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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

: 2002년 제2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오늘의 작가상-26이동
리뷰 총점7.6 리뷰 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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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2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1쪽 | 465g | 145*213*20mm
ISBN13 9788937403941
ISBN10 893740394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제2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기법과 주제 면에서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광고, 헬스, 요리, 메이크업 등 가시적·감각적인 삶의 양식을 다루어, '정서적인 금치산자'들의 이야기를 강렬하고 세련되게 풀어냄으로써, 이미지가 실체인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실체를 고독하게 찾고 있는 사람들의 비극성을 다루었다. 함께 수록된 단편 「결혼기념일」은 사회의 음습한 구조에서 발생한 사건에 연루된 한 개인의 하루를 통해 체제의 음습함에 점차 동조되어 가는 모습을 그렸다. 메시지를 잔잔하게 깔아놓는 적절한 어조와 소재적인 흥미 때문에 수상작 못지 않은 즐거움을 준다.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양윤선(yunseon@yes24.com)
제26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소설 「장밋빛 인생」이 단편 「결혼기념일」과 함께 묶여 소설집 『장밋빛 인생』으로 출간되었다. 최근 영화로 제작되어 크게 화제가 되었던 이만교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었다.

소설 「장밋빛 인생」은 30초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광고의 세계를 배경으로, 조작된 이미지의 허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광고 기획자로 광고계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릴 정도로 인정 받고 있는 `나'를 중심으로 `나'와 불륜의 사랑을 나누다가 돌연 자살해버린 메이크업 아티스트 민, 애정 없는 결혼의 껍데기를 함께 두르고 있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아내 정애, `내'가 가졌던 젊은 날의 야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야심찬 후배 이강호 등 「장밋빛 인생」에는 광고 세계를 둘러싼 화려한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대중에게 `뻘 같은 일상'을 잊게 해주는 현란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정작 그들 자신은 화려함 뒤에서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장애를 가진 `정서적인 금치산자'들이며 외로움과 고독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소설 「장밋빛 인생」은 바로 이런 이들의 이야기다.

1987년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은 되었지만 작년에야 비로소 소설가로 등단한 중고 신인인 소설가 정미경은 `습기'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건조한 일상을 「장밋빛 인생」에서 그려냈다. 현대 종합 예술의 정점이라는 광고의 세계를 배경으로 그 `건조함'은 더욱 극대화된다. “불특정 다수를 설득하는 덴 귀신 같은 감각을 가졌지만 당신은 손 닿는 곳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선 구제불능”이라는 아내 정애의 말은 `나'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싸우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때로는 싸우고 화해할 줄 아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 싸울 줄도 모르고 그래서 화해할 줄도 모르는 것이 더욱 위험한 일이 아닐까.

어느 날 문득 사랑하는 사람의 남편이 전해준 그녀의 자살 소식은 30초 광고만이 전부였던 '나'를 뒤흔든다. `나'의 신화를 계승하고자 하며 야심차게 삶을 꾸려나가던 신참 이강호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결국 `나'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제발 부탁이야. 누군가 날 좀 꺼내줘. 이토록 현란한 동영상 속에서 날 꺼내줘. 오프 버튼을 눌러 달라구. 이 어지러운 화면 속에서 이제 그만 나가고 싶어. 그러고 싶어. 불을 켜줘.”

그러나 인생은 30초면 끝이 나는 광고가 아니다. 2시간이면 불이 켜지고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도 아니다. “인생은 30초를 지나서도 꿈틀거리고 끈적거리고 소금 냄새를 풍기며 자꾸만 감겨오는 지독한 것”이라는 작가의 중얼거림은 그래서 더더욱 슬퍼진다.

