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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여, 안녕!

: 오에 겐자부로 소설

오에 겐자부로 장편 3부작-03이동
리뷰 총점8.2 리뷰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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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8년 05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63쪽 | 492g | 135*196*30mm
ISBN13 9788992492317
ISBN10 899249231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탁월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근원적 불안을 그린 작품들을 발표하며 현대 일본문학을 이끌어왔던 일본의 대표적 작가이자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의 장편 3부작 완결판 『책이여, 안녕!』. 일본에서는 2000년 『체인지링』, 2002년 『우울한 얼굴의 아이』에 이어 2005년 ‘さようなら、私の本よ!’라는 이름으로 완간된 책이다. 3부작은 긴밀한 내적 연계성을 가지지만 완전히 독립된 세 편의 장편소설로, 20대 초반에 등단한 이래 50여 년간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여왔던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삶과 문학을 반추하며 써내려간 ‘인생의 총결산’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핵무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거대폭력에 맞서기 위한 두 노인의 모의 테러 사건을 다룬 모험소설이다. 3부작의 주인공인 소설가 고기토와 그의 고향친구이자 재능이 넘치는 건축가인 시게루는 거대 폭력에 맞서 기꺼이 최소 단위의 폭력이 되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을 교육하고 격려하며 계획을 실행해나간다.

이 책에는 오에 겐자부로의 세계관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오에 겐자부로가 소설가 고기토를 통해 자신의 문학세계를 반추하며 독자들에게 그의 모든 작업을 조망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제1부 차라리 노인의 어리석은 짓을 돕고 싶다
서장 보라 그들은 돌아온다
제1장 '조그만 노인'의 집
제2장 엘리엇을 읽는 법
제3장 미시마 문제로 돌아가다
제4장 비디오카메라에 도발되어

제2부 죽은 이들의 전달은 불을 가지고
제5장 애매한 연금
제6장 미시마=폰 존 계획
제7장 개와 늑대의 시간
제8장 로뱅송 소설
제9장 난데없는 용두사미
제10장 난데없는 용두사미 2

제3부 우리는 조용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해야 해
제11장 '파괴하는' 교육
제12장 '이상한 구석'이 우위에 서다
제13장 '조그만 노인'의 집이 폭파당하다
제14장 '이상한 2인조'의 합작

종장 징후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혹시 말이에요, 소설가에겐 만년이 되어서도 다음 작품엔, 이번에야말로, 하는 마음이 있는 건가요?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써온 모든 작품은…… 어떤 의미에서는…… 실패한 것들의 퇴적이라는 생각도 있는 건가요?”
“지금까지의 작품이 전부 무의미하다고 여기지는 않아. 하지만 그동안 해온 일의 총량이 자신이고, 지금 만년필을 쥐고 있는 자신은 껍데기뿐이며, 죽지 못해 사는 거라고도 생각 안 하지. 역시 살아 있어서 ‘또 하나’의 일을 하고 있는 자신, 이라는 것이 재미있잖아.” - 250쪽, 8장 로뱅송 소설
9?11이 뉴욕에서 일어난 후에 도쿄에서 그에 버금갈 큰 승부가 꾀해질 리는 없다, 그런 일은 벌어질 수 없다고 마음놓고 있는 지식인으로서 자네는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단 말이지? 그런 큰 승부를 생각하고 있는 놈들이 실제로 있다네. 이런 녀석들에 관해 전혀 생각도 해보지 않는, 그 정도 레벨까지, 고기이, 자네의 상상력은 쪼그라든 건가? 어젯밤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자네는, 어떻게든 전력을 다해 블라디미르나 싱싱을 쫓아오려고 하는 기특한 노인으로 보였었는데! --- p.160, 4장 비디오카메라에 도발되어 중에서

