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9년 12월 21일 |
---|---|
쪽수, 무게, 크기 | 177쪽 | 327g | 128*188*20mm |
ISBN13 | 9788963302409 |
ISBN10 | 8963302407 |
발행일 | 2009년 12월 21일 |
---|---|
쪽수, 무게, 크기 | 177쪽 | 327g | 128*188*20mm |
ISBN13 | 9788963302409 |
ISBN10 | 8963302407 |
동양상담학 시리즈를 펴내며 머리말 1 다산과 상담: 왜 다산인가 2 다산의 심성론 (1): 심(心)개념을 통한 마음의 이해 3 다산의 심성론 (2): 성(性)개념을 통한 마음의 이해 4 다산이 본 마음의 구조와 작용 5 다산과 마음 수양 6 다산의 수양론 (1): 마음을 다스리는 수양법 7 다산의 수양론 (2): 마음을 간직하는 수양법 8 다산의 자기 성찰적 상담 9 다산의 상담법 (1): 자기 안에서 성찰하기 10 다산의 상담법 (2): 관계 속에서 성찰하기 11 맺음말 |
다산 정약용과 상담이 관련이 있을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의 앞 부분에서 다산의 생각과 개념을 뽑아낸 것을 읽으며 다산이 이런 생각을 했었어? 하는 의아함이 컸다. 왜냐하면 역사 시간에 내가 배운 정약용은 ‘실학자’로 거중기 등의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었고 부국강병을 주장하였으며, 긴 유배생활이라던가 목민심서 흠흠심서와 같은 서책을 쓴 사람이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성리학에 대한 내용이나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 내용이라 생소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위대한 학자, 큰 사람이다 보니 그 내용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서 닿았고, 충분히 연구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다산을 다르게 만나게 된 것이 매우 반가웠다. 이 책을 몇 번 읽은 것으로 정약용의 사상과 상담에 대해 모두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평소 생각하던 것과 닿아 있어 마음에 남는 구절이 많았다.
다산은 인간을 신체와 정신이 오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존재로 보았다.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구분하여 인삭할 수는 있지만 인간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몸과 마음을 하나의 통합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다산은 마음을 단순하게 하나의 체계로 규정지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23쪽)
다산의 마음을 나무로 묘사한 이 그림을 보면, 오장의 하나인 마음은 나무의 뿌리와 같고, 영명한 마음은 나무의 기둥이라 할 수 있고, 발현된 마음은 나무의 가지라 할 수 있다. 나무가 뿌리를 통해서 물과 양분을 흡수하며 성장하듯이 사람도 오장의 하나인 마음에서 에너지를 채운다. 하나의 기둥이 점점 자라면서 수많은 가지로 뻗어 나가는 모습은 영명한 마음이 점차 커지면서 마음 속에 다양하게 발현된 마음의 모습과 같다. (26~27쪽)
마음에 대해 서술한 ‘심’ 개념에서 평소 나도 이와 같이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 했던 두루뭉술한 부분이 명확해지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마음을 나무로 표현한 것에서 이해하기 쉬운 설명방식과 납득이 되는 내용에 내 마음은 어떤 모습인지 이에 빗대어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성(性)에 대한 설명 또한 그 어떤 성리학자보다 더 이해하기가 쉬웠다.
다산은 성이 선을 기호하는 마음의 속성으로 보았다. 사람은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영명한 마음을 부여받았고, 성은 그 마음의 기호로서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속성을 가진다고 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선한 일을 하고 나면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지만 악한 행동에 대해서는 수치심을 느낀다는 보편적인 심리적 경험으로부터 다산은 인간의 본성이 내재적 의지로서 선을 지향하는 선천적 경향성이 있다고 하였다. (38쪽) 선을 기호하는 것, 이라는 설명과 선비의 일화는 성에 대해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사람은 마음의 속성인 기호함과 마음 주변의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존재다. 갈등의 순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104쪽) 이를 통해 상담자의 역할이 청담자의 고민을 해결해주거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보다는 ‘청담자들이 스스로 굳은 의지를 가지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선택하여 마음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105쪽)이라는 내용에 크게 공감했고, 다산의 상담이 평소 나의 생각과 맞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서양의 상담을 겉핥기로라도 공부를 하며 사실 내 생각과 딱 맞고 공감이 가는 상담 이론이 없어 원래 상담 이론이라는 것은 다 이것저것 섞어 나만의 상담관(!)을 만드는 것이라고만 여겼었다. 그런데 다산과 상담을 읽으며 어쩌면 동양 상담과 서양 상담의 차이로 인해 내게 딱 맞는 것을 못 찾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산의 상담 방식을 내 상담 방식의 시작점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다산보다 더 나의 마음에 와닿는 인간관, 마음관을 가진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다음 구절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성찰할 때는 반드시 긍정적인 관점에서 성찰해야 한다. 스스로를 비판하기 위한 성찰이 아니라 변화와 성장을 위한 성찰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기 성찰이 이루어지면서 오히려 스스로를 비판하게 되고 낙담하게 되는 것은 마음의 변화와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다산 상담의 구체적인 방법들은 청담자의 문제나 어려움을 부각시켜 자신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자극하기보다는 청담자가 지닌 긍정적인 마음의 조각들을 찾아내어 큰 덩어리로 뭉쳐질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상담자는 청담자가 자기를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며, 자신의 마음속을 분명하게 들여다보는 주체는 청담자일 것이다. 상담자는 마음의 바다를 항해하는 청담자를 돕기 위한 지도나 나침반일 뿐이며, 키를 직접 잡고 마음의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은 청담자 자신이다. (113~114쪽)
위 내용의 상담자를 ‘교사’로 바꾸어 읽어도 또 ‘부모’로 바꾸어 읽어도 어색함이 없다. 상담이 곧 삶이고 생활인 새로 만나게 된 상담의 세계에 꼭 어울리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나 자신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나를 성찰하는 것, 관계를 성찰하는 것을 나 자신도 꼭 배우고 잊지 않았으면 한다.
