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6년 05월 09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496g | 130*185*20mm |
ISBN13 | 9788954435871 |
ISBN10 | 8954435874 |
출간일 | 2016년 05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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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496g | 130*185*20mm |
ISBN13 | 9788954435871 |
ISBN10 | 8954435874 |
세브란스 병원, 가장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진 진료실 그곳에서 20년간 의사가 ‘듣고 나누고 느낀 이야기’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3,800여 명으로, 하루 평균 38명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있다. 그것도 OECD 회원국 가운데 11년째 부동의 1위다. 외환위기, 신용카드 대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자살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우울한 현실을 반영한 수치겠지만 한쪽에서는 누군가 내버린 하루가 너무나 절실한 이들이 있다. 바로 투병 중인 환자들이다. 《당신을 만나서 참 좋았다》는 대장암 명의 김남규 교수가 20년 이상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진료실에서 겪은 ‘삶과 죽음’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꽃처럼 아름다웠던 20대 청춘이 치료가 계속됨에 따라 빛을 잃고 사그라지는 경우, 극복했다고 믿었던 병이 다른 가족에게 발병한 사연, 예비 신부의 병을 알고도 결혼을 감행한 신랑의 이야기 등 실제 사례를 통해 때로는 가슴 따뜻하고 때로는 눈물이 글썽거리는 우리네 삶을 수채화처럼 그려냈다. 단순한 진료일지를 넘어 생명의 회복과 소멸을 통해, ‘살아 있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을 끊임없이 자문하며 성장해가는 의사의 솔직한 내면 고백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때때로 독자들에게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
들어가며-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1부 생명이라는 계절 진료실의 봄 아름다움에 대한 담론 기뻐서 혹은 슬퍼서 운다 사랑아, 너는 이렇게 돌고 돌아 마지막이 편안하게 기억되는 사람 잠시 멈추면 보이는 것들 2부 천국으로 가는 두 가지 질문 의사가 가져야 할 마음과 태도 작은 소리라도 들어줄 수 있다면 걱정인형 가장 밝은 곳에서 헤어짐을 노래하게 하소서 해피엔드를 위하여 유난히 길었던 수술실의 어느 하루 노교수의 식지 않는 열정을 만나다 환자를 위한 기도 옛날 사진을 보다가 좁은 문 세 잎 클로버의 꽃말 환자가 의사에게 바라는 다섯 가지 3부 무엇이 사람을 살게 하는가 부부의 사랑 경(敬)의 태도를 가진다는 것 용서 말기암 환자를 대하며 12월 24일의 응급수술 사람의 인생을 보는 치료 저마다의 사연 질병을 고치고, 마음을 헤아리고, 사회를 바꾼다 세계 병자의 날 살구나무 숲 산 자와 죽은 자의 선물 회복한 이들을 향한 고마움 따뜻한 말 한마디 우리에게 예정된 시간 잔인했던 어느 5월 삶의 질 4부 소중한 것은 가까이에 있다 여름에 읽은 두 권의 책 혜화동의 오래된 책방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1 : 당신은 왜 지금 여기에 있는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2 : 진실된 삶이란 무엇일까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3 : 다섯 가지 생각 선물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4 : 어려운 시절을 기억하렴 약이 된 휴가 옛글에서 얻은 마음의 위로 일상에서 마주한 성자 음악이 있는 생활 낯선 세계로의 외출 짧은 러시아 방문기 식탁 밑의 점잖은 개 돌려받지 못한 사진 외할머니 이야기 더 늦기 전에 감사와 사랑을 전하라 마치며-고통만이 사랑을 체험하게 해준다 |
'죽음도 우리를 갈라 놓을 수 없다'
이는 신파극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접할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대사다. 숱한 장해물들을 놔두고 굳이 죽음을 빗댄 까닭은 죽음이야말로 인간이 가장 거스르기 힘든 질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까지는 내 삶에 죽음이 등장한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결국에는 죽음을 겪게 돼 있다.
