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 막다른 골목까지 왔다는 문제의식, 이대로 두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이명박 정부에서 더 민감하게 느낀다는 말이에요. 이명박 정부는 기존의 경쟁교육 체제를 유지하면서 기득권에 위협이 되는 요인을 줄이려는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거예요. …(중략)… 우리가 제안하는 해법은 아예 도로를 넓히고 사통팔달 연결시켜 대형차든 소형차든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게 하자는 거죠. 이명박 정부의 해법은 지금의 경쟁 체제를 유지하면서 그랜저 이상만 다니는 도로를 따로 놓겠다는 거예요. 그게 자사고(자립형사립고등학교) 정책이에요. 아예 국민을 두 부류로 나누어 경쟁이 약화된 착시현상을 일으키려는 게 이명박식 해법의 핵심인 거죠. --- p.25, 인터뷰 / 임순례 진행
심상정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30대 여성들이 거품 없는 정치 인식을 표현하고 있다고 봐요. 요즘 30대 여성들이 누굽니까? 결혼하고 아이들 보육?교육문제에 신경 쓰고, 집 장만도 해야 하고 대체로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 여성들이니 직장문제나 자기실현 문제도 깊이 고민하는 사람들이죠. 지난 60년 보수정치가 낳은 사회 양극화, 경쟁과 효율의 가치가 만들어 놓은 덫에 가장 큰 부담을 지고 있는 것이 이 여성들이에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영남이냐 호남이냐를 따지지 않고, 정치공학적인 셈법에도 관심이 없어요. 오직 내 삶의 무게를 덜어주면 동그라미고 아니면 곱표를 치는 거죠. 액면가 그대로 반응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명박 정권이 중도 서민정책이라는 식으로 포장지를 아무리 바꿔도 실제 생활에 변화를 주지 않으니 지지하지 않는 거죠.
그런 점에서 30대, 40대 여성들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치야말로 진보정치가 대안 세력이 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리의 민주주의도 여성들의 동참을 통해서만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그런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정치의 중심 의제도 바뀌었어요. 과거에는 무슨 고속도로를 놓겠다, 이런 것이 중심 의제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여성들에게 짐 지워졌던 보육문제, 교육문제, 환경문제 같은 것들이 정치의 복판에 중심 의제로 등장한 것이죠. --- p.51, 인터뷰 / 임순례 진행
상정이의 대학생활은 평범하게 출발했어요. 여느 여대생들처럼 긴 갈색머리 찰랑찰랑하게 하고 다녔어요. 체구도 날씬한 편이고 피부도 뽀얗고 해서 아주 귀여웠어요. 제가 미대를 다니고 있을 때라 동생 옷에도 신경을 좀 써 줬고, 굽이 좀 있는 하이힐을 신고 다니고 했으니까 그 당시에는 제법 멋도 좀 내는 여대생이었지요. 남학생들한테도 인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집에 있던 쌀이나 반찬들이 자꾸 없어지는 거예요. 상정이가 들고 나가는 거지요. --- p.75, 가족이 본 심상정 / 심상임
그의 지적처럼 심상정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똑같은 ENTJ면서도 그들에게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비유적으로 말해 그것은 노무현은 화가 나면 명패를 집어던졌지만 심상정은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은 그리 세련된 사람 혹은 잘 훈련된 인텔리 출신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실수를 남발했지만 그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 거침이 없었고 그 과정을 통해 그의 인간미가 대중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반면에 심상정은, 심리학적 표현을 빌자면 매우 ‘억압’적으로 살아온 인물이다.
