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오늘의책
미리보기 사이즈비교 공유하기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

: 새파랗게 젊은 것과 고집불통 노인네가 모두 당하는 차별

리뷰 총점9.6 리뷰 4건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1주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678g | 152*224*30mm
ISBN13 9788952777577
ISBN10 895277757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는 말

1장 | 연령차별이 왜 문제인가
2장 | 우리 나이가 우리 자신이다
3장 | 나이 든 뇌가 뭐 어때서
4장 | 젊음이 아니라 건강이 중요하다
5장 | 섹스는 끝나지 않는다
6장 | 더 유능한 일꾼이다
7장 | 꼭 혼자서 헤쳐 나갈 필요는 없다
8장 | 생의 마지막 문턱에서
9장 | 연령차별을 넘어서라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이은진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에서 국제및공공정책학을 공부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비정부기구 APPA 인턴으로 일하며, 워싱턴 D.C. 시정부 아시아태평양 담당관실에서 번역 업무를 담당했다. 옮긴 책으로는 『슈퍼 브랜드의 불편한 진실』, 『위 제너레이션』,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 『아이아스 딜레마』, 『반기문과의 대화』, 『핀란드의 끝없는 도전』 외 다수가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수많은 조각이 딱 들어맞았다. 그러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이 하나 남았다. 내가 만년을 바라보는 시각과 살아 있는 현실이 이렇게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그동안 나는 왜 주변에 있는 많은 증거에서 위로를 받고 그것을 길잡이로 삼는 대신, 줄곧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만 믿었던 걸까? 그런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걸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데, 왜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우리가 아무런 비판 없이 신봉해온 그것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 문화의 무엇이 나를 비롯해 수없이 많은 사람에게 80대 혹은 90대의 삶에 대해 그토록 질겁하게 한 걸까? 이러한 질문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가려워서 긁다가 결국 책까지 쓰게 만든 이 질문의 답은 바로 연령차별이다. 어린 사람들을 무시하는 동시에 나이 든 사람들을 2등 시민으로 강등시키는 연령차별ageism. 연령차별이란, 사람의 나이에 근거한 차별 및 고정관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나 어떤 집단의 연령을 추측하고 그 연령에 근거하여 그(그들)에게 다른 느낌을 받거나 다른 행동을 한다면, 우리는 그에게 연령차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령차별은 잘 알려진 용어도 아니고 그리 눈길을 끄는 용어도 아니다. 그러나 여성운동이 평등권을 부르짖기 전에는 성차별sexism이라는 용어 역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 p.18~19

인종차별이나 성차별과 마찬가지로, 연령차별은 사회적으로 구축된 개념이다. 이 개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바뀌고 사회적·경제적 목적에 기여한다. 모든 차별이 그렇듯이, 연령차별 역시 집단들 간의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지속시킨다. 이 경우에는 젊은이와 더 이상 젊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지속시킨다. 인종차별, 성차별, 연령차별, 장애인차별, 동성애혐오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차별은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삶에 층층의 억압을 조장한다.
(…) 인종차별이나 성차별과 마찬가지로 연령차별은 우리의 모습이 어떠해 보이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지배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의 외형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가의 문제다. 연령차별은 권력을 손에 쥔 집단이 자기들보다 훨씬 어리거나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들을 억압하거나 착취하거나 침묵시키거나 단순히 무시하기 위해 손에 쥐고 있는 권력을 사용할 때 발생한다. (…) 무언가를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지레 짐작하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밀레니얼 세대를 두고 게으르다고 푸념하거나 “요즘 애들이 다 그렇지” 하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연령차별은 양날의 칼이다. --- p.19

자기에게도 언젠가 목소리가 떨리고,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걸음걸이가 흔들리며 어색해지는 날이 올 거라는 걸 어린 시절에는 상상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그런 착각 속에 살기가 쉽지 않다. 형벌과도 같은 심리적 압박이 점점 더 강하게 숨통을 조여 온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려고 애쓰지 않으면, 우리는 변해가는 자신을 미워하게 된다. 역사가 데이비드 해켓 피셔David Hackett Fischer는 젊은이와 늙은이를 구분하는 행동이 불러오는 해로운 결과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그런 태도는 무엇보다 당사자들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끼친다. 젊음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은 결국 자신의 내면을 향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편견이라는 것이 본래 그렇다. 늘 무지하고 대개가 적대적이다. (인종이나 성에 대한 편견과 달리) 연령에 대한 편견은 처음에는 자기와 다른 타인에 대한 혐오로 시작되지만, 결국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로 바뀐다. --- p.35

