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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의 언어

: 국어학자가 차려낸 밥상 인문학

음식의 언어이동
리뷰 총점7.5 리뷰 21건 | 판매지수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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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서울 284와 함께하는 한글날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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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6년 10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596g | 147*217*30mm
ISBN13 9791160560008
ISBN10 116056000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베스트셀러『음식의 언어』국내편 출간

혼밥 시대에 읽는 가장 맛있는 인문학


먹방ㆍ쿡방 트렌드 속에서 그 본질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지적 허기를 품격 있게 채워주었던 2015년 화제의 교양서 『음식의 언어』. 스탠퍼드대 대표 교양 강의를 엮은 책으로, 계량언어학의 석학 댄 주래프스키가 동서고금을 넘나들고 다양한 학문 분야를 가로지르며 펼쳐 보인 세계 음식 메뉴의 모험은 우리에게 인류 역사, 인간 심리, 혁신과 창조에 관한 다양한 통찰을 안겨주었다. 더불어 『음식의 언어』가 담지 못한 ‘우리 음식’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는 그 아쉬움을 해소하면서 『음식의 언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 삶과 사회의 풍경을 그려낸다. 저자 한성우 교수는 20년 넘게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일본을 넘나들며 진짜 우리말을 찾고 연구해온 중견 국어학자다. 그는 『음식의 언어』를 읽고 언어학자로서 동업자의 노고에 감탄하면서도 우리 음식을 먹고 우리말을 쓰는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는 동력을 얻었다고 밝힌다.

『음식의 언어』가 앙트레부터 디저트까지 서양 음식의 코스를 따라 메뉴를 살폈다면, 이 책은 밥에서부터 국과 반찬을 거쳐 술과 음료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밥상 차림을 따랐다. 밥상에 오른 음식의 이름에 담긴 우리의 역사, 한중일 3국의 역학, 동서양의 차이와 조우, 삼시세끼를 둘러싼 말들의 다양한 용법이 보여주는 오늘날 사회와 세상의 가장 솔직한 풍경이 펼쳐진다. 더 친근하고, 더 내밀하고, 더 맛깔나는 우리 밥상의 인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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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프롤로그 | 먹고사는 이야기

1 쌀과 밥의 언어학
일편단심 밥! | 햅쌀에 담긴 비밀 | 반으로 줄어든 밥심 |
가마솥에 누룽지 | 죽이 한자어? | 삼시 세끼와 며느리밥풀꽃

2 ‘집밥’과 ‘혼밥’ 사이
밥의 등급 | 집밥의 탄생 | 식구 없는 혼밥 | 짬밥의 출세기 |
비빔밥 논쟁이 놓치고 있는 것 | 덧밥의 도전 | 이상하고도 씁쓸한 뻥튀기 |밥상의 주인

3 숙맥의 신분 상승
쌀이 아닌 것들의 설움 | 보릿고개를 넘기며 | 밀과 보리가 자라네 |
밀가루가 진짜 가루? | ‘가루’라 불리는 음식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
옥 같은 수수 | 고급 먹거리?

4 빵의 기나긴 여정
빵의 언어학 | 잰걸음의 음식과 더딘 걸음의 이름 | 식빵, 건빵, 술빵 |
찐빵과 호빵의 차이 | 빵집의 돌림자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밥상 위의 동도서기와 서세동점

5 가늘고 길게 사는 법
면과 국수의 다양한 용법 | 뜯고 뽑고 자르고 | 중면과 쫄면의 기묘한 탄생 |
차가운 국수와 막 만든 국수 | 짜장면, 그 이름의 수난 | 중국 음식 우동, 일본 음식 짬뽕 | 어우러짐, 국수의 참맛 | 라면, 라?, 라멘

6 국물이 끝내줘요
국, 찌개, 탕의 경계 | 말할 건더기도 없다 | 국과 밥의‘따로 또 같이’ | 속풀이 해장국 |
‘진한 국’과‘진짜 국’의 차이 | ‘썰렁한 탕’과‘흥분의 도가니탕’ | 부대찌개라는 잡탕

7 푸른 밥상
푸성귀, 남새, 푸새, 그리고 나물 | 채소와 과일 사이 | 시금치는 뽀빠이의 선물? |
침채, 채소를 담그라 | 김장을 위한 짓거리 | 섞어 먹거나 싸 먹거나

8 진짜 반찬
중생과 짐승, 그리고 가축 | 알뜰한 당신 | 닭도리탕의 설움과 치느님의 영광 |
어린 것, 더 어린 것 | 부속의 참맛 | 고기를 먹는 방법

9 살아 있는, 그리고 싱싱한!
물고기의 돌림자 | 진짜 이름이 뭐니? | 물텀벙의 신분 상승 | 물고기의 스토리텔링 |
살아 있는 것과 신선한 것의 차이 | ‘썩다’와‘삭다’의 차이 | 관목어와 자린고비

10 금단의 열매
관능과 정념의 열매 | 능금과 사과 | 님도 보고 뽕도 따는 법 | 너도 나도 개나 돌 |
귀화하는 과일들의 이름 전쟁 | 키위의 여정 | 바나나는 길어?

