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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7년 0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83쪽 | 505g | 146*205*30mm
ISBN13 9788971992654
ISBN10 897199265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아우슈비츠를 통해 인간성의 한계를 성찰한 현대문학의 고전,
프리모 레비의 대표작 『이것이 인간인가』와 『주기율표』 국내 최초 소개 !

수소, 아연, 철, 칼륨... 화학 시간에 배운 주기율표 원소에서 유년시절의 추억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토리노 대학 화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화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주기율표의 원소 하나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상되는 이야기들로 자신의 회고록을 채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독립되어 완결성을 갖추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조각들이 모여 이뤄내는 전체적인 그림은 놀라울 정도로 화려하다. 명상록과 회고록의 성격을 지닌 이 기발하고 독특한 구성의 책은 레비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재기가 넘치는 책 중 하나고, 따라서 대중적으로도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

저자 소개 (2명)

책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숨쉬는 공기 속에는 이른바 비활성 기체라고 하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박식하게도 그리스어에서 따온 진기한 이름을 갖고 있는데, 각각 '새로운 것'(네온), '숨겨진 것'(크립톤), '움직임 없는 것'(아르곤), 그리고 '낯선 것'(제논)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들은 정말로 활성이 없어서, 그러니까 자신들의 처지에 만족하고 있어서 어떤 화학 반응에도 개입하지 않고 다른 원소와 결합하지도 않는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비활성 기체는 수세기 동안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다만 1962년 한 부지런한 화학자의 오랜 독창적인 노력 끝에, '낯선 것'(제논)이 극도로 탐욕스럽고 활발한 플루오린과 잠깐 동안 결합하도록 하는 데 성공한 일이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업적이 너무나 뜻밖의 일로 여겨져서 그 화학자는 노벨상까지 받았다. 또 이러한 비활성 기체를 가리켜 귀한 가스라고도 한다. 물론 여기서 모든 귀한 가스는 정말 활발하지 못한 것인지, 또 모든 비활성 가스는 귀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활성 기체는 희유 가스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 가운데는 공기의 1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많은 양이 존재하는 아르곤, 곧 '움직임이 없는 것'이 있는데도 말이다. 다시 말해, 그 양은 이 지구상에서 생명체의 흔적이 유지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이산화탄소보다도 스무배 또는 서른배나 더 많은 양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게 얼마 되지는 않지만 우리 선조들은 바로 그러한 기체들과 비슷한 데가 많다. 그들 모두가 물질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 것은 그들에게 허용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아주 활동적이었거나 그랬어야만 했다. 먹고살아야 했고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지배적인 도덕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내면의 정신만큼은 열심히 움직이기보다는, 세상사와 무관한 생각, 재치 있는 대화, 고상하고 세련되며 대가 없는 토론에 빠져 있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들이 남겼다는 행적들이 제각기 성격이 다르면서도 모두 공통적으로 정적인 데가 있고, 품위 있는 절제의 태도, 큰 강처럼 흐르는 삶의 대열 변두리로 자발적으로(혹은 수긍하여) 물러서는 태도가 서려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p.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아우슈비츠를 통해 인간성의 한계를 성찰한 현대문학의 고전,
프리모 레비의 대표작 『이것이 인간인가』와 『주기율표』 국내 최초 소개 !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작가 프리모 레비

국내에 처음으로 작품이 소개되는 프리모 레비는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와 함께 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의 대표작들은 전 세계에 20여개 국어로 번역·소개되었으며, 이탈리아에서 그의 작품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가장 중요한 현대 문학 작품으로 실려 있다. 지난 세기말 영국 최대 서점 체인 ‘워터스톤’이 20세기를 정리하며 2만 5,000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금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품 100선’에서도 이탈리아 작가는 레비와 에코 둘만이 목록에 올랐다. 레비의 작품은 공동 28위를 차지한 D. H. 로렌스와 『채털리 부인의 사랑』과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에 이어 30위에 올랐고, 그뒤를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가 이었다.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42위에 올랐으니, 이탈리아 작가로서는 가장 유명세를 떨친 셈이다.
또 그의 작품은 안네 프랑크의 『일기』, 빅토르 프랑클의 『밤과 안개』, 엘리 비젤의 『밤』과 함께 나치즘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작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이탈리아 문학사의 주요한 흐름 중 하나이자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나타난 새로운 문학의 흐름인 ‘증언 문학’이라는 범주에서는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손꼽힌다. 이탈리아의 어느 비평가는 증언 문학을 표방한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특히 레비의 작품이 돋보이는 이유를 이렇게 정리했다.