다산 정약용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되고 평소 나의 생각과 비슷하여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기에 두근거리는 독서였다.
다산 정약용과 상담이 관련이 있을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의 앞 부분에서 다산의 생각과 개념을 뽑아낸 것을 읽으며 다산이 이런 생각을 했었어? 하는 의아함이 컸다. 왜냐하면 역사 시간에 내가 배운 정약용은 ‘실학자’로 거중기 등의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었고 부국강병을 주장하였으며, 긴 유배생활이라던가 목민심서 흠흠심서와 같은 서책을 쓴 사람이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성리학에 대한 내용이나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 내용이라 생소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위대한 학자, 큰 사람이다 보니 그 내용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서 닿았고, 충분히 연구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다산을 다르게 만나게 된 것이 매우 반가웠다. 이 책을 몇 번 읽은 것으로 정약용의 사상과 상담에 대해 모두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평소 생각하던 것과 닿아 있어 마음에 남는 구절이 많았다.
다산은 인간을 신체와 정신이 오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존재로 보았다.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구분하여 인삭할 수는 있지만 인간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몸과 마음을 하나의 통합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다산은 마음을 단순하게 하나의 체계로 규정지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23쪽)
다산의 마음을 나무로 묘사한 이 그림을 보면, 오장의 하나인 마음은 나무의 뿌리와 같고, 영명한 마음은 나무의 기둥이라 할 수 있고, 발현된 마음은 나무의 가지라 할 수 있다. 나무가 뿌리를 통해서 물과 양분을 흡수하며 성장하듯이 사람도 오장의 하나인 마음에서 에너지를 채운다. 하나의 기둥이 점점 자라면서 수많은 가지로 뻗어 나가는 모습은 영명한 마음이 점차 커지면서 마음 속에 다양하게 발현된 마음의 모습과 같다. (26~27쪽)
마음에 대해 서술한 ‘심’ 개념에서 평소 나도 이와 같이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 했던 두루뭉술한 부분이 명확해지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마음을 나무로 표현한 것에서 이해하기 쉬운 설명방식과 납득이 되는 내용에 내 마음은 어떤 모습인지 이에 빗대어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성(性)에 대한 설명 또한 그 어떤 성리학자보다 더 이해하기가 쉬웠다.
다산은 성이 선을 기호하는 마음의 속성으로 보았다. 사람은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영명한 마음을 부여받았고, 성은 그 마음의 기호로서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속성을 가진다고 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선한 일을 하고 나면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지만 악한 행동에 대해서는 수치심을 느낀다는 보편적인 심리적 경험으로부터 다산은 인간의 본성이 내재적 의지로서 선을 지향하는 선천적 경향성이 있다고 하였다. (38쪽) 선을 기호하는 것, 이라는 설명과 선비의 일화는 성에 대해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사람은 마음의 속성인 기호함과 마음 주변의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존재다. 갈등의 순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104쪽) 이를 통해 상담자의 역할이 청담자의 고민을 해결해주거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보다는 ‘청담자들이 스스로 굳은 의지를 가지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선택하여 마음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105쪽)이라는 내용에 크게 공감했고, 다산의 상담이 평소 나의 생각과 맞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서양의 상담을 겉핥기로라도 공부를 하며 사실 내 생각과 딱 맞고 공감이 가는 상담 이론이 없어 원래 상담 이론이라는 것은 다 이것저것 섞어 나만의 상담관(!)을 만드는 것이라고만 여겼었다. 그런데 다산과 상담을 읽으며 어쩌면 동양 상담과 서양 상담의 차이로 인해 내게 딱 맞는 것을 못 찾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다산의 상담 방식을 내 상담 방식의 시작점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다산보다 더 나의 마음에 와닿는 인간관, 마음관을 가진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다음 구절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성찰할 때는 반드시 긍정적인 관점에서 성찰해야 한다. 스스로를 비판하기 위한 성찰이 아니라 변화와 성장을 위한 성찰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기 성찰이 이루어지면서 오히려 스스로를 비판하게 되고 낙담하게 되는 것은 마음의 변화와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다산 상담의 구체적인 방법들은 청담자의 문제나 어려움을 부각시켜 자신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자극하기보다는 청담자가 지닌 긍정적인 마음의 조각들을 찾아내어 큰 덩어리로 뭉쳐질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상담자는 청담자가 자기를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며, 자신의 마음속을 분명하게 들여다보는 주체는 청담자일 것이다. 상담자는 마음의 바다를 항해하는 청담자를 돕기 위한 지도나 나침반일 뿐이며, 키를 직접 잡고 마음의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은 청담자 자신이다. (113~114쪽)
위 내용의 상담자를 ‘교사’로 바꾸어 읽어도 또 ‘부모’로 바꾸어 읽어도 어색함이 없다. 상담이 곧 삶이고 생활인 새로 만나게 된 상담의 세계에 꼭 어울리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나 자신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긍정적인 관점에서 나를 성찰하는 것, 관계를 성찰하는 것을 나 자신도 꼭 배우고 잊지 않았으면 한다.
다산 정약용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되고 평소 나의 생각과 비슷하여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기에 두근거리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