곧 우리 문화에도 이런 변화가 일어날 것만 같다. 지금은 피부색이 하얗다거나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원을 배분해주는 사회를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사람들은 그런 시스템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많은 영역에서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예폐지운동으로 위기에 처하기 전까지 노예제도는 미국 경제의 근간이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여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운동anti-apartheid movement이 폭발하기 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흑인들은 악랄한 분리 정책을 온몸으로 견뎌야 했다. 여성운동이 등장하기 전까지 여성들은 2등 시민이라는 사회적 지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모든 투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쉬운 투쟁은 하나도 없다. 미국에서 여성들이 선거권을 얻기까지는 거의 100년이 걸렸다. 노예제도의 추악한 유산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삶을 계속해서 망가뜨렸다. 새로 떠오르는 ‘장수’의 의미를 인정하고 깊이 숙고하는 문화를 발달시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도 대화는 시작되었다. 스탠퍼드 장수연구센터의 책임자 로라 카르스텐센Laura Carstensen의 말대로 “나이 드는 것과 오래 사는 것에 관한 하나부터 열까지”를 완전히 뒤집어엎자. --- p.62

성별, 성격, 외부 환경도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젊은 사람들은 행복이 상황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행복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코넬 대학교 웨일 코넬 메디컬 칼리지의 노년학자 칼 필레머Karl Pillemer의 말이다. 칼 필레머는 이것이 인지행동요법과 상당히 일치하고,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고 말했다. 바꾸어 말하면, 나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아주 효과적인 대응기제를 선물한다. “당신이 행복을 선택하지 않으면, 행복을 발견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라고 필레머는 말했다.
--- p.13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우리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만이 아니라
연령차별도 당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에이지즘에 던지는 새빨간 경고장

세상에는 다양한 차별이 존재한다. 인종차별, 성차별, 장애인차별 등등, 차별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어 집단 간 불평등을 정당화시킨다. 이러한 차별에 대해 실체를 고발하고 반기를 들지 않으면 차별은 개인과 집단의 삶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어 끊임없이 착취와 억압을 조장한다. 최근 서점가에서는 페미니즘 도서가 활발하게 판매되었다. 성평등을 위한 페미니스트들의 지속적인 활동이 열풍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꾸준한 노력 덕에 이제 우리는 페미니즘이라는 용어의 뜻을 사전 없이도 잘 알게 되었고, 그 주장에 공감하며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도 한다. 예전만 해도 이러한 것은 아주 미미한 목소리에 불과했는데 말이다. 인종차별이나 장애인차별, 성소수자차별도 마찬가지다. 자꾸 이야기하고 투쟁해나감으로써 우리는 불평등과 편견, 억압을 하나씩 철폐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 우리가 오랫동안 끈질기게 당해오면서도 문제시하지 않은 차별이 있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평생 한 번은 당하고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차별, 바로 연령차별(에이지즘ageism)이다. 우리는 우리가 그것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줄곧 연령차별을 당해왔다. 이것은 젊은 사람에 대한 차별도 포함하지만, 많은 부분 노인에 대한 차별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자주 나이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을 보낸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은 연령차별적이며,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 자신에게 돌아온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그 나이를 한 번씩 지나치기 때문이다.
신간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원제: This Chair Rocks)는 연령차별에 반기를 든 저자가 자신의 노년 생활과 여러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연령차별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연령차별’이라는 말은 1969년에 노인의학 전문의 로버트 버틀러Robert Butler가 만든 것이지만 그 후로 크게 회자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연령차별’이라는 용어를 전면적으로 사용하여 우리를 끈질기게 괴롭혀온 차별에 대해 소개한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고 공감을 얻기 힘든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장애인차별 등이 그러했듯 연령차별은 이제 그 억압에 반기를 드는 첫 단계에 진입했다.

