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6년 01월 08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394g | 152*210*20mm |
ISBN13 | 9788967352882 |
ISBN10 | 8967352883 |
출간일 | 2016년 01월 08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394g | 152*210*20mm |
ISBN13 | 9788967352882 |
ISBN10 | 8967352883 |
지구의 밥상에 대해 가장 총체적이며 본격적인 르포 밥이 정치이자 삶의 지표라는 애매한 암호 해독에 대한 가이드북 콜라식민지, 식품사막, 석유로 키운 채소, 슬럼가의 생존법…… 발로 뛰며 취재한 10개국의 음식문화 『지구의 밥상』은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이 10개국을 탐사 취재하며 그 나라의 밥상을 들여다본 것이다. 이 책에는 남태평양의 낯선 섬 나우루와 라틴아메리카의 쿠바에서부터 미국, 프랑스, 영국뿐 아니라 우리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밥상이 모두 담겨 있다. 70억 인구의 식탁은 점점 비슷해지는 듯하지만, 계급 간의 격차와 국가 간 격차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먹거리는 점점 더 상업화(자본주의화)될 것이다. 이에 맞서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움직임도 점차 세를 불려갈 것이다. 먼 미래의 인류는 어떤 식탁에 앉게 될까? 자본의 결과물인 인스턴트식품으로 뒤덮인 식탁일까, 아니면 직접 기른 농산물로 이루어진 건강한 식탁일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지금부터 만들어 나갈 수는 있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인들에게 남겨진 목표이자 과제다. |
프롤로그 1 태평양의 ‘콜라식민지’-남태평양의 섬 나우루 작은 섬이 보여주는 지구의 ‘우울한 미래’/ 마트엔 냉동식품, 백사장엔 캔 조각 / ‘바다의 감옥’에 갇힌 난민들만 채소를 키운다 ·코카콜라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노예무역, 식민지, 전쟁…… 우울한 역사가 담긴 콘비프 ·항암물질이 들어 있는 식물 노니 2 석유로 키운 채소-아랍에미리트 두바이·아와사·훌라 7개국에서 온 토마토, 5개국에서 온 양파 / 이주노동자의 밥상엔 세 대륙에서 온 식재료 / 걸프 부국의 ‘온실’이 된 에티오피아 ·아랍의 대표적인 음식들 ·치킨 코르마 요리법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 3 ‘식품사막’ 미국-미국 볼티모어·페어팩스·비엔나 자동차가 없어 마트에 못 가는 사람들 / 방학이면 굶는 아이들, 스트링치즈 하나에 주먹다짐 / “더 낫게 먹고 싶은” 후마 질리의 텃밭 ·식품사막이란? ·미국 아이들이 많이 먹는 스트링치즈 ·미국의 과일 마차, 애러버 4 ‘가뭄’이라는 아이-케냐 나이로비·칼라와 우갈리, 케냐의 ‘솔 푸드’/ 기후변화에 내몰려 슬럼으로 가는 사람들 / 안데스 사람들에게서 감자가 사라진다면 ·우갈리 만드는 법 ·아프리카의 요리들 ·세계의 주식 작물 5 슬럼가의 생존법-인도 쿠숨푸르·파하르간지 이른 아침 시작되는 슬럼의 하루 / “과일은 돈 있는 사람만 먹어요” / 싼 음식의 천국, 네슬레 ‘납 라면’ 파동도 ·난, 차파티, 푸리 ·설탕의 역사 ·인도식 만두, 카초리와 사모사 6 푸드 뱅크, ‘풍요 속의 빈곤’-영국 이스트그린스테드·이스트서식스 굶는 사람 백만 명, 영국의 가려진 현실 / 슈퍼마켓도 ‘계급화’ / 유기농이라는 ‘브랜드’ ·세계 최초의 푸드 뱅크 ·‘영국 국민 요리’가 된 치킨 티카 마살라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무슬림 난민에게는 ‘할랄’ 급식 7 육식의 종말?-인도 구르가온 “베지, 논베지?” 인도에서 채식은 흔한 선택 / 인도 중산층 ‘자이나교’ 가정의 채식 밥상 / 지역마다 다른 인도의 음식, 나라 크기만큼 다양 ·아열대식물 오크라, 한국에서도 재배된다 ·인도식 소스 처트니 ·소가 사람을 먹었다? 쇠고기 때문에 벌어진 살인 8 도쿄 주부와 베이징 주부의 고민-일본 도쿄와 히로시마 그리고 중국 베이징 원전 사고 뒤 “아직은 불안” / 피자 굽는 할아버지 / 리리의 냉장고엔 일본산 소스와 알래스카 연어가 ·술안주로 인기 많은 에다마메 ·중국인들의 아침식사 여우티아오 ·중국 요리의 떼어놓을 수 없는 벗, 차茶 9 기찻길 옆 텃밭-프랑스 일드프랑스와 영국 도먼슬랜드 “텃밭 빌리기 위해 5~6년 기다렸어요” / 유기농-소비자 직접 연결해주는 ‘아맙’ / 텃밭과 유기농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게릴라 가드닝 ·프랑스 가정의 저녁식사 ·찰스의 유기농, 제이미의 급식 10 아바나에서 본 미래-쿠바 아바나·산티아고데쿠바 알라마르 “쿠바의 식재료는 유기농밖에 없다” / 국영 기업에서 만들어 파는 아이스크림 / 유기농에서 해법을 찾다 ·남미에서 북미로 간 과카몰리 ·헤밍웨이가 마셨다는 다이키리 ·스페인과 아프리카가 만나 탄생한 쿠바 요리 에릭 밀스턴과의 인터뷰-GMO, 어떤 게 안전하지 않은지 알 수 없다 에필로그 |
사진 공유 SNS에 가면 먹음직스럽고 때깔 좋은 음식 사진이 매일 셀 수도 없이 올라온다. 이런 사진을 보고 나면 “지구 인구가 정말 70억이 넘는가 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이런 사진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고가의 레스토랑이거나 외식을 나가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반면에 흔히 ‘집밥’이라고 부르는 하루 세끼의 밥상은 좀체 올라오지 않는다.
