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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뮤지컬 미니 에디션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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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1997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5쪽 | 250g | 153*195*20mm
ISBN13 9788937402852
ISBN10 8937402858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섬'은 남프랑스 지중해의 쏟아지는 햇빛 아래 점점이 떠있는 섬과 사람들의 일상을 지극히 담담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그리고 있는 책으로 '섬'은 다분히 철학적인 에세이로 채워져 있다.작가이자 철학자인 그르니에는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를 반짝이는 시적 영감에 담아냈다.철학적 사유라 해서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개 한마리의 죽음에서 떠 올린 일상적 추억,튀니지의 작은 해변도시에서 발견한 꽃 핀 테라스,그리고 지중해 해안가의 무덤 같은 것들이 글의 소재다.평범한 소재에서 발견한 삶의 비밀을 섬세하면서도 꿈꾸는듯한 어조로 음악처럼 들려준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마다의 일생에는, 특히 그 일생이 동터 오르는 여명기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한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다시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다른 수많은 순간들의 퇴적 속에 깊이 묻혀있다. ... 결정적 순간이 반드시 섬광처럼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유년기나 청년기 전체에 걸쳐 계속되면서 겉보기에는 더할 수 없이 평범할 뿐인 여러해의 세월을 유별난 광채로 물들이기도 한다.
--- p.25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더라도, 목적 없이 읽고 싶은 한 두 페이지를 발견하기 위하여 수맣은 책들을 꺼내서 쌓기만 하는 고독한 밤을 어떤 사람들은 알 것이다. 지식을 넓히거나 지혜를 얻거나 교훈을 찾는 따위의 목적들마저 잠재워지는 고요한 시간, 우리가 막연히 읽고 싶은 글, 천천히 되풀이하여, 그리고 몽상에 잠기기도 하면서, 다시 읽고 싶은 글 몇 페이지란 어떤 것일까?

