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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부는 사나이

문학동네소설상-15이동
리뷰 총점7.5 리뷰 10건 | 판매지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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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41쪽 | 520g | 153*225*30mm
ISBN13 9788954609784
ISBN10 895460978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는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한 발짝 한 발짝, 아직은 멀리 있는 그들을 향해.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게 될 또다른 세계를 향해.

제15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작가는 오직 쓰고 있을 때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끝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지라도.
그러므로 내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말은 열심히 쓰겠다는 한마디뿐이다.
_‘수상소감’에서

신인을 만나는 것,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게다가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라면, 이미 말을 보탤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닐까.

아직까지도 독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은희경의 『새의 선물』과 전경린의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치밀하고 발랄하고 경쾌한 필체 속에 소설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녹여냈던 이해경의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 ‘진정,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또하나의 해답을 내보이며 폭발적인 서사의 힘을 보여준 천명관의 『고래』, 역사에 대한 전복적인 해석과 불온한 발상, 상식을 벗어난 신선한 상상력이 돋보인 박진규의 『수상한 식모들』과 김언수의 『캐비닛』, 그리고 다시, 극적인 효과를 겨냥한 과장기나 포즈에 대한 유혹으로부터 초연한 서술의 품위를 보여준 김진규의 『달을 먹다』……

문단에서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문학동네소설상의 출간은 매년 기다려지는 일이다.

2008년 수상작을 내지 못한 만큼, 2009년 수상작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컸을 터.

제15회 문학동네소설상의 수상작은 『피리 부는 사나이』. 정체 모를 남자의 피리 소리를 따라 진실을 찾아가는 이 매혹적인 성장소설의 부름에 독자들은 기꺼이 뒤를 따를 것이다.

엇갈리는 청춘의 사랑, 컴컴하고 단단한 알에서 깨어나게 하는 진하고 운명적인 우정.
정체 모를 사나이의 피리 소리를 뒤쫓아가는 진실조각 맞추기!


2004년의 봄, 한 사립대학의 신입생인 ‘나’는 수업이 끝나면 대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 책을 읽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를 매료시킨 해질녘의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풍경 한가운데에서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수연을 만난 ‘나’는 곧 그녀와 가까워진다. ‘나’와 수연은 종종 엉뚱한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나’는 수연이 한 선배의 생일파티에서 우연히 본 한 남자에게서 받은 이상한 느낌과, 다음 순간 기억이 끊겨 낯선 지하실에서 깨어났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묘한 인상을 받는다.

한편, 같은 과 동기인 정현과 자고 곧 그녀를 버렸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져 따돌림을 당하게 된 ‘나’는 수연과 같은 하숙집에 사는 친구 우진하고만 관계를 지속해나간다. 그러던 중 수연이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지지만, 오랜 시간 뒤 자기를 만나러 와달라는 수연의 연락을 받고 그녀를 찾아간다.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현재 요양중에 있다는 수연은 그 기묘한 이야기 속에 숨기고 있던 새로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낯선 지하실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가 들었던 피리 소리와, 그날 파티장에서 불이 나 모두 여섯 명이 사망했다는 사실까지. 하지만 정작 수연 자신은 그 화재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수연은 자신에게 이미 벌어진, 혹은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오직 피리 소리의 남자만이 설명해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나’는 수연에게 그 남자를 찾아주고 싶다는 열망만으로, 화재사건이 일어났던 그 파티의 주인공인 수연의 선배를 찾아가, 알지 못했다면 더 좋았을 위험한 세계 속으로 발을 들이게 된다. 소설의 배경은 ‘피리 부는 사나이’를 쫓아 런던으로 옮겨가고, ‘나’는 이 이야기 속에 세계를 대상으로 한 테러 조직이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서울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연쇄 실종사건의 주범으로 추정되는 것이 바로 이 ‘피리 부는 사나이’이며, 여자들이 실종되고 난 뒤 꼭 화재사건과 테러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기 전 런던에서 벌어진 테러사건으로 친구 우진을 잃게 되고 결국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다시 서울로 돌아오고 만다. 우진의 죽음, 그리고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가버린 수연. ‘나’는 결국 그들이 가버린 길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피리 부는 사나이’의 메시지를 받고 그의 피리 소리를 따라간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구원이자 재앙이었잖아요. 소설에서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테러와 사건 들이 ‘파괴’로 나아갈 것인지 새로운 ‘창조’가 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어떻게 보면 작가의 세계관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도 있는 부분이었는데요.

