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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06 제4회 올해의 책 후보도서
핑퐁 PingPong

핑퐁 PingPong

박민규 | 창비 | 2006년 09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6 리뷰 58건 | 판매지수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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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7쪽 | 442g | 145*210*20mm
ISBN13 9788936433550
ISBN10 893643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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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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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수의 패거리는 모두 다섯이다. 어중이떠중이를 합치면 수십명은 되겠지만, 이 다섯이 패거리의 중심이다. 실은 오래전 국가의 모 기관에서 개와 인간을 결합, 인간의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실험을 했다. 무슨 SF도 아니고 그런 실험이 성공할 리 없었다. 연구기관은 문을 닫고, 남은 건 결국 개와 인간의 잡종아기들이었다. 실패작들은 여기저기 싼값으로 팔려나갔다. 그런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채, 그에 걸맞은 바보 부모들이 이 잡종들을 옹야옹야 길러왔다-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더러운 놈들이다.

여자애들은 그보다 더하다. 원래 1910년에서 1920년 사이에 태어난 분들인데, 어째어째 한 세기가량을 매춘에 몸바쳐 일한지라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든살이 되던 순간 전재산을 쾌척, 온몸의 주름을 팽팽히 당기는-보지의 주름까지-팽팽히 당기는 초하이테크 전신성형을 받고 빈털터리 열다섯살 행세를 하고 있다-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걸레들이었다.
--- p.20
탁구 칠래?

모아이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야, 못! 이라고 부르지 않아 반응이 늦긴 했으나,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없이, 우리는 탁구를 쳤다. 정식으로 탁구를 배운 적은 없지만, 대충 어떤 식으로 넘기고 받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핑. 퐁. 핑. 퐁. 핑. 퐁. 이상하리만치 상쾌한 소리가 났고, 이상하리만치 경쾌한 기분이었다. 땀이 났다. 맞은 자리의 통증 같은 것이 땀과 함께 밖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탁구를 치게 되었다.

휴우, 땀을 닦으며 다시 소파에 앉았을 때는 결리던 어깨와 허리가 시원하게 나은 느낌이었다. 저기, 말이야... 그때 일... 그거 미안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솟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억지로 삼켰던 탁구공 같은 것이 입 밖으로 나와 통 통 통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네 잘못이 아니잖아. 공을 주워 돌려주는 느낌으로 모아이가 얘기했다. 그 공을, 나는 말없이 받았다. 작지만 희고, 눈부신 공이었다.
--- p.2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박민규의 소설은 우선 재미있게 읽지만 그 ‘재미’의 성격이 간단치 않다. 새로운 감각과 재치 넘치는 표현, 기발한 착상 등 여러 신예작가들이 공유하는 미덕 외에도 언어예술의 온갖 가능성을 총동원하는 드문 능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장편소설에서 특히 그러한데 핑퐁도 예외가 아니다. 손에 들면 단숨에 읽히지만 책을 놓았다가 다시 잡을 때면 이것이 줄거리로만 연결된 작품도 아니려니와 줄거리를 떠나 입심으로만 끌고 가는 소설도 아님을 실감하곤 한다. ― 백낙청(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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