거리를 나서면 온통 광고다. 고층 건물의 옥상에도, 달리는 버스에도, 지하철 안에도 광고는 넘쳐나고 있다. 이 상품을 골라 달라고만 외치지도 않는다. 때로는 노인과 장애인에게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부자 되세요,라고까지 외치기도 한다. 이렇듯 온통 조작된 이미지에 점령된 세계에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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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삶이란 정색을 하고 저울질하기엔 너무 무거운 어떤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무거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여행을 하고 쓸데없는 것들을 소비한다. 그리고 절대로 상처받지 않을 거짓 사랑에 짐짓 빠져보기도 한다.
--- p.140
사랑한다 해서, 둘이서 죽도록 사랑한다 해서, 다시는 나누어지지 않을 것처럼 서로의 몸속으로 파고들며 뜨겁게 엉긴다 해서 그 사랑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두려움과 고뇌의 무게까지 같이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나는 내게 결혼하라고 말하던 민의 쓸쓸함에는 무심했다. 나를 밀어내던 민 앞에서 느꼈던 내 외로움만 컸지, 민의 아픔은 몰랐다. 사랑한다고 한번도 말하지 않았던 민이 마음속에 얹고 살았던 돌의 무게를 나는 몰랐다. 민이 우울해 있으면 그저 나도 우울해했고 민이 밝아지면 같이 밝아졌다.

흐린 후의 맑음, 그건 어쨌건 고마운 일이었다. 때론 민은 맑은 후 차차 흐릴 때도 있었다.
--- p.127
그래, 이건 30초면 끝날 CF의 한 장면일 뿐이야. 암청색 조명이 꺼지고 나면 너는 일어나 흙 묻은 청바지를 털고 크리에이티브와 이미지에 대해 떠들어야지. 50프로의 확률을 얘기하는 의사새끼에게 아직 어여쁘게 젊은 니 심장을 보여줘야지. 삶의개같은 우연성을 이런 식으로 증명말 필요는 없잖아. 제발 부탁이야.누군가 날 좀 꺼내줘. 이토록 현란한 동영상 속에서 날 꺼내줘. 오프버튼을 눌러달라구. 이 어지러운 화면 속에서 그만 나가고 싶어.
--- p.22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 소설은 광고, 헬스, 요리, 메이크업 등 가시적 · 감각적 외관의 표면에서 미끄러지는 삶의 양식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신인답지 않게 소설의 육화(肉化)에 적절히 성공함으로써, 존재의 표면에서 부유하면서 보이지 않는 실체를 고독하게 찾고 있는 사람들의 비극을 다룬다.

작가는 인물의 형상화에 강점을 보이는데, 이미지 속에 사는 인물, 즉 '15초의 인생'을 사는 광고인의 직업 세계를 적절히 형상화하고 있다. 소설은 1인칭 화자의 회상으로 시작되며, 화자가 관찰한 세계의 이미지가 단상처럼 흐른다. 비단 광고장이인 '나' 뿐만 아니라, '나'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하는 또 다른 인물 '이강호'도, '나'의 옛 연인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민'도, TV 프로 <사랑이 꽃피는 요리>의 진행자인 '나'의 아내 정애도, 헬스클럽에서 만난 여인 재즈스쿨 강사도, 모두 이미지 속의 인물들로 그려진다. 그들은 '조작된 환상'을 보여주는 인물이거나, 혹은 그 '조작된 환상' 속에 살 수밖에 없는 단자화된 현대인들이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입는 건 청바지가 아니라 리바이스의 자유로움이며, 들이마시는 건 담배가 아니라 말보로의 마초 이미지다"이다.