그렇다면 연령차별이 왜 문제인가?

당신은 나이로 당신을 판단하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없어져야 할 차별적인 생각 중 하나라 여기고 분노하겠는가, 아니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로 넘기겠는가? 아마도 전자의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연령차별의 보이지 않는 폭력성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나이로 인한 불평등을 자연스럽게 여기고 스스로 억압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어떤 사람이나 어떤 집단의 연령을 추측하고 그 연령에 근거하여 그(그들)에게 다른 느낌을 받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바로 연령차별이라고 이야기한다.
연령차별은 다른 차별과는 다르게 결국 차별하는 주체에게로 그 화살이 돌아온다. 왜냐하면 “연령차별은 우리 자신의 미래에 대한 편견이자, 인간 존재의 보편적 조건과 연관된 유일한 차별”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나이 들어가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나이 든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현재의’ 자신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신과도 다를 거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역사가 데이비드 해켓 피셔David Hackett Fischer는 이렇게 젊은이와 늙은이를 구분하는 행동은 결국 해로운 결과를 남긴다고 말했다. “젊음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은 결국 자신의 내면을 향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연령에 대한 편견은 처음에는 타인에 대한 혐오로 시작되지만, 결국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로 바뀐다고 설명한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과 마찬가지로, 연령차별은 사회적으로 구축된 개념이다.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바뀌고 사회적·경제적 목적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젊음에는 긍정적인 이미지, 노년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지 않았더라면 ‘안티 에이징’ 산업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젊음은 좋은 것이고, 나이 듦은 나쁜 것인가? 이렇게 불만이나 편견 어린 생각이 경제적 이득을 주는 시대에, 우리는 만들어진 이미지에 속임을 당한 채 불필요한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가 연령차별을 똑바로 인식하고 고쳐나가야 하는 이유는 그 밖에도 무수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연령차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묵인한다면 그 차별의 화살은 반드시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늙어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기 나이를 부정해오다가, 나중에야 비로소 자신의 노년을 편안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곧 한 가지 근원적인 질문을 떠올린다. “내가 만년을 바라보는 시각과 살아 있는 현실이 이렇게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 그가 노년을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이 부정의 단계를 거친 이유는 아무런 비판 없이 수용되어온 나이 듦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이를 깨달은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러한 고정관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
사람들은 종종 상대방에게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시네요!”라는 말을 한다. 또 “늙어 보이지 않는” 것을 원한다. 나이 든 삶이 괜찮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상대방 또는 자기 자신을 노년과 동일시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노년의 삶을 실제로 들여다보면 그런 생각은 틀렸다. 저자는 “정상적으로 뇌가 나이 들면 정서적 성숙과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향상되고 행복감이 올라간다. 따라서 ‘행복의 U곡선’은 신경학적으로 근거가 있다”고 밝힌다. 저자는 노년학자 칼 필레머Karl Pillemer의 말을 빌려, “젊은 사람들은 행복이 상황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행복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도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건강, 성생활, 일의 능률 등등에서 당연히 젊은이들보다 뒤떨어질 거라 여기는 것에도 반박한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병들 거라는 생각, 나이가 들면 성생활이 확연히 줄어들 거라는 생각, 나이가 들면 일적으로 능력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 등등이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에 대해 반박하는 근거는 물론, 우리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 즉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까지 곁들인다. 그 중심은, 노년에도 젊은이 못지않게 건강하고 성적으로 활발하고 일도 잘한다는 1차원적인 것이 아니라, 나이 든 신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스스로를 편견에 가두지 않는 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노년에 관한 묘사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랜 기간 진행해온 인터뷰와 취재, 연구 조사 등을 바탕으로, 연령차별 논의가 왜 필요한지에 관한 이야기부터 연령차별의 구체적인 실상과 그에 대응하는 여러 행동 방안까지, 연령차별에 관한 A to Z를 모두 담았다. 따라서 이 책은 연령차별의 교과서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나이 듦에 대하여 “골포스트가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되, 아직 경기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스스로 노년에 관한 고정관념에 휩싸였던 저자가 낱낱이 풀어낸 차별과 편견에 대한 보고서인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회 곳곳에 숨은 고질적인 차별을 똑바로 마주하게 됨은 물론, 우리 자신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가장 뿌리 깊은 편견, 연령차별에서 벗어나려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나**기 | 2017.08.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동안이시네요.”이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지금까지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는 없었습니다. 저 역시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기분이 좋고 흐믓합니다. 우리는 왜 '젊다 혹은 젊어 보인다'는 말에 이렇게 반응할까요?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라는 책에서 애슈턴 애플화이트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 태도에 차별이 스며있다는 걸 알려;
리뷰제목

“동안이시네요.”


