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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다

: 제 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문학동네소설상-13이동
리뷰 총점8.4 리뷰 46건 | 판매지수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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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7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70쪽 | 430g | 153*224*20mm
ISBN13 9788954604758
ISBN10 895460475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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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는 치명적인 사랑의 이야기이다. 영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엄격한 법도와 완강한 신분질서가 작동하던 그 시절, 금지된 사랑에 몸을 맡기는 인물들을 그린다. 장안의 유명한 난봉꾼 류호의 딸 묘연은, 평생 아버지의 호색 때문에 속앓이를 한 어머니의 치맛바람으로 흠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는 좌의정 집안의 아들 김태겸에게 시집가게 된다. 잘나가는 사돈 집안에 대한 친정어머니의 기대와는 달리, 묘연은 지나치게 올곧고 엄격한 시아버지와 변덕이 심한 시어머니, 벗들 앞에서만 유쾌한 완벽주의자 남편 앞에서 점점 시들어간다. 묘연은 '모든 것이 너무한' 이 집에서 자신은 말이 너무 없기로 마음먹고, 그녀의 침묵은 아들 희우를 낳고부터 더욱 심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홀아비 최약국에게로 시집갔던 이복동생 하연이 잔뜩 부른 배를 부여잡고 묘연의 시댁으로 찾아와 난이라는 계집아이를 낳는다. 난이는 다섯 살 되는 해부터 찢어지게 가난한 제집에서 나와 묘연의 집에서 자라게 된다. 묘연은 자라면서 점점 닮아가는 희우와 난이의 금지된 사랑을 눈치챈다.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인물들의 엇갈리는 이야기처럼 모든 비극은 이해와 오해 사이의 그 미묘한 간극에서 태어난다. 작가는 그 간극을 집요하게 붙잡고 조선시대라는 낯선 시간에서 여러 가문과 여러 세대에 걸쳐 얽히고설킨 이야기의 타래를 풀어낸다. 저자소개 1969년 경기도 출생. 장편소설 『달을 먹다』로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일』, 산문집 『모든 문장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가 있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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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장편소설 『달을 먹다』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달을 먹다』는 치명적인 사랑의 이야기이다. 영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엄격한 법도와 완강한 신분질서가 작동하던 그 시절, 사랑에 죽고 사는, 금지된 사랑에 눈멀어 위험한 죽음충동에 몸을 맡기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 보인다.

모든 것이 너무했다. 나에게도 뭔가 너무하는 게 있어야 했다.
나는 말이 너무 없기로 했다.

장안의 유명한 난봉꾼 류호의 딸 묘연은, 평생 아버지의 호색 때문에 속앓이를 한 어머니의 치맛바람으로 흠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는 좌의정 집안의 아들 김태겸에게 시집가게 된다. 잘나가는 사돈 집안에 대한 친정어머니의 기대와는 달리, 묘연은 지나치게 올곧고 엄격한 시아버지와 변덕이 심한 시어머니, 벗들 앞에서만 유쾌한 완벽주의자 남편 앞에서 점점 시들어간다. 묘연은 “모든 것이 너무한” 이 집에서 자신은 말이 너무 없기로 마음먹는다. 묘연의 침묵은 아들 희우를 낳고부터 더욱 심해지고……
어느 날, 홀아비 최약국에게로 시집갔던 이복동생 하연이 잔뜩 부른 배를 부여잡고 묘연의 시댁으로 찾아와 난이라는 계집아이를 낳는다. 난이는 다섯 살 되는 해부터 찢어지게 가난한 제집에서 나와 묘연의 집에서 자라게 된다.
묘연은 자라면서 점점 닮아가는 희우와 난이의 금지된 사랑을 진즉부터 눈치채지만, 끝내 제 안의 진심을 입 밖에 내지 못하고 희우를 다른 집안에 혼인시킨다.