그리고 조코 씨의 초기 소설이 들어가 있는 책이 있으면 그것도 좀 보여주세요. 시게 씨는, 처녀작에서부터 2년 정도까지의 작품은 좋았는데, 하더라구요. 그런데 무스미 씨가 장정까지 해주었던 『Norte Epoque』로 망쳤다. 그걸로 조코 고기토도 끝장인가 싶었는데 아카리 씨가 태어남으로써 회복되었다고도 하더군요. 시게 씨는 그때 비로소 조코 씨와 다시 사귀어볼 마음이 들어 ‘조그만 노인’의 집을 만들었대요. --- p.236, 7장 개와 늑대의 시간 중에서

“시게의 대승부에 내가 한 가지 역할을 하려는 것은 그것만이 많은 수의 사망자를 내지 않을 수 있는 수단일 것 같아서야.”
“당신은 시게 씨가 하는 말을 믿고 계시는군요.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끌려 들어가는 참에……. 시게 씨와 조코 씨는 정말 이상한 노인 2인조예요!” --- p.275, 9장 난데없는 용두사미1 중에서

딱 하나, 기억 나는 꿈이 있어요. 어떻게 된 일인지, 오늘은 내가 죽는다는 걸 알고 있는 날 아침이었죠. 신문을 구석구석 읽으면서 핵 폐기의 낌새는 없구나, 단념하면서 엉엉 우는, 그런 꿈이었죠. 거두나 울고 있는 나는, 죽음을 향해 가는 육체적인 고통과 마찬가지인, 심리적 고통으로서의 실망감 또한 몇 시간 지나면 죽음으로 인해 소멸한다는 걸 알고 있었죠. 차라리 그런 안심 속에서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있었어요. --- p.351, ‘파괴하는’ 교육 중에서

싱싱, 나와 고기이는 분명히 로뱅송과 바르다뮈 식의 ‘이상한 2인조’야. 서로가 완전히 다른 인간이면서 쌍둥이 같은 구석이 있거든. 나는 지금 다케시와 다케 같은 작은 단위가 전 세계로 퍼질 수도 있다는 환상을 품고 있어. (중략) 그것은 곧, 내가 죽기 전 남은 몇 년 동안 미국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단념하고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세계를 뒤덮은 핵 상황이 자신이 죽을 때까지 어떻게도 변치 않는다고 생각하면 고기이 역시 이판사판으로 어리석은 짓을 저지를 수도 있는 노인이라는 거지. --- p.357, ‘파괴하는' 교육 중에서

어젯밤, 2층의 조코 씨가 주무시는 방이 어두워지고 나서 다케가 다케시에게 말했대요. 어차피 이렇게 됐으니 좀 더 결행시각을 앞당겨서 자고 있는 조코 씨까지, 함께 폭파해버리지 않을래? 우리의 폭파엔, 비폭력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민주주의자들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앞뒤가 맞는 일이지. --- p.423, 14장 ‘이상한 2인조’의 합작 중에서

‘징후’ 칸은 열서너 살 아이라도 거기 놓인 상자를 열고 안에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높이로 해두었지. 그들이야말로 내가 기대하는 독자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내가 ‘징후’를 쓰는 방식은 말야, 거기 기록한 모든 파멸의 ‘표시’를 뒤집는 발상, 그것을 그들에게 불러일으키려는 거라네. 이 숲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가, ‘숲의 집’에 찾아와서 …… 상자 속의 ‘징후’ 중에서 흥미로워 보이는 것부터 읽기 시작하는, 그런 아이들을 나는 생각하고 있어. 다시 말하자면 그들이 이제부터 나의 독자가 되는 거지.
그렇게 되면 한 아이가 온 힘을 다해 ‘징후’로 읽어낸 모든 것에 저항하여, 계속 생각하고 살아나갔던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쓰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 소년이 쓰겠다고 마음먹고, 쓰는 기술을 연마하는 일에 온 생애를 바친다, 그리고 쓰기 시작한다, 이런 일 말야! 그리고 그 책이 현실적인 결과를 불러오지 않을까?
--- p.452, 종장 징후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우울한 얼굴의 아이』에서 1960년대 안보투쟁을 추체험하다 기동대에 머리를 강타당해 사경을 헤매던 주인공 고기토가 의식을 회복하는 장면에서 『책이여, 안녕!』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고기토가 입원한 병실에 고향 친구 시게루가 찾아온다. ‘파괴하는 공법’을 연구한 건축가이기도 한 시게루는 퇴원을 한 고기토와 함께 인접한 두 채의 별장에서 지내며 9.11테러를 통해 깨달은, ‘국가의 거대폭력에 대항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즉, 자신은 개인 단위의 폭력장치를 만들고, 고기토에게는 그 과정을 담은 소설을 쓰라는 것. 이것이 인터넷이나 소설 등을 통해 퍼져나가면 누구라도 핵으로 무장한 국가체제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게루와 고기토는 마침내 ‘이상한 2인조’가 되어 모의 테러 계획을 세우고, 이에 동참한 젊은이들과 함께 작업을 추진한다. 도쿄 도심의 빌딩을 폭파하려던 이들의 거창한 계획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되고, 이에 고기토가 자신의 집을 폭파실험에 사용하도록 제공하면서 모임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된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한 사람의 희생자를 낳고 마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내 마지막에 나의 처음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장편 3부작 완결판!
기이한 상상의 세계를 시의 언어로 써내려간 오에 겐자부로 만년의 대작


