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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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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07쪽 | 572g | 140*195*30mm
ISBN13 9788934972211
ISBN10 893497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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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는 신경이 예민한 동물로 무언가 낯선 것이 있으면 이내 트라우마가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안고 만지고 쓰다듬고 시끄럽게 굴면, 정신적으로 몹시 지쳐서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사회복귀’를 못 하게 된다. 그래서 뉴사우스웨일스 주(시드니의 모처) 의회는 코알라를 안으면 안 된다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코알라 안기 금지법’이다.
그 법률이 통과되기 전에는 코알라는 때에 따라 1시간에 이백 명이나 되는 사람에게 안겼다고 한다. 나도 그건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나 같아도 꺄악꺄악 시끄러운 아주머니 무리나 “얘 짱 귀여워어어어어어어어!” 이러는 날라리 아가씨들에게 1시간에 이백 번이나 안기면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다.
--- p.167-168

신기한 일이지만, 우리는 100미터 달리기 자체를 볼 때보다 끝나고 선수들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때, 사람의 몸이 얼마나 순수한 빛을 발하는지 체감할 수 있다.
현장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보니 빠른지 빠르지 않은지는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다.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려 무언가와 비교할 수가 없다. 물론 엄청나기까지 한 몸의 움직임을 보고 인간 능력의 한계에 육박하는 스피드라는 것은 이해했다. 그러나 정말로 빠르냐고 하면 희한하게도 그런 실감은 없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다부진 근육의 한 무리 선수들이 눈앞에서 무언가 한계를 향해 도전한 것 같다는 어렴풋한 인식뿐이다.
하지만 모두 끝났을 때, 선수들의 표정과 동작에서, 그 허탈감이나 양동이 바닥을 뚫을 듯한 환희에서, 그들이 얼마나 빨리 달렸나 하는 것을 그제야 우리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감동 같은 것이 쫙 밀려온 다. 이것은 뭐랄까. 그렇지, 일종의 종교다. 가르침이다.
--- p.214

프레스센터 책상에서 일하고 있는데, 한국의 젊은 신문기자가 “무라카미 씨 아니세요” 하고 말을 걸었다. 인터뷰를 해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3시 반까지 마침 시간이 비어서 30분 정도라면 괜찮다고 대답했다. 1시 반부터 2시까지 인터뷰를 했다. 어떻게 올림픽에 오게 됐는가, 같은 질문을 했다. 영어로 질문을 받고 영어로 대답했다.
“올림픽은 대체로 지루했고, 개막식이 가장 지루했다.”
“남북한 선수가 동시 입장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주 멋진 일이다. 얼마 전까지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인데, 정말 잘됐다. 너무 지루해서 덴마크 선수 입장 때 나와버렸다. 만약 알았더라면 한국 선수단 입장 때까지 기다렸을 텐데.”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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