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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의 시대

무신론자의 시대

: 신의 죽음 이후 우리는 어떤 삶을 추구해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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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 top2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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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832쪽 | 1234g | 153*224*40mm
ISBN13 9791186293577
ISBN10 118629357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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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에게 특별한 무엇이 있었던 걸까? 다른 모든 사람의 문장을 제치고 그의 문장만이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어차피 신에 대한 믿음은 이전에도 꽤 오랫동안 퇴조 일로에 있지 않았던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니 어쩌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신―또는 신들이나 모든 종류의 초자연적 존재들―에 대한 믿음이란 도저히 말이 안 되는 헛소리였다. 대부분의 불신앙 혹은 회의의 역사는 18세기에 에드워드 기번 및 데이비드 흄과 함께 시작되어, 볼테르와 프랑스혁명을 거치고, 칸트와 헤겔과 낭만주의자들, 독일의 성서 비평, 오귀스트 콩트와 실증주의의 약진을 포괄한다. 19세기 중반이 되자 루트비히 포이어바흐와 카를 마르크스, 쇠렌 키르케고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가 등장했고, 찰스 다윈을 필두로 찰스 라이엘과 로버트 오언, 로버트 체임버스, 허버트 스펜서는 지리학적?생물학적으로 막강한 파괴력을 행사했다. --- p.41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안과 밖 모두에 존재하는 혼돈, 곧 ‘삶의 짐’을 통제하려는 이러한 고군분투가 우리를 더 강렬한 존재 양식으로 이끌어줄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인생에서, 지금 여기 이 삶에서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목표라고 한 니체의 말이다. 우리의 윤리적 태도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강렬함을 성취하고야 말겠다는 것이어야 하며, 우리의 유일한 의무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의무다. --- p.44

시간이 지날수록 독일에는―그리고 정도는 약하지만 나머지 유럽 지역에도―니체 세대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졌다. 토마스 만도 그 점을 분명히 의식했다. “1870년 무렵에 태어난 우리는 니체와 아주 가까이 있었고, (어쩌면 지성사에서 가장 끔찍하고 가장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비극과 개인적 운명에 동참했다. 우리의 니체는 전투하는 니체였다. 승리에 찬 니체는 우리보다 15년쯤 뒤에 태어난 이들에게 속하는 니체다. 우리는 그로부터 심리적 감수성과 서정적 비판을, 바그너 경험과 기독 교 경험을, ‘모더니티’ 경험을 얻었으며, 언제까지고 그 경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 그러기에 그 경험들은 너무나 소중하고 너무나 심오하며 너무나 유익했다.” --- p.58

반본질주의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보편적으로든 개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으로든 고정된 인간 본질은 없다는 생각이다. 듀이는 개인의 자족적 자아(그는 이를 ‘자아의 고정성과 단순성에 대한 믿음’이라고 표현했다)라는 개념은 ‘영혼에 통일성과 미리 만들어진 완전성이 있다는 신학자들의 도그마’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도리어 모든 자아는 서로 일관되지 않고 반드시 조화를 이룰 필요도 없는 여러 자아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듀이의 통찰이었다. 이러한 관념은 20세기 전반에 걸쳐 앞으로 우리가 살펴볼 모든 분과를 관통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것은, 특히 신이 없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방감을 선사하는 원칙이었다. --- p.95

이 접근법의 …… 즉각적인 함의 두 가지만 먼저 짚어보자. 첫째, 현상학적 관점은 삶에 대한 과학적 접근 또는 종교적 접근보다는 예술적 접근을 떠받치는 근거가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삶이란 서로 다른 무수한 관찰과 경험, 계시적 깨달음과 통찰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것들은 평생에 걸쳐 축적된다는 것, 그리고 완전성 또는 전체성은 종교적이거나 치유적인 어떤 ‘초월적’ 사건을 통해 단숨에 성취되지 않으며 고된 노동이나 교육의 결과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 p.106

