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7년 08월 31일 |
---|---|
쪽수, 무게, 크기 | 255쪽 | 412g | 153*224*20mm |
ISBN13 | 9788958282396 |
ISBN10 | 8958282398 |
발행일 | 2007년 08월 31일 |
---|---|
쪽수, 무게, 크기 | 255쪽 | 412g | 153*224*20mm |
ISBN13 | 9788958282396 |
ISBN10 | 8958282398 |
1. 무엇에 대해 쓰는 거에요? 2. '나'라는 것은 어디에 있나요? 3. 모든게 다만 꿈일까요? 4. 큰 것은 얼마나 큰가요? 5. 식물은 어떻게 구분되죠? 6. 동물과 사람의 차이는 뭐에요? 7. 기계도 생각할 수 있을까요? 8. 저도 거짓말을 해도 되나요? 9. 정의의 여신은 시각 장애인인가요? 10. 저의 자유의지는 얼마나 자유로울까요? 11. 산은 어디에 있나요? 옮긴이의 말 |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궁금해졌던 건 누가 '1318'을 청소년으로 규정했느냐는 것이다. '1318 교양문고'인 이 책은 대학생들까지 읽어도 무방할 것 같은 수준이다. 요즘은 학력도 높아지고 수명도 길어지는 추세이니 청소년의 나이를 '1622' 식으로 좀 미루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뿐이지 내용을 곱씹어보면 깊이가 있는듯 하다. 저자가 독일인이라 그런가? 철학이 궁금한 청소년 혹은 청년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규정해본다.
'나'를 전면에 내세운 코페르니쿠스 혁명을 이룬 근대인 '칸트'를 주축으로 두고 다양한 사상가들의 생각을 변주곡처럼 풀어내고 있다. 기존의 "철학통조림" 같은 책처럼 주제별로 저자와 아이가 대화하거나 라디오 인터뷰를 하거나 메일을 주고 받는 식으로 철학적 이야기를 설명한다.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식물, 동물, 인간, 기계를 비교하기도 하고, 특별히 인간이 가진 조건인 생각, 말, 정의, 자유, 종교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다.
요즘, 인간은 완전한 자유를 보장받아야 하면서도 사회 안의 개인은 그 자유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 그 한계가 어디서 어떻게 그어지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10장 '저의 자유의지는 얼마나 자유로울까요?' 부분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 청소년들은 두발이나 복장에 대한 자유를 대입해서 생각하면 잘 와닿을 것 같다. 대화 부분에서 뇌와 자유의지에 대해 다룬 부분이 재미있었다. 설명을 하다 만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 몸과 자유의지에 대한 문제는 청소년들도 분명히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다.
"두뇌 연구학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그들은 우리가 하는 일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뇌가 원하기 때문에 한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사람들은 언제나 뇌가 지시하는 대로 행동한다는 거야. 그런데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니까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고 상상한다는 거지."...
"... 신경세포의 기능과 작용에 대해 연구하는 학잔데, 신체 기고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측정하는 일을 하고 있지. 그는 신체 기관의 활동이 두뇌 연구학자들이 밝혀내려고 하는 어떤 특정한 법칙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어. 두뇌 연구학자들이 자유의지를 발견하지 못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야."
"왜 못 발견한다는 거죠?"...
"그거야 당연하지. 찾을 수 있는 것만 발견할 수 있으니까!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된 뇌 속에 '나', '의지', '결정', 또는 '자유'를 어디에서 어떻게 찾겠다는 거야. 제아무리 성능이 좋은 현미경이나 가장 섬세한 전류 측정기라 해도 전혀 소용이 없지." p.201-202
저자가 독일인으로서 자신의 조상인 독일 사상가들의 생각들을 자신있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좋아보였다. 반가웠던 건 식물을 다룬 부분에서 괴테와 실러의 이름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식물과 관념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오래 전부터 괴테를 존경했던 실러가 계획적으로 괴테에게 접근했기 때문이었다니 재미있다. 그 대화를 계기로 둘의 친분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포퍼가 주장한 '세 가지 세계'를 보면서는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이 생각났다. 포퍼에게서나 아렌트에게서나 언어와 행위로 세계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인간이 동식물과 공유하고 있는 것,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말하는 '1번 세계'란 물질적 사물의 세계를 가리킵니다. ... 원자와 분자... 별과 행성이 여기에 속합니다... 식물, 동물, 그리고 인간도 마찬가지로 1번 세계에 속합니다. 그러니까 그것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물체'라고 일컫는 것들입니다.
'2번 세계'는 체험, 감정, 감각과 같은 정신적 사물의 세계입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물질적 사물처럼 만지거나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다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들을 실제가 아니라고 한다거나 다만 상상일 뿐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들은 실제로 존재하며, 또한 고등동물도 인간과 같이 다양한 감정의 세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3번 세계'는 앞의 두 세계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세계는 인간의 정신적 산물의 세계입니다. 3번 세계에 속하는 것들로는 사상, 이론, 학문적 인식, 동화, 소설, 음악, 영화, 비디오게임, 수학공식, 그리고 증명이나 논리적 추론과 같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3번 세계의 핵심은 인간의 언어에 있습니다. 특히 우리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로지 그 덕분에 인간은 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책은 3번 세계에 속합니다. 책이란 우리가 인식한 것을 적어 놓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 세계에 동참할 수 있고, 그것을 한층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p.115-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