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04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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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388g | 127*188*30mm |
ISBN13 | 9788972885757 |
ISBN10 | 8972885754 |
발행일 | 2016년 04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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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388g | 127*188*30mm |
ISBN13 | 9788972885757 |
ISBN10 | 8972885754 |
1장 레드 와인의 전설 72장 4차원 끝말잇기 343장 시코타마 가면과 시타타카 아가씨 594장 반지 이야기 885장 가루이자와의 밤에 묻히다 1166장 근성 제로 1537장 『치에코쇼』 1888장 칵테일과 감자 2219장 왕비의 머리장식 24810장 깨져도 결국 31411장 코끼리 코 35012장 위스키 캣 387 |
일본 드라마 같은 책입니다. 무난하고 읽기 쉽고, 매장 고만고만한 에피소드가 있고, 인간적입니다. 그냥 단순히 우리 주위 널려있는 술꾼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미야코란 출판사 여직원이지만, 등장인물 모두 술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과하게 마시고 주사가 있는 사람도 있고, 그냥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냥 술이 있으면 즐겁습니다. 책의 원제목은 「 めば都(마신다면 미야코와 함께? 정도)」이지만, 책의 내용은 지금의 제목도 잘 어울립니다. 그저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 이야기입니다.
책에는 일본의 술 문화와 함께 출판문화도 함께 소개가 됩니다. 아마 작가이신 키타무라 카오루님이 가장 자신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지 않을까도 싶은데, 연재문화가 있는 일본 출판계에서 작가님과 출판사의 관계는 굉장히 밀접합니다. 인기 작가의 글을 받는 것도 출판사의 테크닉이고, 마치 보통의 물건을 사고파는 상술처럼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갑니다. 당연히 술이 빠질 수 없고, 글을 받기로 약속한 날에는 밤새도록 술자리가 이어집니다. 맥주로 첫 건배를 하고,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같은 술자리라도 소주에 물을 타 마시거나 정종을 마시거나, 자유스럽게 좋아하는 술을 즐길 수 있는 일본 술문화(우리처럼 회식자리에서 모두 같은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고)는 얕게 오래갑니다. 2차에서도 위스키에 물을 타 마셔도 되고, 그냥 스트레이트로 즐겨도 되고 강요가 별로 없습니다. 우리도 치면 술에 만취되기 전의 단계를 즐기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그 경계의 취기를 모두가 아슬아슬하게 지켜나가며 술을 즐깁니다. 나쁘지 않지만, 가끔은 술에 취하기 전에 지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왠지 이런 술 문화 전반이 소설에서 묻어 나옵니다. 술 자리가 생기는 이유, 술 자리에서 나올법한 이야기들, 술을 마신 후에 각각의 집에서 보이는 행동, 가끔 과하게 마셨을 때의 행태 등 작가님이 술을 안 마시고 맨 정신에 이런 저런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어려우셨을 텐데, 그래도 꽤 그냥 우리네 모습이 소설에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살짝 술 문화가 다르다면 다르고, 같다면 같은데, 거부감 없이, 인간미 넘치는 소설, 여름 휴가 갈 때 기차 안에서 딱 입니다. 도착하자 마자 술을 마시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제목만 보고서 필독 리스트에 올려 놓았었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물론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뒷끝 작렬하는 주사를 소재로 하면서도, 어찌나 이렇게 여운이랄까 하는 게 한 조각도 남지 않는 깔끔한 소설이다. 훌훌 페이지가 잘 넘어간다. 아무 생각 없이 읽을 책이 필요하다면 추천. 술을 즐긴다면 더 추천.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그게 과제가 돼. 제 자신에게 재밋거리를 주는 것이 말이야. 그러니 그걸 위해서라도 일 외의 뭔가가 필요하다고. 그러다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너무 몸을 사리지 말고 은근 슬쩍, 저도 모르게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해."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작가정신
작가 이름인 기타무라 가오루의 이름만 보고 대출했는데, 제141회 나오키상 수상 작가 기타무라 가오루의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전작 『하늘을 나는 말』과 달리 미스터리물이 아니라 기승전술이라니 그저 술 이야기인가? 싶다. 술자리는 좋아해도 술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끝까지 잘 읽어낼 수 있을까? 싶은 불안감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허한 마음과 심심한 혀를 달래주는 술과 사랑의 이야기로, 풍류라면 빠지지 않는 문예잡지의 편집자 코사카이 미야코의 배꼽 잡는 음주 해프닝과 맨 정신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독한 연애사, 일과 결혼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하루하루를 그려내고 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묻어나는 미스터리 작품으로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는 기타무라 가오루는 2006년 『일본 동전의 수수께끼』로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2009년 『백로와 눈』으로 141회 나오키상을 수상했으며, '시간과 사람' 3부작인 『스킵』, 『턴』, 『리셋』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
문제적 그녀의 이름은 의미심장하게도, ‘술이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뜻을 가진 코사카이 미야코란다. 태어나면서부터 술과 떼놓을라야 뗄 수 없는 운명인 코사카이는 퇴근만 하면 술집이 즐비한 골목에 선배 언니들을 불러 모아 술을 들이켜는 것이 인생의 낙이 되어버렸다. 입사 환영회에서 대선배인 엔도 편집장의 하얀 와이셔츠에 레드 와인을 부은 일을 시작으로, 팬티 실종 사건과 명품 가방 손괴 사건, 취중 노숙 사건, 노인 상해 사건 등등 굵직한 사건을 연달아 일으키면서 도쿄 회식계의 역사를 새로 써내게 된다.
술만 잘 마시는 그녀가 아니다. 코사카이는 매달 반복되는 잡지 원고 마감에도 끄떡없는 강철 체력에 작가와의 만남이나 삽화가 섭외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열정, 번뜩이는 아이디어까지 고루 갖춘 출판계의 수재로, 술이면 술, 일이면 일 못하는 게 없어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그런 그녀에게 부족한 게 딱 한 가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연애라고 콕 찝을 수 있다.
코사카이에겐 대학 때부터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다. 모처럼 남자친구가 값비싼 프랑스 식당에서 약속을 잡자, 코사카이는 드디어 프로포즈를 받는구나, 하고 기대감에 쾌재를 부른다. 서른 즈음의 그녀는 한창 일에 재미가 붙은지라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할 생각이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화려한 꽃무늬의 명품 원피스를 차려입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그러나 남자친구에게 청천벽려과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날 밤 결국 술잔을 꺾게 된다.
"이 세상 괴로운 일, 슬픈 일이 어디 한둘입니까. 당신에게 당한 수모 정도는 깜도 안 되지요.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세상풍파, 아아, 술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렇게 좋은 벗들과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것도 다 당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고마워요, 고마워. 코사카이 씨."
2017.7.3.(월)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