예.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그 마을의 구원이자 재앙이었다면 소설 속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구원인지 재앙인지 알 수 없는 존재죠. 피리 부는 사나이를 바라보는 각기 다른 시각들만 존재하고 그것들 또한 어느 편이 옳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어요. 결국 명확한 판단은 유보되고 그것을 찾기 위한 의지만을 확신할 수 있다는 게 어쩌면 작가의 세계관일지도 모르겠네요._‘수상작가 인터뷰’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피리 부는 사나이』의 강점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만만찮은 저력에 있다. 매끄러운 문장과 안정된 호흡으로 긴장감과 호기심을 꾸준히 이끌어냈고, 퍼즐을 맞추어가듯 진행되는 스토리도 다채롭고 경쾌한 보폭을 시종 유지한다.
임철우(소설가)
이 소설은 젊다. 자기의 마음이 가리키는바, 모르는 세계로 뛰어드는 주인공의 모습은 빵부스러기를 흘리지 않은 채 미지의 숲으로 걸어들어가는 헨젤과 그레텔이며 귀향을 계산하지 않는 오디세우스를 떠올리게 한다.
정미경(소설가)
『피리 부는 사나이』는 잘 짜여진 스토리와 감각적인 문장이 단연 돋보였다.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동화적 모티프를 현대사회의 여러 증상과 관련지어 풀어나가는 솜씨도 상당했다.
남진우(시인, 문학평론가)
매혹적인 성장소설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독자를 끝끝내 소설에 집중하게 하는 어떤 마성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류보선(문학평론가)
삶이 마련하고 있는 미세한 균열이나 떨림을 간과하거나 놓치지 않는 삶에 대한 열정은 세계의 거대한 음모에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항체다. 이 소설은 이 아름다운 성찰만으로도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신수정(문학평론가)

회원리뷰 (10건) 리뷰 총점7.5

혜택 및 유의사항?
[서평] 피리부는 사나이 , 김기홍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꽃*럼 | 2014.01.0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새로운 세계에 발 들여놓을 수 있는 건 아직 그곳을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야. 중요한 건 그 순간을 음미하는 거야. 막 책장을 넘기기 직전의 설렘과 기대, 한 발짝씩 내디뎌 갈 때의 즐거움 같은 걸 말이지. 정복의 쾌감만을 생각하는 건 수집가들이나 하는 짓이야. 그리고 시간의 힘을 이기고 살아남은 진짜 책들은 각 분;
리뷰제목

 

 

 

 

“새로운 세계에 발 들여놓을 수 있는 건 아직 그곳을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야. 중요한 건 그 순간을 음미하는 거야. 막 책장을 넘기기 직전의 설렘과 기대, 한 발짝씩 내디뎌 갈 때의 즐거움 같은 걸 말이지. 정복의 쾌감만을 생각하는 건 수집가들이나 하는 짓이야. 그리고 시간의 힘을 이기고 살아남은 진짜 책들은 각 분야에 그리 많지 않아. 그러니까 이미 넘겨버린 페이지들을 아쉬워하면서 천천히 읽으라구.” _ P105-106

 

 

가지고 있는 책들 중 선물받은 책들과, 소장하고 싶은 책들을 제한 후 몇 권의 책을 팔고, 오랜만에 책구입도 할 겸해서 알라딘 중고서점을 찾았다. 참 오랜만에 가는 서점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이 금세 포근해져온다. ‘내가 다른 일에 열중하고 있을 때에도 사람들은 책을 많이 찾는구나. 내가 그동안 너무 책을 등한시했었네.’하는 자괴감을 가진 채로 책들을 훑었다. 그 중 저자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마주했고, 책장을 뒤적거리는데 쳐져있는 형광펜. 얼마나 좋으면 형광펜을 다 그었을까,하며 읽었고, 순식간에 그 문장이 가슴께에 콕 박혀버렸다. 어느 순간 나는 책을 읽을 때 형광펜보다 포스트잇 플래그를 더 애용하게 되었다. 금세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하지만 그것은, 그저 책에 낙서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변명하는 말에 지나지 않음을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읽으며 긋고싶어,라는 때아닌 욕심으로 형광펜이 그어져있지 않은 다른 책을 찾아서 구매했다. 이 책과의 인연은 그러했다.

