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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9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7쪽 | 474g | 148*210*30mm
ISBN13 9788932019222
ISBN10 8932019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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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최인훈의 등단작인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 '라울전'을 포함, 단편소설 15편을 모았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그'의 집이 정신병원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기환멸을 느끼는 내용의 '우상의 집', 내내 귀에 들렸던 여자의 웃음소리가 자신의 것에 불과했다는 사실 앞에서 황급히 되돌아서는 '웃음소리' 등 젊은이들의 고통과 어두운 의식 세계를 드러내는 최인훈의 초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
라울전
우상의 집
9월의 달리아

7월의 아이들
열하일기
금오신화
웃음소리
국도의 끝
놀부뎐
정오
춘향뎐
귀성
만가

해설_믿음의 세계와 창의 문학/오생근
해설_창형 인간과 욕망의 삼각형/김형중

저자 소개 (1명)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단편] 웃음소리- 최인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게* | 2018.08.12 | 추천13 | 댓글25 리뷰제목
살다 보면 막연히 죽고 싶을 때가 있다. 죽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든 죽음을 생각하는 건 때로 감미롭다. 만족스럽지 않은 삶의 상태를 벗어날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라도 죽음이라는 추상적 상태는 마지막 보루로서의 출구를 마치 희망처럼 제시한다. 어둠 속에서 아주 몹시도 지루하고 끔찍하고 진부하고 재미없는 영화를 보다가 어느 임계점을 만날 때가 있다. 됐어. 여;
리뷰제목
살다 보면 막연히 죽고 싶을 때가 있다. 죽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든 죽음을 생각하는 건 때로 감미롭다. 만족스럽지 않은 삶의 상태를 벗어날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라도 죽음이라는 추상적 상태는 마지막 보루로서의 출구를 마치 희망처럼 제시한다. 어둠 속에서 아주 몹시도 지루하고 끔찍하고 진부하고 재미없는 영화를 보다가 어느 임계점을 만날 때가 있다. 됐어. 여기까지야. 이제 그만. 이만하면 충분히 된거야. 중간에 성큼성큼 걸어 나온다.

그렇게 캄캄하게만 느껴지는 삶 밖으로 걸어나오는 데 걸림돌이 되는 건 다름 아닌 사후에 남겨질 육신이다. 삶이 떠나고 죽음이 남은 자리에 죽은 몸도 함께 남는다. 누워 꼼짝 못하는 몸은 삶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삶이 끝난 다음에도 스스로의 의지대로 어찌할 수 없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서, 죽음보다 끔찍한 죽는 순간의 공포를 견디고, 죽는 일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 고작 그 몸에 대해 조작 가능한 것이라고는 누울 자리를 찾는 일 뿐이다.

여자가 일하는 접대업소가 인테리어 공사로 쉬는 기간 여자는 죽어 누울 자리를 찾아 온천 도시로 가서 여관에 숙소를 잡는다. 숲속의 아늑한 구석 쉽게 눈에 띄지 않을 곳 죽기에 안성맞춤이다. 만일 셋방에서 죽는다면 세든 사람들 모두에게 구경거리가 될 것이기에 그녀는 이 곳에서 홀로 죽을 작정이었던 것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두 남녀가 잔듸밭에 누워 밀회를 즐기고 있다. 죽기로 작정한 장소에서는 죽음의 그림자 대신 남녀의 사랑과 웃음이 흘러나온다.

여자는 왜 죽기로 작정한 것일까. 당대 여성에게 자살 동기는 남자의 배신이라는 상투성에서 벗어나기 어렵지만 그 상투성마저도 오랜 시대에 걸쳐 절대적으로 취약했던 여성의 위치를 생생히 드러낸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여러 영역에서 금기시되고 제한된 상황에서 경제력을 갖기 위해 평생 의존할 남자를 찾는 데 실패한 여성이 할 만한 일이 접대와 관련된 일만큼 흔치 않았으나 접대는 나이와 함께 소멸되어 가는 성적 매력을 뜯어먹고 사는 직업이었으므로 더욱 더 남자의 순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으리라.

