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지향형의 안나 035 부분능력장애를 지닌 펠릭스 049 분리불안인 샤를로테 059 학습장애를 지닌 데니제 067 완벽주의 성향의 에밀리아 075 아이들의 공통점 082 아이들이 말하는 자신들의 삶 091 학교가 부담을 준다 111 ‘훌륭한’ 아이가 되려는 아이들 116
2부 번아웃이 유행이다? : 증상이 보여주는 아이들의 민낯
진단은 어떻게 내려지는가 123 악순환되는 우울의 고리 156 아이들이 병들어간다 164
3부 ‘부자연’스러운 사회가 원하는 ‘자연’스러운 아이들 : 우리가 대물림하는 가치
세대 간 전이 169 요구하는 가치 vs. 보여주는 가치 189 오늘날의 가족 202 오늘날의 생활 환경 231 오늘날의 학교 249 짜맞춰진 퍼즐, 성과주의 266
4부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가족을 위한 질문 284 가족이라는 세계 289 눈맞춤이 주는 놀라운 힘 300 과도하지 않게 후원하기 304 검사대에 오른 성과 308 포기하는 능력 316 긴장을 푸는 법 320 번아웃, 성과주의 그리고 우리의 책임 322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과 킬 대학에서 의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현재 함부르크 대학 병원의 아동청소년 심리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10대 심리질환 분야의 권위자로 아이들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대한 책을 꾸준히 쓰고 있다. 저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심리연구소를 찾는 아동 가운데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을 보이지만 통상적인 범주에 속하지 않는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이 아동 집단을 주목하게 되었다. 저자가 ‘번아웃 키즈’라고 부른 아이들이다.
이 책은 한 개인의 문제를 가족과 사회, 국가의 역사와 함께 풀어내려 한다. 우리의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이 책은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 전망을 이야기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해법을 마련해보자는 첫걸음이다.
역자 : 정지현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독일어권 청소년 문학작품을 소개해왔다. 옮긴 책으로는 『씁쓸한 초콜릿』 『11월의 고양이』 『메이드 인 베트남』 등이 있다.
더는 못 버티겠어요 ‘번아웃Burnout’은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이다. 번아웃에 빠진 유명 인사나 스타들에 대한 소식도 간간이 들려온다.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가 문득 작전타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번아웃은 일에 지친 어른들이 무기력과 탈진 증세를 보이며 열정을 잃어가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때문에 아이들과 청소년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어린 시절은 호기심과 열정이 넘쳐나는 시기이니 그 자체가 번아웃을 막아준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10대 심리질환 분야의 권위자이자 현재 함부르크 대학 병원의 아동청소년 심리연구소 소장인 이 책의 저자 미하엘 슐테-마르크보르트는 5년 전부터 외래진료소를 찾은 아이들에게서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을 보이지만 통상적인 범주에 속하지 않는 아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이 아동 집단을 ‘번아웃 키즈’라고 명명한다.
번아웃이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당도했다. 지난 몇 년 동안 탈진하고 우울한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접하면서 나는 이 아동 집단을 주목하게 되었다. 내가 ‘번아웃 키즈’라고 부르게 된 아이들이다. 번아웃 키드가 우리의 주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다. - 본문 20쪽
나는 정신의학자, 심리치료사 등 일반 대중의 정신건강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종종 야전병원 의사에 비유한다. 괜찮은 의사라면 병사의 부상을 치료한 뒤, 전장에서 유용한 육체적 능력을 기르는 방법을 처방할 수 있다. 그보다 좀더 나은 의사라면 부상병들이 주로 다치는 부위와 상태를 살펴본 뒤, 철모의 내구성을 개선하고 방탄조끼의 디자인을 수정하라고 정부에 건의할 수도 있다. 하지만 훌륭한 의사라면, 전쟁을 멈추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어떤 종류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그것을 멈추라고 말할 수 있는 증거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정신의학자와 심리학자들이야말로 사회의 변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전문가들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며 독일과 우리가 과히 다르지 않다는 데에서 묘한 안도감과 함께, 심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승욱 (정신분석학자, 『대한민국 부모』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