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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그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 양장 ] 정현종 문학 에디션-04이동
리뷰 총점9.2 리뷰 5건 | 판매지수 1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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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88위 | 국내도서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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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5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382g | 120*210*20mm
ISBN13 9788970638805
ISBN10 8970638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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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섬’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별아저씨’ 등의 시편들로
현대인의 영혼을 위로하고, 심금을 울린,
정현종 시인의 그림 같은 시 30여 편과 시인의 그림들

한국현대시를 대표하는 정현종 시인의 등단 50주년에 맞춰 기획된 ‘정현종 문학 에디션’에는 시인이 처음 쓴 릴케, 네루다, 시 감상작품집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릴케 시 여행』,『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네루다 시 여행』,『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로르카 시 여행』을 비롯한 시인의 그림이 있는 시선집『섬』, 산문집『날아라 버스야』가 있다.

시인의 그림이 있는 시선집『섬』은 ‘그림이 있는 포에지’시리즈로 출간되었으나 정현종 시인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하여 ‘정현종 문학 에디션’ 시리즈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 시선집에는 ‘자유로운 언어’로 표현한 34편의 시가 시인이 만년필로 쓴 육필, 직접 그린 그림들과 함께 채워져 있는데, 투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터치와 필치가 독자들에게 너울 깊은 파동을 전한다. 독자들은 시인의 온 생애를 떠받치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들을 통해 ‘자유로운 세상’을 탐미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그림이 있는 포에지
조금 낯설게 말 걸기, 조금 낯설게 다가서기 6

시인의 말 11

섬 17
어떤 적막 19
고통의 축제 1─편지 25
고통의 축제 2 27
벌레들의 눈동자와도 같은 31
방문객 33
행복 39
좋은 풍경 41
갈대꽃 43
이슬 49
안부 53
환합니다 55
헤게모니 57
꽃 시간 1 63
한 꽃송이 65
세상의 나무들 71
나는 별아저씨 73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75
사물의 꿈 1─나무의 꿈 81
교감 83
꽃피는 애인들을 위한 노래 85
잎 하나로 91
그대는 별인가─시인을 위하여 95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97
어디 우산 놓고 오듯 99
견딜 수 없네 105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107
갈증이며 샘물인─J에게 111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115
여자 117
날아라 버스야 119
아침 123
광휘의 속삭임 127
예술의 힘 2─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에서, 변주 131

발문
날자, 행복한 영혼들이여_오생근 (문학평론가, 전 서울대 불문과 교수) 137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이 꽃이라면
예술이 만들어낸 꽃은 바로 시이다!

그는 「고통의 축제 1 - 편지」 안에서 “나는 감금된 말로 편지를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감금될 수 없는 말로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고 고백하였다. “감금될 수 없는 말”이란 그야말로 자유로운 언어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고통의 축제를 통해서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연금술의 언어를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시인은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서서 비상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꿈꾸다가 어느새 모든 “아픈 사람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그의 영혼에서 ‘광휘’를 발견하는 시를 쓰게 된 것이다. 그의 시를 읽으면서 자유의 숨결을 호흡할 수 있고 날아오를 수 있는 비상의 의지를 느끼는 독자는 행복하다. -발문 중에서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섬’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별아저씨’ 등의 시편들로
현대인의 영혼을 위로하고, 심금을 울린,
정현종 시인의 그림 같은 시 30여 편과 시인의 그림들

한국현대시를 대표하는 정현종 시인의 등단 50주년에 맞춰 기획된 ‘정현종 문학 에디션’에는 시인이 처음 쓴 릴케, 네루다, 시 감상작품집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릴케 시 여행』,『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네루다 시 여행』,『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로르카 시 여행』을 비롯한 시인의 그림이 있는 시선집『섬』, 산문집『날아라 버스야』가 있다.
시인의 그림이 있는 시선집『섬』은 ‘그림이 있는 포에지’시리즈로 출간되었으나 정현종 시인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하여 ‘정현종 문학 에디션’ 시리즈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 시선집에는 ‘자유로운 언어’로 표현한 34편의 시가 시인이 만년필로 쓴 육필, 직접 그린 그림들과 함께 채워져 있는데, 투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터치와 필치가 독자들에게 너울 깊은 파동을 전한다. 독자들은 시인의 온 생애를 떠받치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들을 통해 ‘자유로운 세상’을 탐미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로운 ‘덧없음’의 노래

정현종 시인은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줄곧 물질화된 사회 속에서 매몰되어 가는 인간의 순수한 영혼에 대해서 노래하였다.