11 때때로, 사이에, 나중에 즐기는 맛
주전부리와 군것질 | 밥을 닮은 그것, 떡 | 빈자의 떡, 신사의 떡 |
과자와 점심 | 달고나와 솜사탕의 추억 | 엿 먹어라! |
딱딱하고도 부드러운 얼음과자 | 불량한 배부름의 유혹

12 마시고 즐거워하라
액체 빵과 액체 밥 | 말이여, 막걸리여? | 쐬주의 탄생 | 정종과 사케 |
폭탄주와 칵테일의 차이 | 차 한잔의 가치 | 사이다와 콜라의 특별한 용도 | 마이 마입소!

13 갖은 양념의 말들
맛의 말, 말의 맛 | 갖은 양념 | 말 많은 집의 장맛 | 작은 고추의 탐욕 |
웅녀의 특별식 | 열려라 참깨! | ‘미원’과‘다시다’의 싸움

14 붜키와 퀴진
부엌의 탄생 | 음식의 탄생 | 밥상의 하이테크 | 금수저의 오류 | 붜키의 추억

에필로그 | 오늘도 먹고 마신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먹고살기 힘들다.”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마다 우리 입에서는 습관적으로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이 말이 나오는 맥락도 그렇고, 말 자체의 뜻도 결국은 ‘살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냥 ‘살기 힘들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그 앞에 ‘먹다’를 붙이는 것이다. 고된 노동을 하면서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말하거나 더 어려운 상황에서는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라고 말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먹는 것’이 곧 ‘사는 것’이고 ‘사는 것’이 곧 ‘먹는 것’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삼시세끼]란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있지만 ‘삼시에 세끼’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삼시’는 당연히 아침, 점심, 저녁의 세 때를 가리킨다. ‘아침’과 ‘저녁’은 본디 해가 뜨고 지는 무렵을 뜻하는 고유어지만 ‘점심’은 때를 가리키는 말도 아니고 고유어도 아니다. ‘점심’은 한자어‘點心’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억지로 풀이하자면 마음에 점을 찍듯이 조금 허기를 달래며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다. 이 풀이대로라면 ‘점심은 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1장 쌀과 밥의 언어학」중에서

사전에서는 ‘食口’라는 한자를 붙여놓고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食口’는 한자만 보면 ‘먹는 입’ 정도로 풀이가 되지, ‘가족’의 대용어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전의 풀이대로 ‘식구’가 ‘食口’라면 이는 집밥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 1인 가구가 점차 늘어가는 상황에서 ‘식구’란 말은 점차 그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집에서 밥을 먹어도 끼니를 같이할 사람이 없어 혼자 먹게 되니 ‘식구’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2장 ‘집밥’과 ‘혼밥’ 사이」중에서

‘라면’의 기원은 아무래도 중국어 ‘라몐’에서 찾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 ‘麵’의 발음은 ‘몐’이나 ‘멘’이 아닌 우리식 한자음을 따라 ‘면’이 된다. 라면 역시 3국을 회유하는 동안 같으면서도 다른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한중일 3국에서 그 이름이 조금씩 다르듯이 각국 사람들이 ‘라면’, ‘라몐’, ‘라멘’이란 말을 들을 때 떠올리는 음식이 각각 다르다. 우리에게 라면은 면과 스프를 물에 넣어 끓여내기만 하면 되는 인스턴트 라면이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라면은 면발도 직접 만들고 국물도 따로 만들어낸 것이다. 중국 역시 손으로 뽑아낸 면을 각종 육수에 말아 먹는 음식을 뜻한다. ---「5장 가늘고 길게 사는 법」중에서

부대찌개는 한마디로 잡탕이다. 동서양을 막론한 재료, 한중일을 섭렵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이 부대찌개다. 엉뚱하게 된장 콩이 올라가기도 하고 수제비가 첨가되기도 한다. 모든 음식이 그렇다. 국경을 넘나들며 재료와 조리법이 섞이는 것이 음식이니 부대찌개도 예외는 아니다. ---「6장 국물이 끝내줘요」중에서