미안했다. 같아지지 못해서 미안했다.
여장부 홍씨의 막내아들 여문은 어렸을 적 우연히 북촌의 약국 ‘최국’을 지나다 담장 안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대문을 열고 눈물로 범벅된 계집아이 향이를 보게 된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점점 무너져가는 최국에서 아버지 최약국의 병수발에 지쳐가는 향이를 곁에서 지켜보며, 여문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을 안타까워한다. 단 한 번, 어머니 홍씨 앞에서 향이와 결혼하겠다는 말을 꺼냈지만 단박에 거절당하고, 강제로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된 여문은 더이상 향이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몰래 그 주위만 맴돈다. 그리고 어머니가 죽자마자, 여문은 최약국을 살해하고 물속에 빠뜨린다. 무책임한 부성으로부터 향이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하지만 오래가지 않아 향이 또한 제 아비가 빠진 물속에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 향이의 자살 후, 여문은 일부러 다리를 절고 다니며 텅 빈 향이의 방에서 살기 시작한다. 향이와 같아지기 위해.

그놈이 내 이름을 부르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난 알았다.
외로움이 조금씩 가시고 있다는 것을.

향이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홀로 몸을 풀던 친엄마 후인이 자세를 잘못 잡는 바람에 다리 한쪽이 비틀린 채 태어난다. 후인이 일을 배우러 들어온 젊은 놈과 바람나 도망간 이후 삶의 의욕을 잃고 약기운으로 하루하루 연명해가는 아버지 최약국과 무관심한 새엄마 하연의 밑에서 향이는 기댈 곳 없이 외롭게 자라난다. 아버지의 약냄새에 절어 살던 어느 날, 줄기차게 향이의 이름을 부르며 따라다니는 ‘그놈’이 나타나면서 향이는 깨닫게 된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향기로운 냄새가 코끝에서 폴싹거린다는 사실을.
더이상 외롭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도 잠시, 그놈은 어느 순간부터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뱃속에 아이를 품게 되면서 향이의 이름은 향기를 잃게 되지만, 그놈은 그것도 알지 못한다. 다시 혼자 남게 된 향이는 부질없는 기다림에 절망하며 결국 물속에 빠져 죽는다.

그때는 몰랐다. 오, 라, 버, 니, 이 네 글자가 가차없이 벌려놓을 인연의 간격을.
희우는 어린 난이를 처음 볼 때부터 신기한 마음에 곁에 꼭 달라붙지만 난이는 그런 희우의 속도 모르고 희우만 보면 울어댄다. 어느 날 꽃을 꺾으려다 연못에 빠진 난이를 구해준 후부터 난이는 희우 앞에서 울지 않고 ‘오라버니’라 부르며 따라다닌다. 두 사람은 집안 어른들 몰래 장난으로 혼례를 치르고, 묘연이 아끼는 꽃으로 꽃차를 만들어 마시는 등, 둘만의 비밀을 간직하며 자라게 되고, 그러는 사이 금지된 사랑도 점점 커져간다. 하지만 피가 섞이지 않았다 해도 둘은 엄연한 오누이 사이. 속으로만 키워오던 사랑에 지쳐가던 희우는 결국 감선사로 들어가 이태를 은거하지만, 건강만 악화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외할머니의 생신이 되어 외가댁에 가 있는 사이 한성판부사 집안으로부터 혼담이 들어오고, 무섭도록 차가운 어머니 묘연 앞에서 희우는 감히 싫다고 말하지 못한다.

결국, 나는 너로 인해 죽겠구나.
처음 묘연의 집으로 들어간 날, 난이는 희우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린다. 결국 나는 너로 인해 죽겠구나, 라는 제 운명을 절로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무엇’도 아니기 때문에 단지 ‘난이’라는 이름으로만 불릴 수밖에 없는 난이는 자라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묘연과 희우와 어떤 관계인지 답할 수 없는 물음으로 괴로워한다. 그리고 가슴을 맞대고 제대로 한번 껴안아보지도 못한 오라버니 희우는 다른 여자에게 장가를 간다. 불러 돌려세우고 싶지만, 부르면 돌아올 것 같지만, 그러지 않는다. 그럴 수 없으므로. 희우의 혼례를 앞두고 묘연은 난이를 감선사에 가 있게 한다. 희우가 친영 갔다 올 때까지만, 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난이는 결국 그 위태로운 관계를 끊고 감선사를 떠난다.