이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제가 지금까지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는 없었습니다. 저 역시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왠지 기분이 좋고 흐믓합니다. 우리는 왜 '젊다 혹은 젊어 보인다'는 말에 이렇게 반응할까요?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라는 책에서 애슈턴 애플화이트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 태도에 차별이 스며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애플화이트는 인간 사회에 인종차별, 성차별과 같이 연령차별(나이에 따른 차별)도 만연하다는 걸 알려줍니다. 그리고 나이에 따른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나자고 촉구합니다. 저자 자신도 “나이 드는 것을 생각하면 '막연한 불안'과 '속이 매스꺼워 죽을 것 같은 두려움' 사이의 무언가가 나를 잠식해온다”(8쪽)라며 연령차별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고백하며 논의를 시작합니다.


아직은 젊은 저도 나이드는 것을 생각하면 구부정해진 허리, 깊게 패인 주름살, 얼굴에 핀 검버섯 등이 먼저 떠오릅니다. 지하철역 계단에서 힘겨워하는 노인들을 보면 타임머신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나의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처럼 노년의 삶에 대해선 긍정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 역시 편견이라는 것을 저자는 알려줍니다.


“나의 미래가 지금의 나보다 못하다는 편견. 나이 든 내가 젊은 시절의 나보다 못하다는 편견. 이 편견이 '나이 부정'의 핵심이다.”(16쪽)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지금의 나와 만년의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이 관점의 기저에 나이에 따른 차별이 놓여 있습니다. 60세부터 100세 이상의 엄청나게 다양한 사람들을 그냥 '노인'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저자가 지적할 때 당연하게 불렀던 '노인'이란 말엔 엄청난 편견이 반영되어 있음에 놀랐습니다. 10세부터 50세를 같은 범주에 놓지는 않으니까요.


“우리 주변의 연령차별을 인식하고 나이 듦에 대해 좀 더 미묘하고도 정확한 시각을 가지도록 격려하고 행동에 나서도록 독려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애플화이트는 말합니다. 나이가 매우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는 한국사회에서도 연령차별이 존재합니다. 의식하기 힘들게 우리 문화에 스며있는 편견 중의 하나인 연령차별에서 벗어나 볼까요?


우리 안에 뿌리내린 부정적 편견


'청년'을 생각하면 미래, 열정, 도전 등 긍정적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애플화이트가 활동하고 있는 미국에도 태평양 너머 한국 사회에도 젊음은 숭배됩니다. 반면 '노년'을 떠올리면 어떤가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고,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신체의 변화를 수치스러워하게 만드는 문화 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저자는 연령차별이란 개념을 만든 로버트 버틀러 박사를 인용하면서 이런 문화는 나이 든 사람들을 다른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고 이들의 인권이나 안녕도 개의치 않게 만든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우리 사회에도 나이 드는 것이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로 논의됩니다. 얼마 있지 않아 병들고 노쇠한 노인들이 세상을 뒤덮어 나머지 세대는 이 노인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통을 겪을 것이란 관점이 지배적입니다. 연금도 건강보험 기금도 곧 바닥날 것이고 부족한 재원은 젊은이들의 희생을 통해 채워질 것이란 예상이 전 인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나이 듦을 사회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세대간의 반목을 조장합니다.


