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09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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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쪽수확인중 | 498g | 265*200*15mm |
ISBN13 | 9788994041070 |
ISBN10 | 8994041079 |
KC인증 | ![]() 인증번호 : - |
출간일 | 2009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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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쪽수확인중 | 498g | 265*200*15mm |
ISBN13 | 9788994041070 |
ISBN10 | 8994041079 |
KC인증 | ![]() 인증번호 : - |
뉴욕 타임스 선정 10대 그림책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어워드 명예상 미국 학부모 선정 도서 금상 일본 도서관협회 선정 도서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미술 부문 수상 주인에게 버려진 개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하는 이에게 버림받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도로에 귀찮은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개 한 마리가 도로 한가운데 버려집니다. 탁월한 데생과 따스한 이야기로 모든 연령층의 독자를 매혹시켜 온 가브리엘 뱅상의 그림 이야기집. 연필과 목탄을 이용한 데셍을 통해, 일상에서 발견하는 삶의 진실, 작은 행복, 단순하게 사는 삶 등을 이야기합니다. |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당시 큰외삼촌이 시골에서 동물 농장을 경영했는데, 각종 동물이 있었고, 동물들을 외부의 손길로 부터 지키는 감시견도 많았다. 감시견이라고 해서 혈통이 유구한 그런 종은 아니었고 잡종견이 더 많았다. 아마 잡종견의 새끼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주 하얀 강아지 한 마리를 시골에서 데려와 집 마당에서 키웠다. 지금 기억해도 아주 귀여운 녀석이었는데, 이 녀석을 품고 동네 골목에 놀러 나갔다가 형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형 친구들은 강아지를 받아 쥐고는 위로 던지고 받아내고 하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아니나 다를까, 얼굴이 까맣고 안경을 쓴 형의 친구가(라고 쓰고 자식이라고 읽는다) 강아지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강아지 코에서 코피가 났다. 그 이후로는 자세한 정황이 기억나지 않는데, 나는 평생 형의 그 친구(라고 쓰고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읽는다)를 미워하게 됐고 강아지는 오래 살지 못하고 죽었다.
당시에는 개를 키운다는 게 지금과 많이 달라서 동물병원이 많지도 않았고 대부분 마당에 목줄을 채워 기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왜 죽었는지 정확한 원인도 알지 못 했고 어린 마음에 많이 슬펐던 걸로 기억한다. 하얀 강아지가 죽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골목 어귀의 동네 아주머니가 그 집 개가 낳은 새끼를 5,000원에 판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을 하러 갔었다. 주로 어두운 색 계열의 강아지가 많았는데, 나는 거기서 까만털의 강아지 한 마리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얀 강아지가 힘 없이 죽는 모습을 봐서 그랬는지, 이 녀석을 훈련 시킨다고 박스에 넣고 이리 저리 흔들었던 기억도 난다. 아무튼 까만털의 강아지와 함께 나도 자랐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이 녀석이 새끼를 많이 낳기도 했다(괜히 마음이 더 슬퍼질까봐 차마 그녀석의 이름도 쉽게 쓰지 못 한다).
개를 키울 수 없는 집으로 세 들어 이사하게 되면서, 6년 정도 키우던 이 녀석을 시골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헤어지던 그날 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비가 많이 내리고 천둥까지 치는 그런 밤이었다. 흐르는 게 비였는지 내 눈물이었는지 트럭 화물칸에 묶여 꼬리를 내리고 벌벌 떨던 녀석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이야기인데 이 녀석과 관련된 기억을 뒤적거리다보면 가슴 한 켠이 싸해진다. 마치 첫사랑 처럼, 생각하면 아련하고 보고 싶어진다.
그때만해도 집을 잃어 방황하는 개는 있었어도,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개는 보기 드물었다. 떠돌이 개가 없는 건 아니었으나 지금처럼 유기견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지도 않았고, '반려견'이라는 말로 인간과 거의 동등한 대우를 받지도 못 했다. 이래저래 '동물권'이라고 칭하는 동물들의 권리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활 환경 또한 나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수가 많아지는 만큼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 그림책은 도로 위의 달리는 차에서 개가 버려지면서 시작된다. 개를 버리는 매정한 손, 자신을 두고 떠나는 차를 미친듯이 쫓는 개 한 마리. 개는 달리고, 또 달리고, 또 달린다. 차 안의 주인(이라고 쓰고 개만도 못한 놈들이라고 읽는다)이 힐끔 돌아보는가 싶더니 차는 개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만다. 개는 그 자리에 앉아 주인의 흔적을 코로 쫓는다. 지나가는 차를 살피고 도로 위에서 냄새를 맡다가 차에 치일 뻔한다. 그리고 개를 피하려는 차가 반대편에 오던 차와 '꽝!'하고 충돌을 하게 된다. 차는 불길에 휩싸이고 소방차가 오고 경찰들이 오고 사람들이 몰려 든다.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버려진 개의 심정이, 버려진 개의 현실이 이런 교통사고와 같은 큰 사건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도 개의 외로움을 부각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동물권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현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유기견 관련 이슈는 이대로 두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정말 개를 사랑해서 기르는 것인지, 단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개를 키우는 것인지 엄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
책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글 하나 없는 크로키로 그려진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책이라고 해서 궁금해서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로 처음에 나오는 개가 차에서 버려지는 장면이다.