* 묘연, 태겸, 여문과 향이, 희우와 난이, 후인과 후평, 그리고 묘연의 오빠인 현각 스님에 이르기까지, 소설은 각 인물의 시선으로 다채롭게 서술된다. 아홉 명의 화자가 길게는 열 번 짧게는 한 번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하나의 이야기는 또다른 이야기와 엮이고 그 이야기는 더 큰 사랑의 이야기와 만난다. 삼대에 걸친 근친상간의 이 합종연횡을 따라가다보면, 인간의 운명을 지배하는 것은 무슨 거대한 폭풍이나 파도가 아니라 잔물결의 끊임없는 일렁임일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진실을 가지고 살아간다. 즉 한 가지 사실에 대한 진실은 유일할 수 없으며 개별적일 수밖에 없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마음이 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자신의 속내조차 내놓지 않으니 그 간격은 끝내 좁혀지지 못한다.”

작가 스스로가 밝히고 있듯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인물들의 엇갈리는 이야기처럼 모든 비극은 이해와 오해 사이의 그 미묘한 간극에서 태어난다. 그 간극을 집요하게 붙잡고 조선시대라는 낯선 시간에서 여러 가문과 여러 세대에 걸쳐 얽히고설킨 이야기의 타래를 풀어내는 이 신인작가의 도전은 묵직한 이야기의 울림과 함께 흔치 않은 신인을 만난 반가움을 느끼게 한다.

단편 하나, 시 한 줄 써본 적 없는 아줌마의 겁 없는 도전!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김진규

1995년 제1회 수상자인 은희경을 필두로 전경린, 천명관, 박진규, 그리고 지난해 수상자인김언수까지 명실공히 대형신인의 산실로 일컬어지는 문학동네소설상에 또 한 명의 걸출한 신인이 탄생했다. 단편 하나, 시 한 줄 써본 적 없는 전업주부인 그는 처음 쓴 장편소설로 문학동네소설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해 10월,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한 건, 표면장력의 끝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방울만 더 얹으면 바로 터질 것 같은 위태로움을 내 안에서 느꼈다.”_김진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달을 먹다』의 작가는 민첩했다. 내간체를 낳은 영정(英正)시대를 배경으로 했음이 그 첫번째요,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 남녀의 사랑을 다루었음이 그 두번째이며, 그 사랑의 방식의 대담함이 그 세번째이다.
- 김윤식(문학평론가, 서울대 명예교수)

당대의 온갖 사물, 짐승, 꽃과 약제, 기후, 풍습 등을 묘사하는 데 탁월하다. 박물지를 보는 것 같을 때도 있고 타계한 최명희 작가를 연상시킬 때도 있다.
- 박완서(소설가)

무엇보다도 이 소설의 매력은 극적인 효과를 겨냥한 과장기나 포즈에 대한 유혹으로부터 초연한 서술의 품위이다.
- 이승우(소설가,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

인간의 운명을 지배하는 것은 무슨 거대한 폭풍이나 파도가 아니라 잔물결의 끊임없는 일렁임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안겨주는 소설이다.
- 남진우(문학평론가,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조선시대의 생활사라는 풍요로운 디테일과 열정적 사랑이라는 초시간적인 서사소가 함께 어우러지며 빚어내는 서사의 교향은, 그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의 매력적인 표정과 함께 가슴을 뻐근하게 만드는 느낌으로 묵직하게 다가왔다.
-서영채(문학평론가,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

