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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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쪽수확인중 | 516g | 128*190*32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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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쪽수확인중 | 516g | 128*190*32mm |
이 상품은 YES24에서 구성한 상품입니다.(낱개 반품 불가). [도서] 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 <사노 요코> 저/<이지수> 역 | 마음산책 시한부 삶을 안 뒤 더욱 명랑해진 일상 『100만 번 산 고양이』 작가 사노 요코의 ‘음울’하면서 ‘통쾌’한 일기 전 세계에서 4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를 남편으로 두었던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는 2003년부터 2008년,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 기록이다. 간결하고 독특한 문체가 시원시원한, 한 편의 소설 같은 예술가의 내밀한 삶을 읽는다. 아무래도 범상치 않은 독거 작가 ‘까칠한 언니’의 일상을 살펴본다. [도서] 죽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죽음 철학 | <사노 요코> 저/<이지수> 역 | 마음산책 암 재발 이후 새롭게 마주한 삶 『사는 게 뭐라고』 작가의 외침 “훌륭하게 죽고 싶다” 『100만 번 산 고양이』 『사는 게 뭐라고』의 작가 사노 요코. 삶에 관한 시크함을 보여준 그녀가 암 재발 이후 세상을 뜨기 두 해 전까지의 기록을 남겼다. 『죽는 게 뭐라고』는 사노 요코가 “돈과 목숨을 아끼지 말거라”라는 신념을 지키며 죽음을 당연한 수순이자 삶의 일부로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이루는 산문들과 대담, 작가 세키카와 나쓰오의 회고록에도 이러한 태도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노 요코는 시종일관 “죽는 건 아무렇지도 않다”라고 초연한 목소리로 말한다. |
나는 그런 사람인 것이다 요리에는 기세라는 게 있다 아무래도 좋은 일 아, 일 안 하고 싶다 세계에서 가장 성격 나쁜 인간 특별한 건 필요 없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괜찮을까, 돈도 드는데 살아 있는 인간의 생활은 고되다 최후의 여자 사무라이 요코가 또 저런다 정말로 터무니없는 녀석 누구냐! 늙은이의 보고서 생활의 발견 해설 사카이 준코 옮긴이의 말 |
죽는 게 뭐라고 11 돈과 목숨을 아끼지 말거라 28 비겁함이 가장 나쁘다 40 끊임없는 불꽃놀이 53 성격이 나쁜 사람은 자기 성격이 나쁘다는 사실을 모른다 64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77 내가 죽고 내 세계가 죽어도 소란 피우지 말길 내가 몰랐던 것들 122 아파서 죽습니다 131 호기심이란 천박하다 144 거기에는 누구의 이름도 붙어 있지 않았다 158 내년에 피는 벚꽃 168 모두들 일정한 방향을 향해 미끄러져 가는 듯 179 사노 요코 씨에 대하여 197 옮긴이의 말 |
예로부터 내려오는 3대 거짓말이 있습니다. 1. 노인이 ‘죽어야지!’하는 말, 2. 처녀가 ‘시집 안간다!’라고 하는 말, 3.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사실 초연하게 죽음을 맞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죽을 때가 가까워지면 조금이라도 생명을 연장하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아닙니다만, 잡아놓은 죽을 날을 초연하게 기다리는 사람의 생각을 읽었습니다. 일본 작가 사노 요코씨입니다. 무사시노 미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독일로 유학하여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을 그려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유방암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70살이 되던 해에 두개골로 전이된 상태로 재발을 했습니다. 주치의는 여명이 2년 정도 될 것이라고 했답니다. 그리하여 사노씨는 남아있는 2년의 기간에 맞추어 삶을 정리하기로 했답니다. 문제는 2년이 되어도 죽음이 찾아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당장 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죽는 게 뭐라고>는 유방암이 재발된 다음의 삶을 정리한 것입니다. 투병과정이라기보다는 죽음을 맞는 과정이었다고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죽는 게 뭐라고>는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죽음에 대한 요코씨의 생각을 담은 ‘죽는 게 뭐라고’입니다. 이어서 방사선종양학을 전공하는 히라이 다쓰오 박사와의 대담을 담은 ‘내가 죽고 내 세계가 죽어도 소란을 피우지 말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요양병원에서의 생활을 담은 ‘내가 몰랐던 것들’입니다.
요코씨는 어렸을 적에 여동생과 오빠의 죽음을 지켜야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죽음도. 일찍이 죽음을 마주한 까닭에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초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유방암이 재발했을 때 여명이 2년 정도 될 것이라는 주치의의 말에 따라서 삶의 시계바늘을 2년으로 맞추로 살았던 것인데, 2년이 지나도록 죽음이 다가올 기척이 보이지 않아 당혹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유자금이 바닥나가고 있었던 것도 어려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에게 여명을 알려주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코씨는 주치의를 비롯한 의사들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죽음에 관한 감상에도 1인칭, 2인칭, 3인칭이 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 그녀(3인칭)의 죽음’은 아, 죽었구나 정도로 별로 슬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면 2인칭인 ‘당신의 죽음(부모, 자식, 형제 등)’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답니다. 그래도 그건 자신의 죽음은 아니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1인칭의 죽음, 즉 ‘나의 죽음’은 아무로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인 데다 남들한테 물을 수도 없으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결국 나의 죽음은 혼자서 결정하고 겪어야 할 일인 셈입니다.
