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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매튜

안녕, 매튜

: 식물인간이 된 남동생을 안락사시키기까지 8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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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26g | 140*210*30mm
ISBN13 9788998933173
ISBN10 8998933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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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캐시 란젠브링크
Cathy Rentzenbrink
1973년 1월,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에 있는 콘월에서 태어났다. 글쓰기와 책을 좋아하는 소녀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남동생 매튜가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상태에 빠지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8년의 시간이 흐르고, 가족들은 영혼의 흔적이라고는 조금도 찾을 수 없는 매튜의 공허한 눈을 보며 이것이 그를 위한 일이 아님을 깨닫고 ‘매튜를 가슴 깊이 사랑하기에 할 수 있는 최후의 행위’로 법원에서 안락사를 허가받아 그를 떠나보냈다.
사랑하는 동생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제 손으로 죽였다는 자책감과 파도처럼 밀려오는 우울증에서 자신의 삶을 건져내기 위해 그녀는 펜을 들어 ‘죽음보다 더욱 끔찍한 운명’에 대해 진솔하게 써내려갔다. 이 책은 우리가 사랑하기 때문에 지불할 수밖에 없는 가혹한 대가에 관한 이야기로, 출간 즉시 영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과 위로를 심어주었다.
“이 이야기는 고통에 침몰당한 누군가를 지켜봐야 했던 사람, 혹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 혹은 자신을 영원히 뒤바꾼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은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나의 슬픈 이야기가 도중 어디에선가 사랑 이야기가 되었듯, 당신의 이야기도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역자 : 서가원
경기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글밥아카데미 수료 후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아름다운 지혜가 담긴 책들을 번역하는 일에 보탬이 될 수 있어 항상 감사하고 있다. 역서로는 『두 도시 이야기』(공역), 『사자가 된 남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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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튜 곁에 앉아 그가 숨 쉬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사이 옆의 다른 환자였던 알렉스가 숨을 거두었다. 알고 보니 그는 심각한 뇌출혈 증상이 있었고,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뇌사 판정을 받아 인공호흡기의 전원도 꺼졌다.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며 행운을 빌어주는 여자친구의 얼굴을 차마 지켜보기 힘들었다. 죽은 사람이 내 남동생이 아닌 그녀의 남자친구라는 사실에 안도하는 내 마음을 도저히 알게 할 수 없었다. --- p.43

매튜의 친구였던 한 소녀는 지난 5년 동안 개근 기록을 세워 트로피를 받았다. 이후 교장 선생님이 그 소녀의 부모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소녀의 손위 형제 두 명도 학교에 다니는 내내 개근을 놓친 적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나는 그 가족이 모두 성인으로 무사히 잘 성장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잔병치레도 하나 없었다는 사실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는 매튜의 사고와 그로 인한 모든 일들 때문에 매튜가 학교에서 이룬 성과를 편히 기뻐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집에 계시는 부모님이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몸이 튼튼한 저 가족과 비교당하는 경험을 하느니 차라리 오시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p.86

매튜가 집으로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폴리가 세상을 떠났다. 우리 가족을 대신해 폴리를 동물 병원에 데려갔던 가게 손님이 흐느껴 울며 말했다. “너무 안타까워. 강아지를 잃는 게 얼마 나 끔찍한지 나도 알아. 자식을 잃는 것만큼 마음이 아프지.”
순간 키득하고 웃음이 새어 나갈까 봐 걱정됐다. 매튜가 이 지경이 됐는데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우스웠다. 적어도 폴리는 빨리 죽지 않았는가. 단 몇 초였지만 나는 처음으로 매튜가 사고에서 목숨을 건지지 않는 게 나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 p.101

나는 매튜의 곁에 앉아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지독한 암흑이었다. 한 줄기 빛도, 무언가 존재한다는 신호도 없었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프랑스에서 밝고 활기차게 지내다 왔다고 말하며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매튜는 떠나고 없었다. 차라리 사고가 났던 날 밤 매튜가 죽었다면 그에게도 모두에게도 더 나았으리란 사실을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신했다. --- p.144

굳이 죽으려 시도할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궁지에 몰린 불쌍한 내 심장이 그냥 박동을 멈춰버릴 것 같았다. 나의 애처로운 몸뚱어리에 슬픔 가득한 피를 공급하느라 너무 고생해서 탈이 나버리는 것이다. 전쟁에서 폭격을 맞거나 다리에서 투신하며 굳이 극적인 사건을 벌이지 않아도 알아서 심장이 부서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심장이 스스로 할 만큼 다 했다고 결론을 내버릴 것 같았다. --- p.238

매튜의 재는 화장터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심지어 50년이 지난 항아리들도 있었다. 서두를 필요가 어디 있는가? 결국, 우리는 아직 슬픔의 파티장 안에 있다. 그곳의 시계는 규칙이 없으며, 바의 문은 늘 열려있다. 언젠가는 당신도 그곳의 입장권을 받을 것이다. 손목에 도장이 있으면 입실과 퇴실을 할 수 있지만, 꼭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실수는 파티장 밖을 나섰을 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p.294

나의 슬픈 이야기는 도중 어디에선가 사랑 이야기가 되었다. 나는 사랑을 실천하고 희망을 품는 것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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