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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80이동
리뷰 총점8.8 리뷰 113건 | 판매지수 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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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0쪽 | 268g | 132*223*20mm
ISBN13 9788937461804
ISBN10 893746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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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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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연수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 대학교 독문학과에서 DAAD장학금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이화여대 인문한국사업단 탈경계인문학 연구단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이화여대, 동덕여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 「현대 서사 카테고리로서의 양태성―허구와 역사의 담론사 이의 역사소설 우베 욘존의 『기념일들』 연구」을 비롯해, 「카프카의 『유형지에서』 만난 유럽인과 비유럽인」 등의 논문을 썼고, 옮긴 책으로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내쫓긴 아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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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문제작

황색 언론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한 개인의 명예에 관한 보고서
소박한 그녀 카타리나 블룸은 어쩌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는가


1974년 2월 24일 일요일, 한 일간지 기자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인범은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27세의 평범한 여인. 그녀는 제 발로 경찰을 찾아와 자신이 그를 총으로 쏘아 죽였다고 자백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가정관리사로 일하면서도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늘 성실하고 진실한 태도로 주위의 호감을 사던 총명한 여인 카타리나가, 도대체 왜 살인을 저질렀을까. 이 살인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화자는, 2월 20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닷새간의 그녀의 행적을 재구성하여 이를 보고한다. 경찰의 심문 조서와 검사, 변호사로부터 들은 정보 그리고 여러 참고인의 진술 들이 그 토대가 된다.

발표한 지 6주 만에 15만 부가 팔리고 뉴저먼시네마의 기수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되어 크게 흥행했던 하인리히 뵐의 소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번으로 출간되었다. 뵐은 전후 독일의 정신적 폐허를 직시하고 언제나 학대받는 사람 편에 서서 폭력적인 권력에 대해 가차 없는 비판을 가했던 작가로 197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근면하고 소박하게 살았을 뿐인 한 평범한 여인의 진술 Vs. 왜곡, 허위 기사를 남발하는 언론의 보도

뵐은 이 작품에서, 대중의 저속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언론이 어떻게 한 개인의 명예와 인생을 파괴해 가는가를 처절하게 보여 주고 있다.

다시 작품의 내용으로 돌아가, 사건이 일어나기 전 2월 20일 수요일, 카타리나 블룸은 한 댄스파티에서 괴텐이라는 남자를 만나 함께 밤을 보낸다. 그는 그녀가 기다리던, 보기 드물게 진실하고 다정한 남자였다. 그런데 그 이튿날 경찰이 그녀의 집에 들이닥치고 가택 수색을 벌이더니, 급기야 그녀를 연행해 가기에 이른다. 괴텐은 은행 강도에 살인 혐의까지 있는 질 나쁜 인물로, 그동안 계속 언론과 경찰이 그의 뒤를 쫓고 있었다는 것. 카타리나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묵비권을 행사 중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녀는 세간의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카타리나는 시골 마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렵사리 학교를 마치고, 도시로 와서 식당 서빙 일에서부터 가정부 노릇까지 해 가며 돈을 모아 작은 아파트와 중고차를 마련한 소박하고 근면한 여인이다. 남에게 빚지고 살지 않으려 노력하고 맡은 바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또한 인심도 넉넉한 그녀는 주위 사람들의 무조건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하룻밤 사랑을 나눈 운명적인 남자가 경찰에 쫓기고 있음을 알고 그에게 도주로를 알려 주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녀는 경찰에 연행, 심문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소식은 하이에나처럼 특종을 찾아 헤매는 일간지 기자 퇴트게스의 시야에 포착된다.

끈질긴 특종 사냥꾼 퇴트게스의 사냥감이 된 그녀는 순식간에 “살인범의 정부”가 되고 “테러리스트의 공조자”, “음탕한 공산주의자”가 되고 만다.

「그녀의 아파트가 모의의 본부였나, 아니면 도당들의 아지트, 혹은 무기를 거래하는 장소였나? 이제 겨우 스물일곱 살인 가정부가 어림잡아도 110,000마르크나 나가는 아파트를 어떻게 소유하게 되었나? 은행에서 강탈한 돈의 분배에 관여했나?