겨울 숲속의 나무들처럼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서서 이따금씩만 바람소리를 떠나 보내고 그리고는 다시 고요해지는 단정한 문장들, 그 문장들이 끝나면 문득 어둠이거나, 무.그리고 무에서 또 하나의 겨울 나무 같은 문장이 가만히 일어선다. 그런 글 속에 분명하고 단정하게 찍힌 구두점, 그 뒤에 오는 적막함, 혹은 환청, 돌연한 향기, 그리고는 어둠, 혹은 무, 그 속을 천천히 거닐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 산문집을 번역했다. 그러나 전혀 결이 다른 언어로 씌어진 말만이 아니라 그 말들이 더욱 감동적으로 만드는 침묵을 어떻게 옮기면 좋단 말인가?
--- p. 13
사람이 자기의 주위에 있는 것들을 무시해 버리고 어떤 중립적인 영역 속에 담을 쌓고 들어 앉아서 고립되거나 보호받을 수 는 있다. 그것은 즉 자신을 몹시 사랑한다는 뜻이며 이기주의를 통해서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뜻이다. (중략)대국적인 견지에서 보면 삶은 비극적인 것이다. 삶을 살아가노라면 자연히 바로 그 삶으로 부터 자신을 벙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절대로 그런 것 따위는 느끼지 않고 지냈으면 싶었던 감정들 속으로 빠져들기 마련이다.(중략)입을다물고 무시해 버리지는 않고 나는 마음 속에 소용돌이를 계속 불러일으키고 있다.
--- p.33
사람들은 여행이란 왜 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언제나 충만한 힘을 갖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여행이란 아마도 일상적 생활 속에서 졸고 있는 감정을 일깨우는 데 필요한 활력소일 것이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한 달 동안에, 일 년 동안에 몇 가지의 희귀한 감각들을 체험해 보기 위하여 여행을 한다. 우리들 마음 속의 저 내면적인 노래를 충동질하는 그런 감각들 말이다. 그 감각이 없이는 우리가 느끼는 그 어느 것도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 p.95
바람에 퍼덕이는 저 깃발을 보아라, 하고 入門하려는 제자에게 티베트의 僧은 말한다. 펄럭이는 것은 그 깃발인가, 바람인가?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그것은 깃발도 아니고 바람도 아닙니다. 그것은 정신입니다.
--- 본문 중에서
물루는 행복하다. 세계가 저 혼자서 끝없이 벌이는 싸움에 끼여들면서도 그는 제 행동의 동기가 한갖 환상일 뿐임을 깨달으려 하지 않는다. 놀이를 하되 놀고 있는 제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볼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그를 바라보는 것은 나다. 조그만 빈틈도 없이 정확하게 몸을 놀려 제가 맡은 역할을 다하고 있는 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황홀해진다. 매순간 그는 제 행동속에 흠뻑 몰두해 있다. 먹고 싶은 것을 보면 그는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 접시에서 눈을 뗄 줄을 모른다. 그의 눈에 가득 찬 욕망은 치열하다 못해 벌써 음식위로 튀어 올라가 앉는 것만 같다. 그가 무릎위에 몸을 옹크릴 때도 제가 가진 모든 애정을 남김없이 쏟아가며 옹크린다. 행동에 빈틈이라곤 찾아보려야 찾아볼 도리가 없다. 그의 행위는 몸놀림과 일치하고 몸놀림은 식욕과 식욕은 그의 이미지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야말로 끝없는 연쇄 조직처럼 일사불란하다. 고양이가 다리를 반쯤 편다면 그것은 다리를 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또 다리를 꼭 반쯤만 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희랍 꽃항아리들의 가장 조화로운 윤곽에도 이토록 철저한 필연성은 없다.
--- p.44
때는 사월이나 오월쯤이었다. 내가 그 골목의 직각으로 꺾이는 지점에 이를 때면 강렬한 재스민과 리라꽃 냄새가 내 머리 위로 밀어닥치곤 했다. 꽃들은 담장 너머에 가려져 있어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꽃 내음을 맡기 위하여 오랫동안 발걸음을 멈춘 채 서있었고 나의 밤은 향기로 물들었다. 자기가 사랑하는 그 꽃들을 아깝다는 듯 담장 속에 숨겨두는 그 사람들의 심정을 나는 너무나도 잘 이해할 수가 있었다. 하나의 정열은 그 주위에 굳건한 요새의 성벽들을 쌓아 두고자 한다. 그때 나는 하나하나의 사물을 아름답게 만드는 비밀을 예찬했다. 비밀이 없이는 행복도 없다는 것을.
--- pp. 83-84

회원리뷰 (62건) 리뷰 총점8.0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내용을 떠나 너무 번역체라 안 읽혀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1점 웃**왕 | 2020.03.1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추천 받아서 산 책인데 너무 번역체라서 글이 안 읽혀요.주어와 서술어 호응이 안 맞아서 순간순간 돌아가서 다시 읽어요;;;; 그리고 콤마를 너무 자주 써서 거슬려요.28쪽 하단부분을 예로 들자면[바다 가까운 곳에서 지내고, 부지런히 바다와 접촉하면서 살았기 때문에~]'고' 뒤에 콤마가 굳이 필요없는데 (그리)고 뒤에 계속 콤마를 쓰시네요ㅠ 잘못된 거는 아닌데 매문장마다 저렇게;
리뷰제목
추천 받아서 산 책인데 너무 번역체라서 글이 안 읽혀요.
주어와 서술어 호응이 안 맞아서 순간순간 돌아가서 다시 읽어요;;;; 그리고 콤마를 너무 자주 써서 거슬려요.

28쪽 하단부분을 예로 들자면
[바다 가까운 곳에서 지내고, 부지런히 바다와 접촉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고' 뒤에 콤마가 굳이 필요없는데 (그리)고 뒤에 계속 콤마를 쓰시네요ㅠ 잘못된 거는 아닌데 매문장마다 저렇게 되어있어서 조금 거슬리네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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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고 우연적인 삶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만*님 | 2019.07.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추천받아 읽게 된 책이었다. 장 그르니에는 들어보기만 했지, 읽어본 적이 없는 책이었고, 이전에 독서모임에서 다른 친구가 발제를 권유했을 때도 읽어보고 싶어 투표했음에도 선정되지 않았던 책이었다. 그랬던 책을, 이번 기회를 통해 펼쳐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책은 꽤 유익했으나, 내가 책을 읽는 건지 책이 나를 읽는건지 모르는 상태로 책을 덮게 되었고, 독서모임;
리뷰제목