‘갖은 양념’은 ‘균형’과 ‘조화’를 전제로 하는 말이다. ‘갖은 양념’은 가지고 있는 온갖 양념을 양껏 쓰라는 의미가 아니다. 음식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재료와 양념 사이에 균형이 맞고, 양념끼리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13장 갖은 양념의 말들」중에서

‘밥’이 주인이어서 ‘밥상’으로 불리던 것이 ‘먹을 것’이 주인이어서 ‘식탁’으로 불리는 것에 자리를 내준 변화가 가장 큰 차이다. ‘밥’에 집착하던 우리의 삶이 ‘먹을 것’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요롭게 바뀐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그 변화는 오롯이 말에 반영된다. ‘밥’이란 단어 하나에 대해서 세대별로 느끼는 의미의 스펙트럼이 다르다.
---「14장 붜키와 퀴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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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에서 ‘식탁’으로 ‘부엌’에서 ‘퀴진’으로
음식 격랑 시대의 자화상


한 도자기 브랜드가 1940년대부터 출시해온 밥그릇의 변천사를 보면 지난 70년간 그 용량이 550cc에서 260cc로 반 이상 줄었다.(1장, 28~29쪽) 밥그릇의 크기는 왜 이렇게 급격히 줄어든 걸까? 그에 반해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점심 메뉴는 지난 6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김치찌개’를 제치고 ‘가정식 백반’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백반 메뉴에 ‘가정식’이 앞에 붙은 것도 최근의 일이다. 밥그릇 크기는 작아지는데 ‘집밥’에 대한 갈망은 커지는 현상은 오늘 우리 삶에 관해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서양의 음식이 오랜 기간 혼종의 과정을 거쳤다면, 우리는 음식뿐 아니라 식생활 전반이 한 세기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격변했다. 저자는 방바닥에 앉아 먹는 밥상에서 의자에 앉아서 먹는 식탁으로의 변화에 주목한다. 그야말로 밥상의 주인이었던 커다란 밥그릇, 그리고 국그릇과 자잘한 반찬이 차려진 우리네 밥상이 국적을 막론한 각종 음식들이 올라오는 식탁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고봉밥’이 익숙한 아버지 세대에서 ‘빵’이 밥이나 다름없는 아이들 세대까지, ‘밥’에 집착하던 우리의 삶은 어느새 ‘먹을 것[식食]’ 전반을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요롭게 바뀌었다.

밥이 담기는 그릇, 밥이 차려지는 공간뿐 아니라 밥이 만들어지는 공간, 밥을 먹는 장소도 달라지고 있다. 불을 때어 음식을 만들어내는 전통적 공간을 가리키는 고유어 ‘부엌’에서, 음식을 차리는 현대식 공간을 가리키는 한자어 ‘주방廚房’으로의 변화에 더해, 영어 ‘키친kitchen’이 어느새 우리말 속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키친과 어원이 같은 프랑스어 ‘퀴진cuisine’은 ‘요리’, ‘요리법’ 혹은 ‘음식점’까지 키친과는 또 다른 용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14장, 349~350쪽) 또한 밥을 집에서 먹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말 ‘집밥’의 탄생은 역설적으로 집밥의 부재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는 집에서보다 ‘밥집’에서처럼 ‘밖’에서 ‘때우듯’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2장, 47~48쪽)

이처럼 식생활의 변화는 오롯이 말에 반영된다. 우리가 먹고 말하는 것들에 우리의 삶과 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나간다. 이 책은 삼시세끼의 말들을 통해 우리의 어제와 오늘을 포착해낸다. 음식의 언어는 우리 식생활의 자화상이자 이력서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을 어떻게 말하는가를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것인 동시에 우리의 삶을 더욱더 풍성하게 하는 길이라 믿는다.”

쌈과 샐러드, 닭도리탕과 치느님, 군것질과 디저트, 흙수저와 금수저……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 것을 넘어서는 가장 솔직하고 가장 풍성한 언어


책은 영어 ‘라이스rice’가 우리말에서는 ‘벼’, ‘쌀’, ‘밥’으로 구별된다는 점, ‘쌀’과 ‘밥’을 일컫는 사투리는 방방곡곡 어디에도 없다는 점, ‘밥’은 어휘적 변화를 전혀 겪지 않은 드문 단어라는 점을 밝혀내는 데서 시작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에게 있어 밥이 지닌 특수한 의미와 정서를 짚어본다.

