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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석영중 | 예담 | 2008년 03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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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24g | 148*210*30mm
ISBN13 9788959132874
ISBN10 89591328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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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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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육군 소위 직도 호기롭게 던져버렸다. 낭만적인 몽상과 현실적인 욕망이 결합된 결과였다. 그는 사표를 던짐과 동시에 자신이 자유를 찾았다고 확신했다. 그리하여 마음껏 특기와 적성에 맞는 문필업에 종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다분히 미래지향적이고 용감한 결정처럼 들리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더 현실적인, 그리고 보다 더 타당한 다른 이유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요컨대 앞으로 물려받을 재산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육군 소위의 월급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는 이름을 날려 막대한 자금을 한꺼번에 쥐고 싶었다. 그는 문필가의 길을 택함으로써 인생에 가장 큰 승부사가 된 것이다. 그가 전 생애를 통해 이긴 유일한 도박은 바로 이것이다. (…) 『가난한 사람들』이 청년 도스토예프스키에게 가져다준 명성에 관해서는 모든 도스토예프스키의 전기에 자세하게, 어쩌면 약간의 과장과 함께 기술되어 있다. 그는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단하여 순식간에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속된 표현으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그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이 소설은 극도의 낭비와 극도의 결핍 사이를 오가며 살아온 청년의 돈에 대한 사색을 반영한다. 이 소설에서 그는 돈을 단순히 부와 가난이 아닌 심리적 고찰의 대상으로 파악한다. 가난의 경제학, 가난의 사회학이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던 시기에 도스토예프스키는 가난의 심리학을 가지고 위풍당당하게 문단에 등장했다.
---「제1부 낭비가로 태어나다」(p.30~32) 중에서

마카르에게 돈이 없다는 것은 절대적인 부족의 상태가 아니라 상대적인 부족의 상태인 것이다. 잘 못 먹고 잘 못 입고 잘 못사는 것 자체는 불편함이지만, 진짜로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런 불편함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 타인과 자신의 비교에서 오는 좌절감이다. 빈곤에는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이 있다. 양자의 차이가 지대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19세기 중엽 러시아와 유럽에서 문제가 되고 있었던 것은 절대적 빈곤이었다. 경제학자들과 사회 평론가들은 입을 모아 절대적 빈곤의 퇴치를 촉구했다. 당시 빈곤은 절대적인 개념 이외의 어떤 것도 될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대적 빈곤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채 50년도 안 된다. 그러나 마카르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이 상대적 빈곤이다.
---「제2부 가난뱅이도 사람이다」(p.37) 중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1867년 바덴바덴에 머무는 동안 투르게네프가 그곳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씩씩거리며 달려가서 만나고 온다. 만일 자기가 투르게네프를 안 만나러 가면 빚을 못 갚아서 피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가서 만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 이 만남은 문학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또 대단히 중요한 문학적 논쟁 중의 하나로 문학사와 사상사에 기록되어 있지만, 이 어마어마한 만남의 저변에 깔린 것은 우리 도스토예프스키 선생의 빚이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마이코프에게 투르게네프의 귀족적인 허세가 지긋지긋하다는 둥 어쨌다는 둥 구시렁거렸지만, 사실상 귀족적이라는 것이 투르게네프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귀족으로 태어난 것을 어쩌란 말인가. 그 뒤 투르게네프에 대한 억하심정은 점점 더 깊어져 거의 편집증적인 증오로 굳어졌다가 결국 문학 속에서 폭발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1871년부터 1872년까지 『악령』을 잡지에 연재하다가 1873년에는 단행본으로 출판한다. 그는 이 소설에 카르마지노프라는 아주 역겨운 작가를 한 명 등장시키는데, 그 인물은 누가 보더라도 투르게네프를 패러디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건 마치 투르게네프더러 ‘자, 봐. 이게 너야!’라고 외치는 것과 똑같았다.
---「제4부 인생 역전, 그 백일몽」(p.114~115) 중에서

모든 추리소설에서 범죄의 제1동기는 돈이다. 대개 범죄 뒤에는 돈이 도사리고 있으며, 형사들은 항상 살인으로 인해 금전적 이득을 얻는 사람을 가장 먼저 주시한다. 돈의 끈을 따라가면 거기에 범인이 있기 마련이다. 돈이 반드시 범죄를 수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죄는 반드시 돈을 수반한다. 『죄와 벌』 역시 돈을 제1동기로 하는 범죄 스릴러이며, 이 점에서 그것은 여느 통속적인 추리소설과 다를 바가 없다. (…) 그러나 『죄와 벌』을 가리켜 통속소설이라 부를 수는 없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명백한 살인강도 사건의 골격에 이념의 살을 입혀 고품격 예술을 빚어냈다. 그의 천재는 바로 여기, 통속소설과 고도로 예술적인 문학작품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여기 모든 심오함과 깊이와 철학과 종교가 있다. 그러나 이것들의 저변을 흐르는 것은 가장 즉물적이고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비열할 수 있는 돈이다. 돈과 철학, 돈과 종교, 돈과 사상은 서로 뒤얽히면서 세상에서 가장 심오한 범죄소설을 탄생시켰다.
---「제5부 돈에 죽고, 돈에 또 죽고」(p.153) 중에서

