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06년 07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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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8쪽 | 691g | 148*210*30mm |
ISBN13 | 9788932431123 |
ISBN10 | 8932431124 |
출간일 | 2006년 07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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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8쪽 | 691g | 148*210*30mm |
ISBN13 | 9788932431123 |
ISBN10 | 8932431124 |
‘결정적 순간’의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예리한 시선으로 20세기의 격변의 현장과 인간의 삶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진에 담았고, 자코메티, 사르트르, 카뮈, 간디 등 20세기를 주름잡은 주요 인사들의 초상사진을 통해 그들의 내면을 증언했으며, 무엇보다도 20세기를 대표하는 수많은 걸작 사진작품들을 남겼다. 이 전기는 저자인 피에르 아술린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생전에 나눴던 5년간에 걸친 대화뿐 아니라, 그와 전화, 편지, 엽서, 또는 팩스를 통해서 주고받은 내용을 토대로 완성한 책이다. 카르티에 브레송의 증언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저자는, 그의 지나치리만큼 엄격한 사진미학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듯 보이는 그의 괴팍하고도 당돌한 성격, 20세기의 아이콘으로 남아 있는 사진들을 촬영하던 당시의 정황 등을 섬세한 필치로 담담하게 묘사해낼 수 있었다. 우리는 잘 찍은 사진을 보듯이, 이 책을 통해 두 감수성이 어떻게 만났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전기는 지난 세기의 위대한 시선에 바치는 대서사시이다. 이 책의 프랑스어판 원서는 1999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생존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저자는 2004년 카르티에 브레송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죽음과 사후 평가 등의 내용을 담은 '후기'를 집필했고, 이것은 한국어판에 수록되어 있다. |
옮긴이의 말 영웅과 친구가 될 때 1. 실 공장 집 아들, 1908~1927 2. 결정적 순간들, 1927~1931 3. 도구를 찾아 나선 예술가, 1932~1935 4. 이전 세계의 종말, 1936~1939 5. 국적: 탈주자, 1939~1946 6. 뉴욕에서 뉴델리까지, 1946~1950 7. 세계가 그의 스튜디오이다, 1950~1970 8. 또 다른 삶을 향해서, 1970~ 후기―세기의 눈이 세기와 더불어 눈을 감다 출처와 참고자료 감사의 말 찾아보기 |
누구나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요즘 사진기는 비록 셔터를 누르는 사진가가 누구이건 간에 자동보정술로 멋진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게 설계 돼 있다. 이러한 자동 카메라가 보급됨으로써 예술 사진과 일반 사진의 차이를 구분짓는 것도 무의미하게 됐다. 카메라 동호회의 회원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면 입이 벌어진다. 그들은 고급 카메라와 그래픽 사진 보정 프로그램의 힘을 보태 감탄이 나올만큼 멋진 사진을 만들어낸다. 다른 어떤 예술분야보다 사진 예술가의 입지가 흔들리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20세기 초는 달랐다. 당시 독일에서 라이카라는 현대식 소형 사진기가 생산된 후 그걸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일부 부유한 계층이었다. 더불어 사진찍는 행위를 예술의 영역으로 편입시킨 사람들도 바로 그들이었다. 회화 예술의 기득권에 밀려 한동안 사진이 예술의 영역에서 무시받은적이 있었다. 허나, 앙리 카리티에 브레송같은 사진가들의 힘을 빌어 사진은 20세기 중반 예술의 한 분파로 성장한다. 브레송은 본래 회화 예술가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실공장집 아들로 태어나, 부족한 것 없이 자라난 그는 대학진학에 실패했다는 특이한 경력을 제외하곤 부유층 자제로서 예술을 직업 아니면 평생에 전념해야할 하나의 목표로 설정한다. 