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6년 10월 31일 |
---|---|
쪽수, 무게, 크기 | 461쪽 | 554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81441968 |
ISBN10 | 8981441960 |
발행일 | 2006년 10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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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1쪽 | 554g | 크기확인중 |
ISBN13 | 9788981441968 |
ISBN10 | 8981441960 |
도서관의 장점은 오래된 책도 있다는 것이다. 습관이란 참 무섭다. 몽실북클럽의 미야베 미유키 책읽기를 시작하면서 집에 있는 책은 재독을, 없는 책은 도서관에서 대여해다 읽는 것으로 미미여사의 책을 즐겨읽게 되었다. 처음 읽을때와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읽을때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처음 놓쳤던 부분을 다시 읽었을때 찾게 되는 기쁨도 있다. 임무 중 사고로 다쳐 휴직 중인 형사 혼마 슌스케에게 처가 쪽 친척 구리자카 가즈야(은행원)에게서 실종된 약혼녀 세키네 쇼코를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형사이기에 일처리가 더 쉬울 것이라 생각했던 게지. 결혼식 직전 여자가 변심해서 사라진 것은 아닐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여자를 양파와 비유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있다. 까도 까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양파, 여자가 그렇다는 말이다. 물론 모든 여자가 그렇지 않겠지만 책속의 '세키네 쇼코'에게는 알맞는 비유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여자를 위해 신용카드를 만들어 주려 했던 구리자카 가즈야는 친구로부터 이해못할 말을 듣게 된다. 은행 계열과 신용판매회사 계열 양쪽 다 세키네 쇼코라는 이름이 블랙리스트로 올라 있어 신용카드 만드는 것이 불가하다는 말, 신용카드를 만들어 본적도 없다는 여자에게 신용불량이라니 누가 혹 그녀의 신분을 도용해서 카드를 만들었고 체불했던 것은 아닐런지.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본인은 알게 되는 것 아닌가?
세키네 쇼코는 왜 사라진 것일까? 아니 실종 자체가 자의에 의한 것인지 타인에 의한 강제인지부터 확인해야겠지. 가즈야가 혼마를 찾아온 것도 바로 그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함이 강해 보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기 위함일까? 아니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함일까? 둘 모두 관계없지만 이왕이면 좋은 쪽이었으면 싶다. 혼마 슌스케는 의뢰인이 포기한 사건을 끝까지 파헤쳐간다. 그 과정에서 그가 만난 것은?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진짜는 아니다. - 자살하기 전에, 사람을 죽이기 전에, 도망가기 전에 파산이란 수단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p.340) 돈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 걱정을 하고 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난 행복한 편이다.
'신조 쿄코, 자네도 이젠 지쳤겠지. 나 역시 몹시 지쳐서 기력이 딸린다네. 이제 여기서 그만 멈추는 것이 어떨까. 자네 역시 영원히 도망 다닐 순 없지 않은가.' (p.384~5) 실종된 여자를 찾아다니다 그녀에게 정이 들어 버린 것일까? 혼마 슌스케는 그녀를 잡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도 없다. 그저 그녀의 실물을 직접 대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고 할까나. 화차火車는 생전에 악행을 한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옮기는 불수레를 말한다. 미야베 미유키 여사가 제목을《화차》라고 붙인 이유도 그런 의미에서 일까? 500페이지에 가까운 두툼한 책이지만 읽는데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읽어갈수록 줄어드는 페이지가 안타가웠다. 다음 읽을 책은?
미야베 미유키...(2010년 )
아직 나는 그녀의 작품을 그다지 많이 읽지 않아서인지 한번도 그녀 작품에 실망한 적이 없었다.
낙원, 모방범, 이유, 그리고 이번에 만난 '화차'...
매번 사회적이면서 객관적인 르포 같은 그녀의 글은.... 냉정하리만치 감정적이지 않아서 좋은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우연히 할인 코너 책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이름만 보고 구매해두었던 책인데...
더운 여름날.. 그녀 책 치고.. 짧은 듯 하여 생각없이 들어 읽게 되었다.
약혼녀가 사라졌다며 찾아온 친척... 휴직 중 형사인 혼마는 단순하게 생각하여 찾아주기로 한다. 근데 그녀... 세키네 쇼고...는 조사해볼수록 이상하다. 약혼녀라는 실체는 세키네 쇼고와 전혀 다른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럼, 그녀는 누구이고 왜 그녀는 그런 삶을 살아야했던가...그리고 세키네 쇼고는 어떻게 된 것인가...
그녀들을 조사하면서... 신용불량... 어떻게 신용사회에서 사람들이 몰락하며, 그 몰락이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사람을 변화 시킬수 있는지... 에 대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전쯤에 쓰여졌다는 이 글이 어쩜 이렇게 지금의 우리 현실과 비슷한 점이 많은지 또 한번 깜짝 놀래켰다. 우리나라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고 영화가 제법 인구의 회자되었던 것도 같은데... 나는 주인공이 너무 안 어울려서 깜짝 놀랐다. (내가 생각하는 여주인공은 좀더 청순하고 이쁜 여인을 떠올렸거든... 너무나 안 그럴것 같은 ... 청초한 여인~!)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나 지금의 사회현실에 잘 맞아 떨어져서 놀랬고... 신용사회의 무서운 모습이 많이 느껴져 진짜 그 어떤 신용교육에 관한 교과서보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애들과 함께 영화를 볼까도 생각했지만... 소문에... 영화는 그런 부분이 많이 없다고 해서 조금 아쉽다.