 

 

 

 


형 전 말이죠, 세상이 쓸데없는 것으로 가득 찬 무의미한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필요 이상으로 시끄럽고 복잡하고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수연이를 알게 되면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애는 제게 의미의 시작이었다구요. 제가 이 세상에서 다른 의미나 가치를 찾을 수 있따면 그건 그애덕분일 거예요. 그건 마치…… 그건 마치 코기토 같은 거예요. 데카르트의 코기토. 데카르트한테는 그게 모든 진리의 기초였잖아요. 모든 것을 의심해도 의심할 수 없는 한 가지. _ P121

 

 

수연,은 ‘나’의 마음을 자극했다. 그런 수연을 위해 ‘나’는 ‘피리부는 사나이’를 찾아나서고, 이야기의 무대가 런던으로 바뀌면서 ‘나’의 발걸음이 전보다 빨라지기 시작했고 동시에 나,도 조급해했다. 런던으로 간 후 ‘피리부는 사나이’를 찾는 일에 헛걸음치는, 반복되는 이야기들에 루즈하다, 느껴질 즈음 ‘나’는 헉씨를 만나고 니콜라스를 만나게 된다.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한 김기홍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태동되었다. 작품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내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이렇게까지 쌩뚱맞을 수가 없다. 달짝 지근한 연애가 살짝 담궈져있는 성장소설인줄 알았다가, 추리소설인줄 알았다가. 끝끝내 책의 성질을 꼬집지 못하고 나는 이 책을 ‘김기홍’이라 부르기에 이른다. 우회적이지 않으면서 우회적인 그의 문장들은 내게 우호적으로 다가왔고, 결국 그것은 매력적이다,에 미친다. 작가의 사색이 진득하게 묻어나는 이 책은, 내가 이렇게까지 아껴가며 읽은 책이 언제 있었던가,싶을 정도로 여유를 부렸지만, 그러면서도 조급해했다. 그저 작가의 템포에 맞춰 같이 걸어가면 될텐데 나는 여유로운 척,을 해댔으니 말이다. 이야기일줄 알았던 남은 페이지가 심사평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 이야기가 다 끝났다고 깨닫는 순간이었으며, 이야기 결말에서의 아쉬움이 아닌, 이야기가 끝이 났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워 남은 페이지가 심사평이라는 사실에 배신감까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결말을 두어 번 더 읽은 후에 이야기가 어디까지 더 전개되길 바랐던 것인지. 남은 페이지가 고작 심사평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좀 더 야금야금 읽을 수 있었을까,하는 아쉬움일 게다. 또한 심사평의 몇 줄을 읽으며, 책을 덮고 표지의 ‘제15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을 발견했고, 놀라서 옆에 있던 J에게 “이게 이 작가 당선작이래!”라며 쫑알쫑알거렸다. 이후에 기대감으로 다른 작품이 있었는가 찾아보았지만 이 작품이 그의 최신작이라는 사실은 아쉽게만 느껴진다.

 

 

 

 

“이 책 괜찮은가요?”라고 묻는 이에게는, 장르가 확실한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당신의 혹평을 기대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책에는 문학, 철학, 미술,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서 조금은 현기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내겐 참 괜찮았던, 괜찮은 책,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라고 마무리해본다. 이보다 더 주관적일 수는 없으니까. 나,는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게 될 또다른 세계를 향해 걷기 시작한 ‘나’의 발을, 참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나, 수연, 우진, 정현, 이반. 그리고, 피리부는 사나이. 안녕. 나는 이제 내 안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만나러 가야겠다. 어쩐지, 나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들려주는 연주는 요람에서 빽빽거리며 울고 있는 아기가 금세 잠이 들 정도로 평화로웠으면, 참 좋겠다.