추천받아 읽게 책이었다. 그르니에는 들어보기만 했지, 읽어본 적이 없는 책이었고, 이전에 독서모임에서 다른 친구가 발제를 권유했을 때도 읽어보고 싶어 투표했음에도 선정되지 않았던 책이었다. 그랬던 책을, 이번 기회를 통해 펼쳐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책은 유익했으나, 내가 책을 읽는 건지 책이 나를 읽는건지 모르는 상태로 책을 덮게 되었고, 독서모임 토론을 통해서야 비로소 어느 정도 책을 이해할 있게 되었다.


챕터는 8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연관없는 주제들이 엮여 있다고 생각했으나, 책을 덮고 생각해보니 모두 ''이라는 주제와 엮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 토론에서처럼,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쓸쓸했고 마음이 무거웠다. 문득, 철학 책은 이렇게 무겁고 쓸쓸할 밖에 없는 것인가, 라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저마다의 일생에는, 특히 일생이 동터 오르는 여명기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순간이 있다.

내가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면 그것은 다만 절묘한 순간들에 이르기 위한 노력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문장에서 굉장한 강렬함을 느꼈다. 보통 문장에서 감명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 달랐다. 철학 책이라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꿋꿋하게 끝까지 읽어낼 있게 해준 동기가 문장이랄까. 아니면, 나도 나의 일생에서 순간 순간들을 결정 짓는 일들이 문득 연이어 떠올라서 였을까.


달은 우리에게 똑같은 쪽만 보여준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또한 그러하다. 그들의 삶의 가려진 쪽에 대해서 우리는 짐작으로밖에 알지 못하는데 정작 하나 중요한 것은 그쪽이다.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지던 부분이었다. 어느 드라마에서나 보면, 부잣집 아들들은 반항적이고 삐뚤어져 있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엄마가 아닌 엄마와 살고 있거나, 엄마가 정정당당하지 못한 관계에 있거나, 집에서 버려진 자식처럼 대하거나 하나다. 화려하고 멋진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다치고 아픈 속내들이 있다. 아둥바둥 본인이 살겠다고 남들을 짓밟고 올라서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우리가 정작 알지 못하는 아픔이나 썩은 속마음이 있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래서 그르니에의 문구가 닿았고, 그래야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데 조금이나마 위안이 있을 같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다른 쪽을 보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우연을 싫어하며 미래를 설계한다.

부분도 좋았던 부분인데, 생각해보면 마음대로 마냥 것만이 있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목표나 방향은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것에 맞추어 가고 있으나, 아닌 부분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르니에 말처럼, 우연들로 이루어진 그것들을 구태여 싫어할까? 이를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사고가 아마도 가장 영향일텐데, 그것이 잘못된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물음표가 생겼다. 다른 독서 감상문을 읽어보아도, 대부분 사람들은 좋았던 문구와 인생의 책이라는 호평만을 남겼을 , 크게 책에 대한 감상이 남아있지는 않았다. 독서토론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공감했던 부분은, 책이 모두에게 인생 책일 필요는 없다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각자 고독한 삶이 과연 비밀스러운 삶과 이어지는 것이 맞는 것인지, 각자 생각하는 제목에 대한 의미는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나누었다. 그중 인상이 깊었던 것은 '' 대한 제목의 의미를 나눈 부분이었는데, 누군가는 군중 속의 외로움을,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바다에 둘러 쌓인 고독한 존재를 섬으로 표현한 같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모두들 책이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각자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좋아했다. 역시나, 철학 책은 토론하기에 제격이라는 생각을 하며, 어렵고 어려웠던, 나에게는 인생 책이 미처 되지 못한 그르니에의 '' 감상을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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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섬』_ 장 그르니에 선집 1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J****d | 2019.03.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단골 책방에서 소개받은 '장 그르니에 Jean Grenier' 의 선집 『섬』.부끄럽게도 내게는 생소한 저자였는데, 내 독서 취향이 얼마나 협소했는지 다시한번 느꼈다.정확하면서도 꿈꾸는 듯한 저 가벼운 언어는 음악의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그 언어는 빠르게 흐르지만 그 메아리는 긴 여운을 남긴다.p 013 섬에 부쳐서 ㅡ 알베르 카뮈라고 평한 알베르트;
리뷰제목






단골 책방에서 소개받은 

'장 그르니에 Jean Grenier' 의 선집 『섬』.