비장한 아름다움을 지닌 작품이 등장했다. 진실하고 감동적이고 책임감을 고무시키는 작품이다. 선명하고 왕성한 의식이 넘치면서도 조심스러운 척도를 지니고 있어, 흔히 지나친 열정이나 감정, 당파성, 혹은 비통한 감상을 보이는 유사한 다른 작품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 라거(수용소)에서의 생생한 경험에 대한 그의 책을 통해 레비는 우리 20세기가 성취하고자 열망하는 회고적이고 증언적이고 비평적이며 창조적인 문학의 가장 클래식한 본보기를 만들어냈다.(주세페 그라사노의 비평. 이소영, 「Primo Levi의 “Se questo e un uomo”에 나타난 한계 상황에서의 인간의 가치의식 연구」,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7, 4쪽에서 재인용)

고전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레비의 작품들은 다양한 방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회고록이라는 형식, 특히 아우슈비츠 문학이라는 것을 본격적인 궤도에 올려놓은 것 외에도 오늘 우리의 관심을 끄는 다른 측면들이 있다. 레비는 아우슈비츠 생존자로서 자신의 위치에 항상 성찰적인 거리를 두려고 했다. 그는 아우슈비츠를 경험한 유대인으로서는 드물게(경험하지 않은 유대인들을 다 합쳐도 드물기는 마찬가지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과 시오니즘의 배타적 민족주의화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간접적으로 아우슈비츠를 경험한 유대인으로서 ‘타자’의 문제에 가장 본격적으로 천착했다고 평가되는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조차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점령의 고통스런 필연성”이라는 수사로 얼버무렸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그의 성찰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어렴풋이 가늠해볼 수 있으리라.
화학자로서 (과학적·기술적) 노동 및 모험에 대해 품었던 그의 열정, 기대와 실망, 애정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또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구조주의 비평가 츠베탕 토도로프, 또 철학자 알랭 바디우와 조르지오 아감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을 매혹시킨 다양한 철학적 해석의 가능성 역시 그의 작품이 갖는 독특한 매력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이런 극단적인 개인의 경험에서 끌어낸 심오한 통찰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보편적이고 때로 아름답기까지 한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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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독서후기 &#8211; 증언문학가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생글 | 2018.09.27 | 추천1 | 댓글2 리뷰제목
독서후기8211증언문학가프리모레비의주기율표
[독서후기 – 증언문학가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표지가 책 제목과 딱 닮았다. 짙은 남색의 표지는 정갈하고 단단하다. 그러나 밝아서 공포감을 줄여주며 분노를 잠재워준다.   은색으로 구획을 나누고 프리모 레비의 작가 이름을 흘림체로 흩어 놓아 규칙성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연출했다.     표지는 이 책의 성격을 한 마디로 표현해준다. 만지면 단
리뷰제목

[독서후기 증언문학가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




표지가 책 제목과 딱 닮았다. 짙은 남색의 표지는 정갈하고 단단하다. 그러나 밝아서 공포감을 줄여주며 분노를 잠재워준다.

 

은색으로 구획을 나누고 프리모 레비의 작가 이름을 흘림체로 흩어 놓아 규칙성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연출했다.

 


 

표지는 이 책의 성격을 한 마디로 표현해준다. 만지면 단단한 멍울처럼 아픔이 느껴지지만 그 속에는 부드럽고 밝은 생살이 심장 고동과 함께 물처럼 흐르고 있다.

 

프리모 레비와 관련된 책으로는 추천도서로 올렸던 서경식의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프리모 레비의 저작 이것이 인간인가에 이은 세 번째 책이었다. 현재는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를 네 번째 책으로 읽고 있다.