노인은 탐험자가 되어야 해
현세의 장소는 문제가 안 되지
우리는 조용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해야 해
- T.S. 엘리엇, 「이스트 코우커」

『개인적 체험』『만엔원년의 풋볼』『2백년의 아이들』 등 탁월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의 근원적 불안을 그린 작품들을 발표하며 현대 일본문학을 이끌어왔던 일본의 대표적 작가이자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
그가 스스로 ‘마지막 장편 3부작’이라 명명했던 시리즈의 완결판인 『책이여, 안녕!』이 마침내 출간되었다. 일본에서는 2000년 『체인지링』(한국어판은 2006년 출간), 2002년 『우울한 얼굴의 아이』(한국어판은 2007년 출간)에 이어 2005년 ‘さようなら、私の本よ!’라는 이름으로 완간된 책이다. 3부작은 긴밀한 내적 연계성을 가지지만 완전히 독립된 세 편의 장편소설로, 20대 초반에 등단한 이래 50여 년간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여왔던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삶과 문학을 반추하며 써내려간 ‘인생의 총결산’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절필 선언을 한 이후에도 2007년 『어여쁜 애너벨리, 몸부림치며 죽어가다』를 발표하는 등 다시 장편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비록 작가의 말대로 ‘마지막’ 작품이 되지는 못했지만, 장편 3부작은 치밀한 구성과 기발한 상상력, 절제된 문장의 조화가 돋보이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후기작품의 집대성’이라 할 만한 역작임이 분명하다.

기발한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오에식 모험소설의 진수

『책이여, 안녕!』은 핵무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거대폭력에 맞서기 위한 두 노인의 모의 테러 사건을 다룬 모험소설이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3부작의 주인공인 소설가 고기토와 그의 고향친구이자 재능이 넘치는 건축가인 시게루. 이들은 거대 폭력에 맞서 기꺼이 최소 단위의 폭력이 되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을 교육하고 격려하며 계획을 실행해나간다. ‘파괴하는 공법’의 고안자인 시게루는 개인 단위의 폭파장치를 만들고, 고기토는 테러 과정을 그대로 담은 소설을 펴내기로 한다. 그 결과 만들어진 소설이 『책이여, 안녕!』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전작에 비해 한층 더 치밀해진 구성은 오에 소설 특유의 현실과 허구의 ‘엉김’ 효과를 극대화시켜 독자들에게 문학적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원서명을 그대로 번역한 제목 ‘책이여, 안녕!’은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가 쓴 소설 『the Gift』의 마지막 구절 “안녕, 나의 책이여! 죽어가는 자의 눈처럼, 상상했던 눈도 언젠가 감겨야만 하는 것이다.”(16쪽)에서 인용한 것이다. 노년에 이른 소설가가 ‘상상했던 눈도 언젠가 감겨야만 하듯이’ 자신의 사후를 생각하며 “창고에 쌓여 있는 소설 전부”에 안녕을 고한다.
하지만 그것은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려는 의지를 극명히 드러내는 제목이기도 하다. 1편인 『체인지링』에서부터 3편 『책이여, 안녕!』까지 3부작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바로 ‘절망으로부터 시작된 희망’이다. 이와 같은 주제의식은, 고기토가 인간 최후를 암시하는 ‘징후’를 기록으로 남기면서 아이들이 이를 읽고 ‘징후’를 뒤집는 발상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고백 장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상자 속의, ‘징후’를 둘러싼 흥미로워 보이는 것부터 읽기 시작하는, 그런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어. 다시 말하자면 그 아이들이 이제부터 나의 독자가 되는 거지. 그 중 한 아이가 온 힘을 다해 ‘징후’로 읽어낸 모든 것에 저항하여 계속 생각하고 한 권의 책으로 쓸 수도 있겠지!”(452쪽)