부끄럽게도 내게는 생소한 저자였는데, 

내 독서 취향이 얼마나 협소했는지 다시한번 느꼈다.


정확하면서도 꿈꾸는 듯한 저 가벼운 언어는 

음악의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그 언어는 빠르게 흐르지만 그 메아리는 긴 여운을 남긴다.



p 013 섬에 부쳐서 ㅡ 알베르 카뮈


라고 평한 알베르트 까뮈의 말처럼 

위의 도서 『섬』 에는 

철학적, 몽상적인 '장 그르니에'의 언어가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는 

비어 있음 vacuite 의 매력이 담긴 「공의 매혹」 과 


나에게 새삼스럽게 

이 세계의 헛됨 vanite 을 말해 줄 필요는 없다.


나는 그보다 더한 것을, 

세계의 비어 있음 vacuite 을 체험했으니 말이다.


p 026  공의 매혹



고양이 예찬론인 「고양이 물루」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느껴져 

몇번이고 곱씹어 읽기도 했다.



좁은 식견탓에 도서 『섬』 의  매력을 오롯히 즐기지 못한터라 

선듯 2번째 선집인 『카뮈를 추억하며』 에 선듯 손이 가지는 않지만, 

언젠가 '장 그르니에'의 언어가 다시 다가올 것임을 

그때는 좀더 풍성한 이해력을 가지고 맞이하길 바라보며 글을 맺는다.



https://youtu.be/pwBdDS6Svik



==============================




그르니에가 그리고 있는 여행은 

상상의 세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속으로의 여행, 

섬에서 섬으로 찾아 떠나는 순례이다.


그것은 멜빌이 「화요일」 속에서 

다른 방법으로 보여준 순례와 마찬가지이다.


짐승은 즐기다가 죽고 인간은 경이에 넘치다가 죽는다.


끝내 이르게되는 항구는 어디일까?


바로 이것이 이 책 전편을 꿰뚫고 지나가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사실 책 속에서 오직 하나의 간접적인 해답을 얻을 뿐이다.




     p 008

           섬에 부쳐서 ㅡ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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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에서 정말로 다 말해 버린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모두가 여기서는 어떤 비길 데 없는 힘과 섬세함으로 암시되어 있다.


정확하면서도 꿈꾸는 듯한 저 가벼운 언어는 

음악의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그 언어는 빠르게 흐르지만 그 메아리는 긴 여운을 남긴다.




     p 013

           섬에 부쳐서 ㅡ 알베르 카뮈


==============================




저마다의 일생에는, 

특히 그 일생이 동터 오르는 여명기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한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다시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다른 수많은 순간들의 퇴적 속에 깊이 묻혀 있다.


다른 순간들은 그 위로 헤아릴 수 없이 지나갔지만 

섬뜩할 만큼 자취도 없다.


결정적 순간이 반드시 섬광처럼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유년기나 청년기 전체에 걸쳐 계속되면서 

겉보기에는 더할 수 없이 평범할 뿐인 

여러 해의 세월을 유별난 광채로 물들이기도 한다.


한 인간의 존재가 그 참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점진적일 수도 있다.


저 자신속에 너무나도 깊이 꼭꼭 파묻혀 있어서 

도무지 새벽 빛이 찾아들 것 같지가 않아 보이는 어린아이들도 있다.


그래서 그들이 문득 수의를 밀어붙이며 나사로처럼 일어서는 것을 보면 

우리는 의외라는 듯 깜짝 놀란다.


그런데 사실은 그 수의란 다름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배내옷이었던 것이다.



나의 경우는 바로 그러했다.


나의 최초의 기억은 

여러 해에 걸친 시간 속에 흩어진 꿈처럼 어렴풋한 기억이다.


나에게 새삼스럽게 

이 세계의 헛됨 vanite 을 말해 줄 필요는 없다.