헤게모니는 꽃이
잡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헤게모니는 저 바람과 햇빛이
흐르는 물이
잡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중략)
검은 피, 초라한 영혼들이여
무엇보다도 헤게모니는
저 덧없음이 잡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우리들의 저 찬란한 덧없음이 잡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헤게모니」 중에서

시인은 세속적인 사람들이 소유하고 싶어 하는 헤게모니라는 것이 초라한 것임을 야유하고, 헤게모니는 오히려 꽃, 바람, 햇빛, 흐르는 물, 숨결, 덧없음이 잡아야 하는 것이라고 능청스럽게 말한다.
시인의 그러한 경향은 생활 곳곳에서 드러난다. 언젠가 김주연 선생이 정현종 시인을 향해 “정 시인은 받침이 없는 두 글자로 된 것들을 좋아하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받침이 없는 두 글자로 된 것’들 중에서 정현종의 시와 관련된, 비교적 알맹이가 있는 단어들은 취기, 거지, 자유 같은 말이었던 것이다. 이 단어들은 물질적 욕망이 지배하는 현실에 구속되지 않으려는 시인의 의지가 나타난다.


실존적 사유로 길어 올린 희망과 자유를 향한 서정시

정현종 시인의 시론은 “시는 앉은 자리가 꽃자리다”이다. 아무리 남루한 현실이나 불행한 상황이라도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 시의 역할이고, 이것이야말로 시가 지닌 진정한 자유의 소산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중에서

고통의 무게가 클수록 오히려 인간의 날아오르려는, 상승의 의지는 클 수 있다는 역설을 보여준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은 정현종 시인의 자유 혹은 자유인의 삶 또한 결국 고통스러운 하강의 시련을 뼈저리게 느낀 후에야 영혼의 상승과 비상의 행위가 수반된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이러한 삶의 의지는 「고통의 축제 2」에서 “무슨 힘이 우리를 살게 하냐구요? / 마음의 잡동사니의 힘!”으로 표현된다. 시인은 근원적으로 마음의 힘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렇게 비상의 힘을 갖게 되면 삶은 행복할 수 있고, 모든 사랑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또한 시인은 변화하고 소멸되는 시간의 법칙에 연연하지 않고,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추억에 잠기는 회한의 탄식 대신 인생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임을 일깨우기 위해 목소리를 돋운다. 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뜨거운 여름 낮 초록이 스치는 나무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흘러내리는 땀줄기에 스치는 바람이 느껴지기도 하고, 별이 총총히 떠 있는 밤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가슴을 두드리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에게, 그리고 시인에게는 자연이 있는 곳이 시(詩)이자, 희망이자, 자유이다. 이 시선집을 읽는 독자들은 정현종 시인과 함께 빛나는 영혼의 ‘광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현종의 시는 개인적인 고통과 시련을 대지의 탄력으로 딛고 난 다음부터 줄곧 아프고 외로운 사람의 영혼 속에 따뜻하게 스며드는 위안의 시를 지향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젊은 날 「고통의 축제 1-편지」 안에서 “나는 감금된 말로 편지를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기서 “나는 감금될 수 없는 말”이란 그야말로 그 어떤 강제적 수단으로도 포획되지 않는 모든 자유로운 언어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동시에 고통의 축제를 통해서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연금술의 언어를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시인은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서서 비상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꿈꾸다가 어느새 모든 “아픈 사람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아픈 영혼에서 혹은 남루하고 비참한 현실에서 ‘광휘’를 발견하는 시를 쓰게 된 것이다. 우리는 그의 시를 읽으면서 위안의 힘을 발견하고, 자유의 숨결을 호흡할 수 있고 날아오를 수 있는 비상의 의지를 느끼게 된다. 아니, 그의 시는 우리를 날아오르게 한다. 날아오르려는 우리의 등 뒤에서 시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모두 날자, 행복한 영혼들이여, 라고.
오생근 (문학평론가, 전 서울대 불문과 교수)