모호할 뿐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신비롭기도 한 무의식은 세속 세계에서 영혼에 맞먹는 것으로 여겨진다. 앞으로 여러 차례 보게 되겠지만, 20세기 내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때로는 종교적 열성에 가까워 보이는 태도로 심리치료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증을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고 심리치료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것이 바로 프로이트가 수없이 비판받으면서도 오든이 ‘사상적 기후’라고 표현할 정도로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이유다. --- p.127

우리가 니체의 선언이 일으킨 여파가 고스란히 미치고 있던 시기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두 가지 일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그때는 예술, 즉 연극, 시, 회화, 소설이 변화를 일으키고 발전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실제적인 전망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새롭고 즉각적이며 근본적인 위기가 닥쳤다고, 문명화된 삶이 심연의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걸쳐져 있다고 확신했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그 심연이 그다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p.130

쇼는 희망을 진지하게 생각했다. 로버트 휘트먼이 지적했듯이 쇼에게 희망은 일종의 도덕적 책임이었다. “지옥은 떠다니는 것(목적의 부인)이며, 천국은 키를 잡고 조종하는 것이다. … 생명이란 생명 자체를 조직해나가는 무수한 실험들이며 … 점점 더 고차원적인 개인들을 만들어낸 힘이다.” 쇼의 초인은 니체의 위버멘쉬와 달리 하나의 목표나 최종 결과라기보다는 오히려 하나의 과정, 발달의 한 단계다. “천국은 장소가 아니라 방향이다.” --- p.147

우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결속시키는 것은 욕망의 힘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욕망은 신성하다. 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욕망은 중요하지만, 한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품은 ‘욕망’은 그와는 상당히 다른 경험이다. 공동체의 관점에서 볼 때 안정과 정체성 등을 확립하는 것이 아무리 바람직하다고 해도, 공동체의 삶은 개인이 욕망을 경험하는 것에 비하면 그 흥미로움과 성취감과 매혹에서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부지불식간에 떠오르는 기억이 개별적인 것처럼, 욕망도 개별적이다. 헨리 제임스와 프루스트뿐 아니라 기성 교회들까지 인정했다시피, 욕망의 집요함은 파괴적이고 위험하다. 그래서 욕망은 신성한 것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 p.203

시의 경우 특히 더 그렇다. 21세기 초 현재, 시는 대체로 소수의 관심사다. 물론 대단히 열정적인 소수가 그 주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시는 어느 정도 늘 소수의 활동이지만, 빅토리아 시대와 에드워드 시대, 즉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몇 십 년과 전쟁 당시에는 시에 대해 대단한 야심을 품고 시가 당연히 종교의 후계자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프랑스의 말라르메와 발레리, 독일의 슈테판 게오르게와 그의 동아리, 영어권 나라들의 예이츠와 스티븐스 같은 이들에게 시는 제2의 자아, ‘더 고차원적인’ 자아를 낳고 ‘더 확장된 세계’를 제시하는, ‘운명의 실현’이었다. --- p.205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조직은 ‘전투적 무신론연맹’이었다. 이 연맹은 1925년부터 1941년까지 존속했고, 레온 트로츠키가 스탈린의 측근 보좌관 야로슬랍스키에게 밀려난 뒤로는 종교문화적 표현을 버리지 않을 경우에는 세속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전제하는 정책이 이어졌다. 그리하여 종교적 표현을 억압하고 그 자리에 과학적 무신론을 세우기 위해 거의 십자군전쟁에 가까운 일련의 논쟁이 촉발되었다. 스탈린이 장려한 과학적 무신론에 따라 “소비에트 시대 내내 확대되고 발전된 광범위하고 정교한 의례 체계가 확립되기 시작하여 … 세례와 견진성사, 종교적 결혼식과 장례식 등을 대체하는 소비에트식 대안이 만들어졌다. --- p.299