살인범 양혼녀 여전히 완강! 괴텐의 소재에 대한 언급 회피! 경찰 초비상!」

퇴트게스의 소설 쓰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의 기사 속에서 그녀의 아버지는 위장한 공산주의자가 되고, 그녀의 어머니는 교회 재산을 절도한 파렴치범이 되고, 그녀 자신은 타고나길 “얼음처럼 차갑고 타산적”이며 범죄자와의 정사도 마다하지 않는 “창녀”와 같은 인물이 된다. 그러나 카타리나에게는 이러한 날조된 기사에 반박할 아무런 힘이 없고, 그녀의 명예와 존엄은 처참하게 짓밟힌다. 그리고 그 절망의 낭떠러지에서 그녀가 선택한 것은, 살인이었다.

허무맹랑한 날조와 왜곡을 남발하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른 가운데, 카타리나는 경찰의 심문에 응해 차분히 진술을 이어 간다. 그녀는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 조서에 기재되는 것을 거부하며,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찾고자 심문 과정 내내 민감한 태도를 유지한다.

「블로르나 부부를 가리킨 “선량한”이라는 단어를 놓고도 이와 유사한 논쟁이 벌어졌다. 조서에는 “나에게 친절한”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블룸은 “선량한”이라는 단어를 고집했다. “선량한”이라는 단어가 유행에 뒤진 것처럼 들린다는 이유로, 이 단어 대신 “호의적인”이라는 단어를 제시하자, 그녀는 화를 냈으며, 친절과 호의는 선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자신에게 보여 준 블로르나 부부의 행동을 선함으로 느꼈다고 주장했다.」

진실이 아닌 것을 진술하지 않는 카타리나의 언어는 조작적인 언론의 언어와 극명하게 대비되며 강렬한 효과를 발휘한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아도 결코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언론의 폭력은 어디까지 가능한 것인가?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혹은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이다.

주변 사람들의 외면 그리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쏟아지는 욕설과 비난

퇴트게스의 얼토당토않은 기사 내용보다 더 카타리나를 좌절케 한 것은, 세상 사람들의 반응이다. 한때 그녀와 가깝게 지냈던 “선량한” 지인들은 이렇게 증언한다.

「게멜스브로이히의 신부는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나는 그녀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위장한 공산주의자였고 어머니는 내가 측은한 마음에서 한동안 청소부로 일하게 해 주었더니 미사용 포도주를 훔쳐 제의실에서 정부와 술판을 벌인 적이 있지요.”

고의로 떠난 블룸 탓에 이혼한 전남편, 우직한 방직공인 빌헬름 브레틀로는 더욱 흔쾌히 정보를 주었다. 그는 애써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그녀가 왜 내게서 몰래 떠났는지. …… 그녀는 출세하고 싶었던 겁니다. 어떻게 올곧고 소박한 노동자가 포르셰를 탈 수 있겠습니까? ……그녀를 좋아하는 나의 복잡하지 않은 애정보다는 살인범이자 강도인 한 남자의 다정한 애무를 그녀가 더 좋아했다는 것을 듣는 마당에, 그래도 난 그녀에게 호소하고 싶군요. 나의 귀여운 카타리나, 당신이 내 곁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소.”

나이 든 농부 메펠스가 말했듯이, 다른 회원들도 소름 끼쳐 하며 카타리나를 외면했다. 그녀는 항상 기이했고 항상 새침하게 굴었노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누군가들이 전화로, 익명의 편지로 그녀에게 모멸감을 주는 말들을 쏟아 붓고, 그녀를 옹호하는 몇 안 되는 사람들까지 싸잡아 ‘공산주의자’라며 몰아댄다. 대중의 저속한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언론이 왜곡, 날조한 기사 내용는 그 대중이 심심풀이로 입방아를 찧기에 안성맞춤인 소재였고, 그렇게 카타리나는 세상 사람들의 먹잇감이 된다.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언론보다 더 무서운 것이 세간의 가십거리가 되는 것임을 보여 주는 이 장면은, 오늘날과 같이 신뢰할 수 없는 정보들이 인터넷을 타고 순식간에 유포, 확산되는 시대에 더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루머와 그 루머를 둘러싼 댓글의 홍수. 익명성을 업고 개인을 매장시키는 군중심리의 무서운 특성은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건조하고 담담한 보고서