공부를 잘 하는 이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물으면 판사, 검사 등과 함께 등장하는 직업이 있으니 바로 의사다. 다른 분야보다 오랜 기간의 수련을 거쳐야 하지만 전문직이고, 고수입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많은 부모가 의사 자녀에 대한 열망을 지닌 듯하다. 경제적으로는 별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다. 허나 그 점 하나만을 바라보고 의사가 되었다면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제 식구가 아닐지라도 아픈 사람이 늘 주변에 있다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생사를 오가는 이를 늘 접하는 경우라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를 버티게 하는 건 일종의 소명감이다. 자신에게 모든 것을 내맡긴 환자들을 살리고야 말겠다는 의지야말로 의사를 의사답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의사로서 살았다. 아직 학생이던 시절 그는 해부학을 공부하며 온기가 빠져나간 몸뚱아리를 처음 접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살아 숨쉬며 이야기를 나눴을 한 인격체였을 시체를 어찌 대해야 좋을지. 그저 상상했을 뿐인데도 기분이 묘했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의 차이는 종이 한 장 만큼이나 미미했다. 엄연히 살아 있는 이들을 인간 아닌 듯 취급해온 경우도 있지 않을까. 인간을 숭고하게 만드는 건 인간 자신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저자가 말하는 '당신'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속했다. 치료를 잘 받고 일상에 복귀해 별다른 어려움없이 살고 있는 이들의 경우엔 의사로서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러하진 못했다. 애초에 발견을 너무 늦게 한 나머지 여생 동안 통증 없는 생활을 돕는 수준 이상은 기대가 힘든 경우도 있었고, 몇 해 전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재발해 다시금 병원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옮겨 온 이들 역시 존재했다. 아프다는 게 무얼까. 생기 넘치는 모습에서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바뀌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들었다. 오로지 병마와의 싸움에만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함에서인지 모든 자극이 제거된 병원의 환경이 오히려 인간을 환자화 하는 것은 아닌지를 물었던 시기가 내겐 있었다. 여전히 판단은 쉽지가 않다. 그렇지만 환자 하나하나의 삶을 주목하고, 그들이 품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의사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에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세상을 꿈꿔본다. 환자가 한 명만 있어도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지고, 집안이 무너진다는 식의 이야기가 더는 성립하지 않기를 바란다. 좋은 기억만을 간직한 채 진심으로 몸과 마음을 보듬고, 혹 본의 아니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을 땐 서로를 향해 "당신을 만나서 참 좋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 이 땅에서도 가능했으면 한다.
한 사람의 의사가
써 놓은 글 한 페이지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응당 아프면 진료 받으러 가던 병원이라는 곳에서 꼭 만나고 돌아와야 할 사람 중의
하나인 '의사'. 직업적으로의 의사만 생각했지 사람으로서의 그를 염두에 두어본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나는
살면서.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신을 찾아오는 아픈 사람들을 보면서 그가 품었을 마음. 떠나보내야하는 순간을 맞이했을 때의 그 마음. 직업적으로 단단히 무장되어 있어 상처받지 않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죽음을 목격하는 일은 아무리 경력이 오래된 의사라도 여전히 괴롭습니다' 라는 고백은 읽는 사람을 참으로 숙연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저자 소개 아래 "책의 인세는 전액 어려운 환자를 위해 기부됩니다"라는 말이 이례적이었다. 수많은 의사들이 집필한 책을 읽었어도 전액을 기부한다는 문장을 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읽기 전부터 이 책은 참 따뜻한 감성으로 다가왔다.
저자 김남규 교수가 말하는 '살아 있다는 것'은 감사와 직결되어 있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많이 가졌든 똑똑한 사람이든 한결같이 똑같은 이유로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 아주 많이 아픈 사람들. 그래서 말기암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든 응급수술로 들어가 누워 있는 환자와 마주하든 간에 사람의 인생을 보는 치료를 펼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저마다의 사연이 다르듯 자신에게 다가온 병을 대하는 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그의 기억속에 남은 환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의 소중함을 발견한 사람들이었다.