하이데거에 따르면 우리는 세계 속으로, 그러니까 우리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 환경 속으로 ‘던져진’ 존재들이며, 그 세계는 우리 이전에 이미 진행되고 있었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세계에 적응하고 그 세계의 명시적 규칙뿐 아니라 암묵적 규칙까지 배워야 하며, 동시에 세계는 우리가 결코 완전하게 정복할 수 없는 ‘드러나지 않은 풍부함’으로 가득 차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고유한 인간 본성이나 본질 같은 것은 없으며, 이러한 본질의 결여에 직면한 채 그 규칙들을 배우는 동안, 우리는 또한 언젠가 우리가 죽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삶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가 결단성임을 뜻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우리의 생각들의 산물인 것 못지않게 (그 이상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결정과 행위의 산물임을 의미한다. 하이데거 철학의 상당 부분은 강화라는 개념, 즉 삶을 강렬하게―우리가 살아온 것보다 더 강렬하게, 되도록 강렬하게―사는 것은 우리가 얻게 되거나 얻을 수 있는 의미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바쳐졌다. --- p.310

여기에 나열한 스티븐스의 말 중에 사람들이 논쟁을 걸 만한 것은 없다. 시의 우위성을 명확하게 주장하는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논거들을 확대하고 강화하고 예시하는 은유들 속으로 용케 달아난다. 그리고 삶 전반과 삶에서 상상력이 맡은 역할로 자신의 주장을 확장할 순간들을 스스로 선택한다. 여기서 그는 시인의 언어 구사력과 상상력을 가지고, 보편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거의 성서 구절 같은 전망 혹은 통찰을 표현한다. “불완전한 것이 우리의 유일한 낙원이다.” “우리는 우리가 주는 것만을 받는다./ 그리고 자연은 우리의 삶 속에만 살고 있다.” “만물은 그저 존재하지, 인간의 목적에 맞추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 p.346

조이스는 파리에 살다가 《아이리시 타임스》의 예술평론가가 된 아일랜드인 친구 아서 파워에게 자신의 그런 성향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사실주의에서는 세계의 기반을 이루는 사실들을 다루지. 이 갑작스러운 사실성이 낭만주의를 곤죽이 되게 뭉개버린다네. 대다수 사람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실망을 안겨준 일말의 낭만주의, 잘못된 발상으로 만들어졌기에 실현될 수 없는 이상이라네. 사실 이상주의는 인간의 폐허라고 말해도 될 걸세. 원시인들이 달리 어찌할 수 없어서 그랬듯이, 우리도 사실에 맞게 몸을 낮추어 살아간다면 우리는 더 잘 살 것이네. 우리는 바로 그렇게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니까. 자연은 낭만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네. 자연에 낭만을 집어넣은 것은 바로 우리이며, 그것은 거짓된 태도이고, 모든 자기중심주의가 다 그렇듯 어리석은 자기중심주의지. 《율리시스》에서 나는 계속 사실에 밀착하려고 노력했네.” 조이스는 새로운 형태의 허위의식을 짚어낸 것이다. --- p.367

융은 자신이 ‘형이상학을 혐오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사상은 프로이트의 사상보다 더 형이상학적이고 경험적 토대는 더 허술하다. 그리고 융은 프로이트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프로이트는 종교가 오이디푸스적 딜레마에 갇혀 억압된 성적 에너지에 뿌리를 둔 일종의 집단신경증이라고 주장한 반면, 융은 종교적 감정이 신경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융의 모호한 이론을 달리 어떻게 설명하든, 그리고 그 이론이 얼마나 성공했든지 실패했든지 간에, 그의 이론이 지금까지 신학과 심리학을 융합하려 한 가장 정교한 시도였음은 분명하다. --- p.404

두 세계대전 사이의 기간―1차 대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여전히 너무나 생생했고, 러시아와 독일은 전체주의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서구는 불황으로 일그러지고 있던―에 대서양을 사이에 둔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철학자들은 그 즈음의 정치적 전개와 과학적 발전을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었다. --- p.412

