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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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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 원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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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92쪽 | 454g | 128*188*30mm
ISBN13 9791186009932
ISBN10 1186009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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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오스틴 라이트
AUSTIN WRIGHT
1922년 미국 뉴욕 주 용커스에서 태어난 오스틴 라이트는 1943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1948년 시카고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1959년 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신시내티 대학의 영문학과에서 거의 40년 동안 깐깐하지만 덕망 높은 교수로 재직했다. 그가 강의한 현대문학과 창작 수업은 학생들에게 열띤 호응을 얻었고, 그가 주최한 세미나들은 항상 정원이 다 찼다. 라이트는 좋은 글쓰기의 기술적인 면에 관심이 많았고, 학생들이 마치 현미경으로 생물체의 DNA를 찾는 것처럼 소설을 낱낱이 해부하고 분석하길 바랐다. 그가 짠 소설의 플롯들은 종종 ‘풀어야 할’ 퍼즐처럼 보였고, 주요 테마인 남녀 관계에 대한 통찰은 위트 있으면서도 아이러니한 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액자식 구성을 띤 독특한 소설 『토니와 수잔』은 신시내티 대학 영문과에서 재직할 당시 그가 쓴 다른 소설들에 비해 별로 인기가 없었지만 1993년 초판 출간 이후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증쇄를 거듭했다. 이 책은 2003년 그가 사망하기 전에 영화 판권이 팔렸고,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영화 「싱글맨」으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치른 톰 포드의 두 번째 장편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로 제작되어 2017년 1월 개봉하게 되었다. 원작소설을 충실하게 그려냈다는 평과 함께 높은 완성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영화는 2016 제73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독자와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오스틴 라이트의 다른 저서로는 『Camden’s Eyes』, 『After Gregory』, 『Telling Time』, 『Disciples』 등이 있다.
역자 : 박산호
저자 소개

"오스틴 라이트 AUSTIN WRIGHT
1922년 미국 뉴욕 주 용커스에서 태어난 오스틴 라이트는 1943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1948년 시카고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1959년 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신시내티 대학의 영문학과에서 거의 40년 동안 깐깐하지만 덕망 높은 교수로 재직했다. 그가 강의한 현대문학과 창작 수업은 학생들에게 열띤 호응을 얻었고, 그가 주최한 세미나들은 항상 정원이 다 찼다. 라이트는 좋은 글쓰기의 기술적인 면에 관심이 많았고, 학생들이 마치 현미경으로 생물체의 DNA를 찾는 것처럼 소설을 낱낱이 해부하고 분석하길 바랐다. 그가 짠 소설의 플롯들은 종종 ‘풀어야 할’ 퍼즐처럼 보였고, 주요 테마인 남녀 관계에 대한 통찰은 위트 있으면서도 아이러니한 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액자식 구성을 띤 독특한 소설 『토니와 수잔』은 신시내티 대학 영문과에서 재직할 당시 그가 쓴 다른 소설들에 비해 별로 인기가 없었지만 1993년 초판 출간 이후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증쇄를 거듭했다. 이 책은 2003년 그가 사망하기 전에 영화 판권이 팔렸고,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영화 「싱글맨」으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치른 톰 포드의 두 번째 장편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로 제작되어 2017년 1월 개봉하게 되었다. 원작소설을 충실하게 그려냈다는 평과 함께 높은 완성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영화는 2016 제73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독자와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오스틴 라이트의 다른 저서로는 『Camden’s Eyes』, 『After Gregory』, 『Telling Time』, 『Disciples』 등이 있다. "

