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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eBook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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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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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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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3.85MB ?
ISBN13 979115879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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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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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끌어들인다고요?” 콜린은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니, 벌써 끌어들이셨잖아요. 대체 제가 무슨 일에 끌려들어간 건지나 알려주세요. 할머니를 누가 자꾸 미행하는 것도 알고 계시죠?”
“아이고, 눈치도 빨라.” 부인은 한숨을 쉬었다.
“당연하죠. 오늘 오후에 할머니가 이 집에 왔을 때, 어떤 남자가 골목길을 자꾸 서성거리는 걸 봤어요. 그런데 아까 호텔에 데려다드릴 때도 그 남자가 곧장 따라 들어가더라고요. 그런데 그 남자가 또 따라온 것 같아요. 지금 밖에 있다고요.”
폴리팩스 부인은 마음이 놓여 환하게 웃었다. “아, 정말이야? 호텔에서 아무리 찾아도 없더니. 그 사람은 헨리라고 해.”
콜린은 또 깜짝 놀랐다. “헨리라니, 그럼 아는 사람이란 소린데. 할머니, 저 좀 보세요. 할머니는 대체 뭐 하고 다니는 분이세요? 아니, 아예 대놓고 물을게요. 대체 정체가 뭐예요?”
폴리팩스 부인은 다정다감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나야 에밀리 폴리팩스지. 정말이야. 뉴저지 주 뉴브런즈윅에 살고, 미국 시민이고, 장성한 자식이 둘 있고 손주가 셋 있는 할머니지. 터키 경찰은 안 믿어주지만 그게 진짜 내 정체가 맞다고.”
콜린은 머리를 움켜쥐었다. “알았어요. 말도 안 되지만 믿을게요. 할머니 말을 믿을 논리적 이유라곤 단 하나도 없지만요. 어쨌든, 그럼 이스탄불에는 왜 오신 거예요?”
“악명 높은 공산당 스파이를 만나러 왔다니까?” 폴리팩스 부인이 기운차게 대답했다. “자, 그러니까 어서 차고로 데려다줘.” --- p.93~94

폴리팩스 부인은 기운 없이?길고도 난폭한 저녁이었다?나무로 만든 가짜 총을 꺼내 들고 수십 개의 얼굴들을 향해 최대한 고압적인 목소리를 짜내서 외쳤다.
“우리를 막는 사람은 누구든 쏴버리겠어!” 고리짝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대사이긴 했지만, 이런 상황에선 그 정도가 최선이었다.
“벨로 박사님을 불러와!” 하고 누가 외쳤다.
부인은 계단을 마저 내려와 떡갈나무 문을 활짝 열었다. 뒷걸음질로 따라오던 콜린이 부인의 뒤꿈치를 꽉 짓밟았다. 폴리팩스 부인은 고통을 참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그다를 데리고 뛰어!”
콜린이 고개를 끄덕이고 진짜 총을 부인의 손에 쥐어주었다. “고마워요. 전 아무래도 쏠 수가 없더라고요.” 콜린이 털어놓았다.
“난 쏠 수 있어.” 부인은 침착했다. “마그다만 데리고 나가. 의식을 잃었어.”
콜린이 흐느적거리는 마그다를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 이제는 폴리팩스 부인이 스테판과 맞설 차례였다.
“내가 떠난 뒤 이 문으로 나오는 사람은 무조건 쏜다!” 부인은 이렇게 외치면서 자신의 상투적인 대사가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다. 왼쪽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이 곁눈으로 보였다. 그러다 부인은 아주 짧은 순간 스테판에게서 시선을 떼고 거실 안쪽을, 갑자기 나타난 파티 주최자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저 사람이 벨로 박사로구나, 하고 생각한 뒤 다시 스테판에게 시선을 돌리려는 순간, 스테판이 부인을 덮치려고 몸을 웅크린 것이 보였다. 부인은 그의 머리 위 천장을 향해 총을 쏘고, 문을 꽝 닫아버린 뒤 달리기 시작했다. --- p.122~123