‘지구의 밥상’은 우리가 흔히 먹는 ‘집밥’을 소개한다. 잘 차려진 한끼 식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밥상과 함께 그 음식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식탁까지 왔는지를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그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해당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보여준다. 남태평양의 나우루는 서구 의존적 경제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전통 음식문화가 사라져 정크푸드(junk food)로 식탁을 채운다. 이로 인해 인구의 94.5%가 비만에 걸렸다. 미국에서는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구할 수 있는 식품 사막(food desert)이 늘면서 통조림 음식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에 쿠바는 구소련의 붕괴로 식량위기를 겪었지만 유기농과 협동농장을 통해 세계 제일의 유기농 식탁을 갖게 되었다.
음식은 단순히 먹을거리가 아니다. 어떤 음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질문하는 것은 한 사회의 문화와 정신을 가늠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구의 밥상’을 읽고 난 후, 멋진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파스타가 아니라 어머니가 차려주신 집밥을 SNS에 공유해보자. 그러면 자연스레 우리의 문화와 시스템을 고민할 수 있을 테다.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아요. 밥과 반찬은 먹을 만큼만 담아주세요”
이는 식당 등을 방문할 때마다 어렵잖게 만나볼 수 있는 문구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하여도 먹을 게 없었던 상황을 감안한다면 격세지감이라 할 만하다. 돈만 있으면 집 가까운 곳에서 먹고자 하는 것을 무엇이건 구입할 수 있는 시대. 이보다 더 편리한 삶을 살기란 힘들 것 같다. 평균 수명의 연장, 평균 신장의 향상 등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젊은 세대의 건강을 염려한다. 키만 크지 기초체력은 바닥이라고 한다. 어른 몸에 갇힌 아이들이 보이는 무기력한 모습이 마치 맥없이 무너지는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만 같아 걱정이 앞선다.
예로부터 먹어온 것이 건강식에 가깝다는 말과 함께 먹거리를 되돌아보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몇몇 이들은 집 가까운 텃밭에서 제 먹을 것들을 직접 생산하는 도시농부로의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시농업의 열풍은 실로 뜨거웠다. 그러나 모든 세상이 유행을 좇지는 않았다. 오히려 세계화와 함께 열량 높고 질은 떨어지는 먹거리를 섭취하는 인구가 늘었다.
저자들은 각국을 돌며 밥상을 취재했다. 세계의 밥상은 각국의 문화만큼이나 다양했다. 문제는 다양성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가장 앞부분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나우루의 사례는 암울함 자체였다.
나우루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이다. 9500명이 채 못 되는 이곳 사람들은 한 때 인산염을 수출하며 부를 축적했다. 사람들이 부유해질수록 국토는 황폐화됐다. 마땅히 돈을 벌어들일 수단이 없던 나우루 사람들은 정크푸드에 의존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인구의 94.5퍼센트가 비만․과체중이요, 인구의 40퍼센트가 당뇨를 앓고 있다는 보고는 충격적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조리와 보관이 쉬운 정크푸드에 열광하고 있어 문제다.
손에 쥔 자본이 없을수록 정크푸드에 의존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계층마다 서로 다른 품목을 판매하는 매장을 방문한다는 영국의 사례를 읽으며, 왜 저소득층일수록 비만과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지 이해 가능했다. 돈이 있으면 수많은 품목 중 자신의 몸에 조금이라도 덜 해로울 것으로 보이는 제품을 택할 수 있었다. 무엇을 구입할 것인가의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자 동시에 권력이었다. 국가와 사회 전반이 풍요로울지라도 자동차가 없어 마트엘 갈 수 없으며 방학이면 밥을 굶는 아이들이 넘치는 게 우리가 선망하는 미국이라는 사실을 어찌 이해하면 좋을지... 석유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아랍에미리트 지역 또한 이러한 법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었다. 그들의 토양은 아무것도 기를 수 없을 정도로 척박했지만 그들에겐 돈이 있었다. 7개국에서 온 토마토와 5개국에서 온 양파라는 소제목이 시사하듯 소비자들은 막강 파워를 발휘해가며 먹거리를 수입해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착취의 양상을 띠었다. 에티오피아는 누군가의 풍요로운 밥상을 위하여 자국민에게 기아를 강요(?)하고 있었다. 에티오피아의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가며 작물의 성장에 어마어마한 기여를 할지라도 제 식탁에 올릴 수 있는 품목이 몇 없었다.
오랜 기간 경제 제재를 경험한 쿠바 사람들은 너무나도 가난했기에 유기농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원치 않은 건강식을 먹으며 쿠바 사람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할지가 궁금했다. 원전 사고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믿음에 금이 간 이웃나라 일본, 건강한 먹거리는 스스로 생산할 수밖에 없다며 5~6년씩 기다려 텃밭을 빌린 프랑스와 영국의 사람들이 조금은 우습게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건강한 먹거리는 건강한 삶,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당신은 오늘 먹은 음식의 재료가 어디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생산됐는지 알고 있는가. 이왕 먹는 거 알고나 먹자는 말은 더 이상 비아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