주식인 밥을 거쳐 빵과 면을 다룬 장에서는 한중일 3국의 같은 듯 다른 음식들의 향연이 흥미롭다. 중국의 ‘라?’, 거기서 유래된 일본의 ‘라멘’과 한국의 ‘라면’은 같은 한자인 ‘麵(밀가루 면)’을 쓰지만 모두 각국의 문화를 담은 고유의 음식이 되었다. 떡을 뜻하는 한자 ‘餠(떡 병)’이 쓰인 음식도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그 밖에도 우동, 짬뽕, 만두 같은 음식들에서 우리는 세 나라의 역사와 역학을 들여다볼 수 있다.

채소를 다룬 장에서는 여러 재료를 한데 둘러싸 하나로 만드는 ‘쌈’과 다양한 것이 뒤섞이는 공간인 ‘샐러드 볼’을 이야기하며 우리와 서양의 문화 차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국을 다룬 장에서는 ‘부대찌개’를 통해 동서양을 막론한 재료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어우러지는 국의 참맛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우리는 밥을 왜 ‘짓는다’라고 할까? ‘비빔밥’ 논쟁이 놓치고 있는 것은? 김치는 어쩌다 자부심과 혐오를 동시에 품게 됐을까? 닭도리탕의 ‘도리’는 일본어가 아니다? 군것질과 디저트의 결정적 차이? 금수저론에 숨겨진 뜻밖의 오류? ‘숟가락’과 ‘젓가락’, 왜 받침이 다를까? 같은 누구나 한 번쯤은 품어봤음직한 물음에 대해 언어학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답변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핵심어는 ‘음식’과 ‘언어’ 그리고 ‘우리’ 세 가지이다. 이 책은 ‘음식’에 관한 책이되 ‘요리, 요리법, 요리사, 맛집, 먹방’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또 ‘언어’에 관한 책이니 말의 의미, 기원, 변화 등에 대해 다루고 있으나 이런 것들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것에 대한 책이되 ‘우리’의 것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국어학자가 차려낸 따뜻한 말들의 밥상
혼밥의 시대에 읽는 집밥 같은 이야기


저자는 앞서 언급한 ‘집밥’의 탄생에서 나아가 ‘식구’ 없는 ‘혼밥’의 세태를 언어학적으로 짚어내기도 한다. ‘햇반’의 파격적인 조어법에 감탄하다 ‘혼밥’과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하며 쓸쓸해하는 대목에서는 고개를 주억일 수밖에 없다. 그는 전작 『방언정담』에서 잘 보여주듯 자신의 경험이 풍부하게 녹아든 말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말의 정조와 우리 삶의 풍경을 한 편의 소설처럼 그려내는 데 탁월하다. 이 책에도 그러한 특징은 그대로 드러난다. 삼대가 모여 있는 밥상의 풍경, 타향에 살아 있는 우리 민족의 말들, 문학작품과 노랫말, 옛 음식 광고와 포스터에서 오늘의 TV 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하며 때로는 구수하게, 때로는 얼큰하게 우리의 ‘먹고사는’ 일을 담아냈다.

밥그릇이 점점 야위어가고 밥상의 구석으로 밀려나는 시대, 식구는 사라지고 혼밥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 책은 삼시세끼 말들이 품고 있는 우리네 ‘정’과 ‘온기’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회원리뷰 (21건) 리뷰 총점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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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펼쳐지는 음식 언어의 지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언**스 | 2020.05.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ㆍ단어 하나에서 시작해 여러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오가며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고수, 만난 적 있으세요? 저는 만났습니다. 바로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 2016)에서요.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면 무조건 읽고 싶은 제게 이 책은 와, 뭐랄까, 언어 수집가가 몇십 년간 모아놓은 노트를 한 권으로 압축한 사전 같았어요. 상세한 레시피 같은 건 없고요, 맛깔 나는;
리뷰제목

ㆍ단어 하나에서 시작해 여러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오가며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고수, 만난 적 있으세요? 저는 만났습니다. 바로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 2016)에서요.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면 무조건 읽고 싶은 제게 이 책은 와, 뭐랄까, 언어 수집가가 몇십 년간 모아놓은 노트를 한 권으로 압축한 사전 같았어요. 상세한 레시피 같은 건 없고요, 맛깔 나는 음식 묘사도 없습니다. 이 책의 방점은 ‘음식’이 아니라 ‘국어학자가 차려낸’에 있거든요. 한반도는 물론 중국의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을 넘나들며 언어를 조사하고 연구해온 국어학자가 음식이라는 주제를 만나면 순식간에 음식 언어의 지도가 촤르르 펼쳐진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느꼈어요.