대체로 우리는 우리의 미래인 노년을 '추하고', '시대에 뒤떨어지고', '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바라봅니다. 또한 '나이에 걸맞지 않다'는 편견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성적인 활동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저자가 '성욕이 없는 노인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라'라고 말하는데 제게도 깊이 박혀 있는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노인들의 성생활을 생각하며 눈살을 찌푸리는 저를 보며 나이에 따른 편견이 제게 얼마나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노년의 재발견


과연 노년은 정말 이런걸까요? 저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모든 사람은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으로 각자 다른 모습으로 그리고 다른 속도로 나이가 듭니다. 우리 모두를 '노인'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없습니다. 노년은 혹은 나이 든 우리를 하나의 정형화된 이미지 안에 구겨넣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궤적이 어떠하든지, 우리는 사랑하고 놓아주면서 그 길을 항해해왔다. 자녀든, 집이든, 꿈이든, 살아오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과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의 총합이 지금의 우리다. 그것들이 우리를 지금 이 모습으로 빚었다. 이것이 바로 풍요롭고 깊이 있고 너무나도 소중한 'agefulness'다.”(83쪽)


나이가 든다고 자연스럽게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세월을 통해 얻은 경험들은 지혜를 얻는데 훌륭한 자양분이 됩니다. 은퇴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나이 든 사람들이 일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들은 세대 간 협력을 이끌어내며 혁신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은퇴한 사람들을 자원으로 바라보고 의미 있는 일을 찾을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꼭 지표로 나타낼 수 있는 경제적 성과를 창출해야 가치 있는 것이 아님을 주지해야 합니다.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은 가정에서의 돌봄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등을 통해 사회 공동체에도 분명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일하지 않고 자원을 축내는 존재들이 결코 아닙니다. 나이가 들었을 때 사람들은 좀 더 행복해집니다. 이 행복감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순간을 산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인지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도 순간을 산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현재를 살면 행복해진다.”(329쪽)


연령차별이 없는 사회를 향해


저자가 연령차별이라는 편견을 벗어나기 위한 출발점으로 제안하는 것은 '인정'입니다. 저도 세상에 태어나면서 시작된 나이 먹는다는 변화 과정을 받아들이고 '나이 듦=살아가는 것'이란 사실을 떠올리면서 편견을 깨는 과정을 시작합니다. 이 편견은 꼭 젊은 사람들만 가진 것은 아닙니다. 애플화이트는 어느 연령대에든지 늙지 않기를 바라는 것 자체로도 연령차별적 태도를 가진 것이라 말합니다.


노인장, 시니어, 어르신이란 표현을 버리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 칭하자고 저자는 제안합니다. “늙은이/젊은이의 구분은 없다. 우리는 다만 어떤 사람보다는 나이가 많고 어떤 사람보다는 나이가 적을 뿐이다.”(22쪽)라는 점을 마음에 새깁니다. “'young'이 매력적이라거나 시대를 앞서 간다거나 어리석다는 뜻이 아니듯, 'old'는 추하다거나 시대에 뒤처진다거나 현명하다는 뜻이 아니다.”(66쪽)라는 것도.


저자는 모든 연령에 친화적인 세상을 이루기 위해 이와 같은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실천 방법들도 말합니다. 특히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에겐 독서, 악기연주, 댄스, 그림그리기 등 뇌에 자극을 주는 활동을 지속하고 사회적 관계 안에 머물 것을 권합니다. 성욕이 여전하다는 것도 인정하고 신체 변화에 따라 성생활도 변화되어야 함을 언급합니다. 의존한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상호의존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진리"라는 점을 잊지 않기를 강조합니다.


"노인은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상기시키는 존재다.”(319쪽) 


“행복한 노년의 비결은 마지막까지 예측이 불가능하긴 하지만 인생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다.”(326쪽)


책의 마지막 장(9장)엔 다양한 정책적 제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회와 경제에 나이 든 사람들이 이바지할 기회를 늘리는 프로그램 마련, 지속적 직무 및 평생 교육시스템, 돌봄 노동에 대한 경제적 지원, 장기 요양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공/민관 협력 파트너십 개발 등 다양한 접근 방식들은 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는 데 시도해 볼 만한 일들이라 생각합니다.


