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 집’이라서 가능한 재미, 교훈, 감동의 기막힌 컬래버레이션!
-본격 채소 섭취 권장 동화?
앤디와 테리는 애벌레와 대화하기 위해 동물 전문가인 질을 찾아간다. 그런데 질은 저주에 걸린 당근에 찔려 잠들어 있었고, ‘잠자는 숲 속의 질’을 깨우기 위해 두 사람은 왕자를 찾아 채소 왕국으로 향한다. ‘감자 왕자’의 키스로 질은 깨어나지만 동화 속 평범한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될 리 없다. 앤디와 테리, 질은 채소로 변장한 사실을 들키는 바람에 지하 감옥에 갇히고, 그곳에서 큰코 씨를 만난다. 이렇게 우연히 ‘큰코 사장님 실종 사건’이 해결되나 싶더니, 앤디와 테리는 채소를 끔찍이도 싫어하고 채소를 증발시켜 버리는 기계를 발명했다는 죄로, 큰코 씨는 ‘채소 끝장내기’라는 책을 펴냈다는 죄로, 질은 동물들에게 매일 한 트럭씩 채소를 먹이로 준 죄로 채소들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다. 그때, 채소라면 질색하는 ‘채소 질색’이 나타나 이들을 구해 준다. 채소 질색은 부모의 원수인 채소를 먹어 치우는 것으로 복수하고 있다며, 앤디와 테리는 물론 독자들에게도 같이 채소를 먹어 달라고 부탁한다. 정신없이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사건들 속에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채소를 먹어야 할 확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동기 부여는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
-‘우정’이라는 양념이 더하는 감동
나무 집으로 돌아온 앤디는 자기 생일을 잊어버린 테리에게 서운해하지만, 생일 파티가 위험하다고 여긴 부모님 때문에 생일 파티는커녕 자기 생일조차 모르는 테리의 사연을 알고는, 테리에게 자기와 같은 날을 생일로 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질은 두 사람에게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 주고, 실종된 큰코 씨를 찾느라 정신없던 앤디와 테리를 위해 생일 선물로 ‘52층 나무 집’ 원고를 건넨다. 늘 사이좋게 지내는 건 아니지만, 어렵고 힘들거나 외로울 때마다 진심으로 서로를 챙기는 세 사람의 우정은 유쾌한 이야기만큼이나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한다.
▶ 시간도 멈추는데, 재미는 멈추지 못한다!
원고도 완성됐겠다, 이젠 큰코 씨에게 제때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동동거리던 그때, 테리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저주에 걸린 당근을 모든 시간이 시작되는 그리니치 천문대에 쏴 맞혀서 시간을 멈추자는 것. 그리고 그사이 ‘닌자 달팽이’들이 원고를 배달하면 된다는 것이다. 테리의 계산으로는 ‘100년하고 15분 더’ 걸린단다. 그런데 누구 하나 이 말도 안 되는 계획에 딴지를 놓지 않는다. 결국 시간을 멈추는 데 성공하고, 당근의 저주에 걸려 온 세상은 100년하고도 15분 동안 잠이 든다. 닌자 달팽이들만 빼고. 그리고 책은 한 쪽 넘게 ‘z’로 채워진다. 뭐 이런 책이 다 있다 싶은 한편으로, 이런 과감함과 기발함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냥 재미있다. 세상 모든 시간도 멈추는 [나무 집]의 재미는 아무도 멈출 수가 없다.
▶ 이미 아시다시피, 물론, 당연히, 다음은 65층이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다음은 당연히 13층 더 높아진 《65층 나무 집》이다. 게다가 앤디와 테리는 이젠 대놓고 새로 생길 층을 ‘스포’한다. ‘애완동물 미용실’과 ‘생일 축하 파티 방’이 새로 생길 거라며 곧 《65층 나무 집》이 나올 테니, 다음 권이 나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지 말라고 독자들을 안심시킨다. 과연 [나무 집]은 어디까지 올라갈까? 어쨌든 목 빠지게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 앤디와 테리는 오늘도 기발하고 짜릿한 상상력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