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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아인슈타인의 꿈

: 당신은 어떤 시간에 살고 있나요?

[ 양장 ]
리뷰 총점8.8 리뷰 11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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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78g | 125*185*20mm
ISBN13 9788993285697
ISBN10 89932856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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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권루시안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메리 로취의 『스티프』, 『스푸크』, 『봉크』, 이매뉴얼 더만의 『퀀트』, 잭 웨더포드의 『야만과 문명』, 데이비드 크리스털의 『언어의 죽음』, 피터 크라스의 『월가의 영웅들이 말하는 투자의 지혜』,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에세이』 등 많은 책을 아름답고 적확한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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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원으로 되어 있는 세계에서는 악수와 입맞춤, 출생, 말 등 모든 것이 정확하게 그대로 되풀이된다. 친구와 절교하는 순간도, 돈 문제로 가정에 파탄이 일어나는 시간도, 부부간에 주고받는 가시 돋친 입씨름도, 윗사람의 시기심 때문에 번번이 막히는 승진의 기회도, 지키지 않는 모든 약속도 마찬가지다. --- p.11

이런 사람들은 기계시간이라는 것에 대한 관념을 비웃는다. 이들은 시간이 발작하듯 움직인다는 것을 안다. 다친 아이를 바삐 병원으로 데리고 갈 때나 이웃의 원망하는 눈초리를 받을 때는 등짝에 천근 짐을 진 것처럼 시간이 더디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친구들과 즐겁게 식사를 할 때라든가 갈채를 받을 때 혹은 숨겨둔 연인의 팔에 안겨 누워 있을 때에는 시간이 시야를 가로질러 쏜살처럼 달아난다는 것도 안다. --- p.23

시간이 절대적인 세계는 위안거리가 있는 세계다. 사람들의 움직임을 내다볼 수는 없지만 시간의 움직임은 내다볼 수 있으니까. 사람들을 의심할 수는 있어도 시간을 의심할 수는 없으니까. 사람들이 생각에 잠겨 있을 사이에도 시간은 뒤돌아보는 법 없이 앞으로 미끄러져 나아간다. 찻집에서도, 정부 관청에서도, 제네바 호수에 떠 있는 배에서도 사람들은 시계를 들여다보며 시간 속에서 위안을 얻는다. 자기가 태어난 순간이, 첫 걸음마를 한 순간이, 첫 열정의 순간이, 부모에게 작별을 한 순간이 어딘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저마다 알고 있는 것이다. --- p.33

사람들은 순간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논리적으로 보아 과거가 현재에 분명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때에는 과거에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현재가 미래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면 현재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오히려, 행동은 저마다 시간 속에서 섬처럼 따로 떠 있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만 평가를 해야 한다. 죽어가는 삼촌을 가족이 위로하는 것은 유산 때문이 아니라 그 순간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원은 이력서 때문이 아니라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채용된다. 윗사람에게서 억압받는 직원들은 모욕을 당할 때마다 앞일을 걱정하는 일 없이 맞서 싸운다. 순간의 세계다. 진실의 세계다. 말로 튀어나오는 것은 모조리 그 순간에만 해당되는 말이며, 눈길에는 제각기 한 가지 의미만이 있을 뿐이고, 감촉에는 저마다 과거도 미래도 없으며, 입맞춤은 모두가 순간의 입맞춤이다. --- p.37

어떤 사람들은 시간의 한가운데에는 가지 않는 것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슬픔이 담긴 그릇이지만, 삶을 사는 것은 숭고한 일이고, 그리고 시간이 없으면 삶도 없는 것이라고. 또 어떤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한다. 이들은 만족스러운 기분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한다. 설혹 그 영원이 표본 상자 속에 박힌 나비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라 해도. --- p.67

실제로 이들 새가 잡히는 일은 거의 없다. 새를 잡을 수 있을 만큼 몸놀림이 빠른 사람은 아이들뿐인데 아이들은 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 없다. 아이들 생각에 시간은 그렇잖아도 너무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순간에서 순간으로 허겁지겁 달려가면서 생일과 새해를 애타게 기다린다. 남은 인생을 도저히 기다릴 수 없다. 노인들은 시간을 멈추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너무 굼뜨고 피로에 지쳐 한 마리도 잡지 못한다. 노인에게는 시간이 너무 빨리 날아간다. 이들은 아침 식탁에서 차를 마실 때나, 옷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는 손자손녀를 볼 때나, 겨울 햇살이 눈밭에 반사되어 음악이 흐르는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올 때도 1분이라는 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렇지만 이들은 너무 둔하다. 시간이 손닿을 수 없는 곳에서 뛰고 날아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다.
--- p.15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더 이상의 찬사를 나로서는 정말 생각해낼 수가 없다. 이 작품은 지적 자극을 주는 동시에 감동적이며, 재미있고, 너무나도 아름답게 씌어졌다. 솔직히 말해 나는 아주 오랫동안 소설이라는 것에 흥분한 적이 없다. 더구나 이것이 첫 작품이라니.
살만 루시디 (소설가)
어떤 소설가도, 어떤 물리학자나 신학자도 시간의 본질과 그 열린 가능성에 대해 이처럼 놀라운 비전을 제시한 적이 없다.
제임스 글레이크
한없이 매혹적이다. 시간에 대한 개념을 전혀 이론적이지 않게, 시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시간에 철저히 매여 있는, 비극적이면서도 숭고한 인생의 본질을 재미있게 파헤쳐 들어간다.
보스턴 글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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