참고: 애슈턴 애플화이트(Ashton Applewhite)의 TED 강연(Let's end egeism)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https://www.ted.com/talks/ashton_applewhite_let_s_end_ageism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에이지즘 ㅡ 연령차별에 대하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세* | 2017.02.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새파랗게 젊은 것과 고집불통 노인네가 모두 당하는 차별, 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우리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만이 아니라 연령차별도 당하고 있다!는 눈에 확 띄는 표지가 전부를 말해주는 책이었다. 에이지즘 - 연령차별에 관한 책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나이 먹어 당하는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노인,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얼;
리뷰제목

새파랗게 젊은 것과 고집불통 노인네가 모두 당하는 차별, 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우리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만이 아니라 연령차별도 당하고 있다!는 눈에 확 띄는 표지가 전부를 말해주는 책이었다.


에이지즘 - 연령차별에 관한 책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나이 먹어 당하는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노인,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얼마나 근거없이 깊이 각인되어 있는지에 대해 얘기를 하며 그에 대한 반박을 여러 문헌과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그런데 문제는 반박 자료가 자신에게 필요한 문구 달랑 한줄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지나치게 편협적이어서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르지만 논리적이지도 않고 보편적이지도 않은 생각을 누가 받아들여줄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성차별이란 용어와 같은 시기에 등장했다는 에이지즘이 성차별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인식되지 않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듦으로 인한 차별에 좀더 이론적으로 무장을 하고 싶어서, 또 나 스스로도 나이듦에 당당해지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책을 통해 확고한 이론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읽는 동안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어디에 근거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근거는 희박하지만 나이듦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말도 믿어보고 싶다. 영화 <은교>에서 "젊음이 노력에 대한 상이 아니듯 늙음이 잘못에 대한 벌이 아니라"는 말은 옳다고 본다. 에이징 프라이드까지는 아니더라도 한살씩 더해지는 나이를 부담스럽게 생각하지는 말아야겠다. 폭넓은 연령대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유연함과 지혜로움을 겸비한 멋진 언니가 되도록 늘 깨어있자.




*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우리말이 어려웠다


http://blog.naver.com/hjseo72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2016 결산] 성차별·인종차별만큼 지독한 '연령차별'…내 나이가 어때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눈* | 2017.01.02 | 추천3 | 댓글2 리뷰제목
40대 초반에 직장을 옮기기 위하여 면접을 여러 차례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나이가 어려서...’라는 이유로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최근에도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나이가....’라는 이유가 붙는 느낌입니다. 이번에는 많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맡을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방점이 찍히는 이;
리뷰제목

40대 초반에 직장을 옮기기 위하여 면접을 여러 차례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나이가 어려서...’라는 이유로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최근에도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나이가....’라는 이유가 붙는 느낌입니다. 이번에는 많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맡을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방점이 찍히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제 나이에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에 공감한다면 속셈이 무엇이냐는 싸늘한 시선이 되돌아올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것은 읽는 사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1969년에 로버트 닐 버틀러가 처음 사용한 에이지즘(연령차별)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사람의 나이에 근거한 차별 및 고정관념으로 정의합니다. 버틀러는 나이든 사람이나 나이 드는 과정에 대한 편견, 차별적 태도, 제도적 실체와 정책 등으로 정형화 혹은 영속화하는 것 등 연결되는 세 가지 요소를 조합하여 연령차별을 정의하였습니다.(Wikipedia. Ageism 참조) 나이가 드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연령차별은 불가피한 일이 아닙니다.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의 저자 애슈턴 애플화이트는 미국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면서 세상 모든 에 관심가지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 저자가 연령차별을 해소하는 일에 쌍지팡이를 짚고 나선 것입니다. 일단 “나는 한 번도 나이를 속인 적이 없다. 큰소리로 또박또박 ‘예순셋이에요’하고 말하는데 아무 거리낌이 없다.(7쪽)”라는 들어가는 말부터 마음에 쏙 듭니다. 그리고 보니 저와 동갑이군요. 일찍 머리가 세기 시작한 저는 염색을 하면 훨씬 젊어 보일 것이라는 말을 들어왔지만 염색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연령차별에 눈을 뜨고, 나이 듦에 대하여 좀 더 미묘하고도 정확한 시각을 수용하도록 촉구하고, 격려하고, 행동에 나서도록 독려하기 위하여 이 책을 썼습니다.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처럼 연령차별 역시 ‘권력을 손에 쥔 집단이 자기들보다 훨씬 어리거나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들을 억압하거나 착취하거나 침묵시키거나 단순히 무시하기 위해 손에 쥐고 있는 권력을 사용할 때 발생한다.(20쪽)’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알량한 힘을 자랑하기 위하여 선량한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양성평등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동성애자들도 자신의 정체성에 자긍심을 가지며 장애인 역시 장애사실을 감추지 않는 세상입니다. 나이는 장애가 아닙니다.