회원리뷰 (5건) 리뷰 총점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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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w*******3 | 2022.01.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저는 이 책 속 시를 읽고 나면 기쁨이 생긴다. 책 뒷 표지의 내용 중 하나에 포함된다.(‘자유의 숨결’)이 “섬”을 알게 된 것은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시청해서 였다.드라마에서 나온 것은 책 “섬”속의 방문객 이란 시인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를 통해 시를 알고 시를 통해 중요한 것을 배운 느낌이 들었다. 시를 통해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감정도 알 것 같다.방문객;
리뷰제목
저는 이 책 속 시를 읽고 나면 기쁨이 생긴다. 책 뒷 표지의 내용 중 하나에 포함된다.(‘자유의 숨결’)
이 “섬”을 알게 된 것은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시청해서 였다.
드라마에서 나온 것은 책 “섬”속의 방문객 이란 시인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를 통해 시를 알고 시를 통해 중요한 것을 배운 느낌이 들었다. 시를 통해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감정도 알 것 같다.
방문객이란 시를 통해 제가 배운 것은 반가움이다. 내가 곧 좋아하게 되는 사람에 대한 반가움인 것 같다.
처음 접하는 소설책 저자처럼 시인의 이름도 처음 접하지만 책속 시인의 소개를 보고 “섬”을 더 좋아하게 된 것은 번역서 하나가 제가 몇년전에 샀던 책 이였다.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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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는 건_014 (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J*y | 2019.02.20 | 추천6 | 댓글8 리뷰제목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p.33작년 여름즈음으로 기억한다. 우연히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그;
리뷰제목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p.33


작년 여름즈음으로 기억한다. 우연히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그것도 전문이 아닌 앞단락만을 접했더랬다. 아는 분이 혹시 이 시를 들어봤냐며 읊어주는 대로 듣고 있다가 마음이 뭉클했던 기억.


내 옆의 사람들을 찬찬히 돌아보며, 누군가를 만나고 서로를 마음이 들이는 일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새삼 느꼈던 시간이었다. 그러다가 시의 전문을 찾아 읽으며, 내 곁에 온 그 마음이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것이라는 단락에, 그 마음을 보듬어 반가이 인사를 건네줘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환영의 인사를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시를 찾기 위해 시집을 펼쳤다가 반가운 시 하나를 발견한다. 아, 이 시도 정현종 시인의 시였구나.

여전히 시를 어려워하는 내게 아는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마음이 인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p.17

댓글 8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파워문화리뷰 정현종 시 두 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오***스 | 2019.01.18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1. 사람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 「섬」     단 두 줄에 불과한 시구로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펼쳐진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섬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바다를 건너지 않으면 이를 수 없는 게 섬이라는 얘기겠지요. 섬;
리뷰제목

1. 사람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 「섬」

 

 

단 두 줄에 불과한 시구로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펼쳐진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섬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바다를 건너지 않으면 이를 수 없는 게 섬이라는 얘기겠지요. 섬을 둘러싼 바다는 물론 사람들의 바다입니다. 사람들은 섬에 가려면 사람들이라는 바다를 건너야 합니다. 사람들이 바다를 이루므로 섬에 이르는 길은 사람들과 이어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없으면 섬에 이를 수 없다는 얘기겠지요. 사람들이 섬을 만들고 사람들이 그 섬으로 가는 길을 엽니다. 시인은 왜 이런 모순으로 사람들이 맺는 관계를 이야기하는 걸까요?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일 자체가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계는 다른 사람(타자라고 해두지요)을 전제로 했을 때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자기와 맺는 관계도 있을 테지만, 관계는 언제나 타자와 맺는 과정으로 나아가기 마련입니다. 이리 보면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장소라고 볼 수 있는 셈이지요.