그런데 의사에게 환자의 죽음을 어떨까요? 3인칭으로 볼 수도 없고, 2인칭으로 볼 수도 없으니, 2.5인칭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을 치료하는 주치의가 정말 열과 성을 다해 병을 치료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의 웃는 얼굴을 위해서 건강해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는 요코씨는 ‘의사는 성직자다’라고 믿는 분입니다. 한편으로는 교사도 성직자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일교조가 등장하면서 이본의 교육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참교육을 내세웠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이 바꾸고자 했던 선배들의 행태를 넘어서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의 교육도 전교조가 등장하면서 점점 이상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죽음을 초연하게 맞을 수 있다는 요코씨의 생각에 동의하면서도 세부사항에서는 다소 생각이 다른 점도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죽음은 1인칭의 사안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세상에서 가장 성격 나쁜 인간
2004년 여름
눈을 떴는데 몇 시인지 모르겠다. 나는 매일 아침 몹시 겸허하고 선량한 사람으로 변한다.
하지만 사람이란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지, 창문을 닫으면 또 다시 금방 겉도 속도 누추한 할머니로 되돌아와 일상을 살아간다. 수도국이었다.
나도 은행도 잘못이 없었다. 내 마음에는 분노와 기쁨의 거센 파도가 철썩철썩 격렬하게 부닥쳤다. 이봐요, 은행에 물어보니 아무것도 안 했다 잖아요. 저희가 다시 전화드리겠니다.
10분도 안 되어 수도국에서 전화가 왔다. 저희 실수입니다. ...... 참 나 하며 전화를 끊었다. 위임장 종이를 어딘가에서 파나요?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여기 위임장이요.
그것으로 충분했다. 필적감정 같은 거 해요? 시청은 혼잡하다. 하지만 나에게도 나름대로 원칙이 있어서 윗사람 불러 라는 말은 절대하지 않는다. 수도국 직원은 재수가 없으려니까 갱년기 히스테리 할망구! 라며 내 험담을 늘어놓겠지.
부엌에서 냉장고를 열어 보니 당근이랑 감자, 토마토가 어중간하게 남아 있었다. 샐러리 주세요. 남는 건 집에 들고 가서 먹어야 한다고, 그래서 안 들여놓는 거요. 별수 없이 거리를 어슬렁어슬렁 걸어 세이유까지 가서 샐러리만 샀다.
도장을 사려고 하는데요, 안경을 안 가져와서요. 이 가게 영감은 언제든 기분 좋은 법이 없다. 왠지 어색하고도 비굴한 기분이 들어 멍청히 서 있었다.
이름을 인쇄하는 건 정말로 천박하다. 참, 만년필 카트리지 주세요.
만년필이 없으면 어느 카트리진지 모르잖소. 만년필은 청흑색이 당연하잖소. 지당하신 말씀이다. 나는 왠지 영감이 좋아졌다. 84쪽
돈을 내고 가게를 나서다 보니 1080엔이라는 애미한 가격의 플라스틱 상자가 있었다. ... 아 늙은이는 정말로 항상 저기압이다. 마음속으로 영감니마, 힘내요 하고 응원했다. 나는 마조히스트인 걸까.
집에 돌아온 다음 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 애매해서 냉동 바나나와 우유를 믹서에 갈아 마셨다. 어릴 때는 어째서 바나나 냄새가 천국의 향기라고 생각한걸까. 그 뒤로 바나나는 자꾸만 저렴해졌다. 멍하니 있다가 그러는 것도 지겨워서 짝퉁 포토푀를 만들었다.
예전에 고기 힘줄 부위를 넉넉히 넣고 포토푀를 만들다가 국물에 떠오른 기름을 제거하는 게 귀찮아서, 채반에 냄비째 털어 넣어 고기랑 채소를 건져낸 적이 있다. 그 맛은 흡사 콩소메 수프였다. 너무도 의아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항상 음식을 똑같이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갱년기는 이미 옛날에 끝났다. 벙에 걸리기 전에 노노코가 만들던 요리는 풍성하고도 여유로웠으며 대범했다.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을 추억하다 보면 마음이 아릴 정도로 슬퍼진다.