노벨상 수상 이후, 오에 겐자부로 만년의 인생관, 문학관, 세계관을 집대성한 역작

『책이여, 안녕!』이 출간되자 요미우리 신문은 서평을 통해 이 책이야말로 “오에식 테러리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문했을 정도로 테러의 목표의식과 준비과정은 꽤 구체적으로 전개된다. 이에 대해 오에 겐자부로는 “자폭 테러에는 반대한다. 소설가의 상상은 언제나 기괴한 일탈을 포함할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책에는 오에 겐자부로의 세계관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찍이 1970년에 발표한 『히로시마 노트』에도 잘 나타나 있지만, 그는 평생 핵무기에 대한 공포와 저항을 표출해왔다. 『체인지링』과 『우울한 얼굴의 아이』가 일본의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의 자살을 계기로 인간의 실존 문제를 깊이 있게 탐색했다면 『책이여, 안녕!』은 모든 폭력에 대한 불화와 저항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부작을 우리말로 옮긴 서은혜 교수는 “인간을 망가뜨리는 모든 폭력, 혹은 강권에 불화하는 의지를 인생의 습관으로 삼기로 결심한 작가에게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이고 거대한 폭력에 대항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마지막 삶의 과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작가의 전작과 비교해 『책이여, 안녕!』이 재미있는 점은 오에 겐자부로가 소설가 고기토를 통해 자신의 문학세계를 반추하며 독자들에게 그의 모든 작업을 조망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문과 학생이었던 그가 소설을 처음 시작할 때 가스카르의 『짐승들』과 『죽은자의 시간』의 원서와 번역서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나, 처녀작부터 2년 정도까지의 소설은 좋았지만 『우리들의 시대』(1959)로 “망쳤다”가 장남 아카리의 탄생과 함께 회복되었다는 평가도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는 셀린느의 『밤의 끝으로의 여행』, T.S 엘리엇의 『네 개의 4중주』는 효과적으로 줄거리를 이끌어가며 인물, 주제, 구성 사이에 묘한 조화를 이끌어내어 수준 높은 문학의 진수를 선사한다. 전작인 『체인지링』에서는 모리스 센닥의 『창밖 저 건너에는(Outside Over There)』, 『우울한 얼굴의 아이』에서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모티브로 등장한 바 있다.

회원리뷰 (6건) 리뷰 총점8.2

혜택 및 유의사항?
반전, 탈핵, 그리고 비폭력!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j*****7 | 2016.07.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이여 안녕!   10-463드디어 대장정의 끝을 보았다. 오에겐자부로의 마지막 장편 3부작을 모두 독파한 나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낀다. 이제 나도 어려운 그의 소설을 조금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3부작 중 2부 우울한 얼굴의 아이가 가장 재미있었고 3부 책이여 안녕이 제일 어려웠다. 아무래도 70이 넘은 노작가의 사상을 이해하기에 아직 젊기 때문인가보다.2부의 끝에서;
리뷰제목

책이여 안녕!