그가 우여곡절 끝에 선택한 직업은 라이카를 구입한 이래로 사진 예술가의 길이다. 그건 당시엔 몹시도 용기 있는 일이었다. 초기의 어려움을 견디어 낸 것을 제외하곤 그가 선택한 사진 분야는 당시엔 신생의 예술 영역이었다. 남부러울게 없는 부르주아 집안의 자손이 집안의 넉넉한 지원을 발판삼아 예술가로서 대성할 영역을 찾는 일은 당시엔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브레송이 예술가를 목표로 둔 것은 20세기 초 프랑스라는 부르주아 사회에선 그닥 특별할 일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만이 가치가 있다. 바로 이 순간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삶은, 조금 후면 벌써 지나간 과거가 되어버린다. 바로 이 점이 그의 라이카가 일깨워주는 진리이다." 21쪽
젊은 시절 브레송은 예술가로서 자가발전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멕시코로 방랑의 길에 들어선다. 여행을 통해 시야를 넓힌 그였지만 평생 전념해서 사진분야에 열정을 쏟아야만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 애송이 예술가 지망생에 불과했다. 그에게 인생과 예술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뒤바뀌게 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2차 세계대전의 발발이다. 군입대와 전쟁포로 생활, 그리고 수용소 탈주, 지인들의 죽음 등을 목격한 애송이 예술가는 인생철학을 부여잡는다.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그는 결심하기에 이른다. 브레송은 20세기 주요한 예술가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의 렌즈를 비켜간 유명 예술가는 그리 많지 않다. 그 가운데 작가 알베르 카뮈의 사진은 오래전 내가 만난 브레송의 가장 친숙한 사진이다. 담배를 물고 코트깃을 올린 카뮈의 초상은 인상적이다. 단순히 외양적인 부분만을 담지 않고, 조작이나 연출된 느낌이 일지 않는 사진들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인물초상에서 이러한 느낌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는 인물사진을 찍을 때 상대가 카메라를 의식하는 순간에는 절대로 셔터를 누르지 않았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외양 뿐 아니라, 진실된 내면까지 포착하려 했기에 기회가 오지 않으면 셔터를 누르는 일을 삼갔다. 라이카를 통해서 세상과 인생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전념했다. 어느 인터뷰를 통해 브레송은 이 세상에서 모든 순간은 결정적이란 명언을 남긴다.
"나는 이 사진을 보면서, 사진이란 순간을 영원히 고정시키는 일이란 사실을 대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이것은 나에게 유일하게 영향을 주었던 사진이다. 거기엔 강렬함과 솔직함, 삶의 환희, 경이가 담겨 있어서 오늘날까지도 눈이 부실 정도이다. 형식의 완벽함, 삶의 의미, 남다른 전율감.... 나는 어떻게 이런 사진을 기계로 찍을 수 있었을까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누가 내 엉덩이를 세게 걷어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뭘 하고 있어, 이 게으름뱅이!'" 111쪽
20세기 중요한 순간마다, 그 결정적 순간들마다, 브레송은 사진가로 입회했다. 전세계를 자신의 스튜디오로 생각하고 작업했던 그의 역량은 놀랍다. 그는 시대의 결정적 순간들을 포착하기 위해 한 세기를 동분서주한 사진작가였다. 그는 언제나 카메라와 사진 뒤에 숨었고 대중적인 인기에 영합하려들지 않았다. 세상 사람들이 이름붙인 어떠한 예술분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것은 동료이자 선배이기도 한 사진가, 로버트 카파의 조언을 따른 덕분이다. 일찍이 로버트 카파는 생전에 그에게 세상 사람들이 붙이는 딱지를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일순간 기분은 좋겠지만, 그것이 예술가를 속박하는 독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브레송은 카파의 조언을 잘 받아들였고, 그는 일평생 어느 정치적 주의에도 포섭되지 않았고 어떤 장르에도 자신의 사진을 가두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정치적으론 무정부주의자였다. 안쪽 호주머니에 비닐에 싼 라이카 사진기를 담고 다닌 것으로 사진가로서의 임무를 잃지 않았다. 그러한 그의 노고 덕분에 오늘 우리는 20세기의 흘러간 시간들을 영원속에 가두워두고 내내 꺼내볼 수 있게 된 게다.
