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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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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38g | 135*195*30mm
ISBN13 9788954604314
ISBN10 895460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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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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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폴리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사고였어.”
“……죽은 거야? 죽인 거야? 똑바로 말해.”
“사고였다고.”
“……!”
--- 본문 중에서
나는 그것을 꿀떡 삼킨다. 그의 혀는 내 입속에서 펄떡거리는 생선처럼 저항한다. 나는 입을 꽉 다물어 그것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다. 내 이는 그것을 잽싸게 가로채 으깬다. 내 혀는 넘치는 분비물로 그것을 축축하게 적시고 뒤집고 근육처럼 힘차게 움직여 목구멍 깊숙이 밀어넣는다. 더 깊숙이 더 완전하게 밀어넣기 위해 내 혀는 빳빳하게 일어선다. 한 조각, 한 방울도 입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내 위 속으로 완벽하게 미끄러져들어간다. 온몸의 감각이 바늘 끝처럼, 미세하게 떨리며 이윽고 나는 숨을 토해낸다. 마지막으로 내 혀는 방금 전 요리의 맛을 되새기기 위해 쩝쩝, 입맛을 다신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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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는 요리사의 소설인 동시에 그의 관능적 사랑의 이야기다. 둘은 같은 뿌리를 가졌다. 혀는 요리사의 사랑의 소설인 동시에 증오의 소설이다. 이 둘 역시 같은 욕망의 뿌리를 가졌다.

소설 『혀』는 조경란식 “감각의 제국”이다. 그의 자아는 의식이기 이전에 우선 감각이다. 그중에서도 미각, 즉 입 속의 혀다. 그는 입을 통해서 세계와 만난다.
- 김화영 (문학평론가, 불문학자)
조경란의 『혀』는 마음이 산산이 조각나고 온몸이 부르르 떨리는 바로 그 순간에 집중한다. 그러니 『혀』를 읽는 당신이여, 찢겨진 사랑에 무릎 꿇었던 그 옛날로 돌아가기를. 그런 후에야 현란하게 펼쳐진 갖가지 요리들 너무 우두커니 서 있는 한 여자의 창백한 얼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얼굴은 한때 당신의 얼굴은 아니었는지. 잊혀진 감각들이 고개를 든다, 바로 지금 당신의 혀 위에서.
차미령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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