그리고 이것이 나치즘이 발휘한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호소력을 설명해준다. “단결하라. 강하다고 느껴라. 영웅적으로 행동하라.” 적들이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며 도전하는’ 동안 그들은 단지 ‘위대해질 운명을 타고난’ 독일인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잠재력 있고 선택받은 영웅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한마디로 모든 독일인은 (니체의 개념인) ‘초인’이라는 생각이었다. ‘피’는 다른 모든 것에 맞서 지켜내야만 하는 신성한 본질이었다. --- p.446

그의 소설 《성채(Citadelle)》가 다루는 것은 바로 이러한 철학이다. 정신은 사실과 기억을 보관하는 ‘용기’가 아니라, 하나의 행위이다. 세계는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고갈되지 않는 무궁무진한 것이어서 획득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 《성채》는 “육체를 위한 물건들에 대한 것이든, 정신을 위한 원칙들에 대한 것이든, ‘막대한 소유의 갈망’ 속에 내재된 오류들을 보여준다. 삶은 ‘다가가는 움직임’이지 물질적 소유가 아니며, 행복은 ‘행위의 따뜻함’ 속에 있다. 문명이 의존하는 것은 거기에 속한 사람들에게 문명이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에게서 거두어가는 것이다. 삶은 영원한 창조다.” --- p.478

1940~1950년대에 미국에서 대대적으로 일어난 내면성으로의 전환은 어느 정도 다른 서구 국가들에서도 이어졌고, 누군가는 이를 ‘낙관적 자아상의 극치’라고 표현했다. 그것은 무엇보다 원죄설의 쇠퇴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현상이었다. 이제 개인은 ‘선천적으로 타락한’ 존재가 아니었고, 대신 사람은 자아로 만들어진 존재가 되었다. 이는 사람들에게 노먼 메일러가 《하얀 흑인(The White Negro)》에서 쓴 표현처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자아의 반항적 명령들 속으로 여행을 떠날’ 자유를 부여했다. --- p.509

물론 모든 사람이 이런 사고방식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며, 실제로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생각의 줄기가 있었다. 하나는 대학살이 벌어지는 동안 신은 감춰져 있었다는 생각이다. 둘째는 신은 이제 전능하거나 이롭게 하는 존재가 아니며 심지어 ‘남성’도 아니므로, 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셋째 줄기는 신이 아우슈비츠에서 부재했고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은 ‘신이 죽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 --- p.518

오래도록 잦아들 줄 모르던 2차 세계대전의 긴 여파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신에게 등을 돌리는 동안, 예술계에서는 당시 일어나고 있던 변화들을 이해하고 다루는 방식, 그리고 새로운 성취의 방식들을 찾아낼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세 가지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첫째는 미니멀리즘이고, 또 하나는 ‘자발성의 문화’이며, 마지막은 의미의 탐구에서 신체가 차지하는 역할을 새로이 조명하는 ‘역동적 지식’의 문화였다. 이 셋의 공통점은 재즈 뮤지션 찰리 파커(‘버드’)가 자기 제자들에게 한 말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 말은 이전에 D. H. 로런스가 버트런드 러셀에게도 했던 것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할 때는 “생각을 멈춰라!”라는 것이었다. --- p.535

로잭은 구원이란 다름 아닌 집단적이고 역사적인 과정에서만, 즉 ‘만들고 행하고 개선하는 행위에서만’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대항문화가 ‘비전의 공동체’, 즉 수천 개의 실험적 코뮌, 유기농 농가, 확대가족, 무상 학교, 무상 클리닉, 간디식 아쉬람, 품앗이 등을 퍼뜨렸다고 칭송한다. 이런 방식들을 통해서만 평화롭고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또한 그런 관계를 통해서만 영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그는 믿었다. 로잭은 사람들이 물질과 역사만이 실재라고 생각하던 ‘단선적 시각과 뉴턴식 수면’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 p.594

