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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

: 가습기 살균제와 말해지지 않는 것

소재원 | 새잎 | 2016년 05월 0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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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04g | 127*188*20mm
ISBN13 9791185600062
ISBN10 11856000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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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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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가습기 살균제가 민지와 아내를 죽였다는 사실을.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를 사온 사람은 바로 나였다. 민지와 아내는 바로 내가 죽. 였. 다.
--- p.16

“올해 마흔둘이지? 가족도 있지? 자네 부하직원들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가족을 위해서라도 곰팡이 균을 막아야지. 작은 균이 급속도로 우리 회사에 퍼지게 되면 퍼진 부위를 잘라내야만 하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갈 수도 있어. 사회와 기업을 붕괴시키는 균은 반드시 초장에 씨를 말려야 해. 알겠나?”
--- p.26~27

아버지가 고개를 떨궜다. 분을 이기지 못한 한길주가 숨을 씩씩거렸다. 아버지가 나지막하게 미안함을 가득 담아 말했다.
“애비가 면목이 없다.”
--- p.82

민지 아빠는 알고 있었다. 이목의 집중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말을 잘 듣는지에 따라서 그들이 마음을 다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뉴스를 보면서 느꼈다. 무슨 문제에 있어 권력에 반항하고 따르지 않는 이들의 억울함은 쉽게 사라졌다.
--- p.104

“한겨울에 23도에 맞춰진 집에 들어가면 따뜻해. 하지만 한여름에 23도에 맞춰진 집에 들어가면 시원하지. 그 차이야. 사람들의 입장 차이는.”
--- p.123

양심이란 어느 그릇에 담는지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물과 같았다. 내가 누구를 대변할 때 가족을 지킬 수 있는지에 따라서 변화무쌍하게 모습을 바꾸는 뻔뻔한 철학이었다.
--- p.140

오민석이 마이크를 들고 힘차게 외쳤다.
“여당은 기업을 보호하지 말고 국민을 보호하라! 국민을 심판하지 말고 기업을 심판하라! 국민이 쥐여준 권력으로 국민을 짓밟는 행동을 중지하라! 관련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문회를 실시하라!”
--- p.180

준호 아빠가 마지막 쐬기로 알 수 없는 미묘한 기운을 저 멀리 내몰았다.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가해자가 없는 선례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될 겁니다. 항상 그래 왔잖아요. 안 그래요?”
--- p.201

“이기지도 못하는 청문회라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걸게 만들었어요. 그럴싸하게 당하고 나서 또 나는 우리 엄마 아빠들에게 호소해야 해요. 나도 이젠 나만의 목적을 위해 누군가에게 거짓말을 하고, 누군가를 이용하고 희생시켜요. 그게 미안해서요.”
--- p.231

“더욱 발전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원인 불명의 병으로 고통을 겪은 유족들과 피해자분들에게는 사회적 재단을 설립하여 적극인 회복을 위해 앞장설 것을 약속드립니다.”
--- p.255

“내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민지랑 민지 엄마는 잊혀요. 그래서 해요.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해야만 해요. 그래야 우리 민지랑 민지 엄마가 잊히지 않으니까.”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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