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06월 30일 |
---|---|
쪽수, 무게, 크기 | 144쪽 | 380g | 148*205*13mm |
ISBN13 | 9791186921173 |
ISBN10 | 118692117X |
발행일 | 2016년 06월 30일 |
---|---|
쪽수, 무게, 크기 | 144쪽 | 380g | 148*205*13mm |
ISBN13 | 9791186921173 |
ISBN10 | 118692117X |
일본에서 절찬리에 방영중인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 만화로 국내에는 이미 고독한 미식가 1편이 발간된 바 있다. 주인공인 이노가시라는 수입 잡화상으로 외근하며 주변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매력이 있는 식당에서 그는 홀로 식사를 한다. 그는 늘 혼밥을 먹지만 결코 외로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음식의 맛, 식당의 분위기에 집중할 뿐이다. 드라마로 시청하다가 원작 책을 읽으면 다소 밋밋하거나 답답할 수 있다. 현대인은 영상에 익숙해진데다 영상에 비해 원작 책은 지면의 한계로 많은 것을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아쉬운 점은 주석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주석에는 별표 표시가 되어있지만 해당 본문에는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사소해보일지 모르지만 독자에게는 꽤나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3편이 나올때는 보다 꼼꼼히 검열하기를 소망해본다.
문득 왜 작품 속 이 남자는 늘 혼자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밥을 먹는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정말 재미있는건 1편에서도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었고, 이번 편에서도 또한 그에 대한 마땅한 이유들이 안 나와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 주인공에 대해서 소개가 전혀 안 나와있다. 그저 한 때 사랑했던 여자가 있었으나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한 정도... 말하자면 그저 일만 하는 노총각의 미식 라이프이다.
이제 나도 노처녀의 반열에 올라가고 있는 듯 한데, 부모님의 성화에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생각이 너무 많아진다. 결혼에 대한 환상 따위는 이미 없어진지 오래다. 때려부수는 부부싸움과 시댁과의 갈등을 30년간 적나라하게 보고 자란 탓에 일단 결혼이라는 것은 즉 지옥임을 간접체험했다. 그렇다고 앞으로 혼자 늙어가기에는 바로 이런 고독한 미식가의 삶처럼 외롭게 살게 되지는 않을지 염려스럽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결혼을 안 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자의 경우는 더 심하다. 어디가 모자라서 결혼을 못하는 이미지는 물론이고, 40대가 넘어가는 싱글의 경우에는 회사에서 또한 그 눈총을 견디며 유리천장을 뚫고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그 때 결혼한다는 것은 많은 걸 포기하고 하거나 아예 독한 마음으로 여생을 혼자 살아가거나 둘 중 하나다. 내 생각엔 둘 다 장밋빛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요즘의 내 상황에 이 고독한 주인공에 감정이 이입되다보니 너무 결혼 이야기로 빠져버린 것 같다. 내가 <고독한 미식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독특함 때문이다. 작품이 주인공 만큼이나 담백하다. 담담하다. 억지로 꾸며내지 않는다. 맛있는 식당은 맛있게 표현하고 그렇지 못한 곳도 그저 꾸밈없이 그대로를 표현해준다. 기승전결이 없다. 한국에서는 곧 이 작품을 드라마로 만든다는데, 이렇게 스토리가 없는 원작이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어질까? 다큐멘터리가 차라리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정도이다.
음식 만화를 무척 좋아하는데, 특정한 음식에 대한 소재를 다룬 것도 아니고 음식을 만들고 대회에 참여하는 내용도 아닌 그저 여러 식당을 가보는 내용의 이 작품은 2편을 읽고 나니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음식에 대한 사진이 아닌 그림마으로 이렇게 군침이 돌 수 있을까.... 디테일한 묘사가 경이로움을 느낄 정도로 놀랍다.
어쩌면 주인공이 고독하기에 작품이 더 잘 표현될 수 있는건 아닐까.. 먹는다는 것은 인간의 욕구를 채우는 행위인데, 여럿이 이 욕구를 함께 채운다는 것은 재미있고 외롭지 않을 수 있지만, 맛을 오롯이 느끼고 자유롭게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고독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독한 미식가>가 한국에서 혼밥하는 사람들이 고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임을 어필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