 

이것이 인간인가는 실제 아우슈비츠에서 생활한 경험을 토대로 쓴 글이어서 책 표지의 구부린 사람처럼, 인간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 수용소의 참상에 초점에 맞추어져 있었다면, “주기율표는 자신의 전공인 화학 주기율표를 하나씩 표제로 내세워 다양한 기억들을 소환하며 자유롭게 쓴 글이다.

 

실제로 프리모 레비의 저작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다는 말처럼, 나에게도 주기율표작품이 참으로 좋았다. 아르곤, 수소, 아연, , 칼륨, 니켈, , 수은, , , 세륨, 크롬, , 티타늄, 비소, 질소, 주석, 우라늄, , 바나듐, 탄소의 21개 화학원소를 제목으로 놓고 자신의 유년시절, 전쟁시절, 수용소 시절, 수용소 이후 시절 등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모든 장면들을 무차별로 불러내어 이야기를 이어간다. 뒷표지의 표현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지루하지 않고 담백하고 생경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뉴욕타임즈가 치유의 힘과 평정의 힘, 화려한 상상력이 낳은 걸작!”이라고 평가한 말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책 제목만 보고는 화학책 아니냐고 질겁하는 사람이 있지만, 화학은 매개체일 뿐 책은 그의 머릿속 기억과 창조력이 무한하게 펼쳐진 진솔되고 아름다운 한 삶의 이야기다.

 

그의 작품 주기율표가 아름다운 건 그가 아우슈비츠 생존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그만의 글들이 슬프게도 우릴 맞이한다. 그의 과거와 미래와 현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린 그의 글, 단어 하나하나 읽으며 그와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내 감방에는 희미한 전등불이 하나 있었는데 밤에도 켜 있었다. 겨우 글씨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빛이 희미했지만 그래도 나는 쉴 새 없이 독서했다. 내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기율표, 197)

 

이 글을 읽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그리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자신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음을 알고 쉴 새 없이 독서했다는 그를 떠올려 본다.

 

내 감방에는 쥐가 한 마리 있었다. 쥐는 곧 내 친구가 되었지만 밤이 되면 내 빵을 갉아먹었다.”

(주기율표, 197)

 

내 먹을 양식을 빼앗아 먹는 친구라니. 그런 친구라면 친구라 불러선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프리모 레비는 외로워서 쥐를 친구 삼았다.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배구공에 눈코입을 그려놓고 친구 삼았던 주인공을 기억한다. 그리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윌리를 놓쳐 버리자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비명을 질렀던 것도 기억한다. 결코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었다.

 

산다는 것. 견딘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혹독한 일인지 저자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가락으로 풀어 놓았다. 그가 가장 혼란스러워했던 장면은 바나듐편에 나온다. 나는 그가 왜 자살했을까를 생각할 때, 이 뮐러 박사와의 관계에서 유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프리모 레비가 아우슈비츠에서 기적적으로 화학 전공자로 인정받아 연구소에서 일하게 될 때 만난 뮐러 박사가 나중에 프리모 레비가 취업한 회사의 거래 고객이 되어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그리고 뮐러 박사는 프리모 레비의 저작물도 읽은 상태였다. ‘이것이 인간인가에 나온 사람이 자기가 맞다고 확인도 해 주었다. 프리모 레비는 당시 상황에 대해 뮐러 박사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결국 자신의 생각과 같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아마도 그것이 그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우슈비츠라는 불합리하고 비인도적인 상황을 현장 연구소 담당자로서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 그리고 그것이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허망함, 그 시선과 결론이 도처에 퍼져 있고 결코 자신의 시선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 사회에 대한 절망, 그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의 아름답고 즐거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물론 아우슈비츠의 끔찍한 기억도 있고,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지만, 그가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하고 나서 어떻게 살아갔는지, 그의 생존했던 삶의 이야기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엿볼 수 있다. 그는 떠나고 없지만, 그의 작품은 영원할 것이다. 결코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나치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잔인함을 세상은 그의 글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주기율표는 그의 이름표와 같다. 짙지만 밝은 남색 표지처럼 어둡고 고통스러웠지만 다시 태어났던 고향으로 돌아와 그의 삶을 이어간 프리모 레비의 밝은 삶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고이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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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화학 원소로 생애를 재구성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키치 | 2018.09.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주기율표프리모레비화학원소로생애를재구성하다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가 쓴 책이다. 저자는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이기 이전에 뛰어난 화학자였다. 1941년 토리노 대학 화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저자는 당시 이탈리아 사회에 파시즘과 반유대주의 사상이 만연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화학 공장에서 화학자로 일했고, 아우슈비츠에 끌려가서도 화학자로 뽑혀 목숨을 건졌고, 아우슈비츠에서 나온 이후에도 화학 공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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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가 쓴 책이다. 저자는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이기 이전에 뛰어난 화학자였다. 1941년 토리노 대학 화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저자는 당시 이탈리아 사회에 파시즘과 반유대주의 사상이 만연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화학 공장에서 화학자로 일했고, 아우슈비츠에 끌려가서도 화학자로 뽑혀 목숨을 건졌고, 아우슈비츠에서 나온 이후에도 화학 공장에서 일했다. 이렇듯 저자의 삶은 화학과 떼려야 뗄 수 없고, 저자는 이런 자신과 화학의 관계를 이 책으로 표현했다. 저자 자신의 일생을 주기율표로 구성한 것이다. 


