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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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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2쪽 | 486g | 139*194*30mm
ISBN13 9788973819065
ISBN10 897381906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고독은 당연한 것이고 태어난 순간부터 인간은 모두가 외톨이,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다시 만난다. 일단 우주에 나섰다면 빛 따위는 없다. 영원히 이어지는 어둠만이 모든 것.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 나는 밤기차. 칙칙폭폭.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는 밤기차다.
--- p.179

모두가 회색이 되어가고 있어. 자꾸자꾸 회색이 되어가. 그러는 게 편하거든. 무기력하고 무감동하고 무사상에 무능력에 무자비하게 되는 것으로 직접적인 아픔이나 공포, 슬픔이나 미래로부터 도망칠 수 있지. 인간이 이 세계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남겨진 길이라고는 더 이상 고민할 것 없이 회색이 되는 것뿐이야. 그저 멍해진 채 현실에서 도피하여 망상이나 허구 속에서 사는 거야.
--- p.201

"네가 여기서 그만두기로 마음만 먹으면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은 죄다 무효가 돼. 그리고 다시 새로운 환경을 만들 수 있어.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와 똑같아. 이제 알겠지? 이 세계의 구조라고? 아하하, 너 바보구나, 괜히 심각해져서는. 그렇게 심각할 거 없다니까, 전부 다 그냥 놀이야. 게임 같은 거라고.”
도오루는 시라토에게 다가갔다. 참혹한 모습으로 쓰러진 시라토를 내려다보며 도오루는 자문했다. 이것이 게임일까?
--- p.355

일이 여기에 이르렀는데, 헹, 희망이라고? 그딴 거, 아주 옛날 옛적에 소멸됐어. 다 써먹었다고, 그 수법은 이미 획득 포인트 제로야. 한마디 해두겠는데, 도오루 너에게는 이미 방법이 없어. 온갖 무기를 다 써먹었어. 이렇게 된 마당에는 일단 게임을 끝내는 수밖에 없다고. 아예 처음부터 다시 하는 수밖에 없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겠냐? 괜찮아, 이건 가상의 세계니까. 여기서 공연히 화내고 말고 할 것 없이 나랑 다시 세계를 상상하자. 이번에는 훨씬 더 복잡한 걸로, 살아낸 보람이 있는 세계로 만들자. 그리고 거기도 마지막에는 엉망진창으로 부숴버리자고.
--- p.358

도오루에게는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무엇을 사랑이라고 하는지, 무엇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지, 무엇을 희망이라고 하는지. 하지만 알지 못하는 것 너머에 확실한 것이 있었다. 말로는 할 수 없어도 단호하게 흔들림 없는 것. 도오루는 오직 그것만을 응시하고 신뢰하며 그것을 향해 나아갔다.
--- p.36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콘크리트로 뒤덮인 회색 도시, 그 도시의 한 중학교에서 1학년 여학생이 유괴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소녀는 사라진 지 일주일 만에 교내의 수영장에서 발견되고, 유일한 단서는 사체에 붙어 있던 회색 흙뿐. 그리고 3년 후, 유령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나돌더니 공포 분위기의 학교에 또 다시 재학생 실종 사건이 일어난다.
주인공인 도오루는 그 학교를 다니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으로, 도오루의 곁에는 도오루를 대신하여 세상에 반항하는 또 하나의 나 ‘히카루’가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자가 숨어든 학교 안에는 살해된 여학생의 유령이 떠돌고, 도오루는 학교 바로 아래 존재하는 또 하나의 중학교에 헤매들게 된다. 지하에는 개 같기도 하고 인간 같기도 한 괴물 견신빙(犬神憑)이 있고, 그곳에서 살해된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지옥 순례와도 같은 장면이 지금 이 세계에 대한 은유처럼 나타나고, 그 회색빛 공포 속에서 도오루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친구 시라토…. 여성의 몸이지만 남성의 마음을 가진 시라토는 절망 속에서 영혼을 구원하는 유일한 빛이다. 정체성 불안의 소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혼란 속에서도 자신을 찾아나가려는 씩씩한 소녀(소년?)를 만나, 감정을 잃어버린 회색 세상의 공포를 이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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