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스타일리쉬한 싱글로 살아가는 법
[비주얼] 미인이 되면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진다
일과 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슈퍼우먼이 기혼여성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라면 일과 외모, 이것은 싱글 여성이 감당해야하는 압박이다. 여자들이란 본래 매니큐어가 벗겨지거나 하는 일에도 스스로 마음이 위축되는 것을 느낀다. 게다가 미인이 된다면 세상사는 것이 지금보다 훨씬 편할 것이라는 무조건적인 믿음도 한몫 거든다. 과연 실제로 그런 속설이 들어맞는지는 알 수 없다. 심하게 미인이 아니었던 시절보다 조금이라도 예뻐진 시기의 팔자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는가 따져보면 뭐, 그런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미인이 되겠다는 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더 넓혀보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이 넓은 가능성을 위해 치아 교정을 받고, 취침 전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온 몸의 잔털을 없애고, 웃는 연습을 하면서 V라인 얼굴을 만들기 위해 롤마사지를 한다.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기 위해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었다는 신화는 이제 더 이상 신화라고 불리기도 민망할 지경이 되었다. 미녀가 되어 천제의 아들과 결혼을 할 수 있다는데 지금 쑥과 마늘이 대수란 말인가. 만약 ‘서바이벌! 웅녀 되기’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까짓 100일, 가뿐하게 버텨낼 여자들이 떼구름처럼 모여들 것이다.
[패션] 구두, 그 강렬한 여자의 천성으로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걸어가라
진실을 털어놓자면,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때보다 심장이 더 빨리 뛰는 순간이 있다. 바로 이런 말을 듣는 순간이다. 지미 추, 마놀로 블라닉, 세르지오 로시, 크리스티앙 루부탱. 핸드백, 향수 그리고 무엇보다 구두는 스타일에서 가장 나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스타일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치밀한 완성도에 비해 눈에 띄는 효과가 대단하진 않다. 평범한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그게 그거, 그저 미묘한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했던가? 원래 여자들은 발에 빨간 구두를 신고 태어나는 존재인 모양이다. 그러니 갖고 싶은 것이 그렇게 많고 또 그리 집착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겠다는 협박의 와중에도 우리는 여전히 갖고 싶다. 왜?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여자들의 이런 욕망은 남자들의 배거본드 습성보다 훨씬 강력한 천성이서 백만원에서 다소 모자라는 가격이 붙어있는 하이힐을 사들이게도 한다. 이제 마음에 드는 구두를 신은 여자가 해야 할 스타일의 가장 마지막 단계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세상을 향해 제 발로 걸어가는 일이다.
[문화생활] 고급한 취향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하라
문화를 즐기는 첫 번째는 아무래도 ‘좋은가(최고의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좋아하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취향이란 어차피 자신의 기호이니만큼 순수하게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다고 본다. 그러나 온전하게 좋아하는 일도 그렇게 만만치는 않다. 수준이상의 공연을 보면서 받는 감동은 예술에 박식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누구나 훈련받지 않아도 감동과 즐거움을 느낄 수는 있다. 그러나 즐긴다는 것은 그저 느낀다는 것과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할 것이다. 취향에 투자했던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은 바로 이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초심자는 감상하는 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열 번이면 열 번 다 즐길 수 있다고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가 취향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악조건에서도 삶을 즐기기 위해서 말이다. 만약 무언가에 충분히 즐거워할 수 있다면 우주공간 같은 일상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찾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재테크] 싱글의 미래를 책임지는 건 재테크뿐이지만…
싱글 친구들마저 대부분 자기 소유의 집이 있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결혼 지참금도 없었던 이들이 대체 무슨 돈으로 집을 마련한 것일까? 이 사람들에겐 옷도, 구두도, 백도, 화장품도 필요 없단 말인가? 아니, 지금 들고 있는 저 핸드백은 프라다가 아닌가? 저런 것을 사면서 어떻게 미친 것같이 집값 비싼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었을까? 아무도 없는 집에서 가난한 독거노인으로 살다가 최후를 맞이할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인생은 알 수 없죠. 지금보다 미래에 더 가난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죠. 하지만 어떻게 장담하나요?”라는 보험 설계사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반복해서 들려왔다. 이것은 공포 그 자체였다. 지난 한 달 동안 자행했던 쇼핑 목록을 적고 있자니 심장마비를 일으킬 것 같았다.
[연애] 참을 수 없는 실연후유증의 가벼움
연애가 깨지고 죽음 같은 실연의 시간이 시작되면 스스로 실수를 점검하고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 끊임없이 되짚어보는데도 왜 이 분야만큼은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가하고 낙담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실연은 재난에 가까운 법이다. 그러나 재난의 희생자가 비단 나 뿐만은 아니었다. 신통찮은 내 연애 실력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의 하소연을 꿋꿋하게 견뎌내야 하는 이들이다. 자신의 연애를 스스로 돌아봐야 하는 것은 사랑에 대한 게임 요령을 숙지해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연애를 납득하고 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이다. 모든 연애에는 운명 같은 만남이 있고 그들만 아는 사랑스러운 사건들이 가득한 법이지만, 아무리 소설 같은 사랑이라고 해도 일단 그 곳에서 발을 뺀 상태라면 연애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통속적인 과정이다. 실연의 상처 또한 완치 후에는 이처럼 후유증 없이 멀쩡해진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싱글들의 완소 아이콘 BEST 8!
01_고양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고함을 잃지 않는
그들의 쿨한 태도에는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02_원피스
원피스는 내가 숭배하는 의상이다.
그저 뒤집어쓰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기특한 옷차림인가.
03_구두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때보다 심장이 더 빨리 뛰는 순간이 있다.
04_여행
혼자 비행기에 오르는 그 순간만큼은
신통치 않은 커리어와 그보다 더 신통치 않은
연애에서 벗어난다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05_화장품
미인이 되겠다는 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더 넓혀보겠다는 의지와도 같다.
06_와인
문화를 즐긴다는 건 ‘얼마나 좋은가’가 아니라
‘얼마나 좋아하는가’의 문제이다.
07_다이어트
남자 친구는 떠나도 다이어트의 압박만큼은
절대 떠나가 주지 않는다.
08_재테크
저금도 다이어트처럼 중독성이 있어서 일단 가속도가 붙으면 아주 수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