 

 

 

 

 

 

 

 

 


사람 사이의 관계란 한번 형성되고 나면 그 양상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한번 생겨난 물길을 바꾸려면 커다란 고사가 필요하듯 일단 관계에 일정한 흐름이 생겨나면 그 흐름은 특별한 노력 없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_ P27

 

 

그러한 대화의 구도, 우리 세 사람이 마주 앉아 이루는 삼각형의 구도가 내겐 더할나위없이 아정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있는 동안은 마치 생활의 번잡한 일들 따위는 전부 사라져버린 것처럼 한없이 느긋한 기분이 들었다. _ P73

 

 

수연과 나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도 있었고, 비할 데 없이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야기도 있었다. 시간의 흐름 속에 거대한 망각의 바다로 흘러가버린 대화가 있는가 하면, 마음 한구석에 오랫동안 섬처럼 남는 대화도 있었다. 시간이 쌓여가며 깨닫게 된 것은 중요한 이야기일수록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그 당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은 지금은 대부분 잊혀져버렸다. 어쩌면 그중 일부는 기억하고 있되, 그것을 중요하게 느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가장 일상적인 이야기, 반복되는 말버릇, 사소한 몸짓이나 표정 같은 것들이 시간의 파괴력을 이기고 살아남아 수연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녀의 웃는 방식, 이따금 내게 눈을 맞출 때의 표정, 그녀의 말이 갖는 독특한 리듬, 그런 것들. _ P83

 

 

“버렸다는 말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버린다고 버려지는 것도 아니고. 형은 그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야.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 거니까.” _ P113

 

 

“사람들은 대개 공통점보다 차이점에 신경쓰니까. 차이점들이 하나하나 벽으로 변하는 거지” _ P117

 

 

“오해받는 것도 싫지만 오해를 내 입으로 해명하는 일은 더 싫어. 해명이란 건 하면 할수록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 그리고 내가 하는 말을 사람들이 꼭 믿어주는 것도 아니잖아.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생각한다고.” _ P136

 

 

혼자있을 때 인간은 다른 사람은 알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친구도, 가족도, 연인도, 다른 누구도. 어쩌면 우리가 외로운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_ P139

 

 

“너는 부재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존재를 이해해야 해. 우진이는 너에게 어떤 존재였지? 이제 우진이는 그를 아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해. 그걸 이해하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야.” _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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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동네 소설상 내용 평점1점   편집/디자인 평점1점 YES마니아 : 로얄 동**가 | 2011.08.14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구성이 너무 허술하다. 사건의 인과관계가 너무 거칠고 우연적인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런던에 가는 개연성이 너무 빈약하다. 그리고 이야기가 너무 산만하다. 처음에 사랑 이야기가 나중에는 테러리스트의 공작과 연결된다. 이쯤 되면 현대 정통 소설이 아니라 판타지 만화쯤으로 생각된다. 차라리 성장 소설로 쭈욱 가든가, 아니면 처음부터 피리부는 사나이;
리뷰제목
구성이 너무 허술하다. 사건의 인과관계가 너무 거칠고 우연적인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런던에 가는 개연성이 너무 빈약하다. 그리고 이야기가 너무 산만하다. 처음에 사랑 이야기가 나중에는 테러리스트의 공작과 연결된다. 이쯤 되면 현대 정통 소설이 아니라 판타지 만화쯤으로 생각된다. 차라리 성장 소설로 쭈욱 가든가, 아니면 처음부터 피리부는 사나이의 테러리즘으로 가는 게 훨씬 나은 걸로 생각된다. 결론 적으로 말하자면 겨우 이만한 작품이 문학동네 소설상이라는 큰 상을 받을 만한 이유가 없다. 그 전에 나왔던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이라던지 김연수 작가의 캐비닛 또 천명관 작가의 고래 등과 비교 했을 때 이 작품은 너무나 조악하고 유치할 뿐이다. 책을 덮으면서도 어이없는 사건 전개에 조소를 짓게 된다. 문학동네 소설상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내 점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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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옹호할 수 없는 현대판 피리 부는 사나이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피리 부는 사나이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10.09.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리들도 잘 알고 있는 동화인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하여 우리들 일상에 드리워져 있는 거대한 음모(?), 그리고 이 음모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젊고 지고지순한 사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은 특히 안정적인 문체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소설의 시작이 굉장히 유연하고 매끄러운 반면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는 의욕이 과하였다고 해야 할까.  
리뷰제목
  우리들도 잘 알고 있는 동화인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하여 우리들 일상에 드리워져 있는 거대한 음모(?), 그리고 이 음모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젊고 지고지순한 사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은 특히 안정적인 문체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소설의 시작이 굉장히 유연하고 매끄러운 반면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는 의욕이 과하였다고 해야 할까.