작품에 실린 후기에서 그리고 표지의 제목 아래에서 하인리히 뵐은 이 작품이 ‘소설’이 아닌 ‘이야기’라고 특별히 강조한다. 이에 대해 옮긴이 김연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야기’는 화자가 자신의 삶의 경험을 내용으로 삼고, 청자 역시 그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으로 가질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산업과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널리 보급된 소설은 더 이상 타인으로부터 조언을 구하지 못하는 고립된 작가가 골방에서 쓴 고독한 개인의 이야기로서 타인과 그 경험을 나누지도, 타인에게 조언을 해 주지도 못한다…. 뵐은 이 작품이 세상사와 무관하게 생산된 텍스트가 아니라는 점, 어떤 현실적인 사태에 대해 독자들과 경험을 나누면서 그 진실에 보다 가깝게 접근하고자 쓰인 것이라는 점에서, ‘소설’이라는 장르를 거부하고 ‘이야기’로 수용되기를 바라고, 또 그런 의도에 적합한 작품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적인 사태에 대해 독자들과 경험을 나누기 위해”, 뵐은 이 작품에서 독특한 서술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익명의 화자가 등장해 자신이 조사한 자료와 여러 증인의 진술들을 토대로 살인 사건을 재구성하는 보고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소설의 시작 부분에서 사건의 결말인 카타리나의 기자 살인 사건이 드러나니, 이 작품을 읽는 독자는 화자의 보고서를 읽으며 살인의 동기와 배경을 함께 추적해 가면서 현실의 처참한 일면을 차츰차츰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언론의 폐해를 다룰 때 언제나 인용되는 고전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출간 당시 즉시 세간의 주목을 받아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독일 영화계의 거장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되고, 현재까지도 언론의 폐해를 다룰 때 언제나 인용되는 고전이다.

이 작품이 독자들의 주목을 끈 까닭은, 역시 동시대 현실의 담론과 밀접하게 얽혀 있는 뵐 문학 세계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패전 독일이 민주 · 복지국가로 변모하는 1970년대에도 뵐의 작가적 관심은 여전히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나 굴욕 및 모욕을 당한 사람들에게로 향해 있었고 사회의 억압과 인권 침해에 대해 그는 깨어 있는 양심의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작가적 관심에서 1970년대 독일 사회 전체를 뜨겁게 달구었던 테러리즘에 대한 논쟁과 언론의 폭력에 대해서도 뵐은 함구하지 않았다.

그 어느 권력보다도 강력한 파급력을 지닌 구조화된 폭력, 언론의 폭력을 문제 삼은 하인리히 뵐의 이 작품은 당대의 가장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문제작이었을 뿐 아니라, 현재에도 시청률과 판매 부수에 죽고 사는 상업주의 언론의 실상을 폭로하는 데 매우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회원리뷰 (113건) 리뷰 총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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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은* | 2023.01.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주인공인 카타리나 블룸은 아름답고 행실이 단정하며 블로르나 부부의 가사관리사로서 성실히 일한 덕분에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벌써 아파트까지 마련했다. 1974년 2월 24일 일요일, 카타리나 블룸은 일간지 <차이퉁>의 기자 퇴트게스를 총으로 쏘아 살해한다. 이 책은 카타리나 블룸이 뫼딩 경사를 직접 찾아가 자신의 범죄를 담담히 알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살인 사건을 다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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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카타리나 블룸은 아름답고 행실이 단정하며 블로르나 부부의 가사관리사로서 성실히 일한 덕분에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벌써 아파트까지 마련했다. 1974년 2월 24일 일요일, 카타리나 블룸은 일간지 <차이퉁>의 기자 퇴트게스를 총으로 쏘아 살해한다. 이 책은 카타리나 블룸이 뫼딩 경사를 직접 찾아가 자신의 범죄를 담담히 알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살인 사건을 다룬 책인데도 불구하고 사건의 결말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왜 그녀가 퇴트게스를 죽여야만 했는지 그녀에게 벌어진 나흘간의 일들을 마치 보고서처럼 거리감 있는 문체로 전달한다. 이러한 문체의 의도적 사용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과장과 왜곡을 일삼는 황색 언론에 대한 작가 하인리히 뵐의 비판으로 읽힌다. 소설 속에서 일간지 <차이퉁>은 확인되지도 않은 내용으로 삼류 소설 같은 기사를 쓰지만, 카타리나의 살인 사건에 접근하는 본 소설의 문체는 사건에 대한 조심스럽고 신중한 태도를 내내 견지하고 있다. 
 