나는 그보다 더한 것을, 

세계의 비어 있음 vacuite 을 체험했으니 말이다.




     p 025, 026

           공의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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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나타난 것은 파멸이 아니라 공백이었다.


입을 딱 벌린 그 구멍 속으로 모든 것이, 

송두리째 모든 것이 삼켜져 버릴 판이었다.


그날부터 나는 사물들이 지니고 있는 현실성이란 

실로 보잘것없다는 사실에 대하여 생각을 되씹어보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라는 말은 적당하지 않을 것 같다.


우리의 삶 가운데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은 

ㅡ 하여간 내면적인 사건들은 ㅡ 

내부의 가장 깊숙한 곳에 감춰져 있던 것이 

차례차례 겉으로 드러나는 일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나는 확신하고 있는 터이니까 말이다.


나는 그냥 살아간다기보다는 

왜 사는가에 의문을 품도록 마련된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하여간 〈덤으로〉 살아가도록 마련된 것이다.




     p 028

           공의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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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세계는 침묵과 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짐승들이 가만히 엎드려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때 그들은 

대자연과 다시 접촉하면서 자연 속에 푸근히 몸을 맡기는 보상으로 

자신들을 살찌우는 정기를 얻는 것이다.


그들의 휴식은 우리들의 노동만큼이나 골똘한 것이다.


그들의 잠은 우리들의 첫사랑만큼이나 믿음 가득한 것이다.


옛날, 안타이오스 신

(대지에 닿기만 하면 힘을 얻을 수 있는 신화속의 인물 ㅡ 옮긴이)

과 대지의 신 사이에 존재했던 

그 친화를 가장 심각하게 재현하는 것은 바로 그 짐승들이다.




     p 037, 038

        1

           고양이 물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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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녘, 대낮의 그 마지막 힘이 다해 가는 저 고통의 시각이면 

나는 내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고양이를 내 곁으로 부르곤 했다.


그 불안감을 뉘에게 털어놓을 수 있르랴?

「나를 진정시켜 다오」 하고 나는 그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밤이 다가온다. 

밤과 더불어 내게 낯익은 유령들이 깨어 일어난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 세 번 무섭다.

해가 저물 때, 내가 잠들려 할 때, 그리고 잠에서 깰 때.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것이 나를 저버리는 세 번…….

허공을 향하여 문이 열리는 저 순간들이 나는 무섭다 ㅡ 

짙어가는 어둠이 그대의 목을 조이려 할 때, 

한밤중에 잠깨어 나는 과연 무슨 가치가 있는 존재일까를 가늠해 볼 때,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생각이 미칠 때. 

잠이 그대를 돌처럼 굳어지게 할 때, 

대낮은 그대를 속여 위로한다.

그러나 밤은 무대 장치조차 없다」



물로는 고집스럽게 입을 다물고만 있었다.


나는 그의 몸 위에 내 시선을 가만히 기대어본다.


그러면 그가 거기에 있다는것만으로도 다시금 믿음직스러워졌다.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는 그의 현전 現前.)




     p 041, 042

        1

           고양이 물루


==============================




나는 이제 환상에 속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 같은 타고난 부족함을 

무슨 드높은 영혼의 발로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에게는 여전히 그런 비밀에 대한 취향이 남아 있다.


나는 오로지 나만의 삶을 갖는다는 즐거움을 위하여 

별것 아닌 행동들을 숨기기도 한다.



비밀스러운 삶. 


고독한 삶이 아니라 비밀스러운 삶 말이다.




     p 078

           케르겔렌 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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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우리에게 늘 똑같은 한 쪽만 보여준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 또한 그러하다.


그들의 삶의 가려진 쪽에 대해서 

우리는 짐작으로밖에 알지 못하는데 

정작 단 하나 중요한 것은 그쪽이다.




     p 090

           케르겔렌 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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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7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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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읽다 덮었다를 반복... 저에겐 아직 어려운 책 같아요. 나중에 다시 읽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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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 2020.09.10
구매 평점4점
알베르 카뮈 책을 읽다가 알게 되어서 읽었는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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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꽃 | 2020.06.16
구매 평점5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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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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