이 소설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그리고 가장 위험한 ‘매춘’은 라스콜리니코프의 매춘이다. 그가 파는 것은 물론 육체가 아니라 영혼이다. 그는 이론을 위해, ‘인류’를 위해, 그리고 소냐 같은 가난의 희생자들을 위해 영혼을 판다. 살인을 감행함으로써 그는 악의 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버린 것이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돈을 구하기 위해 영혼을 팔았지만 자신이 무엇을 팔았는지조차 헤아리지 못한다. (…) 『죄와 벌』의 인물들은 끊임없이 사고판다. 싸구려 옷가지부터 노동과 육체와 정신과 영혼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을 사고판다. 이 사고파는 행위의 끝은 어디인가. 인간은 이 피곤한 매매의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거대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뒷골목은 매매의 그 지긋지긋한 순환을 보여주는 작은 지옥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라스콜리니코프로 하여금 매매의 고리에서 벗어나도록 마련해 준 공간은 시베리아다. 시베리아에서 주인공은 돈을 매개로 하지 않는, 매매가 아닌 순수한 관계, 인간과 신의 의사소통에 눈뜨게 된다. 작가 자신이 그러했듯이 이곳에서 주인공은 신을 발견한다.
---「제5부 돈에 죽고, 돈에 또 죽고」(p.169~170) 중에서

이 정도면 독자는 돈뭉치가 대부분 불에 탔다는 가정을 할 것이다. 등장인물들도 역시 “다 타네, 다 타!”라고 외치며 발만 동동 구른다. 그러다가 가냐가 기절을 하자 나스타샤는 부젓가락으로 돈뭉치를 꺼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10만 루블 중 1000루블 정도만 타고 거의 전액이 전혀 안 탄 채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 아닌가! 허, 그것 참!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활활 타는 불구덩이에서 신문지 세 겹만 타고 그 속에 있는 지폐 다발은 안 탔단 말인가? 그 돈뭉치는 종이가 아닌 쇳덩어리로 만들어졌단 말인가? (…)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너무하지 않은가. 이 에피소드의 의미는 사실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 돈은 그 자체가 불멸이라는 이야기다. 앞에서 우리는 돈이 있어야 불멸을 획득할 수 있다는 논리를 말했는데, 이쯤 되면 돈은 인간의 불멸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가 불멸이다. 불타지 않는 돈의 이미지는 사실상 살벌하다. 불가코프가 “원고는 불타지 않는다”라고 말했을 때 그가 의미한 것은 예술은 불멸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우리의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은 불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6부 돈이 정말 원수인가?」(p.215~216) 중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언제나 사실fact과 진실truth의 차이를 강조했다. 그의 소설에서 눈에 보이는 사실, 과학적인 사실 혹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 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고 입증될 수도 없는 진실과 각축을 벌인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사실 대 진실의 대립은 3000루블과 관련하여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다. 사실 대 진실의 형이상학적인 문제를 소설화하는 데 촉매로 작용하는 것은 역시 돈이다. (…) 자, 이것이 3000루블에 관한 진실이다. 그러나 이 진실을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진짜 물증인 3000루블은 물증이 아닌 것으로 되어버리고, 드미트리가 쓰지도 않고 훔치지도 않은 3000루블은 엄연히 존재하는 물증으로 굳어져버린 것이다. 돈에 관한 사실과 진실의 차이는 엄청나다. 그 차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뒤바뀐다. 때로는 실재하는, 때로는 사람들의 상상력 속에 존재하는, 때로는 눈에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감춰져 있기도 한, 이 3000루블은 인간과 돈의 관계 전부를 함축해 주는 불길한 상징이다.---「제8부 돈을 넘어서」(p.307, 315~316) 중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한한 연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들을 무조건 미화하지는 않았다.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거나 정신적으로 더 고상한 인물로 그리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큰 연민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그는 부와 빈곤에 대한 도덕적 판단도 가급적 자제했다. 돈에 대해서도 그 무서운 위력은 인정했지만 덮어놓고 돈에다 악의 낙인을 찍지도 않았다. 러시아 속담에 “돈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돈에서도 냄새는 나지 않는다. 냄새가 난다면 그것을 거머쥔 인간의 손에서 냄새가 날 뿐이다. 부자에 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의견 또한 흥미롭다. 그는 부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인물들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부자를 사악하게 그리기도 하고 고매하게 그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명예도, 양심도, 연민도, 인간적인 변덕도 모두 접고 부자가 되기 위해 질주하는 삶에 대해서는 경고한다.
---「에필로그」(p.33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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