저자는 연령차별의 문제점을 짚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나이 듦의 실체, 나이 듦에 따른 정신과 육체의 건강, 그리고 성의 문제를 각각 나누어 다루고, 나이 들어 일을 하는 것, 문제해결을 위한 협력, 죽음에 즈음한 시기의 문제 등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연령차별을 넘어서야 하는 까닭을 설명합니다. 나이 듦과 관련된 문제를 다룬 2장부터 8장까지는 주제에 대한 문제를 제시한 다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제목으로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합니다.


연령차별의 문제점을 정리한 제1장 ‘연령차별이 왜 문제인가’에서 저자는 중세까지만 해도 어느 사회에서든지 소수의 나이든 사람들은 그 사회의 선생이자 문화의 보존자로서 대단한 존경을 받았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이 시절 나이든 사람들은 사회에 필요한 소중한 기술과 정보를 간직한 자로 사회적 지위를 유지했던 것입니다. 로마제국의 원로원이나 신생 미국의 장로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19세기를 지나면서 사회가 개방되고 인쇄, 통신매체를 통하여 정보가 급속하게 늘었을 뿐 아니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나이든 사람들의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20세기 중반 일었던 청년문화를 통하여 ‘젊음에 대한 숭배’가 자리 잡게 되면서 나이든 사람을 기피하고 심지어 혐오하는 사회적 현상이 대두되었습니다. 늙어감을 거부하는 현상은 노인산업이 급성장하는 부대효과도 창출해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늙어버린 자신을 확인하게 되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심하면 혐오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젊어지는 느낌’에 취해 있다 보면 우리 내면과 주변에서 활개 치는 연령차별을 알아채지 못하고 이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되는데, 심지어는 수명을 단축시키기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나이듦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평균 7.5년이나 더 오래 산다고 합니다.


저자는 나이듦에 대한 몇 가지 어처구니없는 믿음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낱낱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1. 노인들이 사회를 뒤덮을 것이다. 최근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현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베이비붐세대가 고령화되면서 일고 있는 현상에 불과하며, 앞으로 젊은 인구가 급증할 수도 있습니다. 2. 병들고 노쇠한 노인들을 돌보느라 나머지 인구가 옴짝달싹 못 할 것이다. 노인인구가 사용하는 의료비의 급증에서 나온 믿음으로 의료비 급증의 원인은 기술변화였다고 합니다. 3. 젊은이들을 희생시킨 대가로 노인들이 이득을 본다. 이는 세대간 갈등을 부추겨 이득을 챙기려는 정치적 속셈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합니다. 일자리 경쟁에 관하여도 같은 일자리를 두고 세대를 초월하여 경쟁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입니다. 4. 사회보장 기금과 메디케어 기금이 바닥났다. 미국의료서비스가 엉망인 이유는 장수 때문이 아니라 의료체계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즉 급성기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메디케어를 장애와 만성질환 환자를 관리하는 체계로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5. 우리에게는 장수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하지만 정부지출과 복지예산에서 노인을 위한 예산의 비중은 너무 작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 또한 정책실패를 노인들에게 전가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나이가 우리 자신이다.’라는 제목의 제2장은 나이듦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합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정년을 연장하기로 하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정년을 연장할 일이 아니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실 나이보다 젊어 보이거나 늙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이듦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특정한 연령을 기준으로 하여 젊다, 늙었다라고 생각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 할 것입니다. 하던 일을 놓고 물러난 노인들이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존재라고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이 오히려 빠르게 몰락하는 길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아흔 살의 나를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노년을 생각하면 반사적으로 따라오는 두려움을 없애주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무수히 많은 방법을 터득하여 노년을 잘 준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3장 ‘나이든 뇌가 뭐 어때서’는 나이듦에 따라오는 인지기능의 감퇴에 관한 내용입니다. 나이듦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지기능장애, 즉 치매 때문일 것입니다. 치료법 또한 아직 완전하지 않고 이러저러한 예방법 역시 분명한 것은 없습니다. 나이들면서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을 치매의 전조라고 생각하면서 두려워하기도 합니다만, 기억력이 떨어지면 메모하는 습관으로 보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치매를 병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편견입니다. 치매는 병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는 증상일 뿐입니다.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나이보다 빠르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이지만, 결국 나이듦에 따른 변화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다행히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속도를 느리게 해주는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요양시설 등 사회적 지원체계가 강화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그리 두려워할 일도 아닙니다.