이 작품은 왕가위 감독이 김용의 무협지를 ‘동사서독’ 혹은 ‘시간의 재’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무협 로맨스물로 만든 것과 거의 유사한 일을 했다.
- 신수정(문학평론가,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회원리뷰 (46건) 리뷰 총점8.4

혜택 및 유의사항?
달을 먹다 - 김진규 (문학동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하*비 | 2022.01.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달을 먹다’는 2007년 ‘제13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입니다. 출간 즈음에 읽었으니 대략 14년 만에 다시 만난 셈인데, 최근 오랫동안 책장에 방치돼있던 책들을 골라내다가 유독 ‘달을 먹다’에 시선이 머문 건 당시 꽤 파격적이란 느낌과 함께 깊은 여운을 만끽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서평을 쓰지 않던 시절이라 부분적인 기억만 남은 것도 호기심을 자극한 이유 중;
리뷰제목

달을 먹다200713회 문학동네 소설상수상작입니다. 출간 즈음에 읽었으니 대략 14년 만에 다시 만난 셈인데, 최근 오랫동안 책장에 방치돼있던 책들을 골라내다가 유독 달을 먹다에 시선이 머문 건 당시 꽤 파격적이란 느낌과 함께 깊은 여운을 만끽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서평을 쓰지 않던 시절이라 부분적인 기억만 남은 것도 호기심을 자극한 이유 중 하나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달을 먹다는 캐릭터, 이야기, 시대적 배경, 그리고 간결하고 단정한 문장 속에 깃든 서늘함과 애틋함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주목받았어야 할 작품이란 생각입니다.

 

정조와 순조의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으니 역사소설인 건 분명하지만, 실은 이 작품에서 역사는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의 순도와 위기감을 고조시킬 뿐 그 자체로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네 가문의 3대에 걸친 욕망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무대를 현대로 바꿔도 무방할 만큼 보편적인 인물과 감정을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소설이라는 외피는 독자로 하여금 똑같은 금지된 사랑이라 하더라도 엄격한 법도와 완강한 신분질서가 작동하던 그 시절이라서 더욱 불온하고 위험하고 절실하게 느껴지도록 설치된 일종의 보조장치라고 할까요 

 

이야기는 크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무능하거나 비겁하거나 가부장적인 권위만 앞세우는 남자들의 권세와 허영 속에서 맥없이 시들거나 분노만 삼킬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거나 굳은 심지로 자신의 입지를 지키는 여러 여성들의 삶의 모습입니다. 호색한에 난봉꾼이던 아버지를 증오한 나머지 시집간 뒤에도 반골 기질을 숨기지 못하는 묘연, 서녀로 태어났음에도 양반처럼 애지중지 키워졌지만 결국 중인의 첩으로 들어가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했던 하연, 첫 아이를 유산한 뒤 피폐한 삶을 살다가 가까스로 딸을 낳았지만 아무런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점차 나락으로 떨어지는 후인, 어머니가 외간남자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간 뒤 무책임한 부성의 굴레에 갇혀 살다가 끝내 파국을 맞이하고 마는 향이 등이 그녀들입니다.

 

또 하나는 지독히도 비극적인 여러 커플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다리를 저는 12살 소녀에게 반했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다른 여자와 결혼한 뒤 폐인에 이르고 만 여문, 학대에 가까운 남편의 태도에 지쳐 모든 것을 놓고 싶어 하는 15살 연상의 여자를 흠모한 나머지 그녀를 훔쳐 달아나는 후평, 그리고 이 작품에서 가장 두꺼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분이 다른 이종사촌 간의 금지된 사랑이 그것입니다. 이른바 막장에 가까운 설정이지만 작가 특유의 담담하고 서정성 높은 문장과 역사소설이라는 외피 덕분에 오히려 애틋함과 안쓰러움이 돋보인 이야기입니다.