나흘 전, 카타리나 블룸은 댄스파티에서 루트비히 괴텐이라는 남자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파티가 끝나자 그녀는 괴텐을 집으로 데리고 가고, 괴텐은 자신이 실은 은행강도범이며 경찰에 쫓기고 있는 신세라고 고백한다. 그녀는 그녀만이 알고 있는 아파트 비밀 통로를 괴텐에게 알려주며 그가 도망칠 수 있도록 비밀통로로 내보낸다. 한편 경찰은 이미 댄스파티에서부터 괴텐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그가 카타리나 블룸의 아파트에서 좀처럼 나오질 않자 블룸의 아파트를 급습한다. 괴텐의 행적이 묘연하여 경찰은 블룸을 심문하기 위해 연행한다. 연행되는 블룸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주민들과 기자들 사이에서 블룸의 머리와 옷차림은 헝클어지고 이리저리 부딪히며 그녀의 표정도 일그러진다. 사진 기자들은 속수무책인 블룸의 모습을 마구 사진 찍어 언론에 내보낸다.
 
연행된 블룸이 경찰에게 털어놓은 내용들은 언론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고 왜곡되어 자극적인 기사로 내보내진다. <차이퉁>이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들을 기정사실화하여 보도하고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을 교묘한 방식으로 ‘악마의 편집’을 하자, 어느새 카타리나 블룸은 경찰의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확실한 ‘강도의 내연녀’, ‘은행 강도의 공모자’, ‘남자에 환장해서 수치를 모르는 마녀’, ‘음탕한 공산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물론 개중에는 상식적인 언론도 있었으나 문제는 대중들이 그런 ‘심심한’ 언론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이퉁을 읽고, 차이퉁이 흔드는 대로 휘둘린다.

예를 들어 <움샤우>지에는 열 줄 정도의 기사가 났고 물론 사진도 실리지 않았으며 전혀 결함 없는 사람이 불운하게 사건에 연루되었노라 보도했다고 한다. 그녀가 블룸에게 가져다준 오려 낸 신문 기사 열다섯 장은 카타리나를 전혀 위로하지 못했고, 그녀는 그저 이렇게 묻기만 했다고 한다. “대체 누가 이걸 읽겠어요? 내가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차이퉁>을 읽거든요!”

p.68

 

단 나흘 만에 카타리나 블룸의 인격은 살해당했다. <차이퉁>의 기자 퇴트게스는 카타리나 블룸의 인성 개차반이던 그녀의 전남편을 만나 그의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인터뷰를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다. 또 큰 병을 앓아 요양원에 있는 블룸의 어머니를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데 그 충격으로 블룸의 어머니는 죽게 된다. 이제 <차이퉁>의 보도에 선동된 시민들은 한밤중에 블룸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음란한 말을 퍼부어 댔고 블룸의 집에는 그녀를 저주하는 편지와 쪽지가 남겨졌다. 아파트 건축사에서는 그녀로 인해 아파트 단지의 명예가 실추되었다면서 손해배상청구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블룸은 퇴트게스를 자신의 아파트로 초대하고, 퇴트게스는 블룸에게 ‘섹스나 한 탕 하자’고 말하고, 그 말에 블룸은 퇴트게스에게 총을 쏘았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회원분들과 몇 가지의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1. 카타리나 블룸이 괴텐을 사랑한 것처럼, 나도 살인범(범죄자)을 사랑할 수 있을까?
회원분들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살인범을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누구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의 삶을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살인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삶을 사랑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사랑’을 하게 되면 그런 허물까지도 감싸 안게 된다, 부모-자식 간의 사랑에서도 범죄자인 자식을 여전히 사랑하고는 한다, 카타리나 블룸도 살인범이지만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다 등의 의견이 많아서 바로 설득되었다...! 
 
