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07년 1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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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20쪽 | 606g | 142*213*30mm |
ISBN13 | 9788932018300 |
ISBN10 | 8932018308 |
출간일 | 2007년 1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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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20쪽 | 606g | 142*213*30mm |
ISBN13 | 9788932018300 |
ISBN10 | 8932018308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와 『자기 앞의 생』으로 우리나라에도 친숙한 로맹 가리의 대표작. 그는 인간 내면의 상처를 아름다운 문체로 다루는 탁월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는 것 이외에도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인 생애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과 관심을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이 책은 야망과 열정으로 한 세상을 살다 간 로맹 가리의 삶의 비밀을 담고 있는 자서전적 소설이다. 『새벽의 약속』은 18년 전에 타계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마흔네 살의 나이에 쓴 이 작품은 로맹 가리 삶의 전반 30년을 회고하는 자서전이다. 소설가인 그가 어머니에게 바치는 한 편의 긴 사모곡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난과 모멸을 홀로 감수하면서도 단 한번도 자신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은 어머니를 위해 로맹 가리는 그녀의 소원대로 세계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소설가가 되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고, 프랑스 외교관이 되었다.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어린 로맹 가리의 귀엽고 아이다운 모습과 오직 아들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한 어머니의 매우 특별한 아가페적 사랑이 아름다운 문체로 펼쳐진다. 이 책은 로맹 가리와 어머니의 가슴 저미는 사랑 외에도 작가의 비밀스러운 삶을 낱낱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로맹 가리Romain Gary, 에밀 아자르Emil Ajar, 포스코 시니발디Fosco Sinibaldi, 샤탄 보가트Shatan Bogat 등의 이름으로 소설 작품을 출간했던 로맹 가리의 자기 복수(複數)화, 혹은 변신, 가면에의 욕구, 그리고 그의 문학론, 예술론을 이 한 권의 책에서 살펴볼 수 있다. |
제1부 제2부 제3부 옮긴이의 말 |
그놈의 애틋한 엄마타령이 아닐까 걱정했다.
<새벽의 약속>속에 등장한 로맹가리의 어머니는 속물근성이 있고, 악착같고, 사람을 차별하고 이용한다. 어머니가 바라는 것은 로맹가리가 외교관이 되고, 프랑스를 영광되게 하고, 자신을 지켜주는 남자가 되고, 훌륭한 작가가 되는 것이다.
소설 속에 그려진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생생해서 어딘가에서 꼭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소설이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이 속물적이고 세속적인 바람으로 가득찬 어머니의 한결같고 무한한 '애정'을 작가가 깨닫고 이해하는 법이다. 이 지점이 조금 다르다. 애매한 애틋함이나 존경이 아니라 또는 증오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느끼는 어머니의 존재.
로맹 카세프(본명), 로맹가리, 에밀아자르, 포스코 시니발디, 샤탄 보가트. 이 모든 이름들의 어머니.
그래서 공쿠르 상을 두번씩이나 받은 게 아닐까?
금년 초 딸의 입학전 독서 과제 중 필독도서로 구매한 책입니다. 학기초 딸의 독서 과제가 많았지만 코로나 사태가 겹쳐서 그 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을 수가 없어서 구매한 많은 책 중에 하나입니다.
코로나 사태는 편식을 하는 저의 독서 습관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일단 구매했으니 내용이 궁금하고 아까워서라도 손에 들게되면서 평상시엔 읽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을 책들을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도 그런 책중에 하나입니다. 로맹 가리라는 분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냥 허구의 소설인줄 알았는데 자서전적 내용이네요. 처음엔 이 무슨 마마보이와 아들에 집착하는 홀어머니의 내용인가 했는데 읽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읽을수록 어릴때부터 조숙하고 철이 너무 많이 들어버린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 조금씩 커져나갔지만, 주인공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유별난 기대와 사랑에 대해서는 같은 부모 입장에서 공감이 가는 면보다는 약간 진상같은 느낌을 더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1부 마지막 장면(처음으로 아들게 손찌검을 하는 장면)에 이르자 주인공 어머니에게도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네요.
아직 2부와 3부가 남아있으나 딸 독서 과제 및 코로나 사태 아니었으면 읽지 못했을 책을 알게되고 읽게 되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부분적으로나 리뷰를 남깁니다.