스물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의 제목이 주기율표 상의 원소 이름으로 되어 있다. 아르곤, 수소, 아연, 철, 칼륨, 니켈, 납, 수은, 인, 금, 세륨, 크롬, 황, 티타늄, 비소 등등. 이 중에는 저자의 유년 시절을 추억하는 이야기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추억하는 이야기도 있다. 화학을 비롯한 과학 전반과 학문에 대한 사랑을 설파하는 내용도 있고, 파시즘과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내용도 있다. 저자의 실제 경험에 기반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완전히 허구인 것 같은 이야기도 있다. 사실이든 허구이든 간에, 평생을 바친 학문으로 자신의 인생을 재구성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그렇게 재구성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인생을 살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프리모 레비 자신에게는 파시즘도 없고 반유대주의도 없는 세상에서 평생 글쓰기 따위 하지 않고 화학자로만 살 수 있었다면 가장 좋았을 터. 부디 다음 생에는(다음 생이라는 게 있다면) 고통도 아픔도 없이 화학 연구에만 몰두하며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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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교양/에세이] 주기율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두목 | 2018.07.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교양에세이주기율표
이 책 <주기율표>는 어쩌면 저자의 인생을 연표로 나열한 책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왜 인간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포함해 전혀 인간적이지 않은 혹은 못한 일들에 대한 저항이나 분노를 담담하고 무심하게.120여 개의 원소 중에 자신의 인생을 닮은 원소를 찾아 화학자로서 어떻게 그것들과의 동질성이 있는지 느릿하면서도 화학자임과 동시에 환영받지 못하는 유대인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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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주기율표>는 어쩌면 저자의 인생을 연표로 나열한 책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왜 인간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포함해 전혀 인간적이지 않은 혹은 못한 일들에 대한 저항이나 분노를 담담하고 무심하게.

120여 개의 원소 중에 자신의 인생을 닮은 원소를 찾아 화학자로서 어떻게 그것들과의 동질성이 있는지 느릿하면서도 화학자임과 동시에 환영받지 못하는 유대인의 삶을 기피 새겨 넣는다.

사실 이 책은 정용선 작가 쓴 <장자, 고뇌하는 인간과 마주하다>를 읽으며 화학 원소를 통해 인생을 통찰하는 '프리모 레비'의 삶이 너무 궁금했었다. 레비는 가족과 친척 혹은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내면서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가 약간은 숨 쉴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첫 원소는 다름 아닌 아르곤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래서 스스로는 그 어떤 것도 하려 하지 않는 비활성 기체.