“국무부의 반스에게서 온 메시지입니다. 이스탄불 미국 영사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그래?”
“예, 부장님. 미국 영사가 말하길 자신은 이 사태가 어찌된 일인지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으며 이 소식을 감히 전화로 알릴 용기도 없었다고 합니다.”
“무슨 소식? 어서 읽어보게, 비숍.”
“알았습니다. 부장님. 전보입니다. 미국 시민 헨리 마일스의 사체가…….”
“사체라니!” 카스테어스가 충격이 역력한 목소리로 외쳤다.
“맞습니다. 계속 읽을까요?”
카스테어스는 어두워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헨리 마일스의 사체가 오늘 오전 일찍 위스퀴다르의 공동묘지에서 발견되었음을 알림.”
“공동묘지라고!”
“유일한 단서는 사체와 함께 있던 ‘헨리 마일스, 이텝 호텔’이라는 수기 메모뿐이었으며, 경찰 수사에 의하면 노트의 필체는…….” 비숍이 갑자기 읽기를 멈추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
“용의자를 찾은 건가?” 카스테어스가 사납게 끼어들었다. “어서 마저 읽게, 비숍!”
“필체는 에밀리 폴리팩스의 것이며…….”
“뭐라고!” 카스테어스가 쩌렁쩌렁 외쳤다.
“뉴저지 주 뉴브런즈윅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으로, 같은 호텔의 투숙객이었음.”
“이럴 수가.” 카스테어스가 신음을 뱉었다. --- p.164~166

“사람의 인생에는 꼭 정해진 패턴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카르마라고 해도 되려나요. 인생이 다른 국면으로 돌아서려고 할 때마다 저는 마치 어떤 억센 손에 떠밀린 것처럼 다시 스파이로서의 인생으로 돌아왔어요. 아내 노릇도, 엄마 노릇도, 제 카르마는 허락하지 않았죠.”
폴리팩스 부인이 입을 열었다. “앞으로는 허락할지도 모르지. 내가 요즘 그 카르마라는 데 관심이 생겨서 좀 알아봤는데, 그것도 업보를 다 치르고 나면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새로운 카르마가 다시 시작된다는 거지.”
“직접 겪은 일처럼 말씀하시네요!” 마그다가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폴리팩스 부인은 웃었다. “나만 해도 그렇지. 결혼하고 애를 키우면서 조용히 살다가 이 나이에 별안간 이렇게 위험천만한 직업을 시작하지 않았어? 꼭 바람이 불어서 책장이 갑자기 휙 넘어간 것처럼,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 실수였을까? 우연이었을까? 사고일까? 하지만 그런 것만은 아닌 것처럼 느껴져. 이제 나는 자네가 살았던 것과 같은 스파이의 인생으로 들어가는 거야. 그리고 자네는 스파이의 인생을 끝내고 새로운 인생을 향해 가는 걸 테고.”
“그렇게 되기를 바랄 밖에요.”
“열심히 바라면 될 거야.” 이렇게 말하며 잠든 휴 램지의 얼굴을 슬쩍 보는 폴리팩스 부인의 눈빛에 장난기가 번뜩였다.
때로 인생에서 아무런 패턴도 보이지 않는 것만 같은 그 순간, 상상도 하지 못한 우연의 일치가 찾아오기도 한다. 어떤 거대한 힘이 인생의 모든 출발과 도착을 끌어당기고, 조정하고, 배열하고, 짜 맞춰서는, 결국엔 엄청난 일을 성사시키고 마는 것이다.
마그다와 휴는 만난 적이 있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그런데 이제 두 사람은 터키 한가운데서 말도 안 되는 우연으로 다시 만났다. 폴리팩스 부인은 그렇게 생각하며 혼자 빙그레 웃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우연이라니, 이거야말로 카르마, 운명의 장난이 아니고 뭐겠는가.
--- p.29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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