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12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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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56쪽 | 198g | 130*199*13mm |
ISBN13 | 9788956609607 |
ISBN10 | 8956609608 |
발행일 | 2015년 12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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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56쪽 | 198g | 130*199*13mm |
ISBN13 | 9788956609607 |
ISBN10 | 8956609608 |
두 얼굴의 사나이 _ 7 작가의 말 _ 152 |
작년이었던가? 다중인격을 가진 사람이 드라마 주인공이 되고 인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챙겨 본 적은 없지만 내 안에 다른 인격들이 존재하는 것. 그건 어떤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나만의 생존 본능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아픔과 고통이 있기에 또 다른 나를 만들어 살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사실 상상하는 것조차 무섭다. 또 다른 ‘내’가 활동하는 동안에는 그가 어떤 행동을 하지는 알 수 없으니까.
작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사는 남자가 있다. 그런 남자에게 어느 날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바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아내마저 그걸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게 된 것. 연달아 일어난 일로 두병은 삶은 절망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두병은 ‘자신인 동시에 자신이 아닌 어떤 것’과 동거하는 이중생활을 하게 된다. 그 놈은 평균 구대 일의 승률을 자랑하며 도박판을 휩쓸고, 젊은 여자를 유혹해 격한 잠자리를 즐기고, 주먹 하나로 사람들을 평정시킨다. 두병 안에 있는 그 놈은 점점 세력을 펼쳐 두병의 통제를 벗어나 살인도 서슴지 않는 괴물로 변해간다. 그런 두병의 뒤를 쫓는 남자가 있다. 종현은 두병의 밤을 지배하는 놈으로부터 거액을 받고 두병이 깨어 있는 동안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고 보고 한다. 하지만 종현 또한 술만 들어가면 폭력적으로 변하여 사고를 치는 인간이다. 두병과 종현. 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 일까
‘세상에 괴물 같은 건 없어. 괴물 같은 인간이 있을 뿐이지. 어쩌면 사람의 마음이 진짜 괴물일지도 모르고. (138)’ 인간이 가진 한계는 어디까지이고, 인간이 가진 악함은 어디까지 일까? 평범하게 살던 두병에게 나타난 또 하나의 인간. 그는 두병보다 강하고 무섭고 악랄하다. 만약 두병이 자신의 아픔과 슬픔에서 보다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면 이런 인격을 만들지 않았을까? 낮에 보는 두병은 나약하고 흔들리고 초점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하지만 밤에 보는 두병안의 그 놈은 누구보다 강하고 잔인하고 무섭다. 인간은 선한 존재라 믿고 싶지만 때론 인간이 가진 악랄하고 잔인함에 놀랄 때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삶의 의미조차 없는 것처럼 잔인해지는 것. 그 과정이 솔직히 슬프기도 하다. 만약 두병에게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는 평범하게 이 세상을 살아갔을 테니까.
누구나 내 안에 괴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 괴물이 큰 힘을 발휘하고 누군가는 그 괴물을 잘 감추고 있다는 차이일 뿐. 누구나 선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것처럼. 어떤 일을 겪느냐에 따라 선이, 괴물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이겠지. 살면서 괴물보다는 선함이 나를 감싸는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면 좋겠다. 또한 내 안의 괴물이 나타나지 않게 마음을 다스릴 줄 알면 좋겠다.
두 얼굴의 사나이.. 제목을 읽으면서 나는 갑자기 육백만 달러의 사나이가 생각났다. 내용도 알지 못한 채 제목만 보고 그냥 구매했는데, 책 속에는 놀랍게도 육백만 달러의 사나이가 있었다.
두 사나이가 있다. 모든 것을 잃고 자신마저도 술에게 내어줘버린 두병과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잃을 사고를 쳐도 다시 또 살아내는 종현, 참 대조적인 두 남자.. 그리고 이 두 남자의 또 다른 얼굴들.. 오랜만에 짧지만 강렬하게 훅~ 빠져들며 읽었다.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한눈을 팔 시간이 없었다. 두병과 종현, 그리고 그들의 다른 얼굴들이 그 짧은 찰나에도 어떤 일(? 사고?!)를 칠 지 알 수가 없었고, 방심할 수가 없었다. 방심의 순간은 사고다.
요 근래 들어서 무척이나 더 많이 하는 생각이지만 사람이 사람 구실을 못할 정도로 자신을 놓아버릴 수밖에 없을 때는 그만한 (그 그만한의 무게가 얼만큼인지.. 솔직히 잘은 모르지만,,,;;) 사건이나 사고가 있어야 한다. 누구나가 들어도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한 그런 무게의 사건이나 사고..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도 너무 어이없고 황당하니까..;; 여하튼 두병은 그랬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건과 그리고 사고도 있었다. 그리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만 두병은 견뎌내질 못했다. 그리고 견뎌내지 못하는 시간 동안 그가 잠든 사이 그에게 다른 '놈'이 깨어났다.
"사람들은 모르지만, 사람의 뇌라는 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굉장한 걸세……."
"그런데 말이야……. 사람들은 그걸 열에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고 죽지……."
"……몸도 그래. 뇌만큼은 아니지만 사람의 근육이라는 것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지. 그걸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말일세……."
p.142 에서 놈이 한 말이다. 놈은 지극히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잘 사용할 줄 알고 있었고 잘 다루고 있기도 했다. 적어도 자기가 차지한 두병이란 사람의 뇌와 신체, 그리고 더더 무기력해진 그의 마음상태까지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자만이요, 오판이였다. 그는 스스로가 너무 잘난 나머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는 그 유명한 속담을 간과하고 말았다. 적어도 사고를 쳐도 어떻게든 살아내는 종현까지 밟아서는 안 되는 거였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을 봐왔지만, 등장인물들의 입에서 "……죽게 될 테니까." 와 비슷한 말을 들어도 그 사람의 목소리에서 사람 허벅지 살을 한 근쯤 도려낸 듯 시뻘건 생피가 뚝뚝 떨어져 내린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래서 종현이 놈에게서 받았을 그 공포감이 어떤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도대체 사람 허벅지 살을 한 근쯤 도려낸 듯 시뻘건 생피가 뚝뚝 떨어져 내리는 것 같은 말은 어떤 말투나 어톤을 말하는 것인지..ㅡㅡ;;; 가끔은 이런 두려움을 못 느끼는 내가 다행이다..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좀 답답하다. 알고 싶은데.. 상상이 되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