그런 아르곤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숨겨진 존재처럼 살아야 했던 유대인의 삶으로 시작한다. 인간을 위해 오신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의 후손. 이 일로 그들은 정착할 땅을 갖지 못하고 세상을 아르곤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야 했던 인생을 녹여낸다. 알고 보면 정처 없이 떠돌며 존재감 없이 살아야 했던 무거운 민족사를 장편 영화를 본 것처럼 여러 인물을 이야기가 친절하고 가볍게 그려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연은 상상력이 전혀 없는, 지루한 금속이라 표현하면서 자신의 연애사를 곁들인다. 그녀는 바로. '리타'. 남자 친구가 있는 그녀를 그래서 더욱 좋아했다는 레비의 사랑은 지루했을까.


"삼류 해적 파쇼 이탈리아는 알바니아를 점령했고, 당장이라도 큰 재앙이 닥칠 것 같은 예감이 끈끈한 이슬처럼 집과 거리 위로, 조심스러운 대화와 반쯤 잠든 양심 속으로 내려앉아 엉겨 붙었다." p57

아, 화학을 전공하는 과학자의 미친 감수성이 눈길을 잡아 끈다. 시구절 같은 문장을 음미하듯 여러 번 되뇌게 된다.



"몇 달 전에 인종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었다. 그래서 나도 외톨이가 되었다. 내 기독교인 학우들은 예의 바른 사람들이었다. 그들뿐 아니라 교수들도 내게 적대적인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뒤로 물러서는 것을 느꼈고, 나도 조상 대대로 내려온 행동방식에 따라 그들과 거리를 두었다. 우리가 서로 나누는 시선에는 아주 미약하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는 불신과 경계심이 늘 번득였다. 너희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너희에게 대체 무엇인가? 여섯 달 전과 마찬가지로, 미사를 보러 가지 않을 뿐 너희와 같은 사람인가? 아니면 '너희들 중에서 너희를 비웃지 못하는' 유대인인가?" p62

인간에게 꼭 필요한 철은 "철을 가졌다"라고 외칠 정도로 의미 있는 금속이다. 이런 금속을 통해 레비는 인간이 지녀야 할 '신뢰'를 이야기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오랜 시간 친구였음에도 나치의 '인종에 관한 법률'을 공포하자 멀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레비의 심정이 어땠을까. 결국 레비는 철과 같은 친구 산드로와 함께 어두운 시대를 버텨낸다 하지만 결국 그를 잃는다. 레비의 상실감의 크기는 도대체 얼마나 컸을까 짐작도 되지 않는다.



"오늘에 와서, 한 인간을 언어로 옷을 입혀 인쇄된 종이 위에서 다시 살게 하는 것이 부질없는 일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특히 산드로와 같은 사람은 그렇다." p75

납과 수은. 인간의 욕망처럼 꿈틀대는 납. 인간의 정신을 혼돈으로 밀어 넣는 수은. 이 두 가지의 원소의 내용은 의미심장하다. 책장의 색이 다르다는 만든 건 편집자의 재치다.


나치에 의해 실험 대상이 되어야만 했던 수용소의 참혹한 일들을 연구실에서 당뇨치료제 연구라는 미명하에 매일 인을 매일 주입당해야 했던 토끼의 현실이 자신의 수용소에서 동물 취급 당하는 현실에 대한 부당함을 풀어낸다. 티타늄의 강함에서 느껴지는 의외의 자상함이나 따뜻함은 마리아를 행복하고 기분 좋게 만든다.

읽는 내내 몰입도가 높은 것은 아니었다. 때때로 원소와 레비의 삶을 생각하느라 한참을 머물러야 하기도 했고 원소의 성질을 이해하기에는 화학이라는 학문은 내겐 너무 먼 당신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레비는 인간이 처한 극한의 상황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절망에서도 인간이라는 원소가 가진 특징은 한계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음을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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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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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과학과 문학이 잘 어우러진 매력적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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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full | 2018.02.07
구매 평점5점
내용의 구성이나 표현 방식 모두 정말 훌륭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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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lee74 | 2016.10.20
구매 평점5점
프리모 레비 진정 최고에요!! 과학과 문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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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i76 |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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