ㆍ‘밥’의 뜻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밥’이라는 목적어와 어울리는 동사를 거쳐, ‘밥’을 뜻하는 지역의 방언들을 지나, 1890년대의 주막집 밥상으로, 지난 100년의 밥그릇 크기의 변화로, 죽과 미음으로, 삼시 세끼와 며느리밥풀꽃으로, 끝나지 않을 것처럼 퍼져나갑니다. 드라마 <대장금>에 나온 표현 ‘징까루’에서 시작된 밀가루 이야기는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거쳐, 동요 ‘밀과 보리가 자란다’와 만나기도 하고요. 하나의 음식 언어가 세상 어디까지 닿게 될지 도저히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밤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목숨을 지켰다는 <아라비안나이트> 속세헤라자드 처럼, 한성우 작가님을 통과한 음식 언어 이야기는 끝을 모르고 이어집니다.


ㆍ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며 읽다가는 머리가 아파질 수도 있어요. 너무 방대한 자료가 압축되어 있으니까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데 즐거움을 느끼는 독자라면 어느 장을 펼쳐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실 테고요. 한때 민속학과 방언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저는 언어학적 설명들이 자주 나오는 점이 무척 좋았습니다. 하지만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여지를 남겨두는 점도 좋았어요.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요. 


(57-58쪽) “볶음밥 역시 ‘볶은 밥’인데 같은 기제에 따라 ‘볶음밥’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인다. ‘비빔밥’의 ‘비빔’은 점차 ‘비빔국수’, ‘비빔냉면’ 등으로 세력을 확장해나간다. 이왕 ‘비빔’으로 굳어졌으니 ‘비빈’이 아닌 ‘비빔’으로 쓰이는 것에 대해 굳이 뭐라 할 수는 없다. 그렇게 굳어지고 그렇게 쓰이는 것이 말이다. 국어학자들이나 매달릴 어원 논쟁이나, 욕심 많은 지자체들이나 우길 원조 논쟁은 이제 그만하고 맛있게 비벼 먹으면 될 일이다.”


ㆍ이 책을 읽고 나니 한성우 선생님이 너무 궁금해져서 다른 저서는 없나 검색해봤어요. 2016년에 출간된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 말고도 2권의 책이 더 있더라고요. 2018년에는 '유행가에서 길어 올린 우리말의 인문학'이라는 부제로 <노래의 언어>를, 2019년에는 '다음 세대를 위한 요즘 북한 말, 북한 삶 안내서'라는 <문화어수업>을 쓰셨대요. 세상에. 음식에서도, 유행가에서도, 북한 말에서도 이야기를 길어 올릴 수 있다니. 역시, 국어학계의 세헤라자드가 맞았어요... 2020년에는 또 어떤 주제로 언어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엮고 계실지 무척 궁금한데요, 만물박사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밤새 듣고픈 손녀의 마음으로 저는 이제 <노래의 언어>를 들으러 갑니다! :)


+ 아참, 이 책의 단점은 읽다 보면 배가 고프다는 것... 음식 언어가 너무 많이 나와서 맛깔난 묘사 없이도 자꾸 배고파요... 음식 사진도 다 흑백이지만 아는 맛이 무서우니까... 그러니까 배고플 땐 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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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우리의 밥상 언어학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e*a | 2019.05.03 | 추천5 | 댓글0 리뷰제목
외국 저자의 책을 읽으며 가끔 이 비슷한 작업을 우리나라에서도 하면 재미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댄 주래프스키의 『음식의 언어』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책은 재미 있었지만, 낯선 음식에 대해선 도무지 와 닿지 않아서, 익숙해진 음식에 대해서도 그 말의 어감까지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http://blog.yes24.com/document/8503915). 그래서 우리 음식에 대해서 쓴 책,;
리뷰제목

외국 저자의 책을 읽으며 가끔 이 비슷한 작업을 우리나라에서도 하면 재미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댄 주래프스키의 『음식의 언어』를 읽으면서도 그랬다. 책은 재미 있었지만, 낯선 음식에 대해선 도무지 와 닿지 않아서, 익숙해진 음식에 대해서도 그 말의 어감까지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http://blog.yes24.com/document/8503915). 그래서 우리 음식에 대해서 쓴 책, 그것도 에 대해서 쓴 책은 어떨까 생각했었다. 방언 전문가인 한성우 교수도 그런 생각을 했었나 보다. 방언을 연구하다 보니 각지의 음식에 관한 말들을 모으게 되었었나 본데, 주래프스키의 책을 읽고는 우리 음식에 대해서 쓰게 되었다고 한다(머리말에 스스로 밝히고 있다).

