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9년 03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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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590g | 152*225*30mm |
ISBN13 | 9788950917531 |
ISBN10 | 895091753X |
발행일 | 2009년 03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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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590g | 152*225*30mm |
ISBN13 | 9788950917531 |
ISBN10 | 895091753X |
저자의 글_ 와인은 인생이다 1부. 테루아르, 하늘과 땅의 지혜를 기억하라 포도나무와 인간 그리고 와인 과정은 결과를 이끈다 환경에 따라 다른 와인이 탄생한다 나이 든 나무에게서 배우는 지혜 하늘은 사람의 뜻을 기다린다 평생을 결정하는 선택의 힘 출발점이 특징을 결정한다 보편성 안에서 작은 차이를 만들라 미래를 바꾸는 안목의 힘 한 잔의 와인에서 배우는 천지인의 지혜 1 2부. 포도에서 와인으로, 그 가치창조의 비밀 탄생과 죽음 그리고 재탄생 가능성은 항상 숨어 있다 인내, 찬란한 내일을 위한 지혜 가치를 높이는 타이밍을 기다려라 나만의 향기를 남겨라 나를 위한 숙성의 공간을 확보하라 근본에서 찾아라 과정이 다르면 결과가 다르다 한 송이 포도에서 미래를 예측하라 한 잔의 와인에서 배우는 천지인의 지혜 2 3부. 와인의 숲에서 인생을 만나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의 향기 감성으로 이해하라 기본의 힘 마리아주, 같은 와인 다른 빛깔 매너, 그 유쾌한 긴장감을 즐겨라 작은 단서로 세상을 읽어라 절제의 기쁨 한 잔의 와인에 인생을 담다 한 잔의 와인에서 배우는 천지인의 지혜 3 소믈리에 Ahn's 최고의 비즈니스 와인 10선 소믈리에 Ahn's 평범하지만 독특한 일상의 와인 10선 |
http://blog.naver.com/777lilium
이야기 거리가 많다는 것은 그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다양한 물건들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단발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역사의 시간동안 같이 호흡하면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야기과 과거의 이야기가 조화를 이루는 물건들이 있다. 그러한 것들 중에는 먹는 것들이 많다. 제일 대표적인 것으로 와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은 원래 지식인이나 비지식인이나, 잘 사는 사람이나 못 사는 사람들 모두에게 인생의 공유점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현재의 자본주의 논리에 눌려 어느 순간 와인은 고급 음식의 상징물처럼 되었다. 하지만 와인 만큼 모든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식음료도 없을 것이다. 그 만큼 대중적이라는 이야기이다.
와인이 이렇게 큰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 생산과정이 우리의 삶과 연이어 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세상과 호흡하지 않는 것들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시간에 걸쳐서 단일 생산물로 하늘과 땅과 인간이 같이 호흡해서 생산해 내는 물건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와인에 관한 책이다. 와인의 간단한 역사와 유명인들의 와인에 대한 찬사들, 그리고 각종 와인이 생산되는 과정과 각 지역 와인들의 특성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의 저변에는 모든 와인은 훌륭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와인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막연한 찬양과 부르주아의 상징이 되버린지 오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와인은 우리의 밑바닥 삶과도 호흡하는 상징물이 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하나의 예술이다. 하나의 제대로 된 와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이 세상에 한 명의 영웅이 태어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좋은 품종이 선정되어야 하고 그것이 또 좋은 땅을 만나야 한다. 좋은 땅을 만난 후에는 좋은 기후 환경을 제공받아야 하고 적절한 범위의 인간의 손길이 미쳐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적절한 통에 담겨서 적절한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한 가지라고 어그러지면 와인은 하나의 영웅으로 태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성장해야하고 우리의 후대를 어떻게 키워나가야 할 것인지의 답을 얻게 된다. 특히 인간의 손길이 미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손이 가거나 너무 많은 관심과 영양분을 주어도 와인은 멋있게 태어날 수 없다는 내용을 보면서 누군가를 트레이닝 시킬 때 최대한 자생력을 갖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와인이 갈수록 너무 과학의 힘에 의존하는 것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정량화되어 양성되는 것은 왠지 인간적인 면이 결여되어 있는 것 같고 생명이 아니라 기계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와인은 생명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먹는 대표적인 식음료이기 때문에 너무 정량화된 과학의 힘에 의존하기 보다는 과거의 방식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 분가 탱고를 가르쳐주겠다고 한다. 도나는 조금 걱정이 되요.제가 실수할까봐 두려워서요라고 답하는데, 프랭크는 탱고는 실수할게 없어요. 만일 실수를 하면 스텝이 엉키고 그게 바로 탱고죠. 한 번 해봅시다라고 답한다.