죽으려고 맡아놓은 자리에 남녀가 있으니 여긴 내가 먼저찜했으니 좀 비켜주실래요? 할 수도 없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와도 또 그 다음 날 다시 와도 그들은 아침 일찍도 와서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죽을 자리에 누워 있는 남녀의 웃음소리는 여자가 죽기로 작정한 이유를 독자들에게 설명할 계기가 된다. 시대의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한 한 접대부는 자신을 향한 남자의 순정을 딱하게 여겼지만 그 순정에 중독되어 결국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을까.

남자의 성적 욕구에 기대어 생계를 유지하면서 그것을 순정으로 착각하는 오류로 인해 상처받는 게 운명이라면 이번 생은 이 형편없이 상투적이고 진부한 인생극장에 반전을 기대하며 낭비하지 말고 비상구라고 쓰인 희미한 표지판을 따라 성큼성큼 극장 밖으로 나가버리는 것이 다음 생에(혹시 있다면) 더 득이 될 것이다. 어차피 이번 생에 쌓이는 업보는 이번 생의 사회에서 통용되는 윤리적 가치와 규범으로 판단될 것이기에 더 살면 살수록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악이 선보다 클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지 않은가.

하지만 남녀의 웃음소리는 결국 자신의 웃음소리다. 환상과 꿈과 현실의 모호한 관계가 밝혀지기까지 여자의 심리는 뚜렷하지 않다. 다만 죽음에 이르는 삶의 권태라면 조금 더 일찍이 그러니까 젊고 천재적인 작가들이 폐결핵으로 푹푹 쓰러져 죽어 나가던 시대의 상투성이지 가속되는 산업화의 속도에 맞춰 미싱 돌아가는 소리가 대한민국 경제를 아래로부터 떠받들던 시대의 정서가 아니었다.

산업화의 그늘 속에 소외되고 외면된 그 죽음마저도 구경거리와 뒷담화 소재에 쓰일 하찮은 사람들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사회의 어둠 속에서 허락되지 않은 사랑을 하고 더더욱 허용되지 않은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그들과 우리의 경계를 나누었으며 그 경계는 얼마나 깊고 넓고 큰 것이었으며 또 이쪽과 저쪽은 얼마나 우연히 결정되는 것인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웃음소리와 그 속에 배어 있던 희망이 사랑이 이미 두 남녀의 죽음으로 밝혀지면서 웃음과 희망과 사랑이 죽은 것이므로 이제 다시 돌아가서 그것 없는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면 되는 것일까.

3일동안 여성의 환각과 잠 속의 꿈과 현실 사이의 몽롱함에서 깨어나서 그녀가 향할 곳이 그 시대에, 어느 곳이었을까


댓글 25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파워문화리뷰 [웃음소리/최인훈] "광장"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신*****리 | 2018.08.11 | 추천2 | 댓글4 리뷰제목
나는 사랑한다.그뿐이다.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 노랫가락마따나 지은 죄란 그밖에는 없다. 누구를 사랑하려고 했는가? 무엇을 사랑하려고 했는가?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 그건 아주 창피한 물음이다. 그런 말을 물으면 못쓴다. 중요한 건 내가 분명히 사랑하려고 헀다는 사실 그 한 가지다. 참으로 중요한 얘기다. 그런 탓으로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 <수囚> 중에서 - 『웃;
리뷰제목

나는 사랑한다.

그뿐이다.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 노랫가락마따나 지은 죄란 그밖에는 없다. 누구를 사랑하려고 했는가? 무엇을 사랑하려고 했는가?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 그건 아주 창피한 물음이다. 그런 말을 물으면 못쓴다. 중요한 건 내가 분명히 사랑하려고 헀다는 사실 그 한 가지다. 참으로 중요한 얘기다. 그런 탓으로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 <수囚> 중에서 -

 

『웃음소리』는 최인훈의 단편집이고, 단편 중 하나를 책의 제목으로 정했다. 사실, 『웃음소리』의 내용을 일일이 나열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 하다. 그 깊이를 내가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웃음소리』에서 느껴야 하는 것은 내용전개의 기발함이나 신선함 이런 게 아니라, 글이 전개될 때 묘사되는 그 느낌의 향기를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췌한 몇 문장만 실어보기로 한다.