 

먹는 일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일이므로 가장 원초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또한 그만큼 빈부의 차가 적게 나올 수도 있는 일이며(가능성을 말한다), 그래서 그것을 나타내는 말들은 익숙하고, 또 변형이 많이 될 수도 있다. 너무 자주 쓰다보니 원형을 알아볼 수 없는 경우도 많고, 조어(造語)의 원칙을 어기며 만들어지는 말도 많다. 아마도 우리 음식의 말들을 모으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음식을 나타내는 말의 기원을 순우리말에서 찾다가도, 혹은 한자말에서 왔을 수도 있고, 또 혹은 일본어에서 왔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말이 변형되는 과정에서 그 기원이 애매해지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다. 한자말의 경우에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그 한자말을 우리 식대로 읽어 쓰기도 하지만, 때로는 중국어의 발음(그건 또 얼마나 많은가)에 기대어 쓰기도 했다. 그래도 대체로 앞뒤가 맞아떨어지면 괜찮은데 아무래도 이상한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우리 음식을 나타내는 말들이 정겹기는 이를 데 없다. 주래프스키의 책이 더 유명하다고 해도 이 책의 정다움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한성우 교수는 그렇게 어렵사리 말의 기원을 찾고, 뜻을 찾고, 또 요새 말의 쓰임새를 소개하면서 말이 얼마나 쉽게 변하지 않는지, 때로는 또 얼마나 쉽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한자말이라고, 일본말이라고 그냥 배척하지 말자고 한다. 우리말로 들어와 굳건히 자리를 잡고, 뜻이 통하는 말을 굳이 저버리는 것은 결국은 우리말을 좁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새로이 만들어지는 우리말 조어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만든 이들의 아이디어를 칭찬한다. 원래 보통 그런 식으로 우리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원칙은, 그냥 원칙일 따름이다. 만약 원칙을 따랐다면, ‘먹거리같은 말은 통용되지도 않았을 터다.

 

만 하루를 이 책을 읽으며, 온갖 먹거리를 다 경험했다. 밥에서, 밀가루며 보리, , 온갖 면 음식들, 찌개며, 탕들, 온갖 푸성귀에 여러 반찬들, 열매들, 그리고 군것질 거리들과 술과 음료들, 그리고 양념. 말들만 따라가면서도 때로는 입맛을 다시게 되고, 또 어떤 경우에 절로 배불러 오는 것을 느꼈다. 말이 나타내는 것이 그토록 많고, 실제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풍부한 우리말의 성찬을 다 기억할 수가 없다는 거다. 일부라도 기억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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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맛있는 우리 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게* | 2019.01.07 | 추천8 | 댓글12 리뷰제목
댄 주래프스키의 《음식의 언어》를 너무 재미있게 읽고 우리 나라 말도 음식을 소재로 언어의 변천과정을 탐구하는 책이 있으면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발견했는데 읽어보니 저자 역시 그 책을 재미있게 읽고 우리나라 음식을 소재로 같은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쓴 책이라고 한다. 밥, 김치에서부터 국,빵, 국수, 반찬, 식재료 동식물 성 식재료, 외식 메뉴의 이름 이;
리뷰제목
댄 주래프스키의 《음식의 언어》를 너무 재미있게 읽고 우리 나라 말도 음식을 소재로 언어의 변천과정을 탐구하는 책이 있으면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발견했는데 읽어보니 저자 역시 그 책을 재미있게 읽고 우리나라 음식을 소재로 같은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쓴 책이라고 한다. 밥, 김치에서부터 국,빵, 국수, 반찬, 식재료 동식물 성 식재료, 외식 메뉴의 이름 이르기까지 먹 먹거리 이름의 탄생과 변천사를 다룬다.

