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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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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1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46g | 145*210*24mm
ISBN13 9788954639651
ISBN10 8954639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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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를 이해하려면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 p.12

재앙은 인간의 척도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들은 재앙을 비현실적이고 곧 지나가버릴 악몽에 불과한 것으로 여긴다. 재앙이 지나가버릴 때도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악몽에서 악몽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라지는 쪽은 사람들, 누구보다도 인본주의자들이다. --- p.51

의사는 어둠 속에 그대로 머문 채 그 대답은 이미 했다면서, 만약 전능한 신의 존재를 믿었다면 그런 수고는 신에게 맡기고 사람을 치료하는 일을 그만둘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적으로 자신을 포기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 세상 누구도, 심지어 신을 믿는다고 생각하는 파늘루 신부까지도 그런 전능한 신을 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적어도 그 점에서 리외 자신도 있는 그대로의 창조된 세계를 거부하고 투쟁함으로써 진리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p.152

자기들과 비교해 다른 지역 주민들을 모든 면에서 자유민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겼다. 반면에 다른 지역 주민들은 힘든 순간에도 자기들보다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위안을 얻었다. 당시에 희망을 하나 품을 수 있다면, 그것은 ‘언제나 나보다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 p.201쪽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 사람은 저마다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 세상 그 누구도 페스트 앞에서 무사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자칫 방심한 순간에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전염시키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병균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외의 것들, 이렇게 말해도 괜찮다면 건강, 청렴결백함, 순결함 등은 의지의 소산이에요.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될 의지 말이에요. --- p.295

페스트 환자가 되는 것은 피곤한 일이지만, 페스트 환자가 되지 않으려는 것은 더욱 피곤한 일이에요. 그래서 모든 사람이 피곤해 보이는 거예요. 오늘날에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페스트 환자거든요. --- p.295

이 기록은 성자가 될 수도 없고 재앙을 받아들일 수도 없기에 의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개인적인 고통에도 불구하고 공포와 그 공포의 지칠 줄 모르는 무기에 대항해 완수해야만 했고 아마도 여전히 완수해야 할 그 무엇에 대한 증언에 불과했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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