2. 언론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성폭력 문제를 보도하는 뉴스를 볼 때 불쾌함을 느낀 적이 많다. 성폭력 피해자가 어떤 성폭력을 겪었는지에 대한 지나치게 자세한(불필요한) 묘사, 선정적인 느낌을 받게 하는 그림 자료의 사용 등. 언론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회원분들의 생각을 물었다.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누구나 파괴력 강하고 자극적인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1인 언론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언론의 자유를 한정짓기가 사실상 어렵고 또 실제적으로 무용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결국 다들 그 선을 가뿐히 넘어가버릴 것이니까). 과거엔 언론이 기자들의 일이었기에 기자들의 보도윤리만 생각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모든 시민들이 곧 기자인 세상이라 결국 모든 사람들의 윤리의식 문제로 확장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부제처럼 카타리나 블룸이 당한 일은 엄연한 폭력이다. 폭력이 난무하는 이 전쟁터에서 블룸처럼 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또한 <차이퉁>의 논조에 선동당하며 조용하고 차가운 시선으로 블룸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요즘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자신을 지키켜 제대로 살기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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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서평]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책**개 | 2022.11.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김연수 옮김, 민음사),1974』는 조작과 거짓이 한 인간을 어떤 식으로 몰아가 끝내 추락시킬 수 있는지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라는, 제목에 덧붙여진 부제는 주인공이 겪어낼 기승전결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견한다. 작가가 ‘모토’라 칭한 서두의 단서에는 구체적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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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김연수 옮김, 민음사),1974』는 조작과 거짓이 한 인간을 어떤 식으로 몰아가 끝내 추락시킬 수 있는지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라는, 제목에 덧붙여진 부제는 주인공이 겪어낼 기승전결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견한다. 작가가 ‘모토’라 칭한 서두의 단서에는 구체적인 이름(빌트지)이 등장하는데 이 세 가지 전제조건을 통해서 작품을 읽어내고 통찰하고, 문제 해결은 다른 차원에 놓더라도 진실에 닿기를 요청한다. 언제나 동시대인의 문제와 현실 인식을 화두로 삼았던 하인리히 뵐은 “우리 눈에 비치는 현실이 폐허라면, 그것을 냉철히 응시하고 묘사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다.”라며 모순과 부조리를 향해 목소리를 냈고 197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고 학교에서 교재로 읽히며 영화화되기도 했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그렇다면 지금 현실은 어떤가, 미래를 낙관하거나 가늠해 볼 때 하나의 씁쓸한 표본을 제시한다.

 

“그자들이 이 아가씨를 끝장내고 말 거야. 경찰이 안 그러면 <차이퉁>이 그럴 거예요. <차이퉁>이 그녀에 대한 흥미를 잃으면, 사람들이 그럴 거고요.”(p.45)라는 문장이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는 현실을 상기시킨다. 블룸을 알고 있는 블로르나 부부는 신문 1면을 장식한 그녀의 기사에 분노를 표하는 동시에 정확히 간파한다. 카타리나 블룸이 지키고, 이루어내고 싶었던 꿈과 희망은 물론 살아있는 자가 마땅히 보장받을 ‘시간’ 또한 빼앗긴 게 현실이다. 카니발 시즌, 댄스 파티에 참석했던 카타리나 블룸은 괴텐이라는 남자를 만난 이후 강도 용의자였던 그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언론에 완전히 노출된다. 경찰과 신문이 카타리나에게 가하는 태도와 행동과 말은 의도된 오류를 증폭시키는 일방향으로만 속도를 낸다. 이미 거의 모든 것을 잃은 그녀는 결국 한계에 이르고 만다. “내내 나는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게 사실이 아닐 거야.’ 하고요. 그렇지만 난 잘 알고 있었어요. 그 모든 것이 사실이었다는 것을요.”(p.151) 누가 비상(飛上) 하고 싶었던 카타리나, 유년의 불행과 매정했던 편견에 굴복하지 않고 용기 내었던 그녀에게서 갑자기 날개를 빼앗고 끝내 추락하게 만들었나.

