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논과 새엄마 젤마는 오프라가 내슈빌로 돌아온 것이 기뻤다. 하지만 오프라의 변한 모습을 보자 두 사람은 마음이 착잡했다. 당시 10대인 오프라는 건방진 말투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고, 버논을 팝스(Pops, 아저씨)라고 불렀다. 우선 버논은 오프라에게 자신을 ‘아버지’나 ‘아빠’로 칭하도록 말본새부터 고쳐주었다. 하지만 그는 딸아이가 버르장머리가 없어진 것보다 뭔가 다른 문제가 있다는 걸 어렴풋이 눈치챘다. 열네 살 된 오프라는 임신 중이었다. 오프라가 자신의 몸 상태를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배가 아플 때마다 혹시 임신이 아닐까 하고 의구심을 품은 오프라는 아마도 한동안 이를 부정했다. 심지어 배가 불러오면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알아차렸을 때조차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오히려 임신 사실을 숨기려고 헐거운 옷을 입고 다녔다. 버논과 젤마는 오프라가 임신 7개월째에 조산 기운을 느끼며 진통을 호소할 때에서야 비로소 이 엄청난 사실을 알았다. 그녀가 낳은 사내아이는 고작 2주 정도밖에 살지 못했다. --- p.51
“여러분이 느끼는 행복은 여러분이 줄 수 있는 사랑과 정비례합니다.” --- p.7
앞으로 삶이 어떻게 변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만약 변한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아, 난 참으로 축복받은 사람이다. 아마도 내 쇼가 전국적으로 방영된다는 의미는 내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내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려는 것 같다. 어떨까? 내일이 이제껏 내 인생에서 가장 호화로운 순간이 될까? 아니면 가장 닭살 돋는 소름끼치는 순간이 될까? 아니면 그저 그런 평범한 쇼로 취급받을까? 어느 경우이든 날 긴장시킬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하나님께 감사하고 싶다. 내 영광을 그분에게 돌리며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한다.
〈오프라 윈프리 쇼가 전국적으로 방영되기 전날 밤 일기〉 --- p.106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가 지나자, 방송국은 오프라에게 또 다른 일을 제안했다. WVOL은 오프라에게 화재예방 미인대회에 참석할 것을 권유하며, 그녀가 빼어난 후보라고 단정 지었다. 오프라는 이 제안에 경악했다. 오프라는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데는 익숙했지만, 자신이 미인대회 재목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제껏 이 대회의 우승은 백인의 몫이었다. 그렇지만 오프라는 이를 거절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하여 참가하는 데 동의했다.
“음, 그저 참가해서 걷고, 행진하고……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하기만 하면 됐어요. 그런 게 소규모 미인대회잖아요. 음, 아무도 제가 우승할 거로 생각지 못했어요…… 그래서 저도 무척 마음이 편했어요.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와! 새 드레스가 생기겠구나. 정말로 멋진데”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프라는 미인대회를 그저 즐기기로 했다.
대회 막바지에 심사위원들이 참가자 각자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백만 달러가 생기면 무엇을 할 건가요?”
어떤 이유에선지 그해에는 참가자 중에 빨간 머리 소녀들이 대여섯 명이나 되었다. 빨간 긴 머리를 한 첫 번째 소녀는 아버지께 새 트럭을 한 대 사주겠다고 정직하게 말했다.
“저는 어머니에게 최고로 비싼 냉장고를 사주겠어요.” 두 번째 빨간 머리 소녀가 대답했다.
다음으로 오프라가 마이크 앞으로 나와서 심사위원들에게 미소를 활짝 지어 보이며 말했다.
“제가 백만 달러를 갖게 된다면 그냥 마구 써버리겠어요. 무엇에 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냥 마구 써버리겠어요. 무조건 써버리겠다고요.”