1970년에 러셀이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저서 가운데 60종 정도가 여전히 출간되고 있었던 이유를 이만하면 알 것 같지 않은가. ‘행복’은 찰스 테일러에게는 ‘얄팍한’ 개념이고 영국 철학자 테리 이글턴에게는 ‘휴가 캠프 같은 단어’인지 모른다. 그러나 행복이 얄팍하든 그렇지 않든, 러셀은 행복을 좇고 행복을 누리는 것이 결코 간단명료한 문제가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종교가 심리학으로 대체되는 삶의 ‘심리화’ 현상이 등장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와 역설이 쏟아져 나오던 20세기 말에 그런 점은 더욱 분명해졌다. --- p.603

미워시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어떤 과학이나 철학도, 시인이 매일 새롭고 기적처럼 말도 안 되게 복잡하며 아무리 해도 고갈되지 않는 현실 앞에 선 채로 그 현실을 언어 속에 되도록이면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바꿔놓지는 못한다. 오감으로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접촉이 어떤 정신적 구축보다 더 중요하다. 모방을 달성하려는, 디테일에 충실하려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욕망이 시를 건강하게 만들고, 시에 불리한 시기에도 시가 살아남을 가능성을 부여한다. 니체가 뭐라고 말하든, 만물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 자체는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따라서 진실한 세계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한다.” --- p.639

정신은 언제나 도덕성과 종교와 신화를 만들어내려 한다고 그(에드워드 오스본 윌슨)는 믿었다. 과학도 하나의 신화인 것이, 과학의 진실들도 결코 결정적으로 입증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과학적 정신의 기풍이 종교보다 우월하다. 과학은 물리적 세계를 ‘설명하고 통제하는’ 일에서 반복적으로 승리해왔고, 본성상 계속 스스로 수정해나가며, 종교를 진화론적 의미에서 설명할 수 있다. 이 모든 점을 생각해보면 ‘진화의 서사시는 앞으로도 우리가 갖게 될 모든 신화 중에 최고의 것’이며, ‘우리의 영적 목표는 진화의 서사시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것’임을 알게 된다. --- p.666

고대의 철학자들이 경고했듯이, 전혀 성찰하지 않는 삶 역시 나쁜 삶이다. 책임지는 삶에는 어떤 실효적인 윤리적 확신을 ‘최소한 이따금이라도 끌어들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기 삶을 좋은 삶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면 나쁘게 살고 있는 것이다. 정의로운 정부는 존엄에서 나오며, 존엄을 목표로 한다. --- p.723

이는 어떤 의미에서 하나의 논리적 귀결처럼 보인다. ‘압도할’ 만한 속성들이 결여된 압도적 개념이며, 신이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정의가 무한히 후퇴하여 도달한 놀랍도록 태평스러운 종착점이다. 여기에 〈서문〉에서 살펴본 올리비에 루아의 분석을 덧붙일 수 있겠다. 세계화되고 탈영토화한 종교들이 특정 문화의 색채를 지워내 ‘더 순수해짐’으로써 더 근본주의적인 종교가 되고 이념적으로는 더 얄팍해지는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 말이다. 종교는 시간을 초월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진화하는 중이다. --- p.739

신 없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우리의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도덕적 삶이다. 모든 부류의 철학자들은(최근의 네이글은 제외하고) 진화론의 주요 원리들과 함께 도덕성이 진화의 결과라는 진화생물학 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데이비드 슬론 윌슨은 교리문답서와 용서를 진화의 관점에서 탐색했는데, 이는 분명 흥미진진한 진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설명을 하는 데는 신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도덕에 관해서는 진화가 신보다 더 큰 권위를 갖고 있다. 진화론은 합리적으로 도덕성이 왜 정당화되는지를 보여주었고, 도덕성이 제공하는 혜택들이 무엇인지 짚어냈으며, 규칙을 따르지 않을 때 어떤 손해를 입을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주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실험을 통해 확증되었다. 특히―아마 이 점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그 연구들은 ‘이기적 유전자’의 요구들이 어떻게 협동에 대한 필요와 정당화로 이어지는지 보여주었다. 생물학이 윤리와 도덕을 연결해준 셈이다.
--- p.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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