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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6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620쪽 | 750g | 137*210*35mm
ISBN13 9788952776372
ISBN10 8952776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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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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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권진아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근대 유토피아 픽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조지 오웰의 《1984년》 《동물농장》,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더글라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공역)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에게 수학을 가르쳐주고, 그가 얼마나 운이 좋은 건지 늘 상기시키고, 그가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고 이야기해준 사람은 피터 수사였다. “쓰레기봉지 안에 달걀껍질과 비실해진 양상추, 상한 스파게티, 그리고 네가 있었지.” --- p.215

오줌 냄새와 피 냄새 때문에 그에게선 역한 악취가 풍겼고, 그는 비명을 지르고 분노하고 울부짖었다. 수업을 중단시키고 책상에서 책들을 밀쳐내, 수사들이 수업을 포기하고 당장 그를 때리게 만들었다. 때로는 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의식을 잃었다. 그는 그걸, 그 암흑을 간절히 원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시간이 흘러도 자신은 존재하지 않았고, 무슨 짓이 벌어져도 그는 알지 못했다. --- p.223

“케일럽.” 그는 헐떡거리며 말한다. “제발, 제발.” 그는 자비를 애걸하는 타입이 아니다, 어릴 때도 그래 본 적 없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다. 어릴 때는 인생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발.” 그는 말한다. “케일럽, 용서해줘. 미안해, 미안해.”
하지만 케일럽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그는 늑대다, 코요테다. 근육과 분노다. 그리고 그는 케일럽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먹이다, 쓰고 버리는 물건이다. 그는 소파 가장자리로 질질 끌려가고 있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안다. 하지만 어쨌거나 계속 애원한다. “제발, 케일럽. 제발 그러지 마. 케일럽, 제발.” --- p.482

그는 노력했다. 평생 동안 노력했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고, 깨끗해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결정을 내리고 나자 놀랄 정도로 희망이 솟구쳤다. 그냥 끝내버리기만 하면 그 오랫동안의 슬픔에서 자기를 구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자신이 스스로의 구원자가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어떤 법도 그에게 계속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의 삶은 여전히 자기 것이었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그 긴 세월 동안 어떻게 이걸 깨닫지 못했을까?
--- p.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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