쌀의 기원을 찾는 과정에서 훈민정음의 유려함에 다시 감탄을 한다. 11세기 송나라 사신이 고려의 말소리를 한자로 완벽하게 적을 방법이 없어서 쌀을 ‘보살 菩薩’이라고 한다고 적어놓았다.한글에는 복자음이 단어의 첫머리에 올 수 있어서 ‘쌀’은 훈민정음 당시 ‘ㅄ.ㄹ’이었다고 한다. ‘ㅄ’은 ‘브스’에서 ‘ㅡ’가 없는 듯이 내는 소리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의 고려 사람들은 이 단어를 한 음절로 발음하지만 손목의 귀에는 첫머리의 ‘ㅂ’과 ‘ㅅ’ 소리가 모두 들리니 ‘보살’로 적은 것이다.만일 스트라이크를 세종대왕이 표기한다면 주저 않고 ㅅㅌㄹ 세 복자음을 쓰고 모음 ㅣ에 받침 ㅋ을 써서 한굴자로 표기했었을 것이라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특히 외국 소설을 읽을 때면 strike 같은 한음절 단어가 알파벳 개수만큼 길게 늘어져 가독성을 낮추고 기억하고 발음하기도 어렵게 된 것을 생각하면 한글 창제 당시의 유연성이 한글의 변천사에 따라 오히려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깝기까지 하다.

밥먹울 때 빠질 수 없는 김치. 짠지 오이지 할때 지라는 고유어도 있지만 김치는 한자어에서 우래되었다고 한다. ‘김치’는 소금물에 채소를 담그는 것을 뜻하는 침채沈菜’로 기록되어 있다. 沈菜’의 오늘날 발음은 ‘침채’지만 이전의 발음은 ‘팀채’다. ‘치다’, ‘고치다’도 이전에는 ‘티다’, ‘고티다’이니 ‘티’가 ‘치’로 바뀌는 것은 흔한 변화다. ‘팀채’는 소리가 약해져서 ‘딤채’가 되고 다시 변화를 겪어 ‘짐채’로 바뀐다. ‘짐’이 ‘김’으로 바뀌는 이상한 변화가 나타난다. ‘채’마저 ‘치’가 되니 ‘팀채’가 마침내 ‘김치’가 된 것이다. 멀고도 험난한 변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이 때 짐이 김이 되는 과정을 과도 교정 현상이라고 하는데 왜냐하면 방언에서 김을 짐(기름 ㅡ 지름) 으로 말하는 경우는 흔해도 이렇게 반대인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경상도 사람들이 활 발음을 헐로 발음하다보니 할인 같이 원래 할이라고 서야 할 말도 활로 쓰는 현상이라고 한다. 우리가 f 발음을 못하니 p 발음이 나는 것도 f 로 표기하는 현상도 이에 속한다. 말도 팀채ㅡ딤채ㅡ짐채ㅡ김채ㅡ김치 이것이 변화 과정이다. 딤채 냉장고는 팀채가 김치가 되는 중간 과정의 말이 되겠다.

김치의 우리말은 ‘지’이고 장아찌 짠지 싱건지 단무지 등으로 쓰임새가 남아 있다. 그래서 김치 거리를 짓거리라고 한다. 배추를 사서 가지고 오는 중에 만난 사람이 이게 무슨 짓거리요? 하면 무턱대고 쌈하려고 덤비지 말아야 한다.

의외로 순수 한글이라고 생각했던 말이 오래 전 한자에서 유래해서 여러 변천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말이 된 것들이 많았는데 생각해보면 그건 당연한 일이다 문화라는 것이 아무리 고립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을 거쳐 상호 교류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인데 문화적 교류에 음식이 빠질리가 없으며 특히 식재료는 꾸준하게 천천히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었을 것이다. 특히 채소류가 그렇다.

토마토 이름이 영어발음과 같기에 때문에 굉장히 서구 문화 전파 후에 들어왔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1614년에 기록이 있으니 그 이전에 들어왔다 거다. 그런데 이 시기에는 ‘남만시南蠻枾’라고 불렸으니 ‘남쪽 땅에서 온 감’이란 뜻이다. 그 밖에도 일년감 땡감 등으로 불리다가 일제 강점기에 토마토 발음 기호도 갖지 못해 도마도로 부르던 인간들이 부르는 대로 도마도로 부르다가 토마토로 굳어졌다고.

국은 어원을 따질 것도 없이 예나 지금이나 국이고 한자어는 탕이다. 설렁탕은 풍년이 들기를 바라며 임금이 제를 올리던 선농단이라는 제단에서 제를 올린 후 소를 고기와 뼈째 고아 백성들과 함께 먹었다는 유래에서 온 선농탕 설과 소뼈와 고기를 푹 고면 눈[雪]처럼 흰 국물이 진하게[濃] 나오니 색이 눈처럼 하얀 진한 국물을 보고 ‘설농탕雪濃湯’이 변한 말이라는 한자 유래설이 있다 이 밖에도 몽골 음식 슐러가 만주에서 실러로 불리는데 음식이 비슷하여 여기서 기원을 찾기도 하는데 더욱 증명이 어렵다고 한다.