역자 소개

박산호
한국외국어대 인도어과와 한양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브루넬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는 제이슨 매튜스의 『레드 스패로우 1, 2』, 『레드 스패로우 3, 4_배반의 궁전』, 마이클 돕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 3』, 로렌스 블록의 『무덤으로 향하다』, 『아버지들의 죄』, 『어둠 속의 일격』, 『살인과 창조의 시간』,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 시리즈, 『얼음 속의 소녀들』, 맥스 브룩스의 『세계대전 Z』, 스티븐 킹의 『다크 타워』,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 페터 회의 『콰이어트 걸』, 알렉스 어빈의 『퍼시픽 림』, 마이클 코넬리, 제프리 디버 등 스물두 명의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작가들의 글을 엮은 『라인업』, 『페이스 오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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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부부였던 비현실적인 시절에는 에드워드가 쓴 글을 그녀가 읽어야 하는지가 주된 쟁점이었다. 글쓰기 초보였던 그의 글을 수잔은 의도했던 것보다 더 가혹하게 비평했다. 그 민감한 주제 때문에 수잔은 곤혹스러웠고, 에드워드는 분개했다. 그런데 그 편지에서 에드워드가 이 소설은 정말 잘 썼다고 했다. 그동안 삶과 글을 쓰는 데 필요한 기교에 대해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 보여주고 싶다며, 그녀가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주었으면 한다고 썼다. 그녀는 그에게 최고의 비평가였다고.
--- p.9

에드워드가 자신이 쓴 책을 그녀가 단순히 읽어주기만을 바란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이건 분명 뭔가 개인적인 의도이자, 그들의 죽어버린 로맨스의 새로운 반전이 틀림없다. 에드워드가 자신의 원고에서 뭐가 빠졌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편지를 보면 모르는 것 같았지만 거기에 숨겨진 다른 메시지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잔과 에드워드를 위한 은밀한 사랑 노래인가? 이걸 읽고 여기서 빠진 걸 찾아봐, 수잔.
--- p.12

빌어먹을, 이런 식으로 도로를 막으면 어떡해. 토니는 절대 경적을 울리지 않겠다는 신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빠르게 한 번 울렸다. 앞에 있던 차가 휙 달려 나갔다. 그는 순간 속도를 내서 반대편 차를 지나쳐 다시 오른쪽 차선으로 돌아왔는데 조금 창피한 기분이 들었다. 천천히 달리던 차는 이내 뒤처졌다. 앞으로 휙 치고 나갔던 차도 다시 속도를 늦췄다. 토니는 그 차의 운전기사가 상대편 차가 다시 게임을 시작하길 기다리고 있다는 짐작이 들어서 차선을 빠져 나오려고 했지만, 앞에 있던 차가 갑자기 차를 왼쪽으로 홱 틀어서 그의 진로를 막는 바람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토니는 상대편 차가 자신과 게임을 하려고 한다는 걸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 p.23

“어디 가는데?”
“메인에 가려고 하던 참이요. 그냥 메인에 가던 중이라고.”
“메인에 뭐가 있는데?”
토니는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마치 그를 괴롭히는 덩치 크고 심술궂은 아이들에게 저항하는 소년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남자가 토니를 향해 걸어왔다. “메인에 뭐가 있냐고 내가 물었잖아?”
그 남자가 바짝 다가오자 양파와 달콤한 술 냄새 같은 게 풍겼다. 그는 토니의 얼굴을 마주 보고 있었다. 마르긴 했지만, 이 남자가 그를 파괴할 수 있을 거라는 걸 토니는 알고 있었다.
--- p.39

이 얼마나 슬픈 일이야. 그녀는 생각했다. 앞으로 듣게 될 소식, 아무도 말은 안 하지만 모두 예상하고 있는 그 소식에 얼마나 크나큰 슬픔이 담겨 있는지. 그녀는 에드워드가 용납했을 만한,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들을 애써 찾아봤지만 하나도 찾지 못했다. 이렇게 슬픔에 빠져드는 동시에 에너지가 느껴졌는데 이게 그녀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인지 아니면 자신이 써가는 이 이야기를 신나게 즐기는 에드워드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에드워드가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걸 보면 그녀도 기운이 솟구칠 것 같았다. 그녀는 그 끔찍한 발견을 슬픈 와중에도 탐욕스럽게 기다렸다.
--- p.113