 

10-463

드디어 대장정의 끝을 보았다. 오에겐자부로의 마지막 장편 3부작을 모두 독파한 나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낀다. 이제 나도 어려운 그의 소설을 조금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3부작 중 2부 우울한 얼굴의 아이가 가장 재미있었고 3부 책이여 안녕이 제일 어려웠다. 아무래도 70이 넘은 노작가의 사상을 이해하기에 아직 젊기 때문인가보다.

2부의 끝에서 주인공은 60년대 있었던 미일강화조약 반대운동을 재현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의식불명의 상태로 병원신세를 진다. 환자가 워낙 노쇠하여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가 저편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한다. 실제로 딸이 간호하는데 아버지는 죽은 삼촌을 부르기도 하고 죽은 선생님과 대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딸은 아버지의 어릴 적 친구인 건축가 시게루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의식이 모호한 상태의 고키토에게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어온다.

16

안녕, 나의 책이여! 죽어가는 자의 눈처럼,

상상했던 눈도 언젠가 감겨야만 하는 것이다.

사랑을 거절당한 사내도 다시 일어나게 되리라.

하지만 그를 만든 이는 사라져가고 있구나.

 

의식이 돌아온 고기토는 병문안 온 시게루와 함께 요양 목적으로 고향에 돌아가 노인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기로 한다.

퇴원하는 날 고키토는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거기에 10대 후반에 자신이 몰두했던 시 엘리엇의 제론션 getrontion”을 만난다.

48

여기 나온 이 사람은 비 없는 달의 늙은 몸

아이에게 글을 읽혀놓고, 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단 한번도 격렬한 싸움 있는 성문에 선 적 없고

그저 내리퍼붓는 비를 맞네

소금수령에 무릎이 잠겨, 칼을 휘둘러대며

파리매에 휩싸여 싸운 적은 더구나 없지

나의 집은 오막살이랍니다.

 

고키토는 시게루의 제자이자 감시자인 블라드미르, 싱싱과 함께 생활한다. 그들은 처음에는 같이 원어로 된 엘리엇을 시를 강독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여기서 시게루에 대한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시게루와 고키토의 인연은 어머니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게루의 어머니와 고키토의 어머니는 주인과 하인의 관계다.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았고 일본이 중국으로 진출하던 시기에 시게루의 어머니가 중국으로 떠났으나 시게루만 돌아오고 어머니는 중국에 남았다. 고키토의 어머니는 그런 시게루를 친 아들처럼 대했고 고키토에게 그것이 늘 불만이었다. 그래서 시게루와 고키토는 애증의 관계였다. 10대 시게루는 미국으로 떠났고 건축학자로 유명해졌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9 11 테러를 경험한다. 그는 세계를 무대로 펼치는 거대한 폭력집단, 폭파장치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여학생과 성추행 파문으로 교수직을 파면당하고 지금은 본국으로 돌아 와있다.

고키토는 자신이 오랜시간 병상에 누워있었고 나이도 많아서 더 이상 작품을 쓰기에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고키토에게 평생의 소설은 자신만은 로뱅송(로빈손크루소의 불어식 표현) 소설을 완수하는 것이다. 시게루는 주네브 집단에 자신의 폭파계획을 발송하지만 거절당한다. 그 폭파계획이 성공한다면 고키토가 로뱅송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부름꾼 2인조 다케와 다케시도 고용한다. 그들은 시게루에게 폭파장치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그들의 계획은 시내 중심부에 있는 한 빌딩을 사무실로 임대하여 그곳에 폭파장치를 설치하고 빌딩을 폭하는 것이다. 그럼 왜 시게루가 위험한 일을 감행하려는 걸까? 단순히 글 감각이 떨어진 친구에게 도움을 주려고? 아니다 더욱 큰 계획이 있다!

 

352

자네는 지금 비폭력 쪽에 서고 싶다고 기원해 온 인간이야. 또 자네는 시계적 추세가 현재의 폭력장치 가운데 최대인 것, 요컨대 핵무기 폐기를 향해 축소해가는 방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그리고 자신은 핵 폐기에 대한 전망조차 지니지 못한 채 죽어갈 것이라고……중략....다케시와 다케 2인조는 폭력장치의 단위 하나를 만들어 가장 큰 그것에 대항하려 하고 있다네, 하나의 단위, 라고 하는 것이 중요해. 단위니까, 무한히 증식할 수 있는 최초의 1이거든. 더구나 그것 자체가 증식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단위라네.