반찬飯饌을 대체하는 우리말 방언은 엄청 많은데 때로 구별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건건이는 반찬인데 반찬과 건건이를 같이 쓰는 지역에서는 고기나 생선은 반찬이고 간건이는 보잘것 없는 하찮은 반찬으로 통한다고 한다. 한자어에 대한 우대, 혹은 고유어에 대한 멸시가 뿌리 깊은 걸 알 수 있지만 오늘날의 건강 식단에는 건건이가 대접받는 세상이니 앞으로 그 말이 살아남는다면 한자어보다 더 건강한 대접을 받을 지도.

‘야채’는 산이나 들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난 나물이고 ‘채소’는 밭에서 기른 농작물을 뜻하는데 이 둘을 아우를 수 있는 우리말로 ‘푸성귀’가 있고 야채와 채소처럼 야생식물과 농작물을 구분하는 푸새와 남새가 있다. 오이는 외이며 참외는 진짜 오이가 아니라 달고 맛있는 음식에 참을 붙여 쓰는 데서 유래했고 반대로 맛없는 오이라는 뜻에서 일반 오이는 물외라고도 한다.

사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늦은 19세기에 우리나라의에 들어왔다고 한다. 능금으로 알려진 과일이 사과의 옛말인 줄 알았는데 사과와 비숫한 야생과일이었으며 사과의 능금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사과가 승리했다고.

사물의 이름을 붙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 와 같이 밤나무 와 비슷한 나무에 너도 하나도 같은 센스있는 작명을 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음식 이름에 참외나 개복숭아 처럼 참이나 개를 붙여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외식이라는 게 그리 오래된 문화가 아니어서 식당에서 흔히 파는 음식명은 대략 원조집에서 작명하여 퍼졌을 가능성이 크고 그 유래를 찾는 것도 어렵겠지민 흔한 음식명들을 하나 하나 따져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군것질의 군은 쓸데없는 것들에 붙는다. ‘군말’은 쓸데없는 말이고, ‘군살’은 없는 것이 더 좋은 살이다. ‘군침’은 흘려봐야 소용없는 침이다. ‘군더더기’,와 ‘군식구’도 말할 것도 없다. 반대말는 참 혹은 제 정도 되겠다.

떡은 예전에도 오늘도 계속 떡인데 빈대떡은 떡이 아닌데 떡이 붙었다. 곡물의 가루를 쪄낸 것이 떡인데 빈대떡은 곡물을 묽게 반죽해서 지져낸 것이다. 한자로 ‘餠??’라고 쓰고 한글로는 ‘빙쟈’로 써놓은 것이 나오는데 ‘餠’은 ‘떡’을 뜻하지만 우리 한자음으로는 ‘병’이고 중국어 발음으로는 ‘빙’이므로 기록이 맞다면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증국에서는 떡이 폭넓은 저리법을 의미했고 우리나라에서도 ‘餠’이 ‘전병煎餠’ 등에도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 중국에서 ‘빙쟈’라 부르는 음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빈대떡이 됐다고 볼 수 있겠다.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빈자떡이라고 부르던 것이었다는 설도 있으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설명.

예전에 내가 어릴 때는 스틱형 아이스크림을 하드라고 불렀었는데 아들한테 얘기하니 못알아먹는 걸 보니 요즘은 그런 표현을 안쓰는 모양이지만 그것의 유래가 궁금했는데 한 아이스크림 회사에서 삼강 하드 아이스 스틱이라는 영어와 하드 아이스크림는 한글 이름을 붙여 출시했다가 뒷말이 생략된채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막걸리’는 ‘막 거르다’라는 말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막’은 ‘마구’ 혹은 ‘거칠게’의 뜻이고, 걸리는 거른 것을 뜻하므로 막걸리는 ‘막(대충) 만들어낸 술’, ‘거칠게 걸러낸 술’이라는 뜻을 이름에 담고 있다. 막을 얘기하니 내 고향 강원도에서 즐겨 먹는 막국수 얘기도 빠질 수 없다. 껍질만 벗겨낸 거친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다. 때로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가루를 낸 것을 섞기도 해서 거친 느낌을 준다. 껍질째 갈았으니 닥치는 대로 간 것일 수 있고, 그러다 보니 거칠게 보이기도 허지만 이 때문에 오늘날 건강 식품으로 대접받는다. 거뭇거뭇한 것이 보이지 않고 곱게 간 국수는 그냥 메밀 국수지 막국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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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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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 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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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교수님이 쓴 책이라 꼭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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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g | 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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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유래와 설명이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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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j |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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