 

사실 달을 먹다는 독자에게 결코 친절한 작품이 아닙니다. 간결하고 단정하지만 서늘함과 애틋함이 깃든 문장들은 베껴 쓰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지만, 화자는 10명 가까이나 되고, 또 그들이 특별한 경계(줄바꿈이나 챕터 바꾸기)도 없이 시공간을 수시로 바꿔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구성은 꽤 혼란스럽기 때문입니다. 심사평 중에 가문의 가계도를 그려놓고 줄을 그어가며 읽어야라든가 “3대에 걸친 욕망과 사랑의 퍼즐 맞추기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페이지는 느리게 넘어갈 수밖에 없고, 지금 읽고 있는 대목이 앞의 어느 부분과 연결된 이야기인지를 세세히 살피며 읽어야만 합니다. 독서 스타일이 안 맞는 독자라면 다소 짜증이 날 수밖에 없는 구성이지만, 반대로 이 작품만의 독특함이자 매력인 것 역시 사실입니다.

 

달을 먹다에 홀딱 반한 나머지 김진규의 다음 작품인 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2009)까지 내쳐 읽었다가 (재미있긴 했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조금은 실망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달을 먹다의 서평을 쓰기 위해 인터넷서점을 방문했다가 알게 된 더 안타까운 사실은 그 이후 출간된 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2010)을 끝으로 김진규의 작품이 더는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감정을 후벼 파면서도 절대 오버하지 않는 문장들, 영국식 블랙유머를 연상시키는 촌철살인 같은 독설, 침향과 꽃차와 자수(刺繡) 등 온갖 시각적인 즐거움을 안겨주는 매력적인 묘사에 이르기까지 개인적인 취향을 넘어 장점과 미덕이 많은 작가로 여겼기에 10년 넘게 무소식인 김진규의 새 이야기가 더 안타까울 뿐입니다. 절필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새 작품으로 독자들과 꼭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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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에 걸친 욕망과 사랑의 퍼즐 맞추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20.05.07 | 추천9 | 댓글2 리뷰제목
좀 이색적인 소설이다. <달을 먹다>라는 소설 제목도 그렇고, 내간체의 아름다운 글도 그렇고, 조선이라는 시대와 신분의 벽에 갖힌 사람들의 진정한 사랑 이야기도 그렇다. 각기 다른 인물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전체적인 그림을 독자가 짜맞추어야 하는 구도도 특이하다. 첩실 제도와 양반의 외도로 인하여 등장인물간의 사랑 이;
리뷰제목