이 이야기처럼 와인에게 실수를 허용하는 것, 그리고 그 시행착오 속에서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 그것이 어쩌면 진정한 와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남편이 토론토 대학 연구원으로 있을 때였다. 기막힌 요리를 내놓는 독일인 엄마와 함께 사는 쉰살 총각인 남편의 지도교수는 한달에 한번 꼴로 우리 가족을 집에 초대하곤 했는데, 남편이 내게 저녁초대 날짜를 말해줄 때마다 우리는 서로 한숨을 내어쉬곤 했었다. 바로 와인 때문이다. 프란시스(산타 할아버지 같은 배에 귀여운 눈을 가진 그 교수의 이름)는 와인 메니아로 항상 좋은 와인을 저녁 먹기전에 한병, 저녁 먹으며 한병, 디저트 먹으며 한병을 마시는데, 그러다보니 그의 저녁 식사 초대는 짧아야 여섯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이었다. 게다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온갖 소재의 이야기들에 맞장구를 치다보면 밥도 빨리 먹고 술도 빨리 취하는 우리나라 문화에 익숙해있던 우리로서는 와인과 함께하는 그 문화가 가끔은 버거웠었다.
이제 한국에 돌아온지 3년..와인 색의 이 책을 집어들며 순진한 표정으로 와인을 예찬하던 그가 그리워지는 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인생과 와인을 빗대어 와인만큼 우리로 사람과 삶과 자연과 신의 관계를 이해하게 하는게 없다던 그의 말이 저자의 생각과 많이 닮아서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가볍게 상대의 비위를 맞춰주며 대화해야하는 상대가 아닌, 내 눈빛 하나에도 그 의미를 읽어내주는 오랜 지인들과 그렇게 좋은 와인을 나누며 "제가 좋은 글을 봤는데요.."하며 말해주고 싶은 책이다. 저자가 달아놓은 소 제목들은 하나하나 따로 철학강의가 되어도 좋을 만큼 읽는이로 하여금 오래오래 생각하게 한다. 마치 와인 한모금을 입안에서 금방 삼키지 않고 굴리며 음미하듯이...이 책은 우리로 한순간의 삶도 의미없지 않음을, 겸허하게 최선을 다해 살것을 권유한다. 저자가 한 많은 인용중 하나를 적어본다.
"하나의 밀레짐은 한 해 동안 포도농부가 경함한 좋은 날, 나쁜 날, 실수, 불운, 놀라움, 행복들로 점철된 수천 개의 모험들이다. 밀레짐은 한해동안 펼쳐진 기쁨, 실망, 성공, 눈물, 희망의 역사다."
이제 이 책을 가졌으니 다시 프란시스를 만난다면 열시간은 거뜬히 유쾌하고 마음통하는 수다를 떨 수 있을것이다. 좋은 사람들과의 기분좋은 만남을 기대하며 몸이 들뜨게 만들어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와인이라고 하면 영화‘구름위의 산책’과 그 황홀한 빛깔만을 기억하는 내가‘와인 읽는 CEO '를 만나게 된 건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평소 와인을 즐기는 지인으로부터 권해 받아 읽게 되었는데, 쉽게 든 책은 나를 편하게 두지 않았다. 책장을 넘기며 자세를 자꾸만 고쳐 앉게 되었기 때문이다. 글 속에 나오는 생소한 지명과 이름들로 자칫 흐름을 놓칠 수도 있으련만 이상하게도 읽을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와인 읽는 CEO'는 읽어가는 내내 사람을 생각하게 하고, 나를 돌아보며 인생을 생각하게 되는, 그래서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게 되는 책이었다. 평소 좋은 자리에서 누군가 와인을 따를 때, 절로 이야기가 멈추어 지고 약간의 긴장감과 경건함 마저 들곤 했는데, 그러한데는 과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제 와인을 눈앞에 두면 오래된 연인을 마주 대하듯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와인 한잔에 인생의 깊이를 느끼게 해 준 저자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마구마구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