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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학교에 갇힌 아이들

트랩, 학교에 갇힌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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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1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16g | 145*210*16mm
ISBN13 9791170280170
ISBN10 11702801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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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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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마이클 노스롭 (Michael Northrop)
여러 해 동안 편집자로 일하면서 여러 신문과 잡지에 글을 기고하다가, 본격적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첫 청소년 소설인 《신사들 Gentlemen》이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수여하는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도서(ALA Best Book for Young Adults)’로 선정되며 인기를 얻었다.
《트랩 학교에 갇힌 아이들》은 마이클 노스롭의 두 번째 청소년 소설로 미국도서관협회(ALA),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YALSA), 반스앤노블 등에서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고, 미국의 여러 주에서 청소년 추천 도서로 읽히고 있다. http://michaelnorthrop.net
역자 : 김영욱
어린이책 칼럼니스트, 작가, 번역가, 연구가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고려대학교와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과 문화콘텐츠를 공부했다.
평소 재난 소설에 관심이 많아 영미권에서 출간된 여러 편의 작품을 읽고, 그중에서도 인물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트랩 학교에 갇힌 아이들》을 번역하게 되었다. 그림책 에세이 《그림책, 음악을 만나다》와 《그림책, 영화를 만나다》, 동화 《이어도사나》 《이야기꾼의 비밀》 《네모의 수학 울렁증》 등을 썼으며, 《알 카포네의 수상한 빨래방》《비밀의 강》 《피터 래빗 이야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그림 : 클로이
회화를 전공하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마음이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미움받을 용기》 《죽음과 소녀》 《인생을 만들다》 《따뜻한 그림백과-생명》 등이 있다. http://blog.naver.com/violetno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미약하게나마 미지근한 공기가 서서히 퍼져 흘렀다. 그리 따뜻한 것은 아니었지만, 손을 높이 들어 통풍구 근처에 대면, 확실히 따뜻한 느낌이 전해졌다. 난 두 손을 들어 올린 다음 손바닥으로 양쪽 뺨을 지그시 눌러 보았다. 기분이 좋았다.
“죽어 가는 동물이 내뱉은 마지막 숨결 같아.”
제이슨이 말했다.
그 순간, 내가 제이슨에게 왜 바보처럼 굴었는지 깨달았다. 녀석이 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어제까지 내가 녀석보다 한두 단계 앞서 있었다. 인기도 더 있고, 더 똑똑하고, 더 근육질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폐쇄된 학교에서는 제이슨 녀석이 앞서고 있었다. 사람들이 녀석에 대해 나쁘게 생각한 모든 점들이 지금은 이로운 점이 되어 있었다.
--- p.114
크리스타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위대한 갯츠비》였다. 작고 얇은 책이었다. 잠시 뒤 크리스타는 커다란 스키 장갑을 낀 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데 집중했다. 가슴 가까이로 무릎을 끌어당기고 두 발을 포개 놓은 자세였다. 작고 하얀 끈 없는 스니커즈를 신고서.
가만히 쳐다보았다. 보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순간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크리스타의 표정, 두 발을 포개 놓은 모양새……. 이제껏 내가 본 모습 중에서 최고로 아름다웠다. 나는 완전히 반해 버렸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파도에 쓸려 나간 적이 있었다. 몸이 뒤집어지고 짠물을 내뱉으며 물 밖으로 나왔을 때 어지러워 방향 감각도 잃고 허둥대던 기억, 다시 파도가 밀려왔을 때 제대로 서 있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던 기억이 났다. 그러니까 내 심정이 바로 그랬다. 짠물을 뱉어 내고 있지만 않을 뿐, 별로 다를 게 없었다. (중략)
그 순간 크리스타가 고개를 서서히 들어올렸다. 나를 보려고 고개를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크리스타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 안 돼.”
크리스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나도 창밖을 내다보았다. 다시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 pp.199~200
하루가 서서히 흘러갔다. 일찍 어두워진 만큼, 아침이 오려면 한참 남아 있었다. 며칠 동안 우리는 다 함께 모여서 커다랗게 둘러앉아 끼니를 때웠다. 소리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도 꺼내지 않았고, 소리도 종적을 감춘 듯했다. 이제 우리는 무겁고 우울한 고요 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두셋씩 어울려 저녁 식사를 때웠다.
“눈 내리는 속도가 느려졌어.”
엘리야가 창가에서 자리로 돌아오며 말했다.
정말 그랬다. 눈은 하루 종일 변덕을 부리며 내렸고, 그 누구도 그런 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첫째,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지만 몇 시간도 안 되어 다시 맹렬하게 퍼부어 댔기 때문이었다. 둘째, 아주 작은 눈송이 하나도 결국 눈은 눈이었다. 티끌만 한 눈송이라도 계속 내리면 우리 머리 위로 쌓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설령 언젠가 눈이 멈추고, 날씨가 풀린다고 해도, 눈이 녹으면 건물 붕괴를 독촉할 뿐이었다.
아홉 시가 가까워지자, 건물 안도 밖도 칠흑처럼 어두웠다. 눈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중략) 나는 가브리엘 대천사에게 기도를 올렸다. 할 수만 있다면, 가브리엘 대천사에게 트럼펫을 내려놓고 삽을 들고 우리를 위해 지붕의 눈을 쓸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 pp.249~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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