<새벽의 약속>은 로맹가리와 엄마의 자전적 이야기다. 유태인의 시계상인 딸로 태어난 엄마는 예쁜 얼굴로 러시아에서 극단 생활을 했다. 16살에 아버지를 만나 결혼하고 로맹을 낳고 이혼한다. 어머니는 프랑스어를 잘했고, 늘 프랑스에 가고 싶어 했다. 로맹에게 말했다. “넌 빅토르 위고가 될 거야. 넌 단눈치오(이탈리아 작가)가 될 거야. 프랑스 대사가 될 거야. 프랑스 훈장을 받을 거야.” 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4살 때부터 이 소리를 들은 로맹은 부담스러워 장작더미에 들어가 운다. 장작더미를 무너뜨려 자신을 헤아려 할 때 고양이가 나타나 코를 핥아 주어 마음을 바꾼다. 윌노라는 도시에서 거짓 디자이너를 데려다 사람들을 모으고, 모자와 옷 장사를 하며 살던 엄마는 돈벌이가 잘 될 때는 로맹에게 아낌없이 투자했다. 일주일에 세 번, 마술, 검술, 총술의 신비로 초대하였다. 여덟 살에. 검술 삼십 분, 사격 삼십 분, 승마 삼십 분 체조와 호흡운동, 라틴어와 독일어도 배웠다. 시미춤과 폭스 트로트로 배우고, 산수와 역사와 지리와 문학을 배웠다. 사교계 신사로 만들기 위해 근사한 옷을 입히고, 사교계에서 취해야 할 태도를 가르쳤다. 버는 돈보다 로맹에게 투자한 돈이 더 많아 위태로웠는데, 로맹이 아팠고 병원비를 많이 써서 파산하고,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이주한다. 이 곳에서도 로맹은 ‘프랑스로 갈 거다’라는 잘난 척을 했고, ‘퇴물 갈보는 받아들이지 않거든.’ 이란 말에 충격을 받는다. 엄마는 이 말을 전하는 아들의 뺨을 때리며 “엄마를 위해 싸우라.” 한다.
이후 프랑스로 이주한 그들은 메르몽 호텔에 진열장을 얻어 귀금속 팔고 부동산 중개도 한다. 13살에 그는 자신과 약속한다. 언제나 아들에게 비프스테이크를 줬던 엄마가 자신은 채식주의자라 말한다. 어느 날 부엌에서 프라이팬에 남은 기름에 빵을 훑어 먹는 엄마를 보고 모든 진실을 깨닫는다. 너무 무기력하고 부끄러워 철로에 달려가지만, 다시 엄마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뤄주고야 말겠다는 다짐도 동시에 솟는다. “나는 엄마의 해피엔드이므로” 이게 바로 인생의 새벽(13살)에 한 약속이다. 처음에는 고전하던 영업이 전직 여배우답게 말 수완이 좋아 돈을 버는 액수가 늘어나고 아들을 법학과에 입학시킨다. 단편소설 <폭풍>이 프랑스 신문 <그랑구아르>지에 실려 상금으로 엄마에게 꽃다발과 향수를 선물하며 큰 기쁨 준다. 한 번 더 <작은 여인> 단편이 실렸고, 이후 그는 공군 조종사가 되기 위해 떠난다. 훈련을 받지만 프랑스로 귀화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서 그는 소위로 임명되지 못하고 하사가 된다. 실망할 어머니를 위해 ‘장교 부인을 꼬셨다.’고 거짓말을 하자 ‘돈 후앙이다. 너는 카사노바다’ 라며 엄마는 그를 격려한다. 엄마를 좋아하던 자렘바라는 아저씨가 있었지만 엄마는 거부한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여 징집령이 떨어지자 택시를 타고 5시간을 달려 작별인사를 하러 온 어머니를 만난다. “넌 긴메르(1차 대전 때 유명한 공군 조종사) 가 될 거야. 넌 단눈치오가 될 거야. 프랑스 훈장을 받을 거야. 프랑스 대사가 될 거야.” 라며 격려하는 엄마. 그는 전쟁 속에서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긴다. 비행기가 여러 번 추락했지만 살아남았고 어느 숲에서는 오렌지를 돌리며 공포를 이긴다. 장티푸스에 걸려 관이 침대 옆에 놓일 정도로 위태로웠지만, 엄마는 늘 옆에 있는 듯 격려의 목소리가 들렸고, 역시 살아남았다. 프랑스를 위해 비행기를 몰았고, 그는 넓적다리와 등에 파편을 맞아 병원으로 후송된다. 이후 드골이 주는 훈장을 받는다. 전쟁 중에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버티었고, <유럽식 교육>이라는 글을 써서 유명한 작가가 된다. 어머니가 그토록 원하던 대사관 서기직을 얻는다.
엄마가 ‘귀에 못 박힐 정도’로 늘 말했던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의기양양하게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지만, 당뇨병을 앓던 어머니는 이미 3년 전에 돌아가시고 없다. 그는 마흔넷의 나이에 해안가에 누워 바다 안개와 파도와 수 많은 새들과 펠리컨과 가마우지를 본다. 어린 시절 고양이가 코를 핥아 주었듯, 물개 한 마리가 다가와 자기 코를 핥아 주기를 기대하며 엄마와 자신의 삶을 생각한다. 그리고 말한다. “나는 살아냈다.” 엄마의 사랑이 버거웠지만, 마침내 그것을 이뤄낸 로맹을 볼 때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은 진실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