브레송이 들고 다니던 그 조그만 라이카를 보면서,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기 위해선 장비가 아닌 그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함을 깨닫는다. 예술이란 모름지기 우리가 사는 세상에 다른 시선을 두는 일이다. 그것은 이 세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자 해석이다. 마음을 비우고 사람을 보며, 세상을 보자. 좋은 사진은 그때서야 찍을 수 있다. 멋진 사진을 찍고자 한다면, 세상을 보는 내 눈과 마음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 괜한 장비탓은 그만하고 말이다. 브레송의 소박한 라이카가 내게 주는 교훈이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피에르 아술리
요즘 공원에 운동하러 가면,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을 본다. 한 사람은 길가 옆에 활짝 핀꽃을 촬영하고 있으며, 다른 이는 아이들이 분수대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다. 이제는 사진 촬영의 모습이 예전에 비해 낯설지가 않다. 아마도 아날로그 시절의 필름 카메라 보다 디지털 카메라가 촬영하기 쉽고, 보정하기도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촬영이 점점 편리해 지면서, 사람들은 카메라를 자주 사용한다. 그로 인해 예전에 비해 사진의 수는 폭발적으로 많아 졌지만, 정작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진짜 예술 사진은 접하기가 쉽지 않다. 즉 다들 카메라를 다루지만, 예술로써 사진 작가는 없다.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이미지는 없다 라는 말이다. 내 마음, 내 정신을 적시는 사진은 없다.
이런 원인(평범한 사진이 증가한 현상)은 사진에 대해서 한 쪽면 만을 보는 것이 아닐까? 즉, 사진은 리얼리티를 추구함으로써, 내가 보는 즉시 느낌이 오면 바로 찍어야 해. 또는 사진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사진만 찍어야해 등 말이다. 이런 생각이 오늘날의 이미지의 홍수를 조성하고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봤다.
이번에 소개할 사람은 프랑스가 나은 위대한 사진작가이면서 매그넘의 창립멤버인 앙리 카르티네 브레송 이다. 앙리 카르티네 브레송은 사진을 예술의 경지로 올린 사람으로서, 현대 사진예술에 한 획을 그은 사람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철학을 가장 나타내는 부분은 <결정적 순간>의 서문으로써, 그 일부를 발췌 했다.
“르포르타주란 문제를 표현하고 사건이나 인상을 고정할 목적으로 머리와 눈, 그리고 마음이 동시에 점진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나에게 사진이란, 일 초도 안 되는 찰나에 대상의 의미와 또 이 대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형태들의 엄청난 조직을 동시에 인정하는 행위를 뜻한다.[***] 주제란 사실들을 그저 집적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실들 그 차제는 아무런 중요성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사실들 중에서 선택하는 일이고, 사실의 진면목을 심오한 현실과의 연관성 속에서 포착하는 일이다. 사진에서는 아주 작은 대상도 커다란 주제가 될 수 있고, 사소한 인간적 디테일도 라이트모티푸가 돌 수 있다***.”
사진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들 중에서 선택을 하고 사실의 진면목을 심오한 현실과의 연관 속에서 포착하는 것이라고 브레송은 말한다.
이 문장을 보면서, 나는 사진촬영이 활쏘기와 비슷하다 라고 생각을 했다. 활쏘기를 할 때, 적절하게 활시위를 당기고, 목표물에 방향을 맞춘 다음, 호흡을 가다듬고, 어느 정도 완벽한 찰나의 순간에 활시위를 놓아야 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사진 촬영을 할 때, 진실이라고 눈 앞에 보여지는 현실에서 중요한 사실을 포착하기 위해서 주변을 관찰해야 하며, 피사체들의 움직임이 주제와 같아 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되었을 때, “찰깍” 찍으면 된다.
나도 언젠가 카르티에 브레송 같은 사진 한 장 촬영했으면 한다.
세월은 어김없이 흘러서, 오직 우리의 죽음만이 붙잡을 수 있을 따름이다. 사진은 영원을 밝혀준 바로 그 순간을 영원히 포획하는 단두대이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의 구도자라는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을 만큼....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순간을 포착해낸 브레송...
2005년 국내에서 열린 전시회 도중 타계하셨더랬지요.
전시회에 갔다가 떨리는 필체로 서명된 브레송의 사진을 보면서 맘이 짜안했습니다.
전시회에서 강의도 들었는데요...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같은 작품을 500번은 봐야한다고 사진학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아직 500번은 못봤지만...틈틈히 꾸준히 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