인가 파생상품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준다며 팔았고, 해당 상품의 손해가 80%까지 이어지면서 일반 투자자의 피해가 극심했던 사건이 있었다. 그 사태를 놓고, 내가 아는 사람은 산 사람이 잘못이지, 잘 알지도 못하는 상품에 고수익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산 사람의 잘못이지 그것이 어떻게 국가가 해결해 줘야하는 일인가!라는 말을 했다. 끄덕이면서도 불편함이 몰려오는 말이였다.

끄덕이던 나와 불편함이 느껴지는 나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무엇일까.

이 책을 보면서 알았다. 내가 끄덕였던것은 잘못된 학습에서 온 것이였고, 불편함이라는 것은 은행이라는 거대한 금융지주회사의 횡포였던 것이다. 우리는 근데 왜 은행을 탓하진 않는것일까.

그들은 분명히 우리보다 더 전문적이고, 훨씬 더 큰 조직임에 그런 조직에 그들이 당한것이라고 왜 분명히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뭐 그 부분은 그나마 상품에 대한 판매였는데.

 

이 책은 개인의 빚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의 부동산 사태는 나는 현정부의 잘못이라 보지 않는다. 지난 이명박정부부터 무분별하게 풀었던 각종 대출의 효과라고 본다. 그렇다면 대출은 누가 왜 해주는 것일까.

지난 박근혜정부 대출이자가 1%대까지 떨어졌을 때 주위에서 그랬다. 할꺼없어도 미리 땡겨놓으라고, 대출이자가 이렇게 쌀수가 없다고. 이 말은 지금 최대한 빚을 내서 부동산에 투자해야하는 거라고.

 

책은 그런 은행을 비롯단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이야기한다. 빚이 있다. '못'갚는 사람이 있다. 누구의 책임일까? 우리는 '못'갚는 사람의 문제라한다. 대체로. 왜? 그럼 그사람한테 '못'갚을 껄 알면서 빌려준 은행은? 또는 '못'갚을 만큼의 돈을 빌려준 은행은? 그럼 10년이지나 소멸된 채권을 채권추심회사에 팔아넘긴 은행은? 죄가 없는가.

그리고 대체 '추심'이라는 행위는 돈을 갚으라는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죽길 바라는 것인가?

 

책이 현실을 최대한 애둘러서, 이야기한듯했다. 100% 현실은 더 지옥같으리라 본다.

나는 국민행복기금이 채권추심회사가 되어버린 현실이 더 무서웠다.  그리고 여전히 살인적인 고금리에 대하여 국회에서 어떤 행위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이 책은 의도적으로 빚을 갚지 않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최저임금도 못받고, 최저 생계비도 벌지못하는 사람들이 지는 빚에 대해서다. 그리고 10년, 20년 쫒아다니는 추심행위에 대해서도. 금융권이 얼마나 제도권 안에서 사람을 말려죽이는지.

그런 행동들에 대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책이 조금 아쉬운것은 어떻게 해야한다는 저자의 의견이 별로 없다는점.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지? 그럼면 어떻게 바껴야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더 좋았을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제기가 되는 책이 있다는 것이 시작인듯.

 

읽어보시라.

은행은 공기업이 아니라 사기업이다. 금융지주회사라는.

세상 참 비정하구나.

그리고 빚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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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6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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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를 알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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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 | 2021.09.11
평점5점
빚 권하는 사회, 빚 못 갚을 권리를 알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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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 | 2021.09.01
평점5점
빚이라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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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t****s | 202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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