이 '조작된 환상'이란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존재감을 표현하는 데 적절하다. 광고 문화, 이미지 문화, 메이크업, 요리 등의 소재는 실재 아닌 실재를 구현한다. 이들은 모든 실재의 인위적인 대체물이며 바로 시뮬라크르이다. 시뮬라크르, 이미지, 환상에 의해 구성된 세계가 상상 세계이다. 그런데, 이미지가 모방할 혹은 재현할 실체가 없고 이미지가 실체인 세계에서는 상상 세계는 존재를 상실한다. 작가는 가상실재 속의 삶을 표현하는 데 넉넉한 직업의 세계를 다루어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서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적절히 성공한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장밋빛 인생』은 한 전문성을 보편적인 관심과 흥미로 바꾸는 데 무엇보다 뛰어나다. 육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목에 푹 밴 직업적인 정보와 지식이 주는 재미 때문이었을 것이다. 깔끔하면서도 속도 빠른 문장에다 성격 창조에 있어서도 신인 같지 않은 능란함이 느껴진다. 현대성의 이해에도 나름의 코드를 제공하고 있다.
--- 이문열(소설가)
『장밋빛 인생』은 시뮬라시옹의 시대에 걸맞는 중요한 사회학적인 주제(이를테면, 광고문화 속의 인간 실존)를 구체적인 생활과 섬세한 의식의 빼어난 형상화를 통하여 녹아내듯 잘 드러내고 있다. 탄력 있는 문장으로 끝까지 독자를 사로잡아 이끄는 힘이 이 작가의 역량을 보증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회원리뷰 (13건) 리뷰 총점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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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주의깊게 바라보면 우리네 인생은 장밋빛 그 자체일지 몰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시**일 | 2010.04.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30초 예술이라 불리는 광고장이로 살아가는 나. 이래도, 이래도 하는 막가파 자세로 만든 광고에도 대중은 광신도들처럼 일제히 열광해 주었다. 나는 대중의 마인드를 컨트롤할 수 있는 광고라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였다. (본문 중) 그러나 지금은 나만이 알 수 있는 매너리즘에 푹 빠진 상태. 나만의 매너리즘이란, 상대방이 눈치채기 전까지만 겨우 버텨나갈 만한, 근근;
리뷰제목

 

 30초 예술이라 불리는 광고장이로 살아가는 나. 이래도, 이래도 하는 막가파 자세로 만든 광고에도 대중은 광신도들처럼 일제히 열광해 주었다. 나는 대중의 마인드를 컨트롤할 수 있는 광고라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였다. (본문 중) 그러나 지금은 나만이 알 수 있는 매너리즘에 푹 빠진 상태. 나만의 매너리즘이란, 상대방이 눈치채기 전까지만 겨우 버텨나갈 만한, 근근히 살아가는 느낌 말한다.

 

 

 

  그렇다면 나(주인공)에게 장밋빛 인생은 언제 였을까. 어떻게 만들어도 열광해주던 광신도들이 넘쳐나던, 일에 있어 전성기를 누렸던 젊은 날? 사랑하는 민과 열심히(지나고보니 사랑하는 사람 마음 하나 알아채지 못한 죄책감과 후회만이 남아 있지만) 사랑하던 그 때? 아니면 사랑하는 민이 제 스스로 영원히 사라져버린 아픔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의 젊은 날을 보는 듯한 인턴사원 이강호와 그럭저럭 일 해나가는 요즘?

 

 

 

  지나치게 낙관적인 수식어같지만 조금만 주의깊게 바라보면 우리네 인생은 장밋빛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새순부터 붉으스름 농도를 더해가는 절정기, 스르르 사그라들면서 오히려 더 짙붉은 색을 내뿜는 중년기, 사력을 다해 뽐내고는 축 늘어져 검붉은 색을 띄며 고개 숙여가는 그런 장밋빛.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잘 사는 것일까 늘 의문인 그런 질문은 나(주인공)에게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인생은 30초면 끝이 나는 광고가 아니다. 2시간이면 불이 켜지고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도 아니다. 인생은 30초를 지나서도 꿈틀거리고 끈적거리고 소금 냄새를 풍기며 자꾸만 감겨오는 지독한 것(본문 중)이라는 사실만 살아가면서 절절히 체감할 뿐.

 

 

 

  누군가의 책을 읽으며 '호흡이 가쁘다'고 말하는 건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처음 알았다. 숨가쁘게 읽혀지지만 그냥 쉬이쉬이 책장을 넘길 수 만은 없어 수시로 멈칫한다. 적당히 얽히고 설킨 느낌.

 

 

 

  작가의 말을 읽으며 소름 끼침을 느낀 것도 처음.