 

그러자 그녀는 그 짜증스러움이 밖으로부터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맞은편 자리로부터 오고 있었다. 이맛전이 희부연 그 남자는 담배 연기 사이로  그녀를 뜯어보고 있었다. 몸으로 알 수 있는 그 남자의 눈길은 뭐 하는 계집인지 안단 말야 하는 투의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이 들자 그것은 무거운 고단함을 떠맡겼다. 그러자 그녀는 거의 날래다고 해야 할 움직임으로 핸드백을 열었다 줄칼은 없었다. 그러자 그녀 앞에 요즈음 들어 처음으로 부피 있는 느낌이 - 아득하도록 깊은 구렁텅이가 빠끔히 아가리를 벌렸으나 곧 인색하게 아물어졌다.

- <웃음소리> 중에서

 

최인훈의 소설은 소설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다. 더더군다나, <광장> 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차이나는 이 소설집에서 책에 나온 해설을 참고하여 보자면 <사실>주의 작품 계열>과 <반사실주의 작품 계열>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편의상 분류일 뿐, 사실 깊게 따지고 보면, 분위기는 모두 다르고, 그래서 최인훈의 책들은 아직까지도 계속 판매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록, 나는 도서관에서 빌려왔지만,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장을 음미하고, 흐름을 따라서 다시 볼 만한 구절들이 꽤 들어 있다. 최인훈 전집도 있던데,전부 다 사볼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게 조금 아쉽다. <광장> 스타일의 최인훈의 글은 별로 안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건데, 『웃음소리』를 보면서 이런 스타일의 분위기라면 줄 쳐 가면서, 나름대로 깊이 있게 탐구하면서 읽어도 좋을 걸 그랬다는 생각을 한다. 서평해야 할 책도 많고, 읽어야 할 책도 많아서 당분간은 최인훈의 소설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이 올 거란 기대를 해 본다. 웃음소리의 결말은 내게 신선한 충격까지 던져주면서, 내 삶에도 언젠가 신선한 충격 (물론, 좋은 쪽으로) 을 받게 되길 기대해 본다.

 

일주일을 더 묵고 그녀는 서울로 오는 열차를 탔다.

창가에 앉은 그녀는 가게에서 새로 산 줄칼로 골똘히 손톱을 다듬으면서 가끔 창밖을 내다본다.

올 때나 마찬가지로 창밖에서는 푸르게 더럽혀진 사막이 흘러가고 있었으나 그녀는 그 속의 한 푼경을 보고 있었다. 어느 사보텐의 그늘 속에 한 쌍의 남녀가 가지런히 누워 있다. 남자는 그녀가 모르는 얼굴이다. 여자는 사보텐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사보텐의 가시의 저편에서 여자의 짤막한 웃음소리. 손톱 다듬는 손이 저절로 멈춰지고 그녀는 홀린 듯이 그 웃음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아주 귀에 익고 사무치는 목소리였다. 암암하게 들려오는 소리. 그것은 바로 그녀 자신의 웃음소리였다.

- <웃음소리

 

 

댓글 4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최인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민* | 2015.08.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희뿌연 연기 속에 하나 하나 장면들이 그려지는 듯한 정황 묘사로 긴장감을 높인다.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담하고 당연한 듯 그리고 있어서 슬픈 소설이다. 내가 읽은 단편 중에 단연 최고로 꼽는 소설. 이 소설 때문에 최인훈의 다른 글들을 찾아 읽게 되었다. 주인공의 걸음걸이 숨소리까지 보여지는 첫 장면에 바로 매료되었고, 상상하지 못한 결;
리뷰제목

희뿌연 연기 속에 하나 하나 장면들이 그려지는 듯한 정황 묘사로 긴장감을 높인다.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담하고 당연한 듯 그리고 있어서 슬픈 소설이다. 내가 읽은 단편 중에 단연 최고로 꼽는 소설. 이 소설 때문에 최인훈의 다른 글들을 찾아 읽게 되었다. 주인공의 걸음걸이 숨소리까지 보여지는 첫 장면에 바로 매료되었고, 상상하지 못한 결말에 온 몸에 전율을 느꼈다. 이런것이 단편 소설의 예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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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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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최인훈의 출세작 그레이구락부와 웃음소리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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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0 | 201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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