그는 자신이 최근에 한 행동들을 빛이 비치는 화면에서 보고 거기에 서린 공허함이 드러나는 걸 봤다. 한 시간 전 도로에서의 폭주는 그가 가지지 못한 뭔가를 감추기 위한 표현이었을 뿐이다. 그 폭로된 사실이 과거로 파고 들어가 마침내 그 재앙에까지 이르렀다. 거기서 찾아낸 건 가짜 혹은 가식밖에 없었다. 그는 가짜 감정을 연기한 것이다. 토니는 두려워졌다. 그 허위의 심연 때문에 두려워진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걸 알아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다른 사람은 절대 알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건 비밀이다. 그는 저물어가는 오후, 집에서 자신의 영혼을 찾아봤지만 고도로 계산된 슬픔의 전시 밑에는 하얀 무관심만 보였다. 그리고 그 무관심이 지겨운 짜증과 격노로 변한 걸 봤다. 토니는 비탄이 그에게 준 특권들을 알아봤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건 그가 그들을 어떻게 속여 넘겼냐는 점이다. 그는 가식적인 인간으로 슬픔의 제스처들을 위조했다.
--- p.230

“당신 손으로 레이를 죽이고 싶나요?”
“나 때문에 자신이 죽어간다는 걸 그가 알았으면 좋겠어요.”
“아하.” 그녀는 주먹을 쥔 손으로 다른 손을 퍽 쳤다. “당신은 놈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 알기를 원하는 게 아니에요. 거기엔 눈곱만큼도 관심 없어요. 당신은 놈이 당신을 그런 식으로 다치게 해놓고 그냥 빠져나갈 순 없다는 걸 알리고 싶은 거예요. 당신의 자존심 때문에 그런 거라고요.”
“놈이 내게 그런 짓을 해놓고 그냥 빠져나갈 순 없어요.”
--- p.249

토니의 세계는 수잔의 세계와 닮았다. 그 한가운데에 있는 폭력만 빼면. 그런데 그 폭력 때문에 둘의 이야기는 전적으로 다르다. 이런 불운을 목격하도록 유도돼서 내가 얻는 게 뭘까? 수잔은 궁금했다. 이 소설은 토니의 인생과 내 인생 사이의 차이를 확대시키는 걸까, 아니면 우리 둘을 합치는 걸까? 이건 날 위협하는 걸까, 아니면 달래주는 걸까?
그런 질문들이 그녀의 머리를 스쳐갔지만 잠시 독서를 중단했는데도 아무 답도 떠오르지 않았다
--- p.335

“사적인 질문 하나 합시다. 우리끼리니까 괜찮죠? 레이 마커스를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해요?”
그 질문에 토니는 경악했다. 이 무슨 기묘한 표현인가? “당신이 뭘 할 수 있는데요?”
바비 안데스는 그 질문을 잠시 생각해보는 것 같았다.
“뭐든 당신이 원하는 대로.” 그가 말했다.
“난 당신이.”
“난 잃을 게 없어요.”
토니는 그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바비 안데스가 말했다. “내가 질문을 다시 해볼까요? 이렇게 표현해보죠. 레이 마커스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해 당신은 어느 선까지 갈 용의가 있죠?” 그는 또 새 담배에 불을 붙였다.
토니는 생각했다. 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그사이에 바비 안데스의 말이 들렸다. “법의 엄중한 절차를 벗어날 용의가 있소?”
--- p.365

그녀는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으로 자신이 쓴 비평을 봉투에 넣고 봉했다. 그때, 그가 그녀를 보러 오겠다고 전화하지 않았고, 그녀가 물어볼 수 없었던 모든 질문들, 예를 들면 왜 그녀에게 그 원고를 보냈고, 왜 그런 책을 쓰게 됐고, 그들이 이혼한 진짜 이유는 뭐였는지, 와 같은 질문들이 떠오른 그녀는 퍼뜩 꿈에서 깨어나 그 편지를 찢어버렸다.
--- p.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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