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수로서, 가치투자의 권위자로 통한다. 그는 뉴욕시 소재 ‘사무엘 앤드 로니 헤이먼 기업지배구조 연구센터’ 책임자 시절,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을 편집한 이 책의 초판을 근간으로 ‘벤저민 카르도조 법학대학원’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저서로는 《가치투자란 무엇인가?》, 《그레이엄처럼 생각하고 버펫처럼 투자하라》 등이 있다.
버핏의 주주 서한을 관통하는 명료한 중심 주제는 (그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처음으로 체계화한) 기본적 분석의 원칙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 경영자는 투자자본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하고, 주주들은 자본의 공급자이자 주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제를 중심으로 회계, 합병, 평가 등 온갖 중요한 사안에 대해 실제적이고 합리적인 가르침을 제공한다. --- p.23
부채를 사용해서 큰 부자가 된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부채를 사용하다가 알거지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부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이익이 확대됩니다. 배우자는 당신이 똑똑하다고 여기고, 이웃들은 당신을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부채에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부채가 불려준 이익을 한 번 맛본 사람은 부채의 매력을 잊지 못합 니다. 그러나 우리가 초등학교 3학년 시절에 배웠듯이 (2008년에 다시 배운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리 큰 숫자를 여럿 곱해도 그중 0이 하나라도 있으면 답은 0이 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부채는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 사용하더라도 0을 만들어낸 사례가 너무도 많습니다. 부채는 회사에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흔히 부채가 많은 회사는 만기가 되면 다시 돈을 빌려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 가정이 평소에는 타당합니다. 그러나 간혹 회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세계적으로 신용 경색이 발생하면 만기에 돈을 빌릴 수 없습니다. 이때에는 현금이 있어야만 부채를 상환할 수 있습니다. 비로소 이때 회사들은 신용이 산소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산소가 풍부할 때에는 사람들이 산소를 무시합니다. 그러나 산소가 부족해지면 사람들은 산소만 주목합니다. 신용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는 신용을 잠시만 유지하지 못해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8년 9월 여러 산업에서 하룻밤 사이에 신용이 사라지면서 미국 전체가 하마터면 무너질 뻔했습니다. --- p.209~210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서 파생상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그러나 파생상품은 매우 광범위한 금융계약을 포괄적으로 가리키므로, 그 설명이 개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본질적으로 파생상품은 예컨대 금리, 주가, 환율 등 기준 지표에 의해 결정되는 금액을 미래 일정 시점에 주고받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S&P500 선물계약을 사거나 팔면 매우 단순한 파생상품의 거래 당사자가 되며, 이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손실이나 이익을 보게 됩니다. 파생상품 계약은 만기가 다양하며 (만기 20년 초과도 있음) 흔히 여러 변수에 따라 가치가 결정됩니다. --- p.261
칼 세이건은 15분마다 둘로 증식되는 박테리아의 운명을 예로 들어 이런 현상을 흥미롭게 설명했습니다. 세이건은 말했습니다. “이는 박테리아가 한 시간에 네 번, 하루에는 96번이나 두 배로 증식된다는 뜻입니다. 박테리아 하나의 무게는 1조분의 1그램에 불과하지만 하루 뒤에는 무게가 산만큼 나가고 이틀 뒤에는 태양보다도 무거워집니다. 머지않아 우주 전체가 박테리아로 채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세이건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합니다. 이런 기하급수적 성장에는 반드시 걸림돌이 있기 때문입니다. “식량이 부족해지거나, 서로에게 독을 뿜어내거나, 공공연하게 증식하는 행위를 부끄러워합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찰리와 나는 버크셔를 박테리아처럼 증식시키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끝없는 불행 속에서도 버크셔의 순자산가치를 15분마다 두 배로 증식시키려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공공연히 자산을 증식하는 행위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세이건의 논리는 우리에게도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