 

사람들 사이에는 언제나 섬이 있습니다. 섬이 없으면 사람들은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섬이 문제가 아니라 그 섬으로 가는 길이 막혔을 때 문제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사람과 사람은 하나가 될 수 없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만나 관계를 맺습니다. 사람들은 둘이 하나로 맺어지는 게 사랑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단지 비유일 뿐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들은 거리를 유지합니다. 거리가 사라지면 두 사람이 더 가까워질 거라고요? 거리가 사라진다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내 마음이 곧 그 사람의 마음이 된다는 걸까요? 내 마음이 그 사람 마음과 같으면 나와 그 사람 사이에는 거리가 사라지는 건가요? 어떤 경우에도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는 섬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바다를 이루는 한 섬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섬이 있고 사람들이라는 바다가 있다고 말해도 무방하지요. 섬이 사라지면 사람들이 맺는 관계 또한 당연히 사라지는 거라고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시인은 그 섬에 가고 싶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싶다라는 말이 눈에 띄네요. 소망을 표현하는 말이죠. 이 말을 쓰는 순간 시인은 그럴 게 없는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섬에 갈 수 없는 상황에 시인은 빠져 있는 셈입니다. 섬으로 가려면 사람들이 만든 바다를 헤치고 가야 합니다. 사람들을 헤치고 섬을 이르는 길이 과연 만만할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섬으로 가는 길을 막습니다. 수많은 사람 속에는 물론 섬으로 가고 싶은 사람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섬으로 가려는 사람이 섬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습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섬은 사람들 사이에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로 들어서야 섬으로 가는 길이 보입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선언은 그러므로 사람들 사이로 들어서고 싶다는 고백으로 들립니다. 요컨대 시인은 사람들 사이로 들어서지 못하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섬으로 갈 수 있는데, 그 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부터 소외되는 현상은 자본주의 사회를 이야기할 때면 꼭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소외는 낯설게 느끼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낯설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섬으로 가려는 열망을 가슴 가득 품고 있지만, 그 길로 들어설 때면 언제나 낯섦을 느낍니다. 길을 잘못 든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자본주의 사회는 개인과 개인을 경쟁관계로 봅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만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접을 받습니다. 경쟁에서 이긴다는 건 돈과 권력을 쟁취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돈과 권력이 있으면 대우를 받고, 돈과 권력이 없으면 천대를 받아도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돈과 권력이 중심에 자리 잡으니 인간관계 또한 돈과 권력에 따라 움직입니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이 사라지는 거죠. 사람들이 마음으로 상상하는 섬은 실제 현실에서는 부재합니다. 그 섬에 가고 싶은 마음은 이리 보면 부재하는 대상을 향한 하염없는 열망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정현종은 짧은 시구에 사람으로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관계를 새겨 넣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맺는 관계를 생명 전체로 확장해도 상관없습니다. 그가 상상하는 섬은 수많은 사람들이 맺는 관계로 만들어집니다. 사람들을 거치지 않으면 섬으로 갈 수 없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섬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섬이 없으면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섬은 돌려 말하면 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라는 말로 시인은 이 틈을 말하고 있습니다. 틈을 이라는 말로 바꿔도 좋습니다. 섬과 틈과 곁이라는 언어는 사람들의 관계는 결코 완전할 수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틈이 있어야 곁을 내줄 수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틈이 없으면 곁 또한 내줄 수 없습니다.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으로 가기 위해 사람들에게 곁을 내어줍니다. 타자들이 들어올 틈을 기꺼이 내보이는 것이지요. 사람들 사이에 있는 섬에 가고 싶은가요? 그러면 사람들에게 틈을 보이세요. 곁으로 다가들 수 있는 틈을 보여야 섬으로 난 길이 비로소 보일 겁니다.

 

    

2. 환대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낼 수 있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정현종, 「방문객」

 

 

사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날까? 스쳐가는 만남도 있을 것이고, 가슴 아픈 만남도 있을 것이다. 스쳐가는 만남이라고 의미가 없고, 가슴 아픈 만남이라고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만나는 건, 시인의 말대로라면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기 때문이다. 내게로 오는 사람은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온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만남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가? 그 사람만 이러는 게 아니다. 나 또한 내가 살아온(사는/살아갈)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끌어안고 그를 맞이해야 한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관계를 얼마나 맺게 될까?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사물들이 맺는 관계로 변질된 지 오래다. 자본주의 사회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못하게 한다. 무한 경쟁이 중시되는 사회가 아닌가? 무한 경쟁에서 이기려면 상대를 밟고 넘어서야 한다.