병원의 젊은 전임의 부부에게 찾아온 불행은 심각했다. 임신 중인 아이의 기형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부는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고 평생 기형이 심한 아이를 케어하며 사는 삶을 선택했다. 장애인에게 천국일리 없는 이 땅, 대한민국에서!!! 가치에 따라 생명을 지키는 선택을 한 부부의 큰 사랑만큼이나 눈물겨운 사랑을 선택한 부모도 있었다. 의사의 길을 택한 아들의 죽음 앞에서 시신기증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린 부모. 그 마음이 얼마나 갈래갈래 찢어질지....꼭 부모가 되어 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의사라는 직업의 스트레스도 하늘과 닿아 있겠구나! 싶어진다.
계절이 돌아오듯
사람도 돌아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지금의
나로 살 수 있는 순간은 단 한번 뿐이기 때문에 오늘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한 <당신을 만나서 참 좋았다>. 때로는
뻔히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남을 통해 들으면서 가슴에 다시금 각인 시키게 될 때가 있다. 지금처럼.
서평을 올리는 도중, 멀리 있는 이웃에게서 카톡 한 통이 왔다. 방금 스케치 한 그림이라며 자신의 고양이를 멋지게 그려서 보내준 소식. 아! 굳이 책을 읽지 않고서도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이웃들이 내 곁에 있구나...가슴이 따뜻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책을 통해서도 배우고 곁의 사람들을 통해서도 배워나간다. 그래서 죽는 순간까지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 오늘처럼-.
의사라는 직업은 전혀 부러운 직종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들보다는 아픈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야 하고 치료를 잘 받고 건강을 되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삶을 놓치는 사람들도 봐야하기
때문이다. 사실 3D업종보다 더 힘든 직업이 아닐까 싶다. 체력적이로나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점에서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선생님'이란 존칭으로 추앙(?)하는
것은 고귀한 의술에 대한 존경의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 의대에서 외과부장으로 교수로 근무중인 의사 김남규의
에세이에서는 의사로서의 고뇌와 인간으로서의 감성이 잘 드러나 있었다. 하루종일 환자와 씨름하느라 글을 쓸 틈도 없을텐데
이렇게 따뜻한 에세이까지 출간을 하다니 그의 감성이 참 남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진료실 창문에 놓인 화분에 드리운 햇살을 느끼고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을 보면 그의 감성이 확실히 예민하고 따뜻하다. 이런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마음까지 치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차갑고 도도한 의사가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 의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싶다.
그의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환자도 있지만 놓친 환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가 기억속에 남은
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괜찮은 죽음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회복을 기대하는 환자에게 부정적인 답을 들려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인간으로서 얼마나 힘들지 짐작해본다.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나 손을 잡아주는 것밖에 할 것이 없어 가슴아팠다는 고백은 가슴을 시리게 한다.
어찌보면 참 딱한 직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환자의 마음까지 붙드는 그의 마음이 너무 좋다.
피치 못하게 떠나 보낸 환자를 여전히 붙들고 있는 그의 여린 마음은 의사로서 단점이 될 수 도 있겠다.
친구의 아들녀석이 그가 몸담은 병원에서 훈련중이다. 가혹한 선배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할까 고민중이라 들었다. 물론 혹독한 훈련이 필요한 과정이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환자의 마음까지 들여다볼줄 아는 선생에게 배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아파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고통받고 있는 존재이다. 이런 아픔까지 헤아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주는 의사가 있다면 병의 무게가 조금쯤은 가벼워 질텐데..
이렇게 좋은 의사라도 사실 만나는 일이 없어야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내가 건강을 놓쳐 병원에 가야한다면 이런 의사에게 가고 싶다. 이 책은 우리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감동이겠지만 이 세상의 모든 의사가 꼭 읽어봐주었으면 좋겠다.
어떤 소명으로 환자를 돌봐야 하는지 표본이 바로 이 책에 있기 때문이다.
많은 환자들이 그의 손을 통해 회복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