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8년 04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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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5쪽 | 424g | 160*225*20mm |
ISBN13 | 9788934928089 |
ISBN10 | 8934928085 |
발행일 | 2008년 04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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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5쪽 | 424g | 160*225*20mm |
ISBN13 | 9788934928089 |
ISBN10 | 8934928085 |
이 이야기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공황은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불황이던 시기이다. 하지만 동화의 내용은 대공황의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는 아주 유쾌한 내용이었다. 왜 제목에 ‘괴짜’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게다가 일곱 번의 여름을 보냈다고 하니 칠 년간 괴짜 할머니는 어떤 소동이 일으켰을지 궁금했다.
이 이야기는 여름방학마다 할머니와 같이 보내는 조이와 메리 엘리스의 이야기다. 당연히 여름 방학은 일곱 번 지난다. 그래서 에피소드도 일곱 개다. 조이가 아홉 살, 메리 앨리스가 일곱 살 때 시작된 이야기는 조이가 열여섯 살과 메리 앨리스가 열네 살 때 끝이 난다.
1929년 할머니네 간 조이와 메리 앨리스는 한적하다 못해 너무나 조용한 시골 마을의 생활이 견딜 수 없이 심심했다. 게다가 할머니 집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외진 곳이었다. 아무런 놀 거리도 없는 이 마을에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죽었다. 조용한 마을에서 그것은 뉴스감이었다. 게다가 죽은 남자의 이름은 ‘샷건 쉐덤’이었다. 이름 덕분에 그를 취재하러 기자가 마을에 도착했다. 그 기자는 온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얻으려고 하지만 특별한 걸 찾지는 못한다. 그 기자가 할머니가 사는 집에까지 왔다. 할머니는 그 기자에게 온갖 허풍을 떨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매는 그것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할머니는 덩치도 크고 힘도 세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도 마을 사람들과 잘 만나지도 않고 이런 외딴곳에 사는 건만 봐도 그러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샷건의 관을 집으로 갖다 놓고 그의 장례식을 치르겠다고 한다. 밤이 되고 샷건의 관 주위가 이상해졌다. 그를 덮고 있는 관이 흔들리고 할머니는 샷건이 누워있는 관을 바라보며 ‘자넨 실컷 살았으니 더 이상은 안 돼!“라고 소리치며 총을 쏜다. 그 바람에 집안은 난리가 나고 사람들은 도망을 갔다. 할머니 총에 관 뚜껑이 날아가고 베란다 창문이 다 부서졌다. 하지만 관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헛간에 사는 수고양이었다.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아이들을 재우러 보게 하고 여유로운 저녁을 보낸다.
나는 첫 번째 에피소드를 초반을 읽으면서 도대체 할머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너무나 엉뚱했기 때문이다. 조이와 메리 앨리스가 따분함을 느꼈다고 하지만, 가장 심심했던 사람은 바로 할머니가 아니었을까? 물론 이 소동으로 할머니는 앙숙으로 느끼는 부인과 사람들을 혼비백산 만들어하며 만족해한다. 여기까지만 읽는다면 할머니는 나쁜 사람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할머니는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조이와 메리 앨리스가 두 번째 할머니네 방문했을 때는 질 나쁜 아이들의 군기를 잡고 마을을 평화롭게 하는데 일조를 한다. 할머니와 두 번의 여름을 보내면서 아이들을 할머니네 가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 에피소드 각각이 너무나 재미있지만 나는 '품평회 날'과 '유령 열차 차장'이 가장 재미있었다.
조이와 메리 앨리스는 할머니가 자신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런 이유로 매년 할머니네 가길 기대한다. 그 해는 품평회가 열리는 해였다. 할머니는 구스베리 파이를 만들어서 품평회에 나가기로 한다. 나는 구스베리가 무엇인지 몰라서 찾아보았는데 모양이 청포도처럼 생긴 예쁜 열매였다. 구스베리는 몹시 시기 때문에 요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할머니는 조이와 메리 앨리스와 같이 최고의 구스베리 파이를 만들기 위해서 고분분투한다. 조이는 자신의 어린 시절 중 가장 바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구스베리파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양의 설탕을 사다 날라야 했다. 그렇게 만들고 맛보고를 반복하면서 구스베리파이를 만든다.