 

소설은 스물일곱 살의 이혼녀 카타리나 블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명예를 잃어버리는 과정에 만연했던 폭력과 속수무책으로 감당해야 했던 고통, 이 고통이 불러일으킨 폭력의 귀결까지 부조리한 연쇄 과정을 그린다. 간결하고 건조한 문체로 사실만을 전달하는 듯 보이지만 단어는 본래의 의미를 쉽게 왜곡하고 필요에 맞게 변조하며(p.32), 오히려 직업인으로서 도우려는 선의였다 포장(p.114)하면서도 문제의식이라고는 없다. 말이 내포한 진실이 곧이곧대로 수용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차라리 침묵을 택하기도 한다.(p.120) 소설은 이처럼 언어를 목적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킬 때 일어나는 문제를 때론 위트 있게, 또는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미 작가는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1953)>에서 반쪽 진리를 담은 주교의 어휘나 고위 장교들의 빈약한 어휘에 주목하며 침묵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했었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뵐이 독일의 죄의식을 작품으로 구현한 작가였으나 절망에 유쾌함을, 처절한 자기반성과 애교를, 신랄함과 장난기를 함께 묶은 작가였다고 평했다. 또한 그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작가가 되었으나, 언제까지나 여전히 약자들의 형제요, 그들 중 하나였다며 ‘보통사람’이라는 명칭을 추가한다.(작가의 얼굴,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문학동네 p.300)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이름을 대체할 때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전속력으로 질주해오는 이름들이, 사건들이 있기에 1974년 출간된 이 “소설” 또는 작가의 주장대로 “이야기”는 다분히 현재적이며 첨예한 쟁점으로 독자를 각성시킨다. 행동하는 지성이었던 하인리히 뵐의 작지만 강렬한 소설을 추천한다.

 

이 순간에야 비로소 카타리나는 이틀 치 <차이퉁>을 핸드백에서 꺼내 보고, 국가가(이렇게 그녀는 표현했다.) 이런 오욕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해 주고 그녀의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시켜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는지 물었다.(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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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골드 윤* | 2022.09.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예스 24에서 책 쇼핑중 우연히 발견해 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 분량이 얇아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책이겠거니 싶어 구입했는데 판단 미스였다. 사실 잘 읽히지가 않는 책이었다.(내가 이런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다.) 책의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언론이 한 개인의 명예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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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24에서 책 쇼핑중 우연히 발견해 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 분량이 얇아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책이겠거니 싶어 구입했는데 판단 미스였다. 사실 잘 읽히지가 않는 책이었다.(내가 이런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다.) 책의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언론이 한 개인의 명예와 인생을 파괴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성실하게 살아왔던 카타리나 블룸은 언론의 허위 보도와 그에 호응하는 군중에 의해 살인범의 정부, 테러리스트의 공조자, 음탕한 공산주의자가 되고 만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세간의 주목을 받아 영화화 되어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언론의 폐해를 다룰 때 언제나 인용되는 고전이라 한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정말 재미없게 읽었는데 재미없고 이해 되지 않는 책을 읽더라도 언제나 얻는 것은 있구나 싶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문제작 황색 언론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한 개인의 명예에 관한 보고서 소박한 그녀 카타리나 블룸은 어쩌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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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82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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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에게 추천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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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J* | 2023.01.19
구매 평점4점
주제는 평범하지만 자전적 요소와 군더더기 없는 묘사와 서술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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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테*****드 | 2022.10.01
구매 평점5점
가나다라마바사아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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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엘***스 |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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