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08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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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150*210*20mm |
ISBN13 | 9788934993568 |
ISBN10 | 8934993561 |
발행일 | 2016년 08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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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150*210*20mm |
ISBN13 | 9788934993568 |
ISBN10 | 8934993561 |
7. 끝이 좋으면 다 좋은가: 실용주의 8. 삶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실존주의 1 9.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실존주의 2 10. 쾌락적으로 살아도 괜찮은가: 쾌락주의 11. 행복은 어떻게 얻나: 급진적 구성주의 |
전편에서와 같이 딸의 첫 질문은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의 도전은 결국 실패 아닌가? 어찌됐든 어부는 고기를 잡아야 하니까. 그래서 아무리 큰 고기를 잡았어도 상어떼에 모두 빼앗긴 노인은 실패라는 것이다. 나 또한 결과가 중요하다고 얘기해왔기 때문에 노인의 귀환을 영웅적으로 생각하던 기억과 충돌되며 혼란스러워졌다. 아빠(저자)는 이 질문에 실용주의 철학을 시작으로 생각의 폭을 넓혀간다. 실용주의는 실제 결과가 우리에게 유용한지가 기준이 된다고 한다. 진화론에 영향받은 이 사조는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는데에 가장 유용한 지식이 곧 진리라는 것이다. 윤리적 상대주의에 속하는 실용주의에 따르면 도덕은 개인이 어떤 삶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진다. 따라서 노인도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실패일 수도 성공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인간은 무엇때문에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도덕적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아빠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와 마음의 시간인 카이로스를 소개하며, 카이로스의 관점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 과정과 결과가 결국 하나로 연결되는 것임을 설명하고 도덕적 삶의 당위성을 지혜롭게 가르쳐준다.
이어지는 문제는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에 대한 것이다. 매일, 매주 같은 생활이 반복되며 지겹다고 투정하는 딸에게 아빠는 소설 <구토>, <페스트> 를 들려주며 실존주의 철학을 소개한다. 사막 같이 황무하고 무의미한 삶에 반항하며 의미를 만들어가라는 카뮈의 외침은 실제적 문제로 다가온다. 더 나아가 사르트르는 매 순간 스스로 결정하며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앙가주망”을 제시했다. 결국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실존”인 것이다. 여기서 실존의 문제는 사랑과 연결된다. 마르셀에 따르면 존재의 의미는 사랑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은 인간은 근원적인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누군가와의 관계를 추구하며, 사랑만이 온전한 결합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랑은 우연한 감정이거나 남에게서 받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그래서 시인 유치환은 이렇게 노래했다.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이제 사랑과 행복의 문제는 쾌락주의로 연결된다. 쾌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욕구와 욕망을 구분해야 한다. 어떤 조건이 만족되면 사라지는 욕구와 달리 인간의 상상력에서 발현되는 욕망은 끝이 없는데, 이러한 욕망이 채워지는 것을 쾌락이라 부른다. 인간 행위의 모든 목적이 쾌락을 위한 것이기에 쾌락 추구가 선이라는 생각은 에피쿠로스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논의로 뻗어나갔다. 현대 자본주의 산업사회에서는 대중문화와 광고가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내며 인간 소외 문제 까지 초래하고 있다. 물질적 쾌락이 행복의 전부인 줄 아는 현대인에게 피터 싱어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물으며 한계 상황에 이른 지구 생태계의 문제를 지적한다.
그러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급진적 구성주의 입장에서는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생물학에서 시작된 구성주의는 안구 뒤쪽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맹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것 처럼, 뇌가 환경을 구성적으로 인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찬가지로 행복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자신 내부에서 충족되어질 수 있다. 결국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며, 내가 행복할 때에야 비로소 주변의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받아들이고, 이어서 주변 환경으로 확장해 나가며 모두의 행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도덕을 위한 철학통조림 2권 달콤한 맛>은 주로 20세기 이후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결과가 중요한가 과정이 중요한가의 질문에서 시작해 삶의 부조리와 실존, 사랑과 행복, 쾌락의 의미와 인간소외, 환경 인식과 행복의 조건 까지, 평소 궁금했지만 대충 덮어두었던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사상가와 이론을 소개하며 철학적인 답을 제시한다. 중학생 정도의 청소년에겐 약간 어려운 주제일 수도 있겠으나 곳곳에 소개되는 다양한 문학작품 이야기를 통해 이해를 돕는다. 그래도 어른들이 함께 읽으며 이해를 도와주면 훨씬 유익할 것 같다. 그러나 청소년만을 위한 것이라기엔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 문체가 친근할 뿐, 딸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기 싫어서 대충 넘어가곤 했던 어른들에게도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따라서 <도덕을 위한 철학통조림 2권 달콤한 맛>은 20세기 이후 현대인들이 삶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답을 찾아 왔는지 살펴보고 자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도덕을 위한 철학 통조림. 2: 달콤한 맛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철학 사상들을 재미있는 사고실험, 문학, 역사, 정치·사회, 자연과학 등의 이야기들을 곳곳에 양념으로 넣어 가공해냈습니다. 동서고금의 고전(古典)에서 뽑아낸 주제들과 각 권마다 약 30여 권의 고전에서 따온 각종 인용문을 담고 있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인문학 및 자연과학적 교양에 대한 이해를 넓혀 줍니다. 또한 아빠와 딸의 질문과 응답 형식으로 구성하여 일반인들의 철학적 궁금증을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으며, 이우일 씨의 삽화들은 이 책에 흥미와 재미를 더해 줍니다.
철학은 무엇인가 왜 철학을 공부 하여야 하는가. 수많은 정계 재계 인사들이 왜 감옥에 가는가 생각해보면 자신만의 철학이 없이 부화뇌동하다, 결국 눈앞에 이익에 양심을 팔았기 때문일것이다. 따라서 철학공부 특히 가치관이 형성되기 직전에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철학은 나라의 근간을 위한 인재의 초석을 다지는 데 필수라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영어 수학 국어에는 목숨을 올리나, 철학공부에는 성인이 되고 나서야 책을 어렵사리 잡는게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철학개론서 자체가 너무 딱딱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이책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져 실생활의 예와 독창적인 설명으로 다가서기 쉽게 철학을 소개해준다. 한마디로 철학의 진입장벽을 낮춘 고마운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철학의 토대를 갖추는 기쁨을 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