 

무한 경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방문객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방문객은 낯선 존재이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일수록 방문객을 문 밖으로 내치는 경우가 많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신화에서는 방문객을 내친 주인을 벌하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돌려 말하면 예나 지금이나 방문객을 홀대했다는 것을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자본주의는 이익이 되는 방문객은 손님으로 받아들이지만, 이익이 되지 않는 방문객은 문 안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본주의를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자본주의를 사는 사람들은 현재를 중시한다. 그 사람이 살아온 과거나, 그 사람이 살아갈 미래는 언제나 현재를 통해 판단된다. 현재에 충실한 관계를 맺으므로 도시인들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늘 외롭다. 오늘이 지나면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고정된 현재는 없지 않은가? 현재라고 말하는 순간 과거와 미래가 도래하는 것처럼 말이다.

 

현대인은 그래서 자기애에 쉽게 빠지는지도 모른다. 시냇물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한 나르시스처럼 현대인은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에 빠져 있다. 자기 얼굴을 사랑한 나르시스는 주변에 있는 타자(여기서는 요정)들을 무시한다. 정확히 말하면 타자들이 들어올 길을 스스로 막아버린다. 타자들이 들어올 길만 막는 게 아니라, 타자들에게로 나아갈 길 또한 스스로 막아버린다. 그리고는 자기 얼굴을 들여다보며 만족한다. 거울이미지를 실재로 느끼며 하염없이 자기 얼굴을 쓰다듬는 나르시스를 떠올려 보라. 나르시스를 닮은 현대인들에게 방문객은 한밤에 나타나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유령과 다르지 않다. 유령은 저쪽 세상에 사는 존재이다. 저쪽 세상에 살아야 할 존재가 경계를 허물고 이쪽 세상으로 온다. 거울에 갇힌 존재가 경계를 뚫고 거울 밖으로 나오는 격이라고나 할까?

 

시인은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을 이야기한다. 부서지기 쉬운 마음은 쉽게 말하면 타자를 헤아리는 마음이다. 자기 얼굴만 들여다보는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이런 마음이 있지 않다. 나르시스는 타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타자를 인정하는 순간 거울 속에 비친 자기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기이미지에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마음속에 다른 사람들이 머물 자리를 마련하지 않는다. 온몸을 가시로 두른 가시나무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가시에 찔린 사람들이 피를 흘려도 나르시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는 부서지기 쉬운마음이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와만 관계를 맺은 나르시스들이 지금 이 세계를 떠돌고 있다. 그들은 사랑을 해도 경계를 허물지 않는다. 경계를 허물면 상처 받을 수 있는 마음이 된다는 걸 그들은 잘 알고 있다. 부서지기 쉬운 마음이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그는 셈이다.

 

시인은 부서지는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 바람의 이미지에 주목한다. 부서지는, 혹은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속으로 바람이 밀려들어온다. 나갈 길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바람은 서슴없이 길을 낸다. 숨이 흘러나가는 길이기도 하고, 숨이 흘러들어오는 길이기도 하다. 시인은 바람이 내는 이 숨길을 환대라는 시어로 표현한다. 환대는 상대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오는 사람을 환대하려면 바람처럼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한다. 사막을 떠도는 사람들을 유목민들이 기꺼이 맞이하는 마음에서 환대라는 개념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유목민들의 환대가 없으면 떠돌이(방문객)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무한 경쟁에 익숙한 현대인은 도시라는 사막에서 타자를 환대하는 마음을 잃고 있다. 환대를 잃은 세계는 온통 가시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다. 서로가 서로를 가시로 찔러서 피가 흐르는 세계를 상상해 보라. 시인은 이 시에서 방문객의 부서지기 쉬운 마음을 헤아리는 바람에 시선을 집중한다. 방문객은 나일 수도 있고, 너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의 방문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환대는 그러므로 모든 사람을 향한 환대로 나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한정된 환대를 진정한 환대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환대가 아니라 차별이다. 환대라는 말에는 그래서 무조건이라는 말이 늘 붙는다. =고향을 떠나면 누구나 방문객이 된다.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사람 치고 고향에 머무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지금 우리는 환대가 너무나도 필요한 사회를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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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드라마 속의 시를 갖고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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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3 | 202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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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붓글씨 작품으로 정현종시인님의 시를 많이 쓰셔서 찾아보게 되었는데 육필과 그림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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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 | 202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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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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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미**다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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