툭...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따뜻한 보살핌 아래 살았을 개는 그렇게 순간 버려졌다.
15년 넘게 개를 키우고 있는 애견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고 울컥한 느낌이 들었다.
개를 키우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한 생명을 거두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개가 늙어가면서 아파하는 모습을 봐야하고, 언제가는 떠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
병원비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가고 나의 시간을 할애하여 개에게 쏟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단 한 순간도 개를 버려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그만큼 우리 가족에게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이 개도 누군가의 가족이었을텐데... 그 가족이라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심정이 어떨까?
한동안 차를 뒤쫒는 개의 모습에 너무나도 가슴아팠다.
대충 그린 듯 하지만, 그림 안에 글로도 표현하기 힘든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글씨라곤 하나도 없고 연필로 그냥 쓱쓱 그린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그렇다보니 지우개로 지우면 지워질 것 같은 생생함이 피부로 와 닿는다. 그림 속의 개가 떠돌아다니는 모습이 진짜 같아 내 눈앞으로 툭 튀어나올 것 같다. 길을 가다 떠돌이 개를 보면 선뜻 만지지 못하는 망설임이 이 개를 보면서도 느껴져서 마음이 찡했다. 글도 없고 색감도 없이 형태만 그려진 개의 모습인데도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혼자임을, 떠돌아다니고 있음을, 그리고 종종 외롭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딘가 목적지가 있었을까? 이 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큰 사고를 낸다. 도로에서 이 개를 피하려던 차들끼리 서로 피하면서 사고가 났고 인명피해도 났을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사고를 멀리서 지켜봐야 했던 개. 그 모습이 너무 쓸쓸해서 마음이 울컥했다. 사람들을 신경 쓰느라 이 개의 존재에 대해선 누구하나 신경 쓰지 않았지만 만약 그 사고의 원인이 이 개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사람들의 분노가 엄청 났을 것 같다. 나라도 죽일 듯이 쫓아가 해코지를 했을 것이다. 그 상황들이 마음 아파 생생한 그림을 보면서 지우개로 지우고 싶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행복한 일만 겪을 수 없듯이 이 개에게도 이왕이면 좋은 일들이 있었으면 싶었다.
이름도 없는 떠돌이 개. 밥은 먹고 다니는 지 잠은 제대로 자는 지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곁에 아무도 없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 개에 빙의 돼 내 모습도 저럴 때가 있었다며 스스로 울적해 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까, 그냥 떠돌이 개 한 마리의 이야기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울컥하는지 모르겠다. 외로움 때문일까?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는, 평생 털어 낼 수 없는 외로움 때문이었을까? 그런 마음을 달래주었던 건 책의 말미에 나오는 개와 한 아이와의 만남이었다.
내가 어릴 때였다면 떠돌이 개에게 선뜻 다가갔을지 모르나 책 속의 아이처럼 개를 관찰하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개를 거부하지 않을 용기가 지금은 없다. 자신에게 몸을 부대끼는 개를 피하지 않으면서도 손은 선뜻 내밀지 못하는 아이지만 곧 그 개를 쓰다듬어 줄 것을, 밥은 먹었냐며 어디서 왔냐며 말을 걸어 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 개를 보니 어쩔 수 없이 어렸을 때 우리 집에서 키웠던 개가 생각난다. 내 친구가 되어주고 가족의 역할까지 해주었던 개. 유일하게 내가 기억하고 있던 개. 우리 집에서 살면서 그 개는 외롭거나 쓸쓸한 적은 없었을까? 괜히 그 시절 키웠던 개까지 생각나면서 마음이 스산해진다. 처음으로 그 개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보고 싶다고. 어린 시절 통학하는 그 먼 거리를 나를 따라와 주어서 고마웠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