좀 이색적인 소설이다. <달을 먹다>라는 소설 제목도 그렇고, 내간체의 아름다운 글도 그렇고, 조선이라는 시대와 신분의 벽에 갖힌 사람들의 진정한 사랑 이야기도 그렇다. 각기 다른 인물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전체적인 그림을 독자가 짜맞추어야 하는 구도도 특이하다. 첩실 제도와 양반의 외도로 인하여 등장인물간의 사랑 이야기가 근친상간으로 연결되게 만들어 결실을 맺지 못하도록 한 설정 또한 특이하다.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달을 먹자>는 3대에 걸친 인간의 욕망과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의 전개는 한양의 유명한 난봉꾼 류호에서 시작한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호색한 때문에 평생 속앓이를 하며 그녀의 딸 묘연을 흠이 없는 집안에 시집보내기로 결심한다. 결국 묘연은 좌의정 집안의 아들 김태겸에게 시집가서 아들 희우를 낳는다. 등장 인물들은 이 두 양반 집안과 약국, 역관 등 중인계급 출신 몇명 등으로 단촐하지만 적통과 서얼의 가계도를 그려야 얽히고설킨 등장인물간의 관계가 제대로 드러난다. 사랑하는 남녀가 법적으로는 남남이지만 핏줄로는 난봉꾼 류호를 정점으로 엮여 있어 근친상간의 사랑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계층적 폐쇄사회 속에서 이루어진 비윤리적 사랑 이야기는 태생부터 비극적 결말을 예고하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의 감정은 신분이나 혈통의 벽을 넘어설 수 있지만, 결말은 사회의 벽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상황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시대에나 사랑에 죽고사는, 금지된 사랑에 눈멀어 죽음의 길을 마다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조선시대의 생활사와 열정적 사랑이라는 인간 본연의 삶의 모습을 그린다는 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작가는 여러 명의 화자들을 불러 들여 각자의 눈에 비친 현실의 모습을 조명한다. 결국 인간사란 누구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오해와 이해가 있고, 사랑과 사랑 아닌 것의 미묘한 간극이 존재함을 이야기한다. 이런 인간관계의 세세한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사랑인지라 소설의 주제로 선정된 것 같다. 또한 온갖 사물, 짐승, 꽃과 약재, 풍습 등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섬세한 필치로 터치하고 있어 이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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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삶은 절망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꼼* | 2017.10.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삶은 절망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러므로 희망에 대한 응답보다는 현실의 삶에서 무자비한 절망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건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절망에 앞서 우리는 현실의 이러저러한 작은 절망을 통해 절망과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죽음과 마주하는 순간 고맙다거나 감사하다고 외칠 만큼 두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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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절망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러므로 희망에 대한 응답보다는 현실의 삶에서 무자비한 절망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건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절망에 앞서 우리는 현실의 이러저러한 작은 절망을 통해 절망과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죽음과 마주하는 순간 고맙다거나 감사하다고 외칠 만큼 두 손을 들어 환영할 수는 없을지라도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절망 앞에서 스스로 담담해질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이미 현실의 삶에서 수많은 절망을 겪었거나 죽음에 버금가는 크나큰 절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신은 인간으로 하여금 절망에 익숙해지는 법을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김진규의 소설 <달을 먹다>는 내게 삶의 희망을 말하지 않고 인생의 절망을 보여준 책이다. 영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여러 인물들의 기구한 삶을 그렸던 이 소설은 아홉 명의 화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각각 한 번에서 열 번씩 들려준다. 양반 가문 두 집과 약국·역관 등 중인계급 두 집간에 3대에 걸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뼈대로 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신분과 관습을 벗어난 인간의 사랑과 저항할 수 없는 규범 앞에 허물어지는 인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장안의 유명한 난봉꾼 류호의 아내는 남편의 호색 때문에 평생 속앓이를 한 때문인지 자신의 딸 묘연만큼은 흠이 없는 집안에 시집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묘연의 지아비로 낙점된 사람이 좌의정 집안의 아들 김태겸이었다. 지나치게 올곧은 성격의 시아버지와 변덕이 심한 시어머니, 벗들 앞에서만 유쾌한 남편의 틈바구니에서 묘연은 못 본 체 입을 닫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홀아비 최약국에게로 시집갔던 이복동생 하연이 잔뜩 부른 배를 부여잡고 묘연의 시댁으로 찾아와 난이라는 계집아이를 낳는다. 하연은 사실 묘연의 친정 아비와 노비 사이에서 태어난 서얼 출신의 딸이었다. 묘연에게는 이복동생이지만 신분이 달랐던 것이다. 난이는 가난했던 본가에서 나와 다섯 살 무렵부터 묘연의 시댁에서 자라게 된다.

 

묘연의 아들 희우는 어린 난이를 처음 볼 때부터 관심을 두게 되지만 난이는 희우를 볼 때마다 줄곧 울어댔다. 그러던 어느 날 꽃을 꺾으려던 난이가 연못에 빠지고 허우적대던 난이를 희우가 구한다. 그날 이후로 난이는 희우 앞에서 울지 않았고 '오라버니'라 부르며 따르게 된다. 둘의 사랑은 깊어가지만 엄연한 오누이 사이인 그들은 내색하지 않은 채 시간만 흐른다. 감선사에서 은거하던 희우가 건강만 악화되어 돌아온 직후에 한성판부사 집안으로부터 혼담이 들어오고 희우는 묘연의 뜻을 거절하지 못한다. 묘연도 두 사람의 사랑을 모르는 바 아니었다.