 

여기서 저자의 핵에 대한 입장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는 노벨상수상 작가의 영향력을 이용해 반전, 반핵, 비폭력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시게루의 계획은 성공했을까? 다케시와 다케 2인조는 빌딩 대신 이상한 노인의 집에 폭파장치를 설치한다. 그리고 폭파성명을 방송국에 보낸 후 집을 폭파시킨다. 폭파 장면을 찍고 있던 타케는 쇠파이프가 눈을 관통한 채 죽었고 다케시는 사라졌다. 2인조가 방송국에 보낸 성명은 다음과 같다.

 

410

우리는 작가 조코 고키토씨의 산장에서 폭파실험을 행하여 성공했다. 우리의 폭파기법은, 건축가 츠바키 시게루씨의 설계도와 드로잉에 의한 것이다. ....중략....우리가 배운 이론과 기법의 교본은 제1회 폭파의 상세한 내용과 함께 전 세계를 향해 인터넷을 발신된다.

 

고키토는 이미 노인의 집을 떠나 다른 공식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곤란한 일을 겪지 않았다. 시게루는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한번 이번 일이 고키토와 무관함을 밝혔다. 그리고 외국을 추방되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고키토와 시게루는 재회한다. 둘은 마을 어귀에 있는 자기나무를 찾아 간다. 거기서 어린시절 서로 싸웠던 일을 떠올리게 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혹시 시게루는 혹시 죽기 전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자신이라고 믿었던 고키토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머니의 묘소를 돌보고 자기나무에 대한 전설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고키토는 말년의 작업으로 망가진 인간의 행동을 기록한 징후작업을 하고 있다. 그 책은 열 서너살이 손 뻣으면 닿을 정도의 높이데 둔다는 뜻은 곧 젊은세대에게 끊임없이 반전, 반핵운동을 이어가라는 의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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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코미디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e****s | 2012.09.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뒤집혀버린 자동차, 고요히 엔진이 떨리고 있는 차체에 거꾸로 매달린 채, 나는 도대체 무엇을 의지하여 살고 있는 걸가 하고 생각했어. 지금 이렇게 박명 속에서 자네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숲 속의 큰물 지던 날 밤과 마찬가지야. 고기이, 우리는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을 붙잡지 못한 채, 일흔 살에 가까워가고 있지 않은가?"얼마 전, 사라마구의 '죽음의 중지'를 읽다가, 이 심각한;
리뷰제목

"뒤집혀버린 자동차, 고요히 엔진이 떨리고 있는 차체에 거꾸로 매달린 채, 나는 도대체 무엇을 의지하여 살고 있는 걸가 하고 생각했어. 지금 이렇게 박명 속에서 자네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숲 속의 큰물 지던 날 밤과 마찬가지야. 고기이, 우리는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을 붙잡지 못한 채, 일흔 살에 가까워가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 사라마구의 '죽음의 중지'를 읽다가, 이 심각한 작가의 작품들이 코미디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오에 겐자부로의 마지막 장편 연작(물론 그 이후에도 작품이 있다고 하지만)의 마지막을 보면서 역시 코미디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습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인생을 정말 정면으로 응시하면, 그 응시가 아주 오랬동안 지속되면 아주 많은 것들이 가볍게 그리고 경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글로 옮기니, 코미디가 되더라는...


친구의 자살, 작가의 평생 화두인 동자와 고향에 대한 향수, 그리고 일본에서의 온건 민주주의적 활동과 그 사회의 극단주의, 그리고 장애를 가진 아들. 이 모든 것들을 정리하려고 이 연작을 썼고, 그 마지막에 인류문명에 대해 아나키즘적인 도전을 하는 노인네의 이야기이다. 모든 주제 하나하나가 가볍지 않지만, 어찌된 일인지 작가를 대변하는 주인공과 그의 오랜 친구로 설정된 인물은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등장하는 다수의 젊은이들은 심각함에, 또는 열정과 패기에 많은 고심을 하는 흔적을 보이고, 그로 인해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일으키지만, 늙은 2인조는 그냥 자기 뜻대로 혹은 상대방에 응하는대로 여러 사건들을 겪고 또는 일으킨다. 그런 장면들과 이야기 전개가 참으로 우스꽝스럽다. 