저기요, 난 세련된 거라면 전부 다 너무 싫다고요. 미안하네요.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 이러다가 친구가 모조리 떨어져 나갈 것 같다. 뭘 좋은 사람인 척 하는 거야. 난 말이야, 어릴 적부터 노노코처럼 제멋대로인 애는 없단 소릴 부모님한테도 선생님한테도 들었다고.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 90쪽
예산 어느 말을에 착한 할머니와 못된 할머니가 살았습니다. 어쩌면 먼저 후려갈겼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라도 말싸움을 할 바에야 식사를 나르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무서운 할머니였습니다. 죽어 마땅한 말을 했나 보지, 뭐. 마을 사람들은 살인마 권투 선수를 몹시 동정했습니다. 92쪽
난 죽어 마땅한 못된 할머니가 될 게 틀림없어. 담배가 없어서 어슬렁어슬렁 편의점까지 걸어갔다. 왠지 낯익은 영감이 있었다. 아아. 곤란하다, 나는 저영감이 언제나 저기압이라서, 영감을 대할 때면 조시조심 힘껏 용기를 쥐어짜야 해서 좋았더 것이다. 내일부터 살아갈 용기가 없어진 듯한 기분에 잠겨 집으로 돌아왔다.
목욕을 하고 잠이 들었다. 77-93쪽
38년생이면 돌아가신 아버지보다 조금 빨리 태어나신 거네요.
게다가 마조히스트인 사노 요코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바나나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종갓집이 없는 집안의 장손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릴적에 할머니 댁에 가서 여러 손주들이 함께 잠들면 할머니께서 밤늦게 몰래 저를 깨워서 바나나를 주셨습니다. 하나밖에 없으니 지금 먹으라고요. 음 그래서 바나나는 참 귀한 건줄 알았지요.
그리고 아마 1988년 전후일 겁니다. 올림픽이 열리고 여행과 무역이 자유화되더니 갑자기 물건들이 풍성해졌습니다. 바나나 가격이 급 하락해서 언제부터인지 싼 가격이 되었고요. 지금은 한 덩어리인 송이째 갖다 먹는 과일(?)이 되었지요. 그래서일까요? 왠지 할머니가 몰래 꺼내주시던 그 맛이 안 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죽으면 집안 행사로 제사 지내느 것 그만둬라." 이 한 말씀으로 종손의 부인인 우리 세가아와님은 제사의 굴레에서 벗어났습니다. 몇 번 차리지도 못했는데 ... 사실 그래서 아마도 그래서 저와 와이프가 싸울 일이 꽤 많이 줄어들었지 싶습니다.
할머니가 아니라 아버지 또래였던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할머니인지라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그립습니다.
죽는게 뭐라고
(시크한 독거 작가의 죽음 철학)
사노 요코
일본어 원제가 ‘죽을 의욕 가득’이란다.
독특하고 참신한 작가 사노 요코의 죽음을 앞두고 쓴 이야기 ... 다른 그녀의 이야기처럼 아니 그보다 더 담백하고 담담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처럼 죽음에 초연하다고 할까?
이 전의 작품에서 그녀의 어린시절과 그녀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많이 봐왔지만... 이번에도 나왔다. 예전 작품들에서 아련한 슬픔이 밀려와 눈물이 나곤 했지만 정작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적은 이 책들은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죽은 사람이다.. 로 시작하는 글은 아주 짧아서 정말 금방 읽힌다. 전작에서 괴짜같던 그녀의 일상들이 적히진 않았지만 중간중간 공감되고 좋은 글귀들이 많은 책이다. 암이 걸리고 2년 정도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던 그녀는 처음 들었을 때부터 담담했다고 한다. 오히려 암은 주위 사람들의 친절 속에서 죽을 수 있어 좋다는 그녀... 우울증과 자율신경실조증이 훨씬 괴롭고 힘들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조차 차별 당한다고.(차별당하게 만든다는 그녀의 사이다 발언)
‘돈과 목숨을 아끼지 말거라’ 던 아버지 말씀을 가훈으로 삼았다는 그녀... 금방 죽을 줄 알고 돈을 다 쓴 그녀가 생각보다 좀 더 길게 살았다고 낄낄대던 그녀... 70은 죽기에 딱 좋은 나이라고 말하는 그녀... 쩨쩨한 구두쇠 친구의 뻔뻔함에 자신도 쩨쩨하게 나가가 돈 그게 뭐라고 다 주고가마 해방되는 그녀...저급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취향의 그녀....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라며 자신의 아버지, 어린 남동생, 오빠의 죽음을 말하던 그녀... 예전에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를 정말 눈물, 콧물 다 쏟아냈었던 기억이 나지만 왜 이번에는 그렇게 눈물이 나지 않을까... 정말 그녀는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죽은 지금, 죽을 의욕 가득하게 죽은 후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그 세상을 정말 초연하게 가려는 그녀의 모습이 괜히 슬프고 아쉽다. 10년 전에 가신 작가 님은 지금 행복하실까? 사랑하는 모든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나셨을까... 암튼, 좋은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