드디어 품평회 날이 되어 구스베리 파이를 들고 대회장에 간다. 하지만 품평회장에는 너무나 예쁜 구스베리 파이를 보게 된다. 그리고 조이는 할머니가 어느 순간 그 구스베리 파이와 할머니의 이름표를 바꿨다는 생각을 한다. 조이는 할머니가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품평회장에 있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등을 하는 사람에게는 무료로 비행기를 태워준다는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할머니의 파이를 2등을 했다. 조이는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비행기를 타지 못해서 아쉬워한다. 그런데 천하무적 할머니는 조이의 마음을 다 알고 있는 듯 조이를 비행기게 태우기 위해 억지를 쓴다. 결국 조이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오르게 된다. 조이는 하늘이 그렇게 넓은지 처음 알았다고 말한다. 나는 이 문장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하늘을 보면 구름이나 해를 생각하겠지만, 조이는 공간을 바라보았다. 조이는 할머니에게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조이는 할머니에게 구스베리파이를 바꿔치기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할머니의 대답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또 다른 에피소드인 ‘유령 열차 차장’도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백 주년 기념행사를 끝으로 조이와 메리 앨리스는 어른이 된다. 나는 마지막 에피소드를 읽었을 때 여름방학이 끝이라는 생각에 아쉬웠다. 고아 소녀인 빨강 머리 앤을 초록색 지붕집의 데려와 키울 때만 해도 마릴라는 소동을 일으키는 앤 때문에 여러가지 일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서서히 앤을 사랑한다. 마릴라는 앤이 퀸 학교에 입학을 하기 위해 떠날 때 어린 시절의 앤이 떠나가는 것 같아서 몹시 아쉬워한다. 어린아이가 자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어린아이를 사랑했던 부모의 마음은 아이가 크는 것을 대견해하면서도 성장하지 않고 영원히 그 상태로 있기를 원하는 것 같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앤이 퀸 학교로 떠나는 날 밤에 방에서 혼자 눈물을 흘린다. 앤 역시 슬퍼하지만 마릴라의 슬픔에는 비교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하무적 괴짜 할머니 역시 조이와 메리 앨리스가 커가면서 그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시간이 흘러 조이는 2차 세계대전의 참전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조이는 자신이 타고 있는 기차가 할머니가 살고 있는 마을을 지난다는 것을 알고 전보를 쳤다. 조이가 탄 열차는 한 시간 늦게 출발하고 중간에 멈췄다가 출발을 하게 된다. 예상과 다르게 매우 늦게 마을을 통과하게 된 것이다. 조이가 탄 기차는 할머니가 살고 있는 마을을 곧 지나간다. 할머니 집 앞에는 초롱이 환하게 밝혀 있었고 아래층과 2층 창문에 불이 커져 있었다. 문 앞에 할머니가 서 있었다. 할머니는 조이가 어느 칸에 타고 있는지 몰랐지만, 계속 손을 흔들었다. 조이도 손을 흔들었다. 그날 할머니의 마음은 퀸 학교에 앤을 떠나보내는 마릴라의 마음과 같았을지 모른다. 어린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지만, 어린아이를 사랑했던 어른의 마음에는 그 모습이 영원히 새겨진다. 읽으면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동화, 일곱 번의 여름과 괴짜 할머니.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아 있을 것 같다.
1999년 이 작품은 저자 리처드 펙에게 '뉴베리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겨주었고, 2001년에도 이 작품의 후속편으로 '뉴베리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일곱 번의 여름과 괴짜 할머니>>는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된 <뉴베리 수상작 시리즈> 중 5권으로 굉장히 유쾌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어린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나이가 들면서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저 잔소리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잔소리가 아닌, 삶의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바를 알려주는 조언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일생을 사는 동안 많은 경험을 했으며, 그 경험 속에서 실패과 성공을 통해 지혜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부모세대에게 세대 차이로 대화가 안되고, 고리타분하다는 단편적인 평가는 가당치도 않다. 물론 이런 나의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는 전혀 공감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 동화 <<일곱 번의 여름과 괴짜 할머니>>를 읽는다면 괴짜 할머니를 통해 그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조와 그의 여동생 메리 앨리스는 1929년 엄마와 아빠가 위스콘신으로 낚시를 하러 가기위해 시카고와 세인투루이스 사이, 철도가 지나가는 한 마을에 사는 할머니와 일주일을 보내게 되었고, 이는 그 후 매년 팔월이면 할머니 댁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계기가 되었다. 화장실에 가려면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친구 비버리와 오드리랑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할머니 집에 가는 걸 꺼려하던 아이들은 삼년 째가 되면서 할머니 집에 가는 걸 싫어하지 않게 되었다.