이제 막 40대에 접어든 시점에서... 이정도의 내공(?), 천연덕스러움(?)을 접한다는 것이 잘못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래도 해탈하기엔 너무 경험이 일천하다보니... 


소장해온 장서를 처분하고 태우면서, 하물며 자신의 작품집들을 태워가면서... 주인공은 해탈을 한다. 나름 노년의 실험과 사회에 대한 저항을 기획하고, 그것이 어처구니 없는 실패가 되었을 때에도... 그냥 그렇군... 물론 나름 심각했겠지만, 젊은이가 보기엔 그냥 넘겨버리는 것 같은 태도로 극복하고. 내가 오독한 것일 수도 있다. 2편에서의 끊임없는 부상과 1편에서의 평생 친구의 죽음등을 겪다보니 무덤덤해졌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인물들의 심리에 간절함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맨 처음 인용한 친구의 발언이다. 내가 과연 70평생을 얼마나 의미있게 살았는지에 대한 자신감 부족. 그리고 인정이다. 



아무래도 젊은사람이 읽기에는 너무나 가벼워서 주제가 묵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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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를 존경합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클*트 | 2008.07.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오에 겐자부로. 나에게 이 작가는 막연하게 일본의 명망있는 작가이며 동시에 널리 알려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는 정도였다. 여러 우수한 상을 수상한 이력만 봐도 그 작품세계가 얼마나 훌륭한지 짐작이 되었는데도 정작 내가 정독을 하면서 읽은 책은 없었다. 그런 무지함(?)을 갖고 우연히 읽게된 이 책은 오에 겐자부로라는 작가를 알게 되는 훌륭한 기회가 되었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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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나에게 이 작가는 막연하게 일본의 명망있는 작가이며 동시에 널리 알려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라는 정도였다.

여러 우수한 상을 수상한 이력만 봐도 그 작품세계가 얼마나 훌륭한지 짐작이 되었는데도 정작 내가 정독을 하면서 읽은 책은 없었다.

그런 무지함(?)을 갖고 우연히 읽게된 이 책은 오에 겐자부로라는 작가를 알게 되는 훌륭한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이 장편 3부작의 완결판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는 초짜 독자에게는 심히 어려울 수도 있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 책은 내게 큰 감동을 주었다.

 

'책이여, 안녕!' 제목에서부터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심상치 않다.

첫 장을 넘길 때는 제목의 '안녕!'이 헤어질 때 하는 인사인 것만 같았는데,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이 '안녕!'이 만날 때 하는 인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결국 절망과 괴로움의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듯하다.

 

주인공은 시게루와 고치토. 이미 전작 <체인지>, <우울한 얼굴의 아이>에 이어지는 완결편이라고 하지만 이 책부터 읽어도 크게 스토리 전개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는 으뜸이다. 시게루는 폭파장치를 만들고 고치토는 그 과정을 소설을 담기로 했다는 이야기. 그런 실제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던지고 싶었던 메세지는 바로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었을 것이다.

소설은 소설인지라 주제를 사이에 두고 여러 에피소드들은 얽히고 설켜간다. 소재자체도 너무나 신선하고 독특하다.

한편으로는 이 세상에서 그런 일들이, 생각들이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요즘같이 퍽퍽해져가는 현실 속에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한 작가의 마음에 왠지 동질감까지 들었다.

 

솔직히 이 책 한권을 읽었다고 해서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세계를 전부 알았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작가의 내면 깊은 곳의 문학성만큼은 조금을 느껴지는 것 같다.

 

앞의 전작들에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일어나는 작품.

<책이여, 안녕!>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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