아무튼... 미야베 미유키... 의 필력은 놀라울 뿐.
*영화나 원작을 안 본 분들을 위해 스포가 될만한 부분은 하얀색 글씨로 썼습니다.
|다들 좋아하던 해리포터 영화가 재미없었던 이유
영화 원작 작품을 이미 영화를 보고 보면, 이미 내용을 다 알기 때문에 원래 재미가 떨어진다. 최근에 봤던 스트로베리나이트도 그랬다. 그런데 화차를 읽고나니 영화도 원작도 모두 훌륭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는 이선균이 중점적으로 나왔던 부분이 원작에서는 가즈야인데, 소설에서는 영 활약을 하지 못한다. 대신 형사 혼마와 그의 남자 가정부 이자카, 아들 토오루, 동료 이카리, 희생자인 쇼코의 소꿉친구가 활약한다. 영화로 한 번 봤을 때는 중간중간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이 원작을 보니 차분하게 정리가 된다. 결말이 다른 것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좋았다. 영화에서 김민희가 나비를 좋아한다는 설정은 덧붙여진것인데 나중에 영화에서자살을 하기 때문에 나온 설정인 듯 하다. 또 영화에서는 임신/유산설 도 있었던 듯 한데, 원작에서는 유산때문에 입원한 게 아니라 차후 희생자의 피붙이를 제거하기 위해 방화를 저질러 입원한 것으로 나온다. /
마지막으로 영화를 먼저 봤기 때문에 중간중간 혼마가 그녀의 자취를 더듬으며 그녀의 눈으로 봤던 풍경을 떠올리는 부분은, 자연스럽게 영상처럼 떠올릴 수 있어 오히려 더 득이었다.
|미야베 미유키 별로야. 역시 난 마이너인가봐 ㅠㅠ 했지만
크로스 파이어를 읽고 미야베는 내 취향이 아니다 싶었다.(재미있고 쉽게 읽히고 자극적이기만 해서ㅋㅋㅋㅋㅋ재밌으면 됐지 써놓고 보니 까다롭다 ㅠㅠ) 이 화차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평범한 사람이 다중채무자가 되어 개인 파산에 이르기까지, 허물을 벗는 뱀과 닮아가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영화도 원작도 최고
원작도 좋지만 영화의 토막살인 씬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장면이야말로 올해 봤던 영화 장면들 중 최고였다. 누구도 처음부터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일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의 한국 공포/스릴러 영화가 살인범을 사이코/소시오패스라고 쉽게 표현하며 얼마나 잔인하게 범죄를 저지르는지 묘사하는데 급급한 반면, 영화 화차에서는 우리 자신조차도 당장.역겨움을 참아가면서, 눈물에 범벅이 되면서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 또 그렇게 우리를 몰고가는 사회구조에 대해 보여준다.
|기억에 남는 문장
어느 정도의 독립심과 야망이 있는 여자한테 남자가 "그래! 너의 그 예쁜 머리로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갖고 고민할 필요는 없어. 그런 일은 다 나한테 맡기고 넌 손톱이나 다듬고 있어"라고 말한다면 참을 수 없이 화가 나지 않겠나?
P.162
조용히 달리는 기관차를 서서히 한없는 낭떠러지로 인도해 가는 작은 전동기. 하나,또 하나, 소리도 내지 않고 교체되면서 진로를 바꿔 간다. 다중채무를 짊어진 사람도 자신을 움직인 전동기가 무엇이었는지, 그게 어디서 온 것인지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P.187
이렇게, 죽은 자는 산 자의 내면에 흔적을 남기고 간다.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벗어 던진 윗도리에 체온이 남아 있는 것처럼, 머리빗 사이에 머리카락이 끼어 있는 것처럼 어딘가에 무언가가 남아 있다.
P.189
"언젠가 남편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뱀이 왜 껍질을 벗으려는지 알고 계세요?"
"열심히 몇번이고 허물을 벗은 동안 언젠가는 다리가 나올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래요.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하면서요."
"별 상관도 없는데 말이죠. 다리같은게 있든 없든 뱀은 뱀인데."
후미에는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뱀의 생각은 다른가 봐요. 다리가 있는게 좋다. 다리가 있는 쪽이 행복하다고요."
P.310
* 덧) 영화에서도 이선균 짜증났는데 원래 가즈야가 그런 놈이었더군. 그나마 이선균은 직접 열심히 찾아다니니 멋진 편이지. 마지막도 봐 얼마나 멋져. 그리고 악몽에 시달리던 김민희를 다독이며 자는 부분도 참 좋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