…(중략)… 과거 비합법운동에서는 단 한 번의 방심, 단 한 번의 실수가 곧바로 고문대나 감옥, 조직 파괴로 이어졌기에 운동가들은 극단적인 긴장 상태에서 살아야만 했는데 그것은 원치 않는 억압을 낳고는 했다. 또한 치열한 노선경쟁이나 정파대립이 지배했던 운동권 속에서 소수자이고 비주류인 여성으로서 살아남으려면 고도의 자기통제와 절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 p.121, 심리읽기 / 김태형 (심리학자)
심상정, 그의 이름 석 자는 그 자체로 한국 정치에 대한 도전이다. --- p.138, 정치비평 1 /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 모든 시대의 필요에 비춰 봤을 때, 심상정보다 더 나은 정치인을 나는 알지 못한다. --- p.151, 정치비평 2 / 정태인 (정치바로 연구소장)
나는 정치인 심상정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한다. 그 성패는 한 진보정치인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나라 진보진영 전체의 성패, 나아가 대한민국의 성패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p.161, 정치비평 3 / 윤여준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
지금 심상정의 철학은 누군가는 제시해야 할 당위이자 필연이라는 점에서 정치인 심상정의 소신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 p.175, 정책비평 1 / 박경철 (의사·경제평론가)
내가 보기에는 특목고가 지역구 공약이 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선거기간 동안 심상정 후보 지원 활동을 하면서도 상당 시간을 ‘특목고가 유치되면 집값이 오르고 교육 여건이 좋아진다’는 통념을 반박하는 데 할애해야 했다. 근거는 두 가지였다. 첫째로 대원외고나 서울과학고 주변의 집값이 높은 게 아니라 특목고 전문학원이 밀집된 대치동의 집값이 높다는 점, 둘째로 특목고가 유치되어 명문이 될수록 정작 인근 지역 학생들은 그 학교에 들어가기 점점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중략)… 특목고가 들어서면 ‘우리 동네에 명문학교가 있다’는 자부심(?)이 좀 생길지는 몰라도, 그 지역의 교육 여건이 좋아지는 것과는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나 같은 입시전문가가 보기엔 너무나 뻔한 이 사실이, 한국 사회 특유의 교육과 부동산이 얽힌 욕망의 색안경을 통과하면서 주민들에게 강렬한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 pp.178-179, 정책비평 2 / 이범 (교육평론가)
바로 지금, 바로 여기.
‘지금’과 ‘여기’를 빼고 그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렇게 오늘 싸움을 오늘 싸우는 사람, 어디에 있든 그 순간을 불타듯 충실히 사는 사람. …(중략)… 그 모습들이 다 오늘 본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밥 먹을 때 열심히 먹고, 쪽잠 잘 시간 있으면 열심히 자고, 공부할 때 열심히 공부하고, 연애할 때 열심히 연애하고, 수배당하면 열심히 도망 다닌다. --- p.214, 밀착 스케치 / 김현진 (에세이스트)
대통령이 된 그녀가 어느 날, 선글라스에 모자를 눌러 쓰고 보좌관 한 명만 데리고 내 공연을 보러 와서, 공연 끝나고 골목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을 하며, 정치 이야기는 쏙 빼고 남편들 흉이나 연극 이야기만 하다가 헤어지는 상상을 해 봤다. 행복한 상상이었다. --- p.243, 심상정에 대한 단상 2 / 오지혜 (배우, 방송인)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굳이 본 매뉴얼을 읽을 필요가 있는 이들의 유형을 나누자면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은 모름지기 진보적이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혹은 좌파 지식인적 간지에 눈이 멀어 자타공인 진보좌파 정치인의 대명사격으로 여겨지는 심상정을 묻지 마 지지했던 이들.
둘째, 첫째 이유와는 정반대로 자신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혹은 우파 기득권의 틈바구니에 주둥이라도 한번 담궈 보고자 자타공인 빨갱이 운동가의 대모격으로 여겨지는 심상정을 닥치고 비판했던 이들.
셋째, 왜 한미 FTA 얘기만 나오면 사람들이 입에 게거품을 물며 흥분하는지, 그리고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도 망할지 모르는데 왜 사람들은 회장님에게 감히 손가락질을 해대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이들.
넷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적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사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이라고 굳게 믿는 이들.
그밖에, 어디 가서 심상정 좀 아는 척 하면 시사 교양적으로든, 이성 상대에 대한 작업멘트 활성화용으로든 뭔가 효용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본 매뉴얼은 기획, 제작되었다.
--- pp.272-273, 딴지일보 정치인 매뉴얼 / 김용석 (딴지일보 편집장)