 

 

 

  아무래도 살면서 두고두고 이 중견 여작가의 책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작가의 한마디 "사랑한다 해서, 둘이서 죽도록 사랑한다 해서, 다시는 나누어지지 않을 것처럼 서로의 몸속으로 파고들며 뜨겁게 엉긴다 해서 그 사랑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두려움과 고뇌의 무게까지 같이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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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장밋빛이라 하기엔 너무 쓸쓸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자*련 | 2008.03.06 | 추천1 | 댓글2 리뷰제목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소설의 멋진 구절처럼 우리는 스스로의 인생이 장밋빛으로 묻들기를 바라기도 할 것이다. 꿈속에서라도 앞으로 펼쳐질 사랑과 인생의 행로가 장밋빛으로 가득하다면 얼마나 황홀할지 그 꿈에서 아마도 깨고 싶지 않은 순간이리라. 200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정미경의 이 소설은 다른 작품을 다 읽고서 뒤늦게 이렇게 만났다.제목에서 풍기듯;
리뷰제목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소설의 멋진 구절처럼 우리는 스스로의 인생이 장밋빛으로 묻들기를 바라기도 할 것이다. 꿈속에서라도 앞으로 펼쳐질 사랑과 인생의 행로가 장밋빛으로 가득하다면 얼마나 황홀할지 그 꿈에서 아마도 깨고 싶지 않은 순간이리라. 200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정미경의 이 소설은 다른 작품을 다 읽고서 뒤늦게 이렇게 만났다.

제목에서 풍기듯 조금은 속물적이고 통속적인 연애소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미경이라는 작가를 아는 이라면 모두 느꼈을 듯이 무척 고급스러운 글로 쓰인 연애소설이라 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광고계라는 배경을 중심으로 그 안에서 만난 네 남녀의 사랑은 원하는 방향이 모두 다르다.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민, 푸드 스타일리스트 정애, 광고 기획을 하는 영주, 그리고 민의 남편. 민을 사랑하면서도 그녀에게 이혼을 요구하지 않았던 영주는 자신을 향해 적극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정애와 결혼을 하고도 민을 만나왔다. 

서로 다른 곳을 향한 사랑의 시선은 한 순간 갈라져 버리는 유리처럼 되고 만다. 서로 한 공간에 산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을 나누지 않는 부부가 되고 민은 자살을 하고 만다. 지극히 뻔한 스토리를 가진 소설이지만 이 소설이 빛나는 이유는 단연 배경이 되고 있는 광고와의 적절한 조화 때문이다. 광고라는 것은 진실보다는 허구나 과장으로 가득하다. 메이트업 아티스트지만 민낯으로 다니는 민, 방송에선 사랑의 요리를 만들어 내지만 정작 남편을 위해 자신을 위한 사랑의 요리는 할 수 없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정애, 30초 짧은 순간에 세상 모두를 만족시키고 흡족시키지만 자신의 아내를 이해시키지 못하는 영주의 모습이 그러하다.

모두가 건조한 삶을 살고 있다. 광고처럼 빛나는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화려한 마지막 광고를 향한 그들의 몸부림처럼 자신의 인생에 있어 사랑을 위해 몸부림치지만 부서지고 만다.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그 손을 알아보지 못하는 영주에게 지쳐버린 정애, 사랑을 지키고 싶었기에 죽음을 택한 민, 그 혼란 속에서 방황하는 영주, 이들 모두 메마른 정서의 소유자들이다. 우리의 모습은 과연 이 주인공들과 얼마나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미경은 이 불륜을 아주 우아하게 묘사한다. 마치 민과 영주의 사랑이 장밋빛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갈하면서도 수려하다. 밑줄 긋고 싶은 구절이 아주 많다.

[살아간다는 건 그 무언가를 위해 날마다 존재의 일부를 내어놓는 일이다. 79쪽] 매일 매일 우리는 자존심을 내놓기도 하고 때로는 철면피가 되기도 하지 않는가. [아무래도 삶이란 정색을 하고 저울질하기엔 너무 무거운 어떤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무거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여행을 하고 쓸데없는 것들을 소비한다. 그리고 절대로 상처받지 않을 거짓 사랑에 짐짓 빠져보기도 한다. 140쪽] 삶이란 저울의 양 접시에 우리는 무엇을 올려 놓고 싶을까? 과연 그것은 욕망, 명예, 부, 사랑 중 어느 것일까?