심사위원들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오프라는 젊은이답게 신선했고, 그녀가 콘테스트의 주인이 되었다. --- p.66
오프라는 이 학교의 미래 졸업생들의 잠재력을 믿으며, 그들이 고난과 가난을 이겨내어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리라 확고히 믿었다. 이런 희망은 오프라의 주요 믿음 가운데 하나가 되어, 〈O〉 매거진 ‘사설’에 분명히 표현되었다. “여러분은 스스로 믿는 만큼 될 겁니다. 희망하거나 원하는 게 아니라 의심하지 않고 믿는 그대로요.” 이 학교가 여자 아이들을 잘 교육해, 그들에게 나라를 이끌어갈 리더의 꿈과 열정을 심어 줄 수 있다면 오프라의 소망은 멀지 않아 결국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오프라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오프라 윈프리의 삶은 진정한 미국의 성공이야기이다. 가장 비천한 시작에서 시작하여,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그녀는 단지 명성과 재물에서만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정신력과 최고의 박애정신을 보여주었다. --- p.173
나를 감싸는 밤은
온통 칠흑 같은 암흑
억누를 수 없는 내 영혼에
신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라도 감사한다.
「인터빅스Invictus」-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
(오프라 윈프리가 좋아하는 시 --- p.35)
그해에 오프라를 인터뷰한 텔레비전 토크쇼 〈60분〉은 전국적으로 방영되었다. 이 쇼의 진행자인 마이크 월러스는 그녀를 ‘갑작스레 수직 성장한 성공’ 사례라고 칭했고, 그녀의 경력으로 볼 때 이렇게 급성장한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했다. 오프라는 자신에 성공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이 성공한 원인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 여성들과 생각이 같다고 여겼기 때문에 이들과 정보를 나누었어요. 나는 수많은 고통을 다 겪었고, 온갖 다이어트도 모조리 해보았죠. 게다가 나를 방탕한 생활로 이끄는 남자들도 만나봤어요.” 오프라는 청중에게 자신에 대해서 설명했고, 그들은 오프라에게서 자신과 닮은 모습을 보았다. 오프라는 또한 월러스에게 비록 자신의 쇼가 성공했더라도 그것이 자신을 정의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정의된다고 생각해요.” --- p.113
‘마차 위의 지방 덩어리’로 불린 이번 쇼는 여태까지 오프라 쇼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이어트 자체는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알려지진 않았지만, 급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바람에 사실 거의 굶다시피 했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심하게 망가졌다. 다이어트가 끝나고 그 후유증으로 아무리 조금 먹더라도 바로 살이 불기 시작했다. “쇼에 나갈 때와 그 후로 대여섯 시간만 날씬했어요. 그 이후로 몸무게가 다시 늘기 시작했죠. 이틀이 지나자 다시 스키니 진이 맞지 않았어요.” 오프라가 쓸쓸히 회상했다. 몇 달이 지나서 오프라는 다시 체중이 늘어난 것에 대한 주제로 쇼를 진행 중이었다. 결국 그녀는 이제껏 뺐던 몸무게를 모두 회복했고, 심지어는 더 늘기까지 했다. 오프라는 몇 년간 전형적인 ‘요요’다이어트를 반복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체중 전투는 시청자에게 오히려 사랑을 받았다. 그것은 오프라가 다이어트에 대한 경험을 아주 솔직하게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청중은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오프라는 볼티모어 시절의 체중으로 돌아가고픈 갈망에 대해 진솔하게 고백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 집에 있는 음식을 모조리 버렸기 때문에 집에는 먹을 것이 냉동 핫도그 빵 몇 개와 시럽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냉동 핫도그 빵 위에 시럽을 뿌려서 먹었어요. 그것을 먹었다고요!” 오프라의 이야기에 압도된 여성 청중들은 그녀와 함께 웃었고, 그녀에게 동화되었고, 그녀를 동정했다. 정직한 것은 오프라에게는 매우 중요했고, 체중 문제에서 거짓말은 조롱거리가 된다는 것을 일찍부터 잘 알고 있었다. 어쨌든 거짓말은 금방 탄로가 날 테니 말이다. 체중이 얼마나 나가느냐에 대한 문제는 오프라의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
--- p.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