 

"진찬연에서의 가락이 뒤늦게 속을 휘고 돌았다. 삼킨 눈물이 오장육부도 모자라 뼈마디까지 헤가르고 있었다. 통증이 일었다. 간신히 살아남아 매달려 있던 한 방울이 결국 얼굴을 둘로 조각냈다. 신음이 뱉어졌다. 하연의 퍼런 얼굴과 희우와 난이, 두 아이들의 뒷모습이 눈앞에서 뿌옇게 번졌다."    (p.70)

 

여장부 홍씨의 막내아들 여문은 북촌의 약국 '최국'을 지나다 담장 안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이끌려 대문을 열고 들어선다. 그곳에는 최약국의 본처 후인이 바람이 나 달아난 후 홀로 남겨진 향이가 있었다. 자신에게 조금의 관심도 없었던 새엄마 하연과 점점 망가져 가는 아버지 최약국을 보면서 향이는 외롭게 자랐고, 태어날 때 다리가 눌리는 바람에 한쪽 다리를 절었던 향이는 집밖을 나다니지도 않았다.여문은 향이에게 무작정 끌렸다. 자신의 마음을 어찌하지 못했던 여문은 어머니 홍씨에게 향이와 결혼하겠노라 말하지만 단박에 거절당한다. 다른 여자와 혼인을 한 여문은 향이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최국 주위만 맴돈다. 어머니 홍씨가 죽자 여문은 최약국을 살해하여 연못에 빠트린다.병수발을 들던 향이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약국이 죽자 향이마저 자살하고 만다. 여문은 일부러 다리를 절면서 향이의 방에 눌러 앉는다. 숫제 그곳에서 살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형제들이 때리고 말려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수선한 계절을 정리하듯이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가을이 빠르게 깊어가고 있었다. 가지를 막 떠나온 나뭇잎들이 무거운 공기 속을 팔랑거리며 날다가 떨어졌고, 그럴수록 나무들의 골격은 점점 적나라해졌다. 치밀해진 시간이 나무를 파고들어 자상刺傷을 남겼다. 촘촘하고 선명한 그 흉터는 머지않아 나무의 연륜이 될 것이었다."    (p.232)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묘연, 태겸, 여문과 향이, 희우와 난이, 후인과 후평, 묘연의 오빠 현각 스님 등으로 많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은 복잡하게 얽힌다.각 인물의 시선으로 다채롭게 서술되는 이 소설은 에피소드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여 긴 이야기를 이룬다. '당대의 온갖 사물, 짐승, 꽃과 약제,기후, 풍습 등을 묘사하는 데 탁월하다. 박물지를 보는 것 같을 때도 있고 타계한 최명희 작가를 연상시킬 때도 있다.'고 했던 박완서 작가의 심사평처럼 소설의 묘사는 탁월했다. 구성상의 몇몇 허점이 보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오후가 되자 바람이 강해졌다. 미세먼지의 농도도 덩달아 높아졌는지 목이 칼칼하다. 바람이 흩어질 때마다 가벼운 낙엽이 비처럼 쏟아졌다. 스산한 분위기였다. 계절이 겨울을 향해 가듯 모든 이의 삶은 절망을 향해 나아간다. 절망에 익숙해진다는 건 죽음에 대한 공포를 조금씩 상쇄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바람이 불고 공기도 탁한 휴일 오후, 소설 한 권을 읽은 소감이 엄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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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았으니, 주어진 숙제를 신경써서 마무리해야할 것 갇은 중압감을 어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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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 | 2017.10.15
평점4점
성리학이란 종교에서 일탈하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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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 2016.06.24
평점5점
남녀간의 사랑, 근친상간등 고위층부터 하층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군상들의 소통 부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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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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