  “...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모든 이야기는 피리 부는 사나이에게로 다가가는 여정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이야기로 만들어진 미로이기도 했다... 과연 미로의 출구를 찾아다니는 일이 그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이었을까? 나는 알지 못한다. 언젠가 미로를 빠져나가면 진정한 세계를 만나게 될까? 어쩌면 그곳은 또다른 미로일 뿐이지 않을까? 나는 여전히 그 답을 알지 못한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나는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책들을 읽으면서, 그리고 그곳에서 안면을 익힌 수현(다른 대학을 다니다 온 탓에 나이는 두 살 많은)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세상을 익히는 중이다. 그러나 수현의 사라진 기억의 이야기, 그리고 그곳에서 맞닥뜨린 피리 소리와 사라지기 직전에 눈을 마주친 어떤 사내에 대하여 듣게 되면서 묘한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그러는 사이 같은 과 동기인 정현과 지내게 된 하룻밤이 왜곡되면서 난감한 지경에 빠지고, 수연에 대한 자신의 감정의 정체에 대하여 종잡을 수 없어 하는 사이 갑작스러운 수연의 사라짐으로 더욱 오리무중의 지경에 빠지게 된다. 같은 집에서 다른 방을 사용하는 유일한 친구 우진, 그리고 우진을 통해 소개받은 이반 형 정도가 그의 유일한 말벗이 되어주던 시절을 지내던 나는 외국으로 떠난 수연을 위하여 이제 피리 부는 사나이를 찾을 결심을 한다.


  “... 시간이 쌓여가며 깨닫게 된 것은 중요한 이야기일수록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어다. 그 당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은 지금은 대부분 잊혀져버렸다... 오히려 가장 일상적인 이야기, 반복되는 말버릇, 사소한 몸짓이나 표정 같은 것들이 시간의 파괴력을 이기고 살아남아 수연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녀의 웃는 방식, 이따금 내게 눈을 맞출 때의 표정, 그녀의 말이 갖는 독특한 리듬, 그런 것들...”


  하지만 바로 이 시점부터 이야기는 조금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일상에 기대고 있는 사사로운 환상과 그 환상을 통하여 새롭게 거듭나는 일상 쯤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소설은 그야말로 갑자기 글로벌한 사회 문제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댄다. 영국의 나, 독일의 수연, 미국의 우진을 넘나들고 인도에서 발생한 산업 재해와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테러리스트 집단과 그 집단의 미스터리한 지도자라는 어지러운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니 일상의 이야기가 조근조근 진행되던 소설의 초반부에서 왜 ‘나는 그 이야기가 얼마 뒤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라거나 ‘그때는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라면서 끊임없이 내가 읊조렸는지를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갑작스러운 소설의 진행에 놀라지 말라는 소설가의 친절한 복선이었다고 해야 할까.


  “결국 내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땅에 돌아온 내게 남은 것은 오직 질문들뿐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들에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피리 부는 사나이 외에는 없었다. 나는 그를 만나 물어야만 했다. 그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피리 소리가 무엇을 위해 울리는 것인지...”


  하지만 소설은 갑작스러운 우진의 죽음과 여전한 수현의 실종 상태, 그리고 마찬가지로 여전한 피리 부는 사나이의 미스터리 등이 고스란히 남겨진 상태에서 끝이 나고 만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좋은 의도로 마을에 해를 입히는 쥐를 처리했다가 결국에는 마을의 아이들까지 어딘가로 데리고 사라졌다지만, 소설 속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나타난 피리 부는 사나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불명확할 따름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쥐를 없애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될 것인지, 아니면 아이를 사라지게 만드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될 것인지를 우리는 결국 알지 못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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