우리네 인생은 불륜이 남긴 깊은 상처가 보여주듯 장미빛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저 멀리 장밋빛 인생이 있지 않을까 하며 살아가는게 또한 우리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과대포장인 줄 알면서도 광고를 보고 선뜻 물건을 사게 되는 실수를 범하면서도 말이다.


이 책에는 이 소설 외에 '결혼기념일' 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속물적이면서도 이중적인 모습과 약한 내면을 아주 소름 돋게 표현했다. 긴 호흡으로 만난 '장밋빛 인생' 뒤에 만나는 짜릿함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댓글 2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모호하고 비현실적이고 아슬아슬한 행보... <장밋빛 인생>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07.02.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전화 속에서 내 목소리를 확인하면 살짝 바뀌던 미묘한 음색의변화. 손닿지 않는 심장의 깊숙한 곳까지 바로 스며들던 그 목소리..."주인공인 영주는 이미 다른 이의 아니였던 민을 사랑했다. 그리고 민의 요청에 따라 정애라는;
리뷰제목
"...전화 속에서 내 목소리를 확인하면 살짝 바뀌던 미묘한 음색의변화. 손닿지 않는 심장의 깊숙한 곳까지 바로 스며들던 그 목소리..."

주인공인 영주는 이미 다른 이의 아니였던 민을 사랑했다. 그리고 민의 요청에 따라 정애라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결혼했다. 그런데 어느날 민이 죽었다. 그리고 그 이해할 수 없는,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민의 남편으로부터 통보받았다. 그 날 민은 나의 핸드폰에 메시지를 남겼다. 사랑한다고. 나와 만나는 모든 날들 동안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던 사랑, 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내게 남기고 민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

사실 어지간히 상투적인 줄거리이다. 불륜, 하지만 애틋하고 불꽃같은, 죽음, 어딘지 모호하여 비현실적인, 그리고 남은 자들의 아슬아슬한 행보.

끝없이 이어지는 네버 엔딩 스토리를 들여다보듯 연애 소설을 읽는다. 연애 소설이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읽다보면 연애 소설이기도 하고, 연애 소설임을 알고 읽지만 자꾸 그 연애에 딴지를 걸기도 한다. 도무지 연애란 무엇이냐고 4개의 위를 차례대로 섭렵하는 소의 먹거리처럼 되새김질한다.

60년생이면 43살의 여성 작가인데, 감상은 갓 서른을 넘은 사람처럼 순진해보이기까지 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직업이란 것이 광고 기획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이다보니 이미지들의 사용이 자꾸 그쪽이다. 물론 크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러한 직업군은 TV 드라마에서 질리도록 보아 왔으니 오히려 친숙하다고 해야 하나.

지극히 평범한 소설이지만 가끔 웃겨주는 것도 즐겁다.

"쟤들 어떤 사이야?"
"멀더와 스컬리라고나 할까요?"
"연애 감정은 없다는 얘기야?"
"본인들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단 얘기죠."

후, 과거의 X파일을 즐겨봤다면 너무나 흥겹게 수긍할 수 있는 대화라니.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일로서 연애란 결혼보다 여러 등급 위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혼은 연애로 인한 결과물 같은 것이지, 그 반대가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또 연애는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연애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극과 극을 달린다. 세상은 공평하기도 한 것이어서 참을 수 없는 희열을 주고 또 그만큼의 나락을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그게 어쩌면 인생이다.

"...장밋빛 인생이란 영화나 로맨스 소설 속에나 있다는 것쯤 알 나이가 됐잖아요."

그래도 남는 의문. 위의 문장에서 말하는 허망한 진실, 그걸 알게 되는 나이란 도대체 몇 살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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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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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할 이야기가 아직 더 많으신 분인데 그만 너무 일찍 세상을 작별하셨네요..안타깝습니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m*****8 | 2017.11.25
평점5점
정미경소설 정주행중.너무나 아름다운,탐미적소설.소설언어가 마치 시 같고,잠언같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앤*니 | 20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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