이 작품은 할머니 집에서 일주일을 보내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조의 시선으로 기록한 글로, 할머니의 괴상하고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재미있게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할머니의 행동에는 다 큰 의미가 부여되어 있었다. 비록 샷건의 죽음에 대해 이러쿵 저렁쿵 말이 많은 마을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아 메리 앨리스는 수년동안 악몽을 꾸게 되었지만 말이다.
말썽꾸러기 카우질 아이들을 혼내주는 할머니의 방식은 참 엉뚱하고 괴상하다. 일부러 우유에 쥐를 넣는가 하면, 아이들을 함정에 빠뜨리게 하긴했지만, 카우질 씨가 직접 아이들을 혼낼 수 있도록 했으니 괴스럽지만, 참 지혜롭다.
할머니의 마음을 알려면 꽤 유심히 얼굴 표정을 살펴야 했지만, 이번에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할머니는 이 모든 것이 꽤 마음에 든 듯했다. 할머니는 조금도 관심 없다던 마을에 이럽게 법과 질서를 되돌려 놓았다. (본문 54p)
할머니의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었던 것은 1931년 할머니의 범죄 행위를 통해서였다. 후버 대통령이 나라를 다스리던 그때, 대공황이 온 나라를 휩쓸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먹고 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할머니 마을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면, '떠돌이 노동자는 내리지 말고 계속 이동할 것'이라는 표지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모두가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기였던지라, 타인을 생각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을 시대적 상황을 알 수 있었는데, 얼핏보면 냉소적이면서도 전혀 자상함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할머니이고, 동네의 일에 전혀 관심이 없어보이지만, 할머니의 마음은 겉보기와는 많이 달랐다.
통발로 물고기를 잡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었지만, 할머니는 보안관의 배를 허락도 없이 사용해서 물고기를 잡았고, 이를 알게 된 보완관이 배를 멈추라고 했지만, 할머니는 유유히 지나쳤다.
할머니는 물고기로 요리를 해서 떠돌이 노동자에게 식사를 제공했으며, 보안관이 찾아와 죄를 물었지만 조금의 흐트러짐없이 지혜롭게 사건을 헤쳐나갔다. 이뿐 아니라, 1933년 유령 열차 차장에서도 할머니의 지혜로움을 엿볼 수 있었다.
자상한 말도 잘 못하고, 무섭고 다가가기 어려운 할머니지만, 두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할머니의 사랑으로 가슴이 뭉클해졌다.
할머니는 내가 어느 칸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손을 들어 흔들고 또 흔들었다. 내가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기차가 모두 지나가도록...
나도 손을 흔들었다. 할머니네 창문이 어둠으로 뒤덮이고 한참이나 지난 후에도 오랫동안 손을 흔들었다. (본문 213p)
할머니와의 생활은 두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자양분이 되었을게다. 옳은 일에 당당한 할머니의 모습, '나'뿐만 아니라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몸소 보여주신 할머니의 행동과 그리고 두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리라.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때는 대공황으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함께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읽는내내 할머니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웃음을 짓게 되지만, 할머니의 지혜와 사랑으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화였다. 2001년 뉴베리 상을 수상한 이 책의 후속작도 매우 궁금해진다.
(사진출처: '일곱 번의 여름과 괴짜 할머니' 본문에서 발췌)
3.8
208페이지, 21줄, 28자.
원제는 전혀 다른 것인데 한글 제목은 책을 읽은 사람이면 내용을 기억하기에 좋습니다. 뭐 제목이 다르면 어떻겠습니까?
1929년부터 1935년까지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사이의 어떤 마을에 사는 할머니 댁에 여름마다 간 이야기입니다. 쉽게 말하면 짧은 단편 7개의 모음집인데 이를 방학 때에만 잠깐 겪는 일이라고 하니 그럴싸한 것입니다. 앞뒤의 이야기가 거의 연결이 안되므로 그리 받아들여도 돕니다. 처음이 9살이니 마지막은 15살입니다. 그래서 겪는 일들도 느끼는 점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할머니뿐. 몇 년 건너 뛰어 1942년이 등장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동떨어진 것으로 가슴뭉클함을 더하기 위함입니다(아, 너무 냉냉하네요).
사실여부야 어쨌든 간에 아이의 입장이라면 유쾌한 할머니입니다. 사람 사는 맛을 보여주는 할머니이죠. 어른이든 아이든 낄낄거리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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