제4장 ‘젊음이 아니라 건강이 중요하다’는 나이듦에 따른 신체건강의 변화를 주제로 합니다. 저자는 나이듦에서 중요한 것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젊음 유지’보다 ‘건강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사회에 불고 있는 동안열풍은 나이듦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산업체의 속셈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상현상에 불과합니다. 장수하는 집안도 있습니다만, 저자는 유전자가 장수에 기여하는 바는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소식(小食)을 하면 장수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122년을 살아 공식기록으로 가장 오래 산 프랑스의 잔 칼망할머니는 단 것을 좋아했고, 싸구려 적포도주와 기름진 음식을 즐겼으며 77살까지 담배를 피웠다고 하니 장수는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2010년 뉴욕타임스에 실린 ‘백세인들의 비결’이라는 기사를 보면 그 비결이란 운동, 절제, 가족 간의 유대, 사회적 유대 등, 생활양식이었습니다. 백세인들은 자신이 건강하고 행복한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계속 일을 해왔으니, 복 받은 거죠. 일을 시작하세요. 명랑하게 사세요. 그리고 재미를 느낄 만한 걸 찾으세요. 태도가 전부예요.(175-176쪽)”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연령차별에 찌든 고정관념을 거부하라!’라는 생각을 가지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습니다.


제5장 ‘섹스는 끝나지 않는다’는 나이가 들면 성욕도 사라질 것이라는 편견을 다룹니다. 사람들은 결코 섹스를 그만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의 몸과 함께 변화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섹스에 발기나 오르가슴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면 성교의 우선순위를 다시 매겨야 한다는 것인데, 나이가 들수록 성적자극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삽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든 종류의 성관계를 포괄하는 간접성교는 성관계를 더 오래 지속하게 해주고 상대와 대화를 나눌 여지도 많아집니다.


제6장 ‘더 유능한 일꾼이다’에서는 나이가 들어 일을 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나이 든 미국인들은 일을 해도 욕을 먹고 안해도 욕을 먹는다(231쪽)”라고 합니다. 일을 하면 젊은 사람들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비판받고, 일을 하지 않으면 젊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욕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든 근로자들은 앞서도 말한 것처럼 젊은 근로자의 일자리와 경쟁관계에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근로소득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젊은 근로자들의 고용이 증대되는 효과를 창출한다는 설명입니다. 과거 열심히 일한 근로자들이 여생을 편하게 보낸다는 의미의 은퇴는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될 것입니다.


제7장 ‘꼭 혼자서 헤쳐 나갈 필요는 없다’는 나이가 들수록 고립이 위험하다는 점을 깨우치고 있습니다. 사회 연결망이 나이든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요소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서로 돕는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다만 협소한 관계보다는 다양한 연령의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권유합니다. 세대 간의 갈등을 풀어내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도움을 주는 사람도 소소한 기쁨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도움을 청하게 되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제8장 ‘생의 마지막 문턱에서’는 삶을 마무리하는 단계를 이야기합니다. 사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입장이 바뀌면 황소가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을 인용하여 나이를 먹을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원하는 바를 미리 정리해두기를 권합니다. 제9장 ‘연령차별을 넘어서라’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나이듦에 대한 편견을 불식하고 차별을 철폐하라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어렵고 힘든 일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도 편견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가진 능력입니다. 그 능력을 그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쓸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가 큰 손해를 보는 일입니다.

댓글 2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한